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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부모님이 참 인상깊었는데

00 조회수 : 4,635
작성일 : 2025-08-28 18:59:39

제가 대학 졸업 후 취업해서 몇년 일하다가 

늦게 대학원에 갔어요. 

 

저는 부모님이 남보다 늦는거, 남들이랑 다른거 엄청 불안해하는 성향이라서 저를 들들 볶았고 

그래서 대학 휴학 없이 바로 졸업하고 일하다가

20대 후반에 하고싶은 거 하려고 부모님 몰래 대학원 입학했어요. 

 

나중에 부모님이 알게된 후 제가 다니던 직장에 전화해서 나 누구 엄만데 우리애가 어쩌고 하면서 어떡하냐고 울고불고 했다고, 직장 동료가 걱정하면서 전화해줘서 알았어요. 저한테도 엄청 불안해 하셨구요. 20대 후반에 대학원 가는게 제 인생 망하는 길인 것 처럼. 

 

대학원 동기중에 저와 동갑 여자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무려 그 해에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온 거였고, 삼수인가 하고 휴학을 몇년이나 했길래 물어보니, 놀았다고. 

 

2년동안 세계 배낭 여행을 했대요. 그 다음엔 전국일주도 하고요. 동아리 학회 학생회 활동도 임원으로 열심히 했더라구요. 

 

조급함이라고는 조금도 없어 보였고 뭐 어때~ 마인드. 

 

어느날 학교 학생회실이었나, 편지지가 펼쳐있어서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그 아이의 아버지가 그 아이에게 편지를 학교로 보낸 거더라구요. 그 아이가 받아서 읽어본 후에 학생회실에 그대로 펼쳐놓은 것. 

 

내용이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아버지가 딸에게 해주는  말. 

너가 뭘 하든 믿는다, 연애도 잘 하면서 재밌게 살길 바란다, 이런 남자(돈많고 그런거 아니고 성격)를 만나길 바란다 등등. 

 

그 편지를 왜 학교로 보내셨는지는 모르겠는데, 내용 읽어보고 우리 부모님에게서는 도저히 상상할수 없는 말들이라서 엄청 놀랐었어요. 

 

그 친구는 집도 부유한지 대학원때 자기 승용차가 있었고 학교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었어요.

 

그리고 졸업 후, 또 몇년 후에 

그 친구 부친상 부고가.. 

이후 그 친구가 아버지에 대해서 찬찬히 말을 하던데, 우리 아버지는 이런 분이셨다고, 존경한다고요. 

 

아버지가 암 말기 진단을 받으신 후 가족들 걱정할까봐 혼자서만 치료를 받다가, 아내에게는 알렸는데 자녀들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었대요. 자녀들 걱정한다고. 조용히 정리하셨대요.

 

그래서 거의 돌아가실 즈음에야 자녀들이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 무렵 우리 부모님은,

어디아프다 어디아프다, 치질 수술 하면서도 여기저기 알리고 왜 걱정 안해주냐고 치질수술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냐고, 1박 2일 간병을 요구하고. 

 

우리 엄마는 본인이 아프시면 카톡 사진을 약봉지 사진으로 해놓으시는 분인데, 병원 갈때마다 

누구는 자녀가 병원 모시고 가고 그런다는데 난 혼자 갈께 이러면서

지하철 타고 어느역에서 버스 갈아타고 가면 된다느니 하면서 마음 불편하게 만들고요.. 

 

이모한테는 딸이 살갑지 않다고 신세한탄을 하는지, 오랜만에 본 이모랑 사촌언니가 절 몰마땅한 눈으로 보면서 엄마 모시고 여기좀 가봐 하면서 식당을 정해주고, 엄마한테 잘하라고 하더라구요. 

 

참 비교되죠

너무 차이가 나서 기억에 남아요 

 

 

IP : 118.235.xxx.1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성
    '25.8.28 7:03 PM (122.32.xxx.106) - 삭제된댓글

    우선 토닥토닥
    님 애 한번 키워보세요
    친부모님이 지극히 정상이십니다

  • 2. ...
    '25.8.28 7:07 PM (106.101.xxx.148) - 삭제된댓글

    저희 부부가 그런 부모가 되려고 하는 편인데요
    자식도 자식 나름이네요. ㅜㅜ
    그걸 전혀 감사하지 않아요. 당연하게 생각하는데요 ㅎㅎㅎ

  • 3. 우웅
    '25.8.28 7:07 PM (1.231.xxx.216)

    정상이 아니라 대다수겠죠
    어른이 어른답지 않은 대다수

  • 4. ㅇㅇ
    '25.8.28 7:07 PM (117.111.xxx.240)

    부럽네요
    저도 그 친구 아버님처럼 아플 때 자식들한테 얘기 안하고 싶은데 쉽지 않을거 같아요 대단한 분이시네요
    근데 윗분 말씀대로 우리 부모님도 그렇고 원글님 부모님 같은 분이 대부분 일거에요

  • 5. 이젠
    '25.8.28 7:12 PM (221.149.xxx.103)

    내가 친구 아버지같은 부모가 되는 수밖에. 징징대는 부모에겐 적당히 하고요

  • 6. ---
    '25.8.28 7:22 PM (211.215.xxx.235)

    친부모님이 지극히 정상이 아니라 많은 수이겠지요.
    친구 부모님이 매우 보기 드문 분...저도 부럽네요..
    부모님이나 이모 등 친척들의 시선이나 말 , 평가에 휘둘리지 마시고 원글님 원하는 삶을 살아가세요. 부모님이 불안성향이 매우 강하니 자식과 분리도 어려울것 같네요.

  • 7. ㅡㅡㅡ
    '25.8.28 7:38 PM (220.240.xxx.172)

    아무래도 부자집 이니까..
    서민들이야 뭐.. ㅜ.ㅠ

  • 8. 난가
    '25.8.29 1:14 AM (116.43.xxx.47) - 삭제된댓글

    가난한 사람이(정신이든 재산이든)부자들과 가장 티나게 차이나는 건
    '여유'인 것 같아요.
    없는 사람은 그들의 여유를 흉내내더라도 곧 본색이 드러나지요.
    저도 자식에게 편지 써 주는 부모이고 싶지만 현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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