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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밤의 공벌레

| 조회수 : 1,393 | 추천수 : 4
작성일 : 2019-06-10 23:36:22

밤의 공벌레  

                                                    이제니
 

온 힘을 다해 살아내지 않기로 했다. 꽃이 지는 것을 보고 알았다. 기절하지 않으려고 눈동자를 깜빡였다. 한 번으로 부족해 두 번 깜빡였다. 너는 긴 인생을 틀린 맞춤법으로 살았고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었다. 이 삶이 시계라면 나는 바늘을 부러뜨릴 테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하염없이 얼음을 지칠 테다. 지칠 때까지 지치고 밥을 먹을 테다. 한 그릇이 부족하면 두 그릇을 먹는다. 해가 떠오른다. 꽃이 핀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 울고 싶은 기분이 든다.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주기도문을 외우는 음독의 시간. 지금이 몇 시일까. 왕만두 찐빵이 먹고 싶다. 나발을 불며 지나가는 밤의 공벌레야. 여전히 너도 그늘이구나. 온 힘을 다해 살아내지 않기로 했다. 죽었던 나무가 살아나는 것을 보고 알았다. 틀린 맞춤법을 호주머니에서 꺼냈다. 부끄러움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창비, 아마도 아프리카



초딩2년 막내가 그려온 그림 한장이 마음에 들었다

울프를 좋아해서 울프를 그렸고
석양이라 주황색으로 칠했고,
햇님은 지금 지는 중이라,  울프의 배 밑에 있고,
눈에 상처는 지난 번 타이거랑 다이다이 뜨다가 할큄을 당했고..

묻고 또 물으며, 
만족해 헤벌쭉하는 나에게
자기도 물어 볼 것이 있단다.

왜 그리 질문이 많으냔다

진심 궁금해 하는 얼굴은 덤

너무 온 힘을 다해 살아서 그렇다고...
꽃이 지는 걸 보고도 여적 정신을 못 차려 그런다고..

부끄러웠다 



* 맨 위는 시인의 시
* 그 외에는 쑥언늬 사설. 사진 그리고 막내의 그림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oshidsh
    '19.6.12 2:08 AM

    어머, 그림 정말 잘 그렸어요!!! 초등2년인데..색감도 뛰어나고..엄마 닮았나봐요.

  • 쑥과마눌
    '19.6.12 12:45 PM

    엄마 쪽 아닙니다 ㅠㅠ
    모립니다. 누굴 닮았는지를...^^;;

  • 2. 테디베어
    '19.6.12 9:11 AM

    OH~~~ 막내 그림 정말 좋아요 ..
    해가 자러가서 밑에 있고 석양의 주황색!!!

  • 쑥과마눌
    '19.6.12 12:46 PM

    태양의 위치가 제일 맘에 듭니다
    저도 ㅋ

  • 3. 수니모
    '19.6.12 10:01 AM

    오, 대담하고도 간결한 붓터치와 강렬한 색상!
    20세기의 거장 '마르크 샤갈'을 떠올리게 합니다.
    보고 또 보고....
    엄마는 충분히 설레입니다.

    사진(?)은 안보이네요..

  • 수니모
    '19.6.12 10:19 AM

    앗, 사진이 다시 보이네여.
    제컴이 잘못했쓰요.

  • 쑥과마눌
    '19.6.12 12:47 PM

    어쩌다 얻어 걸린 것이 팩트
    장인의 숨결을 느낀 것은 사랑 ㅋ
    감사!

  • 4. 에르바
    '19.6.14 4:04 PM

    아홉살짜리 그림 실력이 비범하네요.
    엄마의 감성을 닮은듯 해요.

  • 쑥과마눌
    '19.6.16 5:08 AM

    감사^^
    엄마의 승질머리도 닮았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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