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자녀에게 이렇게 기억되는 부모님...

ㅅㅅ 조회수 : 3,331
작성일 : 2025-09-16 21:17:42

어머니를 제주의 납골당에 잘 모셨습니다. 주변분들 불편하게 하지 말라 하셔서 지역구인 제주에 알리지 않고 돌아가신 병원 인근에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널리 알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리고, 소식을 듣고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암 말기 진단을 받고 거의 2년간 투병 생활을 하셨습니다. 병원에 계셨던 마지막 3주 동안 동생들과 교대로 간병을 하며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악화되는 증상을 곁에서 보며 조금씩 보내드릴 준비를 했습니다. 임종도 지킬 수 있게 자녀들이 모인 늦은 저녁에 돌아가신 걸 보면 끝까지 자식들 마음 편하게 해 주시려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여러 면에서 어머니를 많이 닮았습니다. 외모도 성격도 닮았고, 그래서 더 좋아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하시고 교직에도 잠시 계셔서 자식을 자율적으로 키우려는 노력을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학교가 교복을 도입하려고 하자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하셨던 기억도 납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주류처럼 보이는 삶을 살았지만 마음은 거기에 속하지 못하는 성향은 부모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애교가 없는 첫째라 서운하셨을 일이 많았을 텐데, 중학교 이후 혼난 기억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어릴 적부터 장남으로 특별히 존중을 해 주셨고, 저도 그런 책임감으로 항상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 이맘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시 어머니를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이제 한 시대가 가고 제가 첫째로 동생들과 그 다음 세대를 챙겨야 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슬퍼 많이 울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책임감에 눈물을 흘리기 조심스럽네요.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어머니가 학창 시절을 보낸 부천과 인천을 고민했던 건 사교성이 좋으셨던 어머니에 기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서울 강남구에서 출마했을 때, 인지도가 없는 아들을 위해 양재천을 수십번씩 돌아다니며 명함을 드렸습니다. 고향 제주에서 처음 출마했을 때에는 말 그대로 산과 바다를 넘나들며 선거운동을 하신 어머니 덕분에 4%의 신승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는 힘들어도 뒤에서 말없이 응원해 주시며 큰 힘이 되어 주셨던 부모님이 안 계십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1년 사이에 두 분을 모두 보내니 평소에 건강을 못 챙겨드린 죄책감과 그리움에 힘드네요.

 

부모님께서 제 어릴 적부터 꿈은 높게 가지되 마음은 깨끗이 하고, 생활은 검소하게 살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제라도 잘 지키려고 합니다.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는 바른 정치를 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투병 생활 동안 의료 대란으로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진심을 다해 저희 어머니를 치료해 주신 모든 의료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ㅡㅡㅡ

김한규 의원 페북 글입니다. 조금 뭉클하네요. 자녀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는 부모가 되면 좋겠습니다. 

IP : 211.234.xxx.1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인생무념
    '25.9.16 9:23 PM (211.215.xxx.235)

    와. 멋지고 부럽네요.

  • 2. ㅇㅇ
    '25.9.16 9:53 PM (121.200.xxx.6) - 삭제된댓글

    김한규의원님, 좋은 가정교육을 받으셨군요.
    말없는 실천과 책임감 느끼게 하는
    무거운 한마디가 자녀들에겐 최고의 가정교육.

  • 3. .,.,...
    '25.9.16 10:29 PM (59.10.xxx.175)

    글에서처럼 김한규의원이 어머니랑 미모가 판막이더라구요.

  • 4. ...
    '25.9.17 2:52 AM (223.38.xxx.32)

    김한규 의원님 글이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97237 7시 정준희의 토요토론 ㅡ 대한민국 교육 , 이대로 괜찮을까? .. 1 같이봅시다 .. 18:45:52 14
1797236 헬리오시티 전용 84 ㎡, 23억 8200만원에 하락거래 18:40:24 309
1797235 제사가 지금까지 유지된것도 아들맘 즉 시어머니때문이죠 4 ........ 18:32:32 400
1797234 친구랑 셀카 찍었는데 남편이 AI냐고.. 1 외모 18:28:14 403
1797233 리박스쿨 잡겠다던 한준호 현 근황 7 .. 18:19:24 522
1797232 부모님한테 사랑 많이 받아서 자기는 자존감이 높다고 말하는 사람.. 21 .. 18:18:08 1,027
1797231 볼보 타시는분들 만족도 궁금합니다 5 궁금녀 18:17:31 302
1797230 저보고 빨간머리앤 다이애나역 배우 닮았대요 3 시누이가요 18:17:15 306
1797229 애기 안생길때 경주 대추밭한의원 가면 5 ㅇㅇ 18:16:50 622
1797228 남의집에 똥싸놓고 ?.이언주를 찾습니다 ㅋㅋ 3 조중동 18:15:17 236
1797227 무조건 원글 물어 뜯는 댓글러 5 이상함 18:14:43 169
1797226 김치도 못꺼내먹는 남의편 8 .. 18:14:25 517
1797225 김인호 산림청장, 분당서 음주운전 사고…직권면직 3 ... 18:13:38 567
1797224 냉동삼겹살이 너무 질긴데.. 1 .. 18:12:57 67
1797223 얼굴 피부 무슨 증상일까요. 9 .. 18:12:38 358
1797222 공취모 출범식도 한대요 ㅋㅋㅋㅋ 11 ㅇㅇ 18:11:12 365
1797221 윤으겐이랑 말이 안되는 이유 ..... 18:10:27 88
1797220 날 괴롭히던 친부가 집에 오고있다고합니다 24 .. 18:09:51 1,389
1797219 공소취소모임 87인 명단 2 ㅇㅇ 18:09:22 284
1797218 거제도가는데 옷때문에요 1 알려주세요 18:04:06 207
1797217 한국 시민 전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 되었다네요 5 .... 17:59:39 777
1797216 다지기 샀는데 칼날 연마제 제거해야하나요? 1 17:55:37 206
1797215 윗집 베란다에 생선 주렁주렁…악취에 이웃 고통 호소 에휴 17:52:40 594
1797214 냉장고에 먹을거 가득해도 안먹는 가족들 8 흐미 17:50:45 906
1797213 여자애들 몇 살까지 클까요? 13 0011 17:46:58 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