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제 편 들어줬던 친구가 이따금 생각나요.

... 조회수 : 4,788
작성일 : 2022-09-12 23:10:16
고1 야자 때 일이었어요.

전 공부만 할 줄 알고 눈치는 많이 보지만 임기응변이 약하고 거짓말은 잘 못 하는 소심한 학생이었어요. 

그 당시 우리학교에서는 야자시간이 되면 다른 반 학생들과 섞어서 앉았던 것 같아요. (고 2부터는 전교 성적순)

그때 제 옆자리에 앉은 애는.. 저와는 다른 반이었고 기가 세고 공부는 중상정도는 했던 거 같고.. 비슷하게 기센 애들끼리 어울려 다녀서 저와 친하진 않았지만 얼굴은 아는 애였어요. 인싸 스타일이었던거 같아요.

야자 때만 나란히 앉아서 공부만 조용히 하니 얘기도 별로 안하고 신상도 잘 모르고 그랬죠. 걔는 쉬는 시간만 되면 자기 패거리?애들하고만 얘기하고.

그 날따라 야자가 시작했는데도 그 애가 자리에 계속 없더라구요.

하필 그날 야자 감독 선생님이 제 담임이었어요. 제 자리옆으로 오시더니 저보고 얜 언제부터 없었냐, 어디갔냐고 하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니 그 순간 교실전체가 엄청난 침묵이었어요.

전 언제부터 없었는지, 어디갔는지 모르겠다고 했구요.. 

선생님이 교실을 떠나자 마자 갑자기 교실 여기저기에서 일제히 큰소리로 저에게 엄청난 비난을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없었다고 하면 어떡하냐고 잠깐 나갔다 곧 돌아온다고 얘기해야지.. 이런 식으로요.

알고 보니 그 애가 독실한 교회신자였는데 그 주간이 크리스마스 주간이라 야자시간에 몰래 합창반 연습하러 간거였대요.

전 전혀 모르고 있었고요. 아무 얘기도 안해줬고..

그 애가 지 친구들사이에선 인기가 좋은 애였는지 애들이 일제히 저를 막 비난을 하는데.. 제가 너무 당황하고 상황파악이 안되서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는데..

제 뒷자리 옆에 앉아있던, 저랑은 별로 안 친했던 친구가 갑자기 큰 소리로
[얘는 아무것도 모르니 그렇게 얘기하지 왜 얘한테 뭐라하니, 다들 그만해!]
이러는거에요.

그러자 갑자기 다들 조용해지고...정말 너무 고마워서 눈물날 뻔했어요.

다음날 그 애(추가: 야자빠졌던 애입니다;)는 우리 담임에게 엄청 혼났다더라구요. 맞았다는 소문도 있었어요.;;;
우리 담임과 그 애 담임사이가 안좋아서 더 심하게 혼났다나..
그런건 또 어떻게 다들 알고 있는데 역시 저는 모르고 있었고요,

눈치껏 얘기했으면 될 일을 제가 멍청하게 대응한 거니..다들 절 비난할때 혼자 제 편들어주기가 힘들었을텐데..

바로 즉각적으로 큰소리를 내줬다는게 아직도 참 고마워요. 저랑 친하지도 않았는데요..

벌써 30년 된 일이라 이름도 이젠 기억이 안나지만 여장부 언니 같은 느낌이었던 그 친구는 아직 이따금 생각이 나요.

그 친구 영향을 받아.. 저도 좀 당당하게 불의를 보면 큰 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으로 바뀌었어야 하는데..

전 나이가 이렇게 들어도 여전히 소심하고 눈치보고 정당한 말도 잘 못하는 소시만으로 살고 있네요..



그 친구가 아주 잘 살고 있길 바래요.. 고마웠어 친구야.




IP : 61.85.xxx.248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소
    '22.9.12 11:16 PM (211.58.xxx.247)

    좋은 친구네요. 잘 시시고 있을 것 같아요.
    그걸 생생히 여태 기억하며 고마워하는 원글님도 좋은 분이세요.

  • 2. ...
    '22.9.12 11:22 PM (117.111.xxx.186)

    님도 그런식으로 친구에게 편이 되줄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건데 고마움만 있고 많아 혼나게 된 친구에 대한 미안함은 없는 듯요

  • 3. 용기
    '22.9.12 11:23 PM (39.125.xxx.74)

    참 고맙고 용기있는 친구였네요~^^

  • 4. ㅇㅇ
    '22.9.12 11:25 PM (78.159.xxx.115) - 삭제된댓글

    그렇게 갑자기 몰리게 되는 황당한 상황이 있더라구요.
    보통은 남들 앞에서 걍 몰린 상태로 끝나서 억울하고 나쁜 기억으로만 남는데......
    멋진 친구네요..

  • 5. ㅇㅇ
    '22.9.12 11:27 PM (78.159.xxx.115) - 삭제된댓글

    근데 담임이 너무 이상한 사람이네요

  • 6. ....
    '22.9.12 11:31 PM (1.241.xxx.172) - 삭제된댓글

    담임에게 맞았다는 그 애는
    야자 빠진 옆자리 아이겠죠

  • 7. ...
    '22.9.12 11:34 PM (180.70.xxx.42)

    고마움만 있고 맞아 혼나게 된 친구에 대한 미안함은 없는 듯22

  • 8. ...
    '22.9.12 11:36 PM (1.241.xxx.172)

    맞은 건 야자 빠진 옆자리 다른 반 아이겠죠
    야자 빠져서 샘에게 혼난 것을 원글님이 미안해 해야 하나요.

    뒷자리 멋진 친구네요. 지금도 잘 살고 있기를.

  • 9. 쓸개코
    '22.9.12 11:42 PM (14.53.xxx.108)

    말한마디의 고마움은 평생을 남는군요.^^

  • 10. ...
    '22.9.12 11:45 PM (61.85.xxx.248)

    아 맞아요. 야자 빠졌던 애가 혼나고 맞은거죠.
    맞은 애에게 미안함은 없진 않지만.. 저 같은 애는 얘기를 안해주면 모르는 애라.. ㅜ

  • 11. ㅇㅇ
    '22.9.12 11:46 PM (107.181.xxx.135) - 삭제된댓글

    다음날 그 애는 우리 담임에게 엄청 혼났다더라구요. //
    생각해보니, 말해준 애를 혼낼려면 당일날 때렸겠죠.
    다음날 "야 너 어제 왜 애들한테 조용히 하랬어" 이러면서 때리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다음날 때릴 일도 아니고, 생각해보면 야유를 퍼붓는? 친구들한테
    항변해준 게
    엄청 맞을 일도 아닌데...

  • 12. ㅇㅇ
    '22.9.12 11:57 PM (106.101.xxx.138) - 삭제된댓글

    어휴,야자 빠진애가 담임에게 맞았다는데
    무슨 얘기를 읽으신건지요.

  • 13. 107.181.xxx.135
    '22.9.13 12:07 AM (1.231.xxx.121) - 삭제된댓글

    아니 글을 어떻게 읽으시면 그렇게 해석이 되나요...;;

  • 14. 윗님
    '22.9.13 12:39 AM (1.231.xxx.121)

    담임한테 맞은건 야자 빠진 애죠...

  • 15. 엥..
    '22.9.13 12:56 AM (211.245.xxx.178)

    당연히 야자 빠진 학생이 혼난거 아닌가요?
    말도 없이 야자 빠진 친구가 혼나는것도 원글님이 미안해해야하는건가요?
    사유가 있으면 미리 얘기하고 빠졌으면 됐을걸.,
    원글님은 옆자리 앉았다는 이유로 이미 다른 아이들에게 비난을 받은 상황인데요...

  • 16. ??
    '22.9.13 1:41 AM (92.38.xxx.59) - 삭제된댓글

    다음날 그 애는 우리 담임에게 엄청 혼났다더라구요. ㅡ 이게 야자 빠진 학생이 맞은 거라고 쓴 사람인데요.
    위에 댓글에 대변해준 친구가 혼났다는 걸로 해석해서 원글님 뭐라 하는 사람들이 있길래,
    한 번 글을 읽을땐 저도 그렇게 이해했지만
    다시 글을 읽어보니 "다음날" 혼났다는 걸로 봐서
    야자 빠진 애가 맞은 걸 거라고
    쓴 거였어요.
    댓글 달고 보니
    원글님 댓글도 그 야자 빠진애가 맞았다고 달려있길래 둔 거구요.
    원글님한테 따지려고 쓴 댓글이 아니었음.

  • 17. 그러게요
    '22.9.13 9:49 AM (118.34.xxx.85) - 삭제된댓글

    정의의 용사까지는 아니어도 그 한마디 슬쩍 얹어주는걸로도 고맙더라구요 저는 세아이키우면서 별별사람 다 만나봐서 대처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막내 초등입학하니 또 새로운 진상은 늘 존재하는구나 알게되더라구요 착한척 나이많은척 하며 다가와서 자기 학력직업돈자랑 하면서 특이하게 모임을 좋아해 뭐 그룹만 엮였다하면 우리 잘맞는다며 정기적인 모임인맥만들기 좋아하는 엄마를 봤거든요?

    저는 빠지고 타겟이 되니까 그룹수업후 어머 애들 잘 논다하며 꼭 oo이 재밌더라 재밌는 얘기해줄까하며 우리애 욕하는거 들은얘기 누구랑 어쨌다더라얘기 형이랑 가는데 형이 엄청 승질부리더라??????? 하며 꼭 앞뒤로는 재밌는얘기 귀엽더라 하는 쿠션을 표현을 붙여서 우리애 디스를 하는거에요
    (당황해서 집에가서 애들잡고 확인하면 아니거나 별 대수롭지않은상황)
    진짜 고도의 나쁜년인거죠 옆에있던 친구엄마가 항상은 아닌데 욕한다고 할때 oo이 욕 안해요 우리집놀러올때 자주보는데 안그렇고 또 남자애들 너무 못해도 안되요~ 하는데 고맙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00811 라인 잡힌 여성 남방 03:48:23 35
1800810 이란 전쟁....생각해 봤는데요 1 .. 03:09:22 372
1800809 동물의 숲 하는 분 계신가요? 3 .. 02:55:15 207
1800808 국가 시스템은 개인의 선의보다 정의로운 법체계로 1 oo 02:39:00 167
1800807 자기 전에 후회, 안좋은 생각 등이 나면 해결책? 3 02:27:13 282
1800806 이제 나라 걱정은 뉴이재명한테 맡기세요! 13 그동안 괜한.. 02:21:25 461
1800805 넙적한 파스타면 어떤거 사야되나요? 11 파스타 02:18:43 223
1800804 요양원에 외부음식 못넣어주는게 맞나요? 2 요양원 02:16:27 208
1800803 19) 오늘 19 금 왜 이렇게 많아요 8 오늘 01:50:59 1,199
1800802 이 시간까지 못 주무시나요? 10 불면의밤 01:49:41 570
1800801 최진실의 엄마가 아이들 후견인이었다면 01:44:13 614
1800800 이재명 대통령도 그놈의 협치병에 걸렸군요 53 .. 01:22:57 1,458
1800799 부동산 매매 결정을 하였는데 뒤숭숭합니다 ㅠ 5 01:15:48 1,101
1800798 만두국과 두남자 3 .. 01:02:25 586
1800797 냉동저장용기 어떤사이즈를 제일 많이 사용하세요? 1 .. 01:01:08 204
1800796 검찰개혁 반드시 해야 합니다. 11 푸른당 00:58:21 552
1800795 쳇지피티 너무 우껴요ㅋㅋ 6 ㅇㅇ 00:55:17 1,282
1800794 검찰개혁, 수기분리는 대선 공약입니다. 대통령은 본인 말에 책임.. 5 ㅇㅇ 00:52:01 393
1800793 김용 소설 읽다가 7 ㅗㅎㅎㄹ 00:41:43 449
1800792 달달한 로맨스 영화 좀 추천해주세요. 3 .. 00:41:17 373
1800791 이대통령은 조국 사면 때처럼 결단해주시길! 12 답답 00:32:04 964
1800790 오늘 75만이나 봤네요.. 5 왕사남 00:19:19 3,237
1800789 총리에게 보내는 이별편지 같아요 17 저는 00:16:48 2,159
1800788 모두의 대통령은 신기루라니까 10 어휴 00:14:52 939
1800787 배추김치 담고 싶은데 2 질문 00:14:33 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