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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마지막을 바라보면서...

슬픔 조회수 : 4,882
작성일 : 2024-08-20 14:54:59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글을 써봅니다.]

 

사회적으로는 인정을 받으며 명예롭게 정년퇴직하신 아버지가 퇴직을 기점으로 파킨스 투병이 시작되었습니다. 퇴직 후 엄마와 행복한 시간을 꿈꾸셨던 아버지는 병의 여파때문이지 고집과 집착이 심해지고 상식적인 판단력이 흐려지셔서 3~4년간 엄마와 전쟁같은 시간을 보내셨고 지금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기시지도 못하고 의사선생님께 처음으로 임종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버지로서 자식을 사랑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렸을 때 경험한 아주 가끔의 폭력적 언행과 퇴직 후 엄마와의 싸움(갈등)으로 인해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내 자식들에게는 사랑한다는 말을 넘치게 하면서 정작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에게는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슬픔과 아픔이 밀려옵니다.

 

평생을 남편때문에 마음고생만 하고 가는 순간까지 날 이렇게 괴롭힌다고 때로는 절규했던 엄마도 지금은 미안함과 가여움으로 계속 우십니다.

 

결국은 헤어질 것을 알아도 매 순간 참고 사랑한다는 것이 너무 어렵고, 좀 더 잘해 드릴껄 후회하지만 다시 그 시점으로 돌아가면 과연 아버지께 다정하게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은 없습니다.

 

어제 돌아가실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매일 퇴근 전 책상과 업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더 오래 살기보다는 이제는 더 이상 고통없이 가시기를 기도하지만

마지막 한번 더 아버지의 웃는 얼굴을 보고싶습니다.

IP : 175.211.xxx.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8.20 3:07 PM (121.185.xxx.105)

    저라면 사랑한다고.. 가시기 전에 말 할 것 같아요. 가장으로써 짊어진 무게가 얼마나 크셨겠어요. 그걸 견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사랑하셨을테니까요.

  • 2. oo
    '24.8.20 3:08 PM (112.216.xxx.66)

    맘 아프네요. 좀 재밌게 살아보려는 순간 투병 시작..
    지금 이 순간도 1년간 투병하시다 올봄 하늘 나라 가신 엄마 생각이 떠나질않아요. 정말 건강하셨고 밝으셨던 엄마. 파킨슨도 그렇지만.. 뇌 질환이 성격 인지가 떨어져 알면서도 엄마한테 짜증냈던게 제일 후회 됩니다. 마지막 순간 까지도 기능을 하는게 청력이래요. 한달을 못드시고 눈을 못떠도 엄마 하고 부르면 응 하고 반응하셨어요. 다들 그러쟎아요. 사랑한다고 귀에 대고 많이 말하라고..

  • 3. ..
    '24.8.20 3:13 PM (211.219.xxx.207)

    한달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돌아 가시기 보름전에 요양병원에서 봤을때가 마지막이었는데 대화가 어려워서 아무말도 못하고 임종도 못봤는데.. 입관식때 돌아가면서 마지막인사하는데 너무 아쉬운마음이 크더라구요.. 들으실수 있을때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하심이 어떠실까요?

  • 4. ....
    '24.8.20 3:24 PM (122.36.xxx.234) - 삭제된댓글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대도 더 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서 no라는 답이 나왔다면 더이상 미련 갖지 마세요. 더 원만하고 사이 좋았던 관계여도 어차피 이별의 순간엔 누구나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듭니다.
    지난 봄에 아버지를 떠나 보냈는데 저 역시 그간의 많은 감정이 있었지만 부녀관계로 지냈던 시간은 그렇게 정리해서 접어두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했어요. 나를 알아보고 숨 쉬고 계시는 동안에 한번 더 쓰다듬고 면도 한번, 로션 한번 더 발라드리는 그런 소소한 것들로 남은 시간을 채워 나갔습니다. 떠나시고 보니 그렇게 보낸 시간들이 큰 위로가 되었어요.
    원글님 아버님께서도 부디 큰 고통 없이 편안해지시길 빕니다.

  • 5. 다시
    '24.8.20 3:25 PM (210.100.xxx.74)

    돌아가도 입으로는 말 못할것 같아요.
    좋아했던 아빠인데도 표현은 못했는데 마지막 잡았던 아빠손이 기억나요 손이라도 한번 잡으세요.

  • 6. ...
    '24.8.20 3:26 PM (165.246.xxx.96)

    아버지 돌아가신 지 2주 지났어요.
    가시기 전에 들으실 수 있을 때 꼭 사랑한다고 감사한다고 나중에 마중 나오시라고 말씀드리세요.

  • 7. 저도
    '24.8.20 3:29 PM (58.29.xxx.196)

    친정아빠가 얼마전 파킨슨 진단받으셨어요.
    한가지 문제에 이상하리만큼 집착하셔서 힘드네요. 같은 질문을 2년째 하고 계십니다. 오늘도 전화와서 또 물어보시길래 화냈는데... 반성합니다.

  • 8. rosa7090
    '24.8.20 3:38 PM (211.114.xxx.140)

    감사하고
    좋은 아버지 였다고
    사랑한다고 말해드리세요.
    고생 많이 하셨다고
    이제 편안히 쉬셔도 된다고
    말씀드리면 좋겠네요

    아버지가 기쁜 마음으로 편안하게 가시는게 중요하죠.
    100%의 부모님이 어디있나요.

  • 9. 원글님도
    '24.8.20 3:41 PM (39.119.xxx.55)

    어머니도 고생하셨다고 위로 드리고 싶어요
    병든 남편 수발 하는거 어디 보통 일인가요?
    냉정하지만 그게 남은 가족들이 할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 희생하고 더 잘할려 했다가 지레 지쳐서 마음이 더 힘드셨을거예요

  • 10. 얼마전에
    '24.8.20 3:59 PM (210.2.xxx.194)

    저도 아버지 보내드렸는데, 담당의사가 의식이 없어도

    청력은 가장 늦게까지 살아있으니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환자 귀에 대고

    얘기하라고 하더군요. 귀에 대고 말씀해주세요.

  • 11. 후회되어요
    '24.8.20 4:29 PM (118.235.xxx.77)

    저도 아버지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명예롭게 퇴직,
    늘 주변에 사람들이 들끓고 나름 존경받고 그러셨던 분인데
    2번의 암재발후 3번째엔 재기 못하시고 마지막 요양병동에서
    너무나 쓸쓸히 가셨어요. 극심한 통증으로 몰핀맞고 의식을 잃으신 후 가족과 작별인사도 못하고 떠나신.. 돌아가시기 6개월전부터
    밤에 못 주무셔서 불면증 상태 였는데, 여명 한달전엔 너무나 커피가 드시고 싶다고 근데 병원에서 마사지 말라고 해서 몰래라도 못 드린 것,. 그리고 이만큼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얘기못한게 넘 후회스러워요. 꼭꼭 하고픈 얘기, 드시고 싶으신 거 다 드리세요.
    14년이 지난 지금도 산소에 갈 땐 커피 엄청나게 사가지고 갑니다.

  • 12. 00
    '24.8.20 4:42 PM (211.114.xxx.140)

    윗님 너무 슬프네요. 커피요
    저 아는 분도 오빠가 후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가시기 전에 너무 너무 물을 드시고 싶어하셨대요. 그런데 병원에서 못드리게 하니까 새언니는 오빠 생각하느라 물을 못드리게 하고
    결국은 돌아가셔서 그게 가장 가슴에 남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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