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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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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

점저 먹기 전 조회수 : 1,887
작성일 : 2023-12-23 16:03:13

먹을 것이 없어 상한 밀가루로 수제비를 끓여먹은 적도 있습니다 희어멀건하게 된장만 풀어서 끓였는데

시큼하면서 쓴맛이 난 그것을 배 곯은 입은 상관 없이 꿀덕꿀덕 목구멍으로 잘 넘기데요

 

엄마가 한 여름 아파누웠는데 사리에 맞지않는 말을

하더라고요 아마 열에 들떠 그랬을테지요 그런 엄마가

눈을 뜨더니 옆에서 어쩔줄몰라하는 제게 찬장에 밥 조금있을거다 그거 물에 씻어서 가져와라 그랬지요 물에 씻는데 미끄덩 밥알이 뭉개지고 그나마 반쯤은 물에 씻겨 버려지고, 엄마도 나도 그 밥이 쉬었다는 걸 알았지요

다행히 밥인지... 그 멀건 냄새나는 것을 삼키고 엄마는 

기운을 차렸던거 같습니다

 

제 깊은 속 어딘가 감춰놓은 정말 구차했던 가난은

누구에게도 꺼내놓지 못했어요 가난했다 정도로 유년을 얘기하면 그 시절은 다 그랬다하는데 전 저의 가난이상은 들어보지 못해서 다 그랬어,라는 위로가 전혀 위로가 안되고 지금도 그렇고요

 

그러니 학력이 높을리 없습니다만 활자를 좋아해서

글을 많이 읽었어요 책을 많이 읽었다고 못 적는 이유는

끼니도 못 때우는데 읽을 책은 있었겠어요  그냥 보이는데로 글이라면 신문 쪼가리도 가릴것 없이 읽었지요

 

아버지 얘기는 언급없어도 충분히 유추 하실 수 있어

생략 합니다 이제 두 분다 먼 곳에 가시고 그곳에서

평안하시겠죠 저 부자는아니지만 노후 큰 걱정없을 정도입니다  아이들에게도 가난은 되풀이 되지않게 열심히 살아냈네요  한파인데도 낮동안은 보일러 작동을 안해도 훈훈하고 밝은 방에 누워  어린 날 어느 한 때를 적어봅니다  

 

 

 

 

 

 

IP : 112.154.xxx.22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12.23 4:10 PM (220.127.xxx.162) - 삭제된댓글

    잘 살아오셨네요
    첫 몇줄 읽어 내려오면서
    책을 많이 읽으신 분이 아닐까...했는데 맞았네요

  • 2. 가난
    '23.12.23 4:13 PM (182.211.xxx.40)

    누가 그랬죠.....
    가난은 부끄러운게 아니다. 불편할 뿐이다.
    학용품이 없어 자리에서 세워져 있던 저는
    체험학습비가 없어 아이들의 집중 을 받던 저는
    속옷을 못 입던 저는
    한 겨울 외투없던 저는.......
    가난은 부끄러웠습니다.

  • 3. 장하십니다
    '23.12.23 4:20 PM (211.241.xxx.203)

    저도 가난한 어린날
    가끔 생각납니다.
    성실하고 열심히.사셨네요

  • 4. ㅇㅇ
    '23.12.23 4:26 PM (73.83.xxx.173)

    많이 읽는다고 글을 잘쓰는 건 아닌데
    글재주가 있으세요.
    원글님도 댓글님들도 따뜻한 겨울 보내시고 가정이 평안하시길 바래요.

  • 5. ..
    '23.12.23 4:33 PM (220.233.xxx.249)

    저도 그땐 다 그랬다는 소리 듣기 싫어요.
    저만큼 힘든 어린 시절 보낸 사람, 별로 못 봤거든요.

  • 6. ..
    '23.12.23 6:04 PM (182.220.xxx.5)

    저도 고사리 손으로 밥하고 연탄 갈고 했네요.
    엄마한테 맞고...
    지금은 잘 살아요.

  • 7. *****
    '23.12.23 9:35 PM (223.39.xxx.81)

    심하게 배를 곯는 가난까지는 아니었지만
    가난때문에 부끄러운적 많았습니다.
    원글님과 원글님어머니 이야기는
    가서 도와주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아프네요.
    그래도 지금은 편안하시다니 다행입니다.
    쉰밥을 드시고 기력을 찾으셨다는 어머니도
    편안한 여생을 조금은 누리고 떠나셨길 바랍니다.

  • 8. 선물
    '23.12.23 10:25 PM (112.154.xxx.224)

    좋은 덧글들 크리스마스 선물 받았네요
    마음 아파하지마세요 그런 때가 있었구나 하지 저도 뭐ㅎ

  • 9. 고생 많으셨어요
    '23.12.24 10:18 AM (210.204.xxx.55)

    그 시절을 잘 견뎌내신 원글님, 이제는 다 잊어버리고 그저 행복하게 사셔요.

  • 10. ㅁㅁ
    '23.12.24 3:04 PM (183.96.xxx.173)

    제 얘기2라 쓰셔서 얼른 검색해 읽는 중입니다
    그맘땐 진짜 쉰밥을 주물러 맑은물나오도록 행궈 먹었어요
    그런데 전혀 불행하진 않았던 이상한 기억입니다

  • 11.
    '23.12.24 3:34 PM (125.132.xxx.103) - 삭제된댓글

    흩어진 쌀알들 한톨씩 주워 담으시던
    엄마에 대한 기억때문에 저도 밥은 못 버립니다
    어느 수녀님께서 밥먹다가 남은 반찬 싹싹
    긁어 드시면서
    이담에 죽으면 생전에 버린 음식들 다 먹게 한대요... 농담삼아 하신 말씀 아니더라도 가끔
    자조섞인 한마디를 저도 하게 됩니다
    나는 아마 이담에 반찬들만 꾸역꾸역 먹고 있을거야...
    밥은 버린 적이 없는데 반찬들은
    많이도 버리거든요.
    어릴 적 자랄 적에 결핍의 기억들 저도 아주
    많이 갖고 있어요
    들추고 싶지 않은 가난의 기억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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