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글에 빵집 글을 보니 저런 상황에서 정말 깜짝 놀랄만한 응대를 한 빵집이 생각나서 올려보려고요.
딸과 저랑 둘이 브런치를 하러 베이커리 카페에 갔어요. 저희는 시골에 살아서 판교의 이 빵집까지는 차로 1시간 정도가 걸려요. 까르보나라 빠네는 꼭 먹기로 하고, 다른 빵들도 대충 정하고 갔어요.집에서 먼 곳이니 작정하고 간거죠.
주문을 하고 앉아있다 딸아이가 음식을 받아왔는데, 빠네가 까르보나라가 아니라 볼로네제인거에요. 저희의 실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 딸아이는 아직 어려(대딩) 망설이다 말을 못하고 온거에요. 영수증도 안 받아서 증명할 방법도 없고, 저희는 식당에서 간혹 음식이 잘못 나와도 웬만하면 그냥 먹는 편인데, 이날은 1시간이나 일부러 운전해서 이걸 먹으려고 간건데, 그냥 먹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카운터에 가서 음식이 잘못 나왔다고 하니, 영수증이나 주문내역 같은거 확인도 안하고, 바로 정말 죄송하다며, 가서 앉아계시면 음식 바로 수거하고, 원래 주문하신 걸로 갖다드리겠다고 했어요. 너무 정중하고 친절한 응대에 제가 순간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였어요 ^^ 조금 있다 까르보나라 빠네를 갖다주며 또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고요. 여기까지도 딸이와 제가 이 빵집 정말 최고다 칭찬을 하며 먹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사장님 가족 같은 분위기의 아주머니가 빵을 주시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하시는 거에요.
이 빵집은 판교의 김영모 파네트리고요, 서비스로 주신 빵은 어차피 끝에 남을 것 같은 변두리 빵이 아닌 이 빵집의 시그니처인 몽블랑이었어요.
몇 달 전의 일인데, 제가 유일하게 활동?하는 82쿡에라도 이 글을 올려 이 빵집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 올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