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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해결책-품앗이 돌봄

조회수 : 1,537
작성일 : 2023-11-08 07:27:54

시작은 벽보 한 장이었다. ‘한 아이가 아파 병원에 데려가야 할 때, 다른 아이는 어찌 하십니까? 위급하고 답답할 때 아이를 정성을 다하여 돌보아 드립니다. 믿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당진 동일교회 이수훈 목사.’

 

27년 전인 1996년 충남 당진의 야산 입구에 비닐하우스를 치고 교회를 개척한 이수훈 목사(67)는 인근 아파트에 이런 벽보를 붙였다. 야산에서 캔 칡으로 차를 끓여 가가호호 나누며 전도에 애썼지만 비닐하우스 교회는 ‘경쟁력’이 떨어졌다. 그때 그 자신 육아의 어려움을 떠올리며 ‘아이 돌봄’ 벽보를 붙인 것. 붙이면서도 반신반의했다. ‘이런 비닐하우스 교회에 누가 아이를 맡길까?’

 

며칠 후 두세 살짜리 아이 셋을 데리고 주부 둘이 찾아왔다. ‘시장 다녀올 동안 1시간 정도만 맡아달라’던 엄마들은 해가 진 후에야 나타났다. 미안해했지만 얼굴엔 해방감 가득했다. 이후로 아이를 맡기러 오는 부모가 줄을 이었다. 다 받았다. 부모가 천안, 대전, 서울의 병원에 아이를 입원시킬 땐 안 아픈 아이를 며칠씩 이 목사 부부가 먹이고 재웠다. 마침 당진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서발전 등 기업이 들어왔다. 3교대 근무와 맞벌이가 많았다. 돌봄 수요는 계속 늘었고, 자연스럽게 교회를 중심으로 교인들끼리 품앗이 돌봄도 이뤄졌다. 2004년 주 5일제가 도입될 때 ‘토요 돌봄’을 시작한 것도 부흥의 한 계기가 됐다.

 

현재 등록교인 1만 5000여명, 평균 연령 29세, 2자녀 이상 가정 3000세대, 평균 자녀 수 2.07명, 당진 초등학생 12% 정도가 출석하는 교회, 어린이집 200명, 비전스쿨(방과 후 학교) 200명이 매일 교회 안에서 자라며 ‘저출생 극복의 모델’로 전국 교회의 탐방이 끊이지 않는 당진 동일교회의 시작은 소박했다.

 

지난주 찾은 교회는 32번 국도에서 약 1㎞쯤 농로를 따라 들어간 곳에 있었다. 벼가 익어가는 논 사이로 이어지다 산으로 접어드는 길, ‘이 길이 맞나?’ 의문이 들 때쯤 교회가 나타났다. 골짜기엔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이수훈 목사는 “아이는 교회가 돌볼 테니 걱정 말고 낳으시라고 권하고 있다”며 “3000가정 정도는 자녀가 둘 이상이며 여섯 자녀 가정도 있다”며 웃었다.

 

이 교회는 어린이가 중심이다. 입구에서 보면 오른쪽엔 어린이집, 왼쪽엔 교육관(비전스쿨), 정면엔 비전센터(청소년수양관)가 자리 잡았다. 예배당 건물 따로 없이 비전센터 강당 800석을 대예배실로 쓰는데, 주일 오전 9시 ‘온 세대 예배’에서도 어린이들이 주요 역할을 맡는다. 어린이들은 예배 시간에 성경 구절을 암송해 봉독하고, 어린이 찬양대가 찬양하고, 매주 1명씩 자기 ‘꿈’을 발표한다. 다른 교회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한때 교회 이름을 ‘꿈꾸는 교회’로 개명하려고도 했지만 아이들이 “나는 당진 동일교회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이름을 바꾸면 어떡하느냐”고 반대해 무산됐다고 한다.

 

어린이집과 비전스쿨은 오후 7시 반까지 돌본다. “불 꺼진 빈집에 부모보다 아이들이 먼저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자”가 ‘교회 이모’ 마음이다. 비전스쿨은 교회 버스가 하교 시간에 맞춰 당진 초등학교 10곳을 돌면서 교문 앞에서 교회 마당까지 안전하게 데려온다. 영어, 수학뿐 아니라 인성 교육도 강조한다. ‘명심보감’을 전 학년이 배우고 밥상머리 예절도 지도한다. 어린이들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워 3학년 때와 졸업할 때 연주회도 갖는다. 방학이면 영미권 대학생들을 교사로 초빙해 영어 회화 교육을 한다. 2017년엔 ‘시내산 중고등학교’라는 대안 학교도 열었다.

 

이 교회 성장 비결은 ‘역발상’이다. 20~30년 전만 해도 개신교계 사역은 장년 위주였다. 저출생 문제가 지금처럼 심각하지도 않았다. 이수훈 목사는 “개척 당시는 한보철강이 들어왔다가 부도 나면서 당진 경제가 휘청하고 어려운 가정이 많았을 때”라며 “그저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저출생 극복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자 교회는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지도 않았던 작년에만 전국 50여 교회의 탐방단이 교회를 찾아 비결을 배워 갔고 지난 4월엔 교회가 전국 목회자 1200여 명을 초청해 3박 4일간 ‘대한민국 출산 돌봄 콘퍼런스’도 개최했다.

 

이 목사는 “지금 교회가 다음 세대를 건강하게 길러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자신과 이웃에게 정직한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것이 목회의 핵심이라고 했다. “출산과 육아는 한 생태계로 봐야 합니다. 정확히 어린이 양육에 예산이 쓰여야 저출생 문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진=김한수 종교전문기자

IP : 125.183.xxx.16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11.8 7:34 AM (211.234.xxx.208)

    진짜 부모되니 알게 되었어요. 아이생기니 암것도 못해요. 갑자기 제 이 크라운빠졌는데 치료도 요하는 상황.. 가족들한테 전화 다 돌리고 어렵게 친정어머니 오셔서 치과갔네요 볼일을 못봐요ㅜㅜ 요즘같은 핵가족시대에. 잠깐 누가 봐줬으면 할때가 간절.. 저출산 제일 필요한건 부부가 아이돌볼수있게 휴가(연차보장)이라 유연근무제요. 유럽은 아이일있으면 휴가 떠나서도 다 볼일보게 해주고 재택근무로 돌려주더만요ㅠㅠ

  • 2. 교회
    '23.11.8 7:47 AM (218.53.xxx.110)

    교회에 돈 주려고 나오는 기사는 아니겠죠? 저는 교회 이런 데서 어울려 가족부터 애까지 그 안에서 잘 키우다가 교회 목사 위주로 비리 생기고 문제 생기는 케이스를 시사고발 프로에서 많이 봐서요. 이런 품앗이든 육아를 하려면 정부가 주도적으로 하던지 해야지 교회 끼고 하는 건 아니라고 보고요.
    저출산 원인에 앞서 결혼 자체를 많이 안하거든요. 여성혐오를 내버려두고 여성인권 바닥이라 해외 뉴스에 나오는 현실 문제를 해결해야 저출산이 해결되지 않을까 싶네요

  • 3. ...
    '23.11.8 8:08 AM (116.125.xxx.12) - 삭제된댓글

    교회끼고 하는건 믿을수 없죠

  • 4. ..
    '23.11.8 8:41 AM (106.101.xxx.250)

    낳지 마세요.
    애 낳는 순간 내 인생은 없어요.
    너무 후회됩니다.

  • 5. ....
    '23.11.8 8:49 AM (117.111.xxx.3) - 삭제된댓글

    조선일보 기사네요.
    저작권 때문에 이렇게 기사 전문 긁어오시면 안될걸요.

  • 6. ditto
    '23.11.8 8:53 AM (125.143.xxx.239) - 삭제된댓글

    한 줄에서 답나왔네요 “ 마침 당진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서발전 등 기업이 들어왔다” 대기업은 그나미 근무 환경이 낫죠 복지와 근로 조선이 좋은 일자리가 받쳐 주면 출산율 올라가요 교회가 무슨.. 세종시 보세요 우리 나라에서 출산울 제일 높은 도시인데 보장된 일자리들이 믾은 곳이죠 그나마 지방 분궝화와 지역 균형 발전의 일환으로 행정 수도로 옮겨 놓은게 이제와 그 꽃을 피우는 거고, 거기서 더 발전이 안되고 서울 집중화와 서울 몸집 불리기를 하면 출산울 올라가나요

  • 7.
    '23.11.8 9:00 AM (1.229.xxx.228)

    북유럽의 출산율이 높은게 교회의 공동육아 덕분이 아니지요..

  • 8. dd
    '23.11.8 9:16 AM (58.148.xxx.211) - 삭제된댓글

    교회가 권력싸움과 비리만 없으면 아이들 공동돌봄하기 좋긴하죠 주일마다 밥도 무료로 주고 여러행사 이벤트 많고 합창단이나 여러활동 배우기 좋구요 무료로 봉사활동 하시는분들도 많구요 저 어릴땐 학원도 많이 못다니고 놀때도 마땅치않으니 초등학교까진 심심하면 교회에서 놀고 먹고했던것같아요 저희집은 교인도 아닌데말이죠 교회가 폐쇄성도있지만 노약자들한테는 개방적이고 취약계층 돌보는 순기능도있어요 요즘 교회들은 잘모르겠어요

  • 9. 원래
    '23.11.8 10:16 AM (222.100.xxx.14)

    낳지 마세요.
    애 낳는 순간 내 인생은 없어요.
    너무 후회됩니다.

    ㄴ 원래 생명체가 다음 후손을 이어가기 위한 희생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야지요. 원래 모든 생명체는 후손을 낳으면서 자기만의 삶은 없어요 원래 그럼 거임. 숙명.

  • 10. 제가 생각하는
    '23.11.8 3:47 PM (121.162.xxx.227)

    이상적인 공동체네요
    꼭 교회를 염두에 둔건 아니고요

    학생때 라즈니쉬 공동체가 젊은 부부는 일하러가고 노년층이 공동으로 아이들 돌보며 지혜를 전한다...는 대목에서 실현해 보리라 했어요. 맞벌이시절 힘들었지만 친정대가족 공동체, 유치원 부모 공동체, 초등 부모 공동체... 저는 항상 그런걸 만들고 주도하고 혜택도 누렸네요
    지금 우리아이들 대학생인데 품성은 좋아요^^

    아파트 커뮤니티에 그런 공동체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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