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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 조회수 : 5,874 | 추천수 : 142
작성일 : 2009-09-27 17:55:24

서른 하고도 아홉 해를 살아오면서
나는 나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과
나 자신이 가장 하고 싶어하는 일을 모른다는 것에
안쓰럽기도 하고 바보스럽기도 합니다.
지난 월요일 지인의 공방에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도예를 시작했습니다.
민제...욕심도 참 많지요.
흙덩어리를 주물러서 만드는 핀칭기법부터 배웠습니다.




흙의 두께를 고르게 하지 않으면 마르거나 구웠을 때
금이 간다하셔서 정성께나 들였지만 역시나 마음만 앞섭니다.

이럴 땐
오랜동안 하고 싶었던 흙 만지는 일이니까... 즐기면 됩니다....
그런 기술적인 문제들은 시간이 다 해결해주니까요



나무를 만지는 일과 흙을 만지는 일이 비슷한 점이 많은 거 같습니다.

욕심부리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거
기다려야 한다는 거
정직하다는 거



도예선생님이 잠시 손님을 맞는 사이
제가 딴짓을 좀 했습니다.
만들고보니 저 아이 표정이 참 기분 좋게 합니다.




잘 구워져서
누군가의 기분도 그렇게 따듯하게 안아주는 아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목공소에서 동료들이 만들고 있는 작품들을 정리해두는 곳입니다.

오른쪽 젤 윗칸에 얹힌 나무 다리 두 개가 제가 만들고 있는
스툴입니다.  
이 곳을 알게 해주고
늘 이것저것 간섭(?)해주시는 노루귀님의 공방이 오픈 하는 날
한짝씩 나눠가질 계획인 놈입니다.
키가 큰 놈은 키가 작은 제가 가질 거구요
키가 작은 놈은 키가 큰 그녀에게 줄 겁니다.^^
그리고 작품들을 정리해 놓은 정리대가 맘에 들어서
스툴이 완성되고 나면 거실에 저놈을 만들어서 서재로 꾸밀까 생각중입니다.
책장치고는 너무 무거워보이지 않아 좋은 거 같습니다.







세월아 네월아 하고 만들고 있으니
선생님이 안달이십니다.
사진 찍고 돌아다니고 있으니
저렇게 쓱싹...스툴 위에 얹힐 틀을 잘라내고 계시더군요.
ㅎㅎ
성질 급한 선생님 덕을 좀 봤습니다


요거...

드셔본 분이 계시나 모르겠습니다.

콩나물전이거든요.

콩나물을 살짝 데쳐서 부침가루 넣고 후딱 하나 만들어서 사진 한방 찍고 ^^

어머니 방에 넣어드렸습니다.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도 좋고

단백한 맛이 괜찮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대구는 새벽부터 가을비가 옵니다.



토닥토닥...

비 떨어지는 소리와 간간히 들려오는 사람들 이야기 소리가

사람사는 동네 같습니다.





지난 번에 하려던 말씀 올릴까 합니다.

유행성 결막염에 걸려 고생하던 제게 어머니가 안겨주신 도라지 10키로...에 대한 결과 말이에요.
사실 함께 살면서 이것저것 소소하게 섭섭한 일이 생겨도
밥 먹으며 이것저것 흘리고
불편한 한 팔로 앉았다 일어설 때면 휘청거리시는 어머니를 볼 때면

-그래..그나마 난 성한 몸을 가지고 젊음을 가지고 사니까

어머니보다 좀더 많이 가진 내가 참고 사는 게 옳은 거야..
나 자신을 토닥거리고 말았어요.

근데 어제 또 남편을 대동하고 시골을 다녀오신 어머니는 suv차 트렁크 가득 감을 따오신 거에요.
상자 주워와서 감을 다 정리해놓으라고 하시고는 가까이에서 혼자 사는 시누이에게 전활 걸어
감 따왔으니 시간 날 때 와서 가져가라 하십니다.ㅠㅠ
장시간 앉아서 다녀오신 탓에 다리에 쥐가 난다고 못주무시길래
스치로폼 상자에 뜨거운 물 부어 족욕을 해드리고 잠자리 봐드렸어요.
그리고 오늘이군요...



얼마전부터 다니기 시작한 성당에 가신 어머니를 모시러 나갔어요.
마침 비도 오길래...

-비온다고 왔나?

-네 어머니.난 비오는 날이 좋던데...

-불편하잖아

-불편한 거 조금만 감수하면 더 좋은 것들이 많아요 어머니...
비오는 냄새 풍경...커피...
이렇게 어머니랑 데이트도 하고..
그렇게 집앞 공원으로 모시고 가 커피 한잔 사이에 놓고 딴 이야기들을 좀 나누다가 말을 꺼냈어요.






-어머니...어머닌 살다가 이혼하고 싶단 생각 한번도 안하셨어요?

-너거 시아부지 자주 삐져서 그렇지 그런 생각은 안해봐따

-맞다...아버님은 어머니 맘고생은 안시키신 분이잖아...근데요 어머니...
전 혜원이 아빠랑 몇번 헤어져야겠다 생각한 적이 있어요.
스무살에 만나 처음 남자랑 손을 잡은 것도 키스를 한 것도
섹스를 한 것도 남편이 처음이라 제게 남편은 하늘같은 사람이었어요.
그런 사람이 남들 하는 거 다하데요.
직장 때문에 일년동안 안강에서 분가해 살면서 첫애 낳을 때도
스물 일곱살 새댁이 새벽에 양수가 터졌는데 남편은 술마시느라 연락도 안되고...
그렇게 혼자 대구와서 애 낳았을 때도 그랬고
술집 여자랑 자고 온 거 들켰을 때도 그랬고
8천만원 주식해서 날렸을 때도 그랬고...
근데 어머니 왜 안헤어졌냐하면은요...
헤어져도 아플 꺼 같고
함께 살아도 아프다면...
함께이면서 아픈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내 아이들의 아버지니까.
살면서 맨날 맨날 그런 일들이 떠오르진 않지만 가끔씩 힘들게 하면 그런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요.

-그래..그런 일들이 있었드나...

-네 어머니가 모르는 일들이지요.제가 말을 안했으니까 당연한 거에요.
근데 어머니께도 저 한번씩 서운한 일이 생기면...옛날 일들도 한꺼번에 생각이 나서...좀 서러웠어요.
형님과 석달 차이로 배가 부를 때...
7개월인 제게 시외 사는 형님네까지 시골서 가져온 유정란 갖다주라고 하셨을 때
부른 배를 안고 좀 누웠으면 싶어도 종일 부지런히 일하는 어머니따라
멸치 똥까고...나물 다듬어서 말려놓으면
형님이 와서 달랑 가져가 버린 일...
김장을 담아도
된장을 담아도
고추장을 담을 때도..그랬어요.
며칠전 열흘동안 눈병에 걸려 힘들어하는 걸 ...친정엄마가 아시고.. 반찬을 해서 보내온 날...
어머닌 도라지 10키로 사들고 오셨잖아요...



-아이고 야야...내는 몰랐다아..

-네 알아요 어머니...어머니가 저 힘들게 하려고...골탕 먹이려고 그런 게 아니라
단순한 분이라서 그냥 티비에서 도라지가 좋다고 한 게 생각이 났고
도라지가 보였기 때문에 사온 거라는 거 알아요.그래서 참고 넘어간 거에요 어머니.
근데 어머니...
나중에 어머니...운신할 수 없을만큼 세월이 흘렀을 때..
제가 아버님 병수발 즐겁게 한 거 처럼...
어머니께도 그렇게 할 수 있게 따듯한 기억을 제게 남겨주시며 안될까요.
아버님 돌아가셨지만 전 지금도 갈등의 순간마다 아버님 말씀이 기준이 돼요.

-그래 내가 헛살았다..털끝만치도 니 고생시킬라꼬 그런기 아이다 내 때문에  니가 얼마나 고생하는데...내가 많이 미안타 야야..







그렇게 비오는 공원 한켠에서 훌쩍거리다...돌아왔어요.
저는 13년동안 어머니와 살면서...한번도 이렇게까지 진지한 대화를 해 본 적이 없어요.
왜 그랬을까요.
그냥 어렵고 무섭고...낯설던 시어머니가...
언젠가부터...
아..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부턴가 봐요.
그냥 같은 집안에 시집온...여자같아 보이기 시작했어요.
남편 잃은..
게다가 사고로 양팔도 잃은...여자.



여기 82쿡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너무 무섭고 날카로운 말보단
그냥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여자로
같은 아픔에 아파하며 보듬어주고 살펴주는..
그런 따듯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두 주먹 불끈 쥐고 이게 정의야~
하고 살아왔던 진리들이...
지금와서 되돌아보면...
내 발등에 칼을 꽂기도 했으니까요.

어머니를 바꾸려고 시작한 대화가 아니었답니다.
70평생 살아온 습이...
오늘부터 싹 바뀐다고 생각 안해요.
그저 ...
여태 가슴에만 담고 살아오던...
제 서른 아홉된 습을 바꾸려고 시작한 대화였습니다.

-아니요.
싫어요.
어머니 제가 그렇게 말씀 드리더라도...
그건 어머니를 부정하거나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니라는 거...
한번 더 생각해주세요.

-오야~ 니가 싫은데 내가 왜 시키겠노.

그렇게 전 오늘 제 인생에 획을 하나 그었습니다.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요.



민제 (akuby71)

작더라도 매일매일 한 발짝씩 내딛는 삶이길 바라며...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층집아짐
    '09.9.27 6:50 PM

    가슴이 짠해지면서 코끝도 찡해지네요.
    저도 시집온지 13년.....
    시어머니는 좋으면서도 늘 어려운 분이세요.
    시누들과는 정말 언니, 동생,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수다도 잘 떨고 친하게 지내는데,
    처음부터 분가해 살아서 그런가, 어머니하고 단둘이 있으면 정말 서로 할 말이 없어서 서먹서먹~
    어머님께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은 이만큼인데, 행동이 마음을 못따라가서 늘 죄송.
    어머님은 늘 그자리에 계셨을테니까 제가 한걸음씩 더 가깝게 다가가야하는 거겠죠?

  • 2. 그린
    '09.9.27 7:10 PM

    제가 82를 사랑하는 이유가
    이렇게 인생을 아름답게 가꿔가는 분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랍니다.
    민제님의 온전한 마음이 어머님께로 고대로 전해져서
    늘 오늘보다 더 나은 멋진 날들이 되시길 빕니다....

  • 3. 북소리
    '09.9.27 8:03 PM

    82에서 이런 진지하고 마음에 닿는 글 처음 같아요....(몇 글을 읽은거 같은데 기억이 가물...)
    결혼 16년차, 시부모님 모두 돌아가셔서 가끔 그립기도 하구요.

    민제님... 취미생활이 부럽네요.
    직장다니느라 늘 뭔가에 쫓기듯 살아서 더 그런지도....

  • 4. cocoma
    '09.9.27 10:09 PM

    작년에 그냥 아침이 하기 싫어 꾀병을 한번 부려본다는 것이 정말 심히 몸살인 난줄 아시고 저에게 배즙을 달여주신 시어머니한테 넘넘 죄송한 마음이 드는 밤이네요..

  • 5. 우향
    '09.9.28 12:20 AM

    잦아드는 빗소리와 함께 지난 날 뒤돌아보며 반성 또 반성케 하네요.

  • 6. 그레이마샤
    '09.9.28 2:09 AM

    흙 만지는일...제 업이라 생각하면서도 다시 시작하기가 겁나는거...저랑 동갑이신데 민제님은 시작하셨네요.

    그리고 어머님께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시고
    글로도 아름답게 쓰시고요.

    저도요..여기가 너무너무 좋아요.

  • 7. 똘망맘
    '09.9.28 8:20 AM

    출근해서 글 읽고 울컥..했습니다..
    잔잔하니 애잔하니... 아직 어린 제게 너무 큰 귀감이 되시네요
    추석명절 앞이라 심란했는데..
    괜히 부끄러워지네요 ^^
    즐겁고 화목한 추석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우리 모두요~~

  • 8. 진선미애
    '09.9.28 10:39 AM

    명절밑에 꼭 읽어봐야할 글인듯 .....................
    오늘 제가 추천 누를곳이 많아서 기분이 좋아요^^

  • 9. 청휴
    '09.9.28 10:45 AM

    가을비가 촉촉히 내립니다
    눈가에 눈물도 촉촉해집니다..

    결혼20년째인데 아직 터놓고 시어머님과 대화를 해본적이 없네요..
    시어머님께 전화한통 드려야겠습니다

  • 10. 싱그러움
    '09.9.28 3:05 PM

    읽다보니 눈가가 뜨뜻해집니다....
    가슴도 울컥하구요...

    제 나이 이제 45....

    저도 제 인생에 하나의 획을 그어야겠죠....

  • 11. 소연
    '09.9.28 4:11 PM

    살아오면서..요즘 숙명적인 짐인게야... 라고 웨치는 부분입니다..
    결혼23년..같이 살기시작한지 거의 20년이 다되어가도..
    나이가 들수록 맘에 드는 구석보단 맘에 안드는 구석이 늘어 나시는분..

    어찌어찌 해도 해결은 안나는 감정..
    며느리도 나이가 들어가니... 감정만 더 억세지고..
    어려서 처럼 잘보이고 싶은 맘도 없어지고...
    칭찬받고 싶은 맘도 없어지고...

    4남매 막내며느리지만..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걸 알지만...
    나도.... 더 나이들기 전에... 좀 벗어나면 안되겟나 하는 마음..
    좋은마음 보단 나쁜 마음이 더 불뚝불뚝,... 늘어 갑니다..

  • 12. 써니맘
    '09.9.28 5:14 PM

    보는데 정말 눈으로 가슴으로 눈물이 줄줄ㅠ.ㅠ
    어머님 너무 좋으신분인지..아님 세월에 약해지신건지..
    갑자기 얼마 안있음 우리 시어머님을 보겠네요,,,
    아들만 최고,,, 아들말 하늘.,.. 며느리는 그냥 아들에...
    예전에 남편이 너무 속을 썩일때 친정에 말하긴 자존심이 상해 어머님에
    말씀드리고,,두번다시 어머님이랑 말하지 않으리라,,속으로 다짐한적이 있었어요,,
    이 어머니처럼 받아 들이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헤어져도 아프고 ....너무 가슴에 찡 와닿습니다,,,

  • 13. 생명수
    '09.9.28 8:19 PM

    와우..정말 좋은 풍경입니다..시어머님과 며느리의 진솔한 대화.
    그 속에 아픔도 있고 슬픔, 기쁨도 있는..
    정말 습 이란게 쉽지 않은 거 같아요. 살아오면서 가지게 되는.
    나이 먹으면서 가지게 되는 나쁜 습관들..
    저는 맘 속으로 항상 버리고 살자를 생각한답니다.
    민제님의 아름다운 이야기 잘 보고 느끼고 갑니다.

  • 14. capixaba
    '09.9.28 10:45 PM

    저는 언제나 그 획을 그어볼까요...

  • 15. 튼튼맘
    '09.9.28 11:30 PM

    정말 마음이 아프면서도 따뜻해 집니다... 이런 저런 일들이 힘들었는데 저와 시어머니, 그리고 여자라는 우리 자신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서로를 조금만 이해하고 따뜻이 보듬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민재님같은 분이 있어 이 사이트가 더욱 아름다워지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감사합니다.... 민재님... 좋은 깨달음 주셔서요....

  • 16. u.s 맘.
    '09.9.29 4:24 AM

    저는 비오는날 민제님과 따뜻한 커피 한잔 하고싶습니다..^^

  • 17. 블루
    '09.9.29 4:44 AM

    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글썽이면서도 마음이 짠해지네요.
    때로는 솔직하게 다가가서 마음을 열면 서로 한 발자욱, 더 가가갈 수 있음에도 아직 전 그게 힘드네요. 참으로 멋지신 것 같아요^^

  • 18. 꿀아가
    '09.9.29 2:29 PM

    전 민제님 글만 보면 왜..맨날 따뜻한 커피 한잔이 생각날까요.
    민제님 글은 그런 느낌이에요..항상 가슴속에 큰 울림을 주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19. 안드로메다
    '09.9.29 4:09 PM

    저도 눈끝이 뜨거워졋습니다.토닥 토닥 원글님 이제는 더 넓고 편안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당~

  • 20. 래인
    '09.9.30 7:05 PM

    민제님의 취미생활에 부러움과 또 시어머님과의 대화도 너무나 감동적이군요. 참 차분하게 글을쓰시는것같아요. 웃고있는 아이의 표정에서 민제님의 품성이 보이는듯합니다.

  • 21. 민제
    '09.10.1 8:55 AM

    사실 그 날 밤...편히 잠들 수 없었습니다.
    그래 이렇게 조금씩 나를 바꿔서 살아가는 거야...말씀 드리길 잘했다라는 마음과
    에휴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아픈 노인네 내 눈치보게 만든 건 아닌가라는 마음때문입니다.

    며칠이 흘렀잖아요.
    여전한 모습도 보이시고
    한결 후해진 모습도 보이십니다.

    ...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했잖아요.
    너무 많은 걸 바라면..그건 또 제 욕심이 되는 거니까
    어머니 노력이 내게 보이니까...전 만족합니다.

    또 사건이 터지면..
    그건 또 그때가서 생각하고...말이에요.

    요즘은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어요.
    아이들도 너무 빨리 커버리는 거 같고
    이 좋은 가을하늘도 빨리 흘러가버릴 거 같고....

    이삭 줍듯
    작은 행복들 하나씩 찾아내고 주워모아...제 인생을 좀더 환하고
    밝은 곳으로 끌고 가려구요.

    어젠 친구가 오랜만에 전화가 왔는데...도예를 시작했다고 하니까 머그컵을 하나 대뜸 부탁하는거에요.

    -회사에서 쓰게 머그컵 하나 만들어줘!
    -음..그럼 제발!이라고 해봐.
    -... 뭐?
    -제에바알~
    -씨이바알!

    ㅎㅎㅎ 얼마나 웃었게요.

    다들 명절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쳐계시죠.
    일년에...딱 두번...명절..
    까짓거 이번엔 내가 맘먹고 노가다 함 해준다...생각하시면 좀 편해질까요.
    건강하게... 명절 되시길...멀리서나마 바랄게요.
    다들 아자~

  • 22. 노루귀
    '09.10.4 10:36 AM

    ㅎㅎㅎ
    엄뉘랑 그렇게 뜨끈한 대화를 나누셨단 말이요?
    잘하셨어요.

    키가 크니까 작은의자
    키가 작으니까 큰의자
    그건 누구 해석이시래??
    작업실 공사하다 돈이 똑 떨어졌다네.
    돈나오기 며칠동안 휴가라 생각하죠 뭐.

    명절날 겨우겨우 상차리고서 입술이 톡 부르터 볼썽사납게 되어 버렸는데
    어머님 병실수발에 이층집 뚝딱 지은 민제님은 완전 철의여인??
    나의 저질체력이 부끄러워요.ㅜㅜ

  • 23. 뚝배기
    '09.10.6 10:07 PM

    이렇게 진솔한 대화 나눌 어머님이 계신것만으로도 행복하시겠어요
    저도 대구 살아요
    도예랑 목공 둘다 배우고 싶은데 용기가 나질 않아요
    시작하면 할건데 ...부럽습니다

  • 24. 주홍빛선인장
    '09.10.18 11:29 PM - 삭제된댓글

    참 아름다운 분이시네요. 문득 눈물이..... 나는 왜 저렇게 못살았나???

  • 25. 이안보배맘
    '10.1.13 12:45 AM

    잘 읽었어요. 어제부터 저도 '청소 안 하느 습관' 고치기 들어갔습니다.
    감동받고 힘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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