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미가 13년의 생을 어제 마감했습니다. 맘 아프지만 이제 더이상 고통받지 말라고 안락사로 보내줬습니다.
사실 미미는 남친의 본가에서 키우다가 사정이 생겨 남친이 2년 반 전쯤 데려와 혼자 키웠는데, 저희 집에 자주 놀러오다가 퇴근이 더 빠른 제가 더 많이 돌봐주게 되고 결국 미미와 같이 살게 됐습니다. 미미와 같이 산지는 2년정도 되었어요. 남자친구 강아지지만 정이 많이 들어 제 강아지로 생각하고 키웠습니다.
처음 미미를 본건 연애 초기 2019년 정도였는데, 처음 만남에도 저한테 뽀뽀해주고 그래서 저는 누구에게나 친절한 강아지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낯선사람에게 짖는 강아지더라구요. 아직도 어떻게 저한테는 처음부터 호의적이였던건지 신기하네요.
미미가 원래는 심장, 쿠싱병을 치료중이였고 올해 3월 건강검진에서 모든 수치가 좋다고 하셔서 너무 기뻤습니다.
그런데 4월 29일 첫 발작 후에 12번의 발작과 함께 먹는 약이 많아지고 5월 중순쯤 입에서 피가 나서 CT 를 찍어보니 구강암, 비강암이 있었고 2개월 시한부라는 가슴 무너지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7월 7일에 떠났으니 2달을 채 못채우고 갔네요...ㅠㅠ
그래도 미미가 제 소원을 들어준게, 제 두달 휴가가 시작되는 6월 11일까지만 버텨달라고 했거든요. 그때부터는 미미 옆에서 딱 붙어서 간호해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한달정도 미미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보내줄 수 있어서 참 감사하네요
안락사로 보내준건 어려운 결정이였지만 미미가 고통에서 편해졌으니 후회는 없습니다만, 두가지가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저번주 토요일부터 미미가 밥을 잘 안먹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또 조금 먹기도 하다가, 가기 4일전부터는 아예 곡기를 끊었어요. 너무 배고픈 상태로 아이가 간거 같아서 마음이 미어집니다. 제미나이는 말기 암환자인 아이들은 가기전 며칠은 배고파서 안먹는게 아니라 몸이 음식을 못받아들여서 비우고 가는거라 하더군요. 그 말에 조금은 위안이 되지만, 맘아픈건 사라지지 않네요 ㅠㅠ.
그리고 가는날 새벽부터 안절부절 가만히 있지 못하고 새벽 4-5 시부터 아이가 비명을 지르고 신음소리를 내고 너무 괴로워했는데, 이렇게 비명까지 지르는건 처음 봐서 안락사 스케줄이 너무 늦었나 싶어 괴로웠습니다. 사실 월요일 저녁에도 새벽에 좀 심상치 않겠다 싶어 남친에게 오늘(월요일) 저녁으로 안락사 스케줄을 바꾸는게 어떻겠냐 했는데 반대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새벽에 괴로워하는 아이를 보니 너무 미안했습니다..어쩔 수 없이 응급으로 갖고 있던 디아제팜을 놔주니 한동안 잠들긴 했는데, 오전 10시까지 정말 미미가 힘들게 버텼습니다.
마지막으로 병원가는 길에 미미가 좋아하던 공원 한바퀴돌고 도착했는데, 기다리는 동안 미미가 또 비명을 지르고 괴로워하니, 아 이제 정말 보내주는게 맞구나 했습니다. ㅠㅠ 제 품에서 스르륵 잠들다가 간 미미가 이젠 고통없이 편해진 모습을 보니 슬프기도 하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날씨가 더워 장례는 바로 치르는걸 추천하셔서 2시로 예약된 광주 21그램에서 치뤘어요. 미리 준비해간 수의보도 같이 태울수 있다고 하셔서 다행이였고, 조용하고 예의있게 진행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이 보내고 집에 오니 허전하고 허망하고 ...계속 울기를 반복하다가 잠들었네요....오늘 아침에는 남겨진 미미 패드, 용품들, 옷가지들 보며 또 울고...미미 털 자른것, 발도장한것 쓰다듬으며 이 글을 쓰고 있네요.
미미야, 무지개 다리 잘 건넜니? 여름이 언니한테 마중나가라 했는데 잘 만났니? 마지막에 너무 고통스럽게 보내줘서 미안해...이제 그동안 못먹은 맛있는거 많이 먹고 거기선 고통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만 바랄게. 나중에 언니 마중나와줄꺼지? 언니 생각나면 가끔 꿈에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와줘 기다릴게~ 사랑해 미미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