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유시민을 지켜보고, 그리고 그의 저작을 읽으면서 유시민이 ‘잠수함 속의 토끼’와 ‘탄광 속의 카나리아’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잠수함 속 공기가 없는 것을 빠르게 알아채는 토끼나 탄광 속 유독물질 유무를 먼저 아는 카나리아처럼 유시민은 우리 정치나 사회, 경제에 다가오는 재난, 위기, 불합리를 먼저 깨닫고 외치기 때문이다.
그의 비평과 평론, 현실 진단이 100%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유시민은 치열한 공부와 고민을 토대로 정치와 사회, 경제에 대해 비평하고 예견하며 또한 부당한 권력과 싸워왔다. 그것만으로 유시민의 역할은 굉장한 의미를 갖는다.
유시민의 발언 반응을 보면서 드는 또 다른 생각은 언론과 정치인, 그리고 생계형 평론가 혹은 촉탁·용역 유튜버의 속 보이는 행태가 황당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유시민이 영향력을 상실했다고 주야장천 떠들던 진보와 보수 언론이 발언의 맥락과 실체, 진의를 파악하지 않고 폄하하기에 급급한 것은 의제 설정 기능과 영향력에서 이미 특정 개인에 밀리는 재래식 언론의 민낯이자 최후의 발악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건강한 비판이 건강한 민주주의와 정당, 그리고 정권을 만든다고 소리 높여 주장하던 정치인들이 정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비판을 할 때에는 혐오의 언어를 동원하며 비난하는 것은 권력에 빌붙어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이비 정치인의 속내 표출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절감한다.
평론가와 비평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활동하면서 비평의 토대가 되는 공부도, 논리도, 지식도 부재하고 해석과 분석의 틀마저 턱없이 부족한 데도 이를 보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조롱과 자극·폭력의 힐난으로 클릭 수를 올리며 주목받으려는 작태는 방송과 미디어의 생태계를 교란하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행위일 뿐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https://www.facebook.com/share/p/1HW9Gdmues/ 배국남 전 한국일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