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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인요한

ㄱㄴ 조회수 : 1,522
작성일 : 2026-07-06 18:19:48

레드팀은 적진에서 데려오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 편이 놓친 위험을 말해주는 사람이다.
이 둘을 구별하지 못하면 통합 인사는 어느 순간 자기부정이 된다.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의 행태를 보며 화가 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지난 3월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위촉될 당시에도 세월호 참사를 “불행한 교통사고”에 비유한 것을 비롯한 과거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당시 그는 정제되지 않은 표현에 대해 사과하고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불과 넉 달 뒤 다시 5·18을 두고 “성역이 됐다”, “북한의 모습”이라는 취지의 글을 썼다.
청와대는 이를 정부 기조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규정하고 엄중 경고했다.
한 번은 실수라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부터는 패턴이다.

 

 


첫 번째 사과가 진심이었다면 두 번째 발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두 번째 발언이 본심이라면 첫 번째 사과는 임명장을 받기 위한 통과의례였던 셈이다.

이것이 통합 인사의 가장 큰 위험이다.

 


정부는 상대 진영의 인물을 기용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 인물은 정부의 철학을 존중할 생각이 없을 수 있다.
정부는 외연을 확장했다고 자평하지만, 국민의 눈에는 국가가 지켜야 할 역사적 기준선을 스스로 낮춘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통합과 투항은 다르다.
외연 확장과 가치 희석도 다르다.

 


레드팀(Red Team)은 조직의 목표를 공유하되, 그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을 의심하는 사람이다.
목표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레드팀이 아니다.

그는 다른 팀이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국가적 평가와 희생자의 존엄은 정책 토론의 선택지가 아니다. 세월호 참사의 고통 역시 규제 합리화와 아무 관계가 없다.
경제정책에 다른 견해를 가진 보수 인사를 기용하는 것과, 공동체의 상처를 반복해서 가볍게 다루는 인사를 고위직에 앉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 게다.

 

 

진짜 보수와 가짜 보수를 구별해야 한다.
진짜 보수는 국가의 기억을 보존한다.
헌정질서를 지키고, 공동체의 희생을 존중하며, 권력의 절제를 요구한다.


역사적 비극을 조롱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이념 논쟁의 재료로 삼는 것은 보수가 아니다. 책임지지 않는 냉소일 뿐이다.

그래서 인요한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선출 역시 철회되어야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명예직 하나를 나눠주는 정치적 전리품이 아니다.
국가 혈액사업을 책임지고, 적십자병원을 통해 재난·감염병·필수의료의 최전선을 지키는 공공기관이다.
그런 기관의 수장에는 의료의 공공성을 누구보다 분명하게 믿는 사람이 와야 한다.
그런데 민간의료보험 확대와 영리병원 도입을 주장해온 인물을 적십자사의 회장으로 세우는 것이 과연 기관의 존재 이유와 맞는가.

 

 

 

보건의료노조는 이를 두고 국민의 생명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라며 선출 철회와 대통령의 인준 거부를 요구했다. 인요한 전 의원은 6월 22일 적십자사 중앙위원회에서 제32대 회장으로 선출됐지만, 실제 취임에는 대통령의 인준이 필요하다.

바로 지금이 멈출 수 있는 때다.
두 번은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

 


이병태 인사에서 이미 확인하지 않았는가.

화려한 이력과 상대 진영이라는 상징만 보고 사람을 데려오면, 정작 그 사람이 정부가 지켜야 할 역사와 가치를 존중하는지는 뒤늦게 문제로 돌아온다.

인요한이라는 개인의 선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적십자사의 수장에게 필요한 철학과 그가 공개적으로 보여온 의료관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사는 포용의 이벤트가 아니다.
권한을 맡기는 일이다.
그리고 권한은 그 사람의 과거 발언보다 미래의 선의를 믿고 맡기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선택과 일관된 철학을 검증한 뒤 맡겨야 한다.

 

 

 

인사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적대자가 아니다.
우리의 환대를 자신의 정당성을 세탁하는 데 이용하고, 자리를 얻은 뒤 다시 본래의 언어로 돌아가는 사람이다.
이것을 가치 세탁(Value Laundering)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포용적 이미지는 커지지만, 그 대가는 정부를 지지해온 시민들이 치른다.
그들은 묻게 된다.
우리가 지켜온 5·18의 기억은 통합을 위해 양보할 수 있는 것인가.


공공의료의 원칙은 외연 확장을 위해 협상할 수 있는 것인가.
내란과 민주주의, 공공성과 영리화 사이에도 중간지대가 있는가.

물론 민주정부는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만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다른 관점과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을 널리 써야 한다.
그러나 다양성에는 경계선이 있다.
민주주의를 더 잘 작동시키기 위한 이견은 받아들여야 한다.

민주주의가 지켜온 역사와 공공의 가치를 허무는 이견까지 권력으로 보상할 이유는 없다.
넓게 쓰되, 정확히 가려야 한다.

 

 


레드팀을 세우되, 상대 팀을 안방에 들여놓지는 말아야 한다.
진영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해서도 안 되지만, 진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검증을 면제해서도 안 된다.

통합은 아무나 데려오는 능력이 아니다.
누구와 함께할 수 있고, 누구와는 함께할 수 없는지를 분명히 밝히는 능력이다.

 

이병태 인사는 이미 경고장이 되었다.
인요한 적십자사 회장 인준까지 강행한다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다.
경고장을 읽고도 같은 시험에서 같은 답을 쓴 선택이 된다.

두 번은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

 


외연은 넓혀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역사와 생명의 공공성까지 바깥으로 밀어내면서 넓힌 외연이라면, 그 원의 중심에는 과연 무엇이 남게 되는가.

 

#통합인사 #이병태 #인요한 #대한적십자사 #공공의료

IP : 210.222.xxx.25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조건믿어줘?
    '26.7.6 6:22 PM (175.123.xxx.145)

    협박받고 계실까요?

  • 2. ..
    '26.7.6 6:25 PM (36.255.xxx.149)

    계엄 옹호뿐 아니라
    민간의료보험 확대, 영리 병원 주장하는 인요한을 적십자사에 수장 자리에 앉히는게 말이 되나요?

  • 3. 맞아요
    '26.7.6 6:41 PM (118.235.xxx.160)

    표현의 자유라는 링에 오르려면 최소한의 자격은 갖추어야되는데
    5.18모욕하는 인사를 등용하다니....
    이재명 잘할 줄 알았더니 하는 짓이 민주당 윤석열급
    이제 지지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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