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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을 당했을 때 신체반응

음.. 조회수 : 3,533
작성일 : 2024-01-15 16:35:37

제가 오래전에

겨울 아침 

두꺼운 책을 두팔로 가슴쪽으로 감싸서 들고 자취집 현관문을 나와서 

몇발짝 움직이자 마자

뒤에서 누군가가 한 팔로는 제 목을 두르고

다른 손으로 돌로 제 머리를 내리쳤거든요.

 

이 사람은 제가 기절하면 저를 끌고 갈 생각이었던듯해요.

하지만 진짜 운좋게 제가 돌을 맞고 기절하지 않았기에 

놀래서 도망가 버렸지만

 

제가 이 사람에게 당했다는 충격보다는

그 상황에서 제 신체 반응에 더 놀랬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요.

 

제가 머리를 맞고

그 순간부터 

목소리가 안나오고 다리는 움직일 수 있었지만

방향을 바꾸거나 달리거나 이런건 안되고

그냥 제자리 걸음만 되더라구요.

머리에 돌을 맞아서 아플텐데도 전~혀 아프다는 느낌이 안들었구요.

 

이런 신체상황이 5~10분 정도 지속되더라구요.

 

이걸 왜 쓰냐면

뉴스를 읽다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범죄드라마 "로앤오더SVU"의 주인공 벤슨 역에 하지테이 배우가

자기 성폭행 경험을 책을 냈다고 하더라구요.

거기에 저처럼 저런 신체적 상태에 대해서 썼고

그걸 정신의학자가 해석해 준 기사였는데

 

저것을 동결반응(freezing response)라고 하더라구요.

 

저런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도망가거나 소리 지르고 해야하는데 교간심경계에서

근육쪽으로가 아닌 이상한 쪽으로 혈액이 순환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외 영화에서 보면 도로에서 사슴이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멈춰서서 움직이지 않는

그런것과 비슷하다고 해요.

 

그리고 인간은 폭력을 당하려고 하면 폭력을 당하지  않도록 반응하는것으로 진화했다고 합니다.

 

즉 부부싸움을 할 때

남편이 폭력을 행사했을때

때려봐~때려봐~하면서 맞서서 싸울것 같지만

인간진화적으로 맞지 않기 위해서 무릎꿇고 비는 방향으로 간다고 해요.

 

이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혹시 폭행을 당했을때

내가 왜 비굴하게 했을까?하면서 내 자신을 자책하고 나를 미워하고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라는거죠.

그냥 인간진화상 자연스러운 형상이고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는데

소리지르고 대응 안했다고 해서 그 여성이 같이 즐겨놓고 나중에 고발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저 상황이 닥쳐오면

신체가 완전 동결반응을 일으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거든요.

그래서 대항하지 못하고 소리지르지 못하는데

왜 그렇게 안했냐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사람이 혹시라도 있을까봐

 

폭력을 당할때 신체반응에 대해서 한번 적어 봅니다.

 

 

IP : 121.141.xxx.6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1.15 4:45 PM (112.152.xxx.128)

    좋은 저보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예전에 길건너다가 트럭이 달려오은걸보고
    몸이 얼음처험 굳어버린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영화보면 차사고날때
    빨리 도망가지 않고 멈춰서버린 장면들을 이해했었는데
    그게 뇌가 보낸 동결반응이었네요.
    신기하네요.

  • 2. 제가
    '24.1.15 4:56 PM (61.101.xxx.163)

    대학때 성폭행 당할뻔했거든요.
    진짜 온몸이 굳고 목소리도 안나와요.
    목에서 끅끅거리고 그냥 온몸이 뻣뻣해져요.
    대학 신입생때였으니 너무 어려보였나.. 다행히 별일은 없었고 선배네로 바로 간뒤에 자취방을 옮겼어요. ㅠㅠ
    그해에 엄마가 절에 갔는데 그해 안좋다고 부적을 써왔는데.. 저는 부덕이니 점이니 안 쓰지만 그래도 그때 무사한거 감사해서 비웃지도 못하겠더라구요.ㅠ
    재빠르게 피하고 도망가는거 진짜 불가능합니다 ㅠㅠ

  • 3. ㅇㅇㅇㅇㅇ
    '24.1.15 5:08 PM (221.162.xxx.176) - 삭제된댓글

    옛날 주택 친정집에 도둑든거
    우연히 거실에 물먹으러 나갔다가
    발견.
    발도안떨어지고 입술만 겨우 움직여서
    속삭이듯 도.도도도 ..도둑도둑..도둑이야
    하는걸 도둑이 놀라 도망가고
    가고나니 정신차려 안방 뛰쳐감
    아빠가빗자루들고 나갔고요

  • 4. 충격적인 걸
    '24.1.15 5:26 PM (211.234.xxx.174)

    봐도 그런것 같아요.
    어릴때 집에 들어온 좀도둑과 정면으로 마주친적이 있는데
    입이 안 움직이더라구요. 바로 옆방에 가족이 있는데도
    도둑이야! 이 한마디가 안나와서 입모양만 움직이다가
    도둑이 도망간 후에야
    고장난 로봇처럼 천천히 방으로 걸어가서
    도둑이 들었어. 라고 말했어요.ㅎㅎ 어이 없죠.
    좀도둑이 아니라 강도였으면 날 해쳤을까.
    소리를 질렀으면 무사했을까.
    사십이 넘은 지금도 계속 생각나요.

  • 5.
    '24.1.15 7:03 PM (115.31.xxx.65)

    집에 좀도둑든 적있었는데ᆢ
    저 자다가 깼는데ᆢ좀도둑이랑 눈이 마주쳤어요 젊은 남자였어요
    놀래서 소리쳤는데ᆢ입을 막더라구요
    입막은 손 떼면서 저 죽기살기로 소리 질렀어요
    결국 도망갔는데ᆢ
    부모님방에 가서 도둑들었다고 말하는 도중에 다시 돌아온 도둑이랑 마주쳤어요
    아빠가 도둑 쫓아가셨구요
    그도둑은 왜 다시 돌아온건지ᆢ지금생각하면 끔찍해요
    전 그냥 반사적으로 소리질렀는데
    흉기가 없는 도둑이었이요 흉기가 있었으면 저도 소리못질렀을것같아요

  • 6. ...
    '24.1.15 7:18 PM (106.102.xxx.34)

    맞아요! 이거 제발 상식으로 널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폭행을 당한 사람이 제일 괴로운 게 내가 왜 그때 피하거나 맞서 싸우지 못하고 그냥 당했을까 자책감이거든요. 주변에서도 피하지 그랬어..받아치지 그랬어..너무나 쉽게 한마디씩 하고요. 그런데 동결반응으로 그럴수 있어요.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은 대응할수도 있지만 대응을 못하는 사람도 있고 그게 괜찮아서 동의해서가 아니란 거예요. 자신을 다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남을 비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짜 널리널리 알려지면 좋겠어요.

  • 7. 악~소리도안남
    '24.1.15 10:33 PM (210.98.xxx.108)

    벌레만 봐도 놀래서 저절로 비명나오는데
    ...
    저는 20대아가씨때 버스정류장서 집아파트까지 걸어가다가
    덩치큰놈이 뒤에서 확 끌어안았는데


    근데 옷긴게 롱코트안어 블라우스 입고있다가
    힘빠지면서 미끄러지면서 털썩 주저앉았는데
    예상치못한 전개였는지
    지도놀라 도망갔어요...

    그쉐잌은 초짜였고
    저는 천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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