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도 아기랑 한 판 했네요 ㅜㅜ 육아 너무 힘들어요 ㅜㅜ

아휴 조회수 : 2,539
작성일 : 2015-07-15 13:17:05

하 그냥 한탄같이 적고나면 좀 나아지겠지 했는데

뭘 어떻게 적어야 할지 감도 안오네요. 그냥 주절주절 써 볼게요.

다들 그렇듯이 당연히 저도 제 일 제 경력, 날리고 싶지 않았죠.

대출 끼고 빠듯하게 시작한 결혼생활이라 더 빨리 돈 바짝 벌어서 자립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고

제가 몸이 약한 편이라 제 몸 하나 겨우 건사하는데 아이 뒤치닥 거리 할 자신도 없고

다행히도 신랑은(사실은 아기 엄청 좋아함) 애를 낳거나 안 낳거나 전혀 상관 없다고 말해주고

사실은 못 도와주는 이유가 가장 크죠. 일찍 나가서 늦게 들어오는 남편, 토요일도 출근하는 회사라서...

해서 은근 손자 내색하시는 친정 부모님께 하루는 애 낳지 말까 의견을 살짝 비췄다가

무슨소리냐고 펄쩍 뛰시더라구요. 애 키우기 힘들까봐 그러냐며

다 키워주겠다고 걱정말라고 하셔서 솔직히 이 부분을 많이 믿고 용기를 내기로 했어요.

조금 더 경제적으로 안정이 된 후에 다시 생각해보겠다고도 했지만

아기는 빨리 낳아서 빨리 키우는 게 이득이라며... 

임신 중에도 우리 아가 언제 나오냐며 다 키워주겠다고 계속 큰 소리 치셔서 더 안심했던 것도 있었죠.

그리고 예상대로 엄청난 난산으로 애기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애를 낳고 부모님이 며칠 보시더니 힘들어서 못 키우시겠다며...

이 순간부터 저의 독박 육아가 되어버렸어요.

체력도 없고 자신도 없고 곧 육아휴직이 끝나 복직도해야하는데

친정에서는 두 손 놓았고, 시댁은 두분 다 일을 하시고 어린이집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복직 전 몇 개월간 아기 적응시키고 복직 후...

아침 6시 반에 곤히 자는 아이 억지로 깨워서 어린이집에 맡기고(말이 6시 반이지 겨울엔 깜깜하더라구요)

날아가듯이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고 날아와서

아이 데려다가 집에가서 저녁 먹이고 씻기고 재우면 당연히 안 자요 ㅋㅋ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12시간이나 기다렸는데 놀아달라고 난리나죠.

근데 빨리 재워야 저도 씻고 내일 준비를 하는데 ㅜㅜ 억지로 억지로 혼내서 재우고 저도 급하게 잡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다시 애기 깨워서... 이렇게 한 달 하다가 결국 병이 나서 의식 잃고 쓰러진 게 한 달에 3번.

자꾸 구급차로 응급실에 실려가 자리를 비우니 옆 직원들 눈치도 보이고

결국 다시 휴직하게 되었고 곧 복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회사가 더욱 빡세져서 도움을 못 주는 신랑은 그냥 퇴직하라고 하는데

대출도 안 끝난 지금, 무시무시한 교육비가 들어가기 전에 돈을 모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처음부터 맡아놓고 키워 줄 사람이 없었다면 끝까지 아이를 안 가졌을텐데

나만 믿어! 해놓고 정작 낳고나니 못하겠다.하시는 부모님도 원망스럽고

아이을 낳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덜컥 부모님만 믿은 내가 등신이지 싶고

왜 돈을 더 많이 모아놓지 못하고 결혼했나 도우미 도움받을 돈도 없이 애를 낳은 내 형편도 원망스럽고

왜 더 월급 높은 회사에 가지 못했나 나는 왜 건강하지 못한가 또 원망스럽고

왜 이런 상황을 이겨낼 정도로 나는 모성애가 강하지 않은 엄마인가 원망스럽고

왜 언론에서는 여자라면 당연히 모성애가 기본 세팅되어있다는 것처럼 얘기하는지

이래저래 내 인생은 망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에 자다가도 화가 벌컥 ㅎㅎ ㅜㅜ

회사는 재취업이나 이직할 수 있지만 출산은 돌이킬 수도 없는데

몸도 아프고 애한테 짜증만 내는 것 같아 애한테도 미안하고

아이가 감기걸려서 3일 전부터 어린이집에 안 보내고 있는데

아침에 짜증내는 아이에게 그렇게 짜증내려거든 니 맘대로 해! 벌컥 소리지르다가

나랑 더 이상 붙여놓으면 안되겠다싶어 "오늘은 가서 친구들하고 놀아," 하고 보내놨네요.

저희집은 높지가 않아 뛰어내려도 다치기만 하고 깨끗하게 죽지도 않을 것 같아요...

베란다 보면서 허세쩌는 중2병질 하고 있네요 ㅜㅜ 결국 죽지도 못할거면서 ㅜㅜ

그냥 이렇게 아픈 것도 싫고 떨어져서 아플 것도 싫고

가족들이 걱정할 상황도 지금도 미래도 다 싫고 그냥 먼지처럼 사라지고 싶어요.

힘을 내게 도와주세요.

IP : 182.221.xxx.11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5.7.15 1:23 PM (211.237.xxx.35)

    대충 중간까지 읽었는데요.
    시터를 들이시죠..
    지금 아기 키우는 중간에 돈을 모으는게 아니에요.
    부부 둘중 한사람 월급은 아기로 인해 나가야 정상입니다.
    근데왜 직장을 나가냐고요? 나중에 아기가 큰 다음을 위해서 나가는겁니다.
    길어봤자 한 3~4세면 아기도 안정되고 시터도 24시간 입주시터 안써도 돼요.
    그때부터는 어린이집 보내고 부모가 케어해줄수 없는 시간에만 보조시터를 쓰는거죠.

  • 2. 친정부모님도 참...
    '15.7.15 1:28 PM (121.155.xxx.234)

    키워 주시겠다고 큰소리 치시더니 이제와서 힘들어서
    못 키워 준다고 한다는게 참 책임감 없으시네요..
    저라도 원망에 원망 두고두고 할꺼 같아요
    친정부모님한테 힘들어 나 죽을꺼 같으니 입주시터
    구할려고 하니 돈 대달라 하세요.. 사정 얘기하시고
    그렇게 애 키우는거 힘들어서 어디 살겠나요..

  • 3. 부모님 진짜
    '15.7.15 1:44 PM (192.100.xxx.11)

    아오..
    엄마 토닥토닥
    이것도 다 지나간다네요.
    남일같지 않네요. 약해질때마다 나밖에 모를 아이 한번 들여다 보면 전에없이 무식하고 용감한 여자가 되네요.

  • 4. 딴 말 한 친정부모님도 이상하나
    '15.7.15 1:54 PM (1.238.xxx.210)

    결국 나 아닌 남의 말을 믿고 그런 중대사를 결정한 님도 문제예요.
    체력이 그렇게 안 좋다면서..
    세상에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사실 부모님에게 물어봐도 그러시겠죠.
    너 좋으라고 낳으라고 한건데??
    못 봐주시니 시터 들이겠다고 약속 책임지라고 돈 달라고 하는것도 웃기고요.
    결혼했으면 본인의 중대사는 본인이 결정하세요.
    아이 낳아보니 이쁘시죠? 시터 들여 잘 키우세요.

  • 5. 글쓴이
    '15.7.15 2:01 PM (182.221.xxx.116)

    사실 저번에 친정엄마께 애 낳고 말 바꿔서 은근 서운하다는 뜻을 내비쳤다가
    애는 엄마가 키우는거지 그 얘길 100% 믿었냐는 깔깔에 2차 멘붕... 육성으로 헉 소리 나오더라구요;;
    밥 먹으면서 얘기했는데 이 날 밥 체했습니다 -_ ㅜ

    시터는 사실 돈이 많아도 별로 쓰고 싶지 않지만(사람에 대한 경계심 최고치를 찍는 중 세상도 싫고 사람도 싫고)
    쓴다고 해도 제 월급이 많지 않아 시터 비용 계산하면 그냥 제가 키우는 게 더 이득이네요 ㅜㅜ
    그리고 부모님께는 시터 비용 달라는 말 하기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맡겨놓은 돈도 아니고 당연한 돈도 아닌데 게다가 다 큰 성인이...

    다른 엄마들 얘기로는 잠깐이라도 아이와 하하호호 웃는 시간이 나머지 힘든 시간을 커버해준다고 하는데
    저는 커버되는 느낌이 별로 없네요. 힘든 건 여전히 힘들고
    오히려 힘든 시간이 짧은 행복한 시간마저 덮는 중... 모성애가 없어서 그런가봐요... 아이에게 미안함 반복...
    요 며칠 같이 있었다고 너무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네요 ㅜㅜ

    지인에게 얘기하면 모성애 없는 이기적인 엄마, 못된 엄마 소리밖에 안 나와서
    신세한탄마저 포기했는데 토닥토닥해주셔서 감사해요 ㅜㅜ

  • 6. ㅇㅇㅇ
    '15.7.15 3:56 PM (112.148.xxx.72)

    결국 나 아닌 남의 말을 믿고 그런 중대사를 결정한 님도 문제예요22222

    시터값이 안나오면 엄마가 키우는게 맞는거죠 고민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아요 두돌아기 엄마로써.. 저도 어쩌다보니 전혀 도움없이 제가 키우는데. 엄마역할은 엄마만 할 수 있어요 양가 도와주셔도 시터 쓸 여유 있어도 아빠가 24시간 붙어있어도 엄마는 엄마일 뿐입니다. 경력단절 뭐 다 아쉽겟죠 하지만 사람 하나를 키우는 일이 먼저 아닌가 해요. 모성애가 없으면 책임감으로 키우는거죠. 신세한탄해서 속시원하면 좋은데 그냥 투덜이 스머프가 되는거면.. 아직 철이 덜 들었다 해야하나.. . 저도 횡설수설 하네요

  • 7. hshs
    '15.7.15 4:15 PM (211.35.xxx.8)

    아이 어릴때는 엄마가 손이 많이 가고 직장에서도 직급이 아직 높지 않을 때니 모든게 힘들고 지칠때에요. 아이는 포기할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존재이니 탈출구도 없고 엄마 입장에서는 막막할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정말 해가 지날수록 상황은 나아집니다. 아이가 크면서 사람 구실 하게되고 ^^; 직장에서 직급도 오르고 월급도 오르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이 애기 때가 그리워지는 순간이 오거든요.
    인생이 항상 평탄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이 가장 힘든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해결해 주는 부분이 분명 있으니 힘을 내세요.

  • 8. ...
    '15.7.15 9:32 PM (119.194.xxx.208)

    위로 아닌 위로를 드리자면, 갈수록 좋아질 거에요. 두돌 세돌 될수록 사람 됩니다^^ 전 아들 둘에 재택근무하는 프리랜서라 애들한테 부대끼고 애들 재우고 밤 12시-새벽 1시부터 밤 꼴딱 새우고 일하는 거 부지기수에요 ㅋㅋㅋ 카페인 들이마시면서 일합니다 -_- 친정부모님의 멘트는 허걱이지만 어쨌든 누가 봐줘도 엄마가 일차적으로 키우는 주된 양육자가 맞지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믿어보셔요^^ 애 쉽게 키우는 집은 아무데도 없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7557 중학교 1학년 158인데 초경한거 같은데 좀 봐주세요 6 ... 2015/07/28 2,135
467556 인강 볼수 있는... 추천 2015/07/28 589
467555 서리태 눅눅해요ㅠ 어쩌죠? 1 어쩌죠?ㅠ 2015/07/28 599
467554 말이라는 음식아세요? 17 2015/07/28 1,839
467553 제가 원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지말입니다 3 세월아 2015/07/28 978
467552 추천해주세요 국내 휴가지 여름휴가 2015/07/28 869
467551 고3인데 해외여행 가는게 그렇게 이상한가요? 45 .... 2015/07/28 7,199
467550 임플란트 문의 ~~ 2015/07/28 546
467549 왜 이렇게 까칠한 댓글이 달리는거죠? 10 ㅎㄷㄷ 2015/07/28 1,284
467548 반영구 아이라인 했는데요. 3 어떻게 2015/07/28 2,547
467547 저희집 개가 베란다에서 하루종일 짖었다고 해요ㅜㅜ 10 2015/07/28 2,734
467546 라디오에 문자 하나 보냈는데 4 목살 2015/07/28 1,969
467545 급질문 핸펀 a8 에스케이 직영점과 일반 대리점 중에 영이네 2015/07/28 447
467544 사랑과 욕망은 어떻게 구별 하나요? 8 사랑스러움 2015/07/28 2,330
467543 책도 눈에 안들어오고.. 참다 결국 에어컨 틀었네요!!! 6 여름 2015/07/28 1,482
467542 45세 주부, 무슨일이든 해야해요. 도와주세요 57 독립 2015/07/28 23,247
467541 칫솔 뭐 사용하세요?추천 좀 부탁드려요 11 이닦는녀 2015/07/28 2,440
467540 한부모가정 아이들 학교에서 친구들 시선에서 자유로운가요? 9 궁금 2015/07/28 2,315
467539 지방에서키자니아가려구요~ 2 질문요~ 2015/07/28 747
467538 딸둘 맘님들 계신가요? 12 은지 2015/07/28 2,563
467537 여수. 변산 맛집 아세요? 16 어디 2015/07/28 3,673
467536 김하늘 힐링캠프 3 제 얘기 같.. 2015/07/28 2,390
467535 창신동 두산아파트 월세 목적으로 ... 2015/07/28 1,228
467534 오피스텔 관리소에서 제가 시킨 택배를 먹었어요 37 도더도 2015/07/28 9,833
467533 마리텔 백주부 백종원 레시피 워드파일로 정리했어요 8 백종원 2015/07/28 3,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