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8년차.
시가에 연락 안하고 명절때만 잠깐 얼굴보고 산지 몇년
이렇게 되기까지 참 이런저런 일 많았어요.
명절때 당일날 가서 얼굴보고 있다 넘어온것도
그래봐야 2년 정도인거 같아요.
그러는 동안에도 남편은 당일날 갔다가 오는게
무슨 큰 대역죄라도 짓는 듯 눈치보고 그랬죠
결혼 십오년정도 나만 참으면 되지..하고 참았던게
우울증 홧병생긴지 오래였고
시가 사람들 얘기만 나오면 울분이 터지기도 하고 그랬어요
내가 얼마나 불합리하고 부당하고 모욕적인 언행들을
참고 지냈는지 남편에게 토하듯 뱉어내고 싸웠던 적이 있었고
당시에 방관하던 남편은 뒤늦게나마
이해하는 척 했지만
절대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죠
본인이 당해보기 전에는.
그러니 제가 시가에 어떤 감정인지는 알아서
평소엔 제 눈치를 보는 듯 싶은데
그러다가 명절이나 자기 부모 생신이 돌아오거나 하면
은근슬쩍 사람을 떠봅니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가 시가와 관계가 좋은 사람인 것처럼.
이번에도 그래요
..명절에 언제 내려갈까? 라고 묻길래
..명절날 아침에 내려가야지 했더니
.. 아니면 명절 전날 내려갈까? (은근슬쩍 전날 내려가서 잤음 좋겠다하는 마음이 있는거죠)
.. 잠을 어디서 자고? (시가에선 잘 곳도 없고 자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고요)
..그러게.... 아니면 이번에는 00은 (시가) 가지말고 00으로 (친정) 바로가고
다음주쯤 엄마 생신인데 우리집으로 올라 오시라고 할까?
본심이 또 이따위로 나오는 거에요. 은근히 돌려서... 어이없죠.
자기 아내가 자기 본가랑 연락도 잘 안하고 살고 관계가 좋지 않은 걸 알면서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뜸하다 싶으면 또 저렇게 은근히 떠보면서 말하는데
한두번도 아니고 그거 물고 뜯고 싸우는 것도 지겨워서
.. 뭐라는거야.. 하고만 말았어요
시가 사람들이 조금만 배려하고 존중하고 저를 대했다면
참 좋은 관계가되었을 거에요
신혼시절 뭘 그리 잘 보이겠다고 이렇게 저렇게 챙기고 살았더니
사람을 더 만만하게 생각하고 대하던 사람들.
아내가 그렇게 상처받고 홧병 생기도록 옆에서 아무것도 방어하지
못해던 남편이란 사람은
지금도 저렇게 잊을만 하면 사람을 떠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