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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미사 오늘 강론

ㄱㄴㄷ 조회수 : 881
작성일 : 2023-06-12 09:28:44
오늘 원주에서 시국미사 하나봐요



사랑을 가져라! 사랑은 지치지 않는다!

“사랑은 남아도는 젖처럼 넘치는 생명을 가진 강자에게만 있는 것이다.”(문익환)


지성이면 감천이다. 사람이 안간힘을 쓰면 하느님도 움직이신다. 아니, 세상을 살리느라 하느님께서 우리 몰래 진땀을 흘리시고 계시니 젖 먹던 힘이라도 보태드려야 한다. 없어야 할 것들을 없애는 일에, 있어야 할 것들이 제자리에 있도록 하는 일에 힘과 정성을 보태자. 몹쓸 말, 몹쓸 것, 몹쓸 짓들을 말끔히 치우고, 없으면 결코 안 되는 것들을 채우고 세우는 일에 물러서지 말자.




전주/ 서울/ 마산/ 수원/ 광주/ 춘천/ 의정부/ 인천에 이어 오늘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산실이기도 한 원주에서 월요시국기도회가 열린다. 대지에 발 딛고 사는 사람으로서 대지가 병들어 가는 현실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니 지나친 염려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나라를 걱정하지 않는 마음은 시가 아니라는(不憂國非詩也) 옛 선비의 충정과 매한가지다.



1. 소곤소곤 말부터 주고받자

임기가 4년이나 남았는데 퇴진을 요구하다니 너무 성급하지 않느냐는 걱정이 들린다. 그새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성화를 부리거나 재촉하는 것이라면 그 말이 맞다. 하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다.



겨레를 섬길 충직한 일꾼이 되겠노라 약속했던 그가 미국과 일본의 종이 되기를 마다 않고 연일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분별없이 대만과 중국의 양안관계를 간섭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개입함으로써 평화와 번영이라는 숙원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세계가 부러워하던 한국 경제를 끝장내다시피 하고, 남북 화해와 평화의 다리를 끊어놓고도 이제야 나라가 정상이라는 듯 당당하다.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자신의 매국노선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으므로 어쩔 수 없이 다시금 퇴진을 명령한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불은 언제 끄는 게 좋은가? 보는 그 즉시 그래야한다. 아무리 초가삼간이라도 좀 더 기다려보자고 할 집주인은 없다. 일본의 국권침탈이 본격화하기 한참 전에 곳곳에서 의병투쟁이 일어났던 것도 그래서였다. “정말 그래도 될까?” 하는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군주의 나라라면 역모로 몰리겠지만 민주의 나라는 ‘탄핵’이라는 번복의 기회를 법과 제도로써 뒷받침하고 있다. 이승만, 박근혜를 도중하차 시켰다고 해서 헌정이 중단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나라가 바르게 서고 주권재민의 원칙이 굳건해졌다. 그의 말마따나 오년짜리 비정규직 공무원일 뿐이고 임기만 끝나면 대한민국의 불행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을 사람이다. 짠 맛을 잃은 소금인데 어디에 쓸 것인가. 선장 하나 바꾸는 게 구명정을 놓고 우리끼리 혈투를 벌이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하지 않는가.


어디서부터 무엇으로 시작하면 좋을까? 엎어진 김에 쉬어가라는 말도 있으니 이제라도 우리가 바라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해 오래오래 이야기를 나누자. ‘데모크라티아’, 민주주의 본뜻은 민중의 자치이다.


민주정民主政의 주체인 우리는 투표가 끝나면 뒤로 물러나는 사람이 아니라 통치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말로만 주인이라 하고 ‘인민’(people)이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끔 만들어 놓은 함정을 파악하는 일도 중요한다. 우리나라는 민주정이 아니라 사실상 귀족정이다. 그래서 번번이 승냥이들과 한패인 삯꾼을 만나는 것이다.


2. 미국산 쇠고기와 후쿠시마 핵폐수

이명박은 곱창처럼 미국 사람들이 먹지 않는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을 포함,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를 먹이고 싶어 했다. 어린 중학생들이 가장 먼저 나섰고 시민들의 대대적 저항 덕분에 검역 주권을 지켰고 그 덕에 지금껏 비교적 안전한 쇠고기를 먹고 있다. 윤석열은 일본의 핵 폐수 투기를 거들고 있다.

처리수이니 믿을 만하고, 그 물에서 거두는 해산물도 안전하니 맘 놓고 먹으라 한다. “세슘 기준 180배 우럭이 또 나타났다”는 일본 측 보도가 있었으나 “우리 바다에는 올 일 없다. 괴담 살포로 우리 어민 다 죽는다” 하고 있다. “독이 든 복어도 먹지 않느냐?”며 광우병 의심 쇠고기를 홍보했던 사람들답다.


헐벗고 배곯던 옛 사람들도 바다를 더럽혀 가면서 저 살 궁리는 꿈조차 꾸지 않았다. 생명을 살릴 물이 아니면 흘려보내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 물이 흘러들어 가면 바닷물이 되살아난다. 그래서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물가에는 어부들이 늘어서고, 늪과 웅덩이 물은 소금을 얻을 수 있다”(에제 47,8-12 참조)고 떳떳이 말할 수 있었다.


자기의 더러운 것을 남의 밭에 부어버리는 일본의 만행이야 말할 것도 없고 거기에 놀아나는 한국 집권층의 부회뇌동 또한 천벌을 받을 짓이다. 땅은 중금속으로 오염되었고, 공기는 숨 쉬기 힘들어졌으며, 강이란 강마다 녹조라떼가 흐르는데, 마침내 바다마저 방사능의 침략을 받는다. 이것이 미래세대가 물려받을 유산이다.


3. 그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

지난 1년 동안 윤석열은 윤리, 선, 신앙, 정직을 비웃으며 도덕적 타락의 상태*를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우리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타인과 세상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착하고 성실한 것이 가치*있다는 인류의 오랜 경험을 한껏 조롱하였다. 한 인간으로서야 언제까지나 형제로 받아들이겠지만 개인적 이익을 지키려고 서로 다투게 하고, 새로운 형태의 폭력과 잔인함이 발생*하도록 만드는 그를 차마 대통령으로서 인정할 수 없다. 이유는 오직 하나, 그가 하느님을 무시하고 하느님의 사랑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슬프다.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살되 올바로 잘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꿈. 너만 목숨이 있다더냐.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들, 땅 위를 기어 다니는 것들, 물속에서 헤엄치며 살아가는 것들도 제각각 귀한 목숨을 가졌으니 다 같이 잘 살되 올바로 잘 사는 세상을 이루자는 아름다운 꿈이 왜 이렇게 어려운가. 사람이 사람답기란 이토록 힘든 일일까.


하지만 우리는 믿는다. 비극과 몰락의 시간 속에 환희와 영광의 때를 간직하는 무덤의 비밀을. 발악發惡하는 자에게는 발선發善으로 맞서자. 사랑은 지치는 법이 없다. 꺾이지 않는 사랑을 나누어 갖자.


2023년 6월 12일

원주교구 봉산동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립의 초심을 떠올리며



*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229항에서 인용.
IP : 210.222.xxx.25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6.12 9:44 AM (125.130.xxx.132)

    지치지 않아야겠습니다

  • 2. ***
    '23.6.12 10:04 AM (106.102.xxx.54)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감사합니다.
    답답한 마음 대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3. ㅁㅁ
    '23.6.12 10:17 AM (61.85.xxx.153)

    훌륭한 글이네요

  • 4. 지지합니다.
    '23.6.12 11:31 AM (182.219.xxx.35)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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