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집안 대청소를 하면서
서재에 있는 책 반으로 줄이기를 했어요.
제가 경단 10년만에 자격증 딴다고 공부하고 취업했는데
전공책들 살펴보면서 버릴거 안버릴거 구별하면서,
공부하느라 쌓아둔 파일들 뒤적이면서,
내가 이걸 다 외우고 머리에 넣었다니,
내가 이걸 어떻게 공부했냐,
뭐 이런 혼잣말 했더니
갑자기 와서 저를 안아주는거예요.
만감이 교차하겠다고.
원하는일 하겠다고 매일매일 열심히 살고 고생하고 좌충우돌해서
지금 이렇게 살고있다구요.
제가 자격증 따고서도 10년 늦게 업계에 들어선거라
한참 어린 선배들한테 모욕도 당하고 갑질도 당하고(지금 생각하면 사내괴롭힘으로 고발감 ㅎㅎㅎ)
혹독한 수련시간 보내서
지금은 아주 안정적인 자리에
같은 업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위치에 올랐거든요.
어제 낮에 남편이랑 우리 이제 너무 늙었다는 얘기 가볍게 했었는데
저녁에 저렇게 파일 정리하는거 보더니
제가 짠했나봐요 ㅎㅎㅎㅎㅎ
사실 저는 버릴거 구별하면서 아무생각없이 노트 적은거 같은것들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남편 말을 들으니
정말 내가 애쓰고 살았다 싶고
그걸 인정해주고 알아주는 사람이 남편밖에 없다 싶고....
남편이 옆에 있어서 넘 좋다 싶었어요.
늙어가니 이제 정말 남편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