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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2주일은 너무 길어!!

| 조회수 : 1,636 | 추천수 : 17
작성일 : 2011-05-17 17:06:19


  
지난 화요일이 석가탄신일이라서 바이올린 레슨을 쉬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날 시간을 맞추기도 힘들어서 그냥 한 주 쉬고 다음 화요일에 올께요 하니까

선생님이 한 주일 쉬면 손모양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고 걱정을 했지만 설마!! 하고 웃었습니다.

그런데 설마가 아니더라고요.

피아노도 한 주만에 가는 것보다 오히려 덜 연습하고, 바이올린 소리도 묘하게 이지러진 소리가 나서

연습의 재미가 덜한 현상에 놀랐습니다 .아하 그래서!!



레슨시간에 소리 다시 맞추고 흐트러진 손도 고치고 나서 지난 곡, 새로 배우는 곡 이런 저런 곡 연습을

하고 나니 이제 조금 뭔가 형태가 잡히는 기분이 들어서 신기하네요. 그래서 렛슨을 최소한 한 주에 한 번은

해야 하겠구나 제대로 알게 된 날이었지요.



가끔 아이들에게 물어 볼 때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배우던 것을 그만두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있는지를

그러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악기 레슨을 그만 둔 것을 후회한다고 대답하네요.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조금씩 해 보면 어떤가 그렇게 부추기지만 너무 오래 된 일이라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어제 나무 심는 사람을 다 읽고 나서 불어 모임의  한 멤버와 점심을 먹고 ,오랫동안 사적인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여럿이 모여서 이야기할 때와는 달리 조금 더 깊이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했는데요

그녀는 어린 시절, 이상하게 관심있는 거의 모든 것에서 빠른 성취를 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어느

정도 이루고 나면 그 다음에 이상하게 힘이 빠지고 여기서 얼마나 더 나갈 수 있나, 과연 나는 더 할 수 있는

재능이 있나 그러면서 그것을 놓아버리고 말았노라고, 그것에 비하면 지금 영어나 불어 공부하는 것은

이제까지의 패턴과 달리 잘 되지 않아도 물고 늘어지는 희귀한 경우에 속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구나 사람마다 참 다르구나 하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

학창 시절 공부와 책읽기외에는 잘 하는 것이 없었던 제겐 재능이 눈부신 사람들이 부러움의 대상이었지요.

노래 잘하는 아이, 악기 연주 잘 하는 아이, 운동 잘 하는 아이, 수를 잘 놓는 아이, 그림 잘 그리는 아이

말을 재미있게 하는 아이, 이렇게 부러운 아이들이 수도 없이 많았는데요, 아마 그래서 어린 마음에도

내겐 왜 그렇게 재능이 없는 것일까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요즘은 생각이 달라져서 부러워만 한다고 아무 것도 진전이 없다는 것, 그러니 정말 하고 싶은 것에는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저 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식으로 마음을 바꾼 것이지요. 그리고 비교하지 말 것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를 놓아버리고 나니까 그 순간 순간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유 위클리에 오 향녕 선생이 난세에 이렇게 즐거워 해도 되나? 라는 제목으로 전주와 인천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독서모임과 활동을 소개한 글을 읽고는 앗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놀란

기억이 납니다.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거나 해결이 요원한 문제들을 여러가지 안고 있지요. 물론

그래도 그것에 짓눌려서 매일 매일 고민한다고 해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라면 그것을 껴안고

일상은 일상대로 잘 살아가자고, 그리고 그 안에서 가능하면 즐거움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을

바꾼 이래로 행복하다거나 기쁘다, 신기하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다는 말을 참 많이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레슨 받고 집에 와서 지난 금요일 교보문고에서 구한 세계 미술관 기행중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읽으려고

펼치니 표지에 존 싱어 사전트의 그림이 눈길을 끄네요. 마침 보람이가 뉴욕에 갔을 때 제게 선물로 구해준

자석이 부착된 그림이 있어서 냉장고에 붙여 놓고 자주 보게 되는 그녀, 마담 엑스 그림인데요

표지 그림에서 촉발되어 존 싱어 사전트의 그림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올라와 있는 그림이 너무 많아서 마담 엑스 그림은 못 찾고 오히려 화가가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그린

수채화 그림에 매력을 느끼면서 보게 되네요. 키신의 모짜르트와 연주와 더불어 그림 보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여유있게!!



사실은 분리 수거하고 있은 시간인데 마대 자루를 들고 내려가니 경비 아저씨가 아직 분리수거 준비를 못 했다고

두고 가면 해주시겠노라고요. 그래서 덕분에 시간여유가 생겼지요.



드디어 마담 엑스를 찾았습니다.



조금 한가로운 시간에 다시 그의 그림을 찬찬히 보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다양한 그림이 올라와 있네요.

레슨이 있는 날은 아무래도 긴장을 하는 탓일까요? 아니면 일주일 동안의 연습을 매듭짓는 날이라서 일까요?

다녀오고 나면 한동안 조금은 느긋하게 쉬고 싶어서 그림을 보거나 음악을 듣게 됩니다.

물론 두 가지를 동시에 다 하는 날도 있게 마련이고요.

오늘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도판을 보다 보니 이 그림도 저 그림도 더 찾아보고 싶지만 그래도 역시

표지에 끌려서 존 싱어 사전트의 그림을 만난 날이고,



옛 여행의 추억속으로 들어가게 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무김치
    '11.5.17 9:51 PM

    어제 저도 이것 저것 정리하다가 전에 읽다가 접어 둔 책을 만났습니다.
    앉아서 읽어 볼려고 하니까
    눈은 따라가는데, 머리가 안 따라와 주더라고요.. 이런 이런...
    독서도 꾸준히 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 말이지요..
    이러다가는 글자도 잊어버릴 것 같더라고요.
    글씨 쓰는 것은 어떻고요. 자판기 두드리는 것이 펜을 잡는 것보다 쉬우니,
    안 그래도 천재성이 넘치는 (!) 저의 악필은 정말 암호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림이 나왔을 때 세상이(빠리가) 떠들썩 했다던 마담엑스로군요.. ^^
    어깨끈을 고쳐 그렸다고 해도 아직도 특별한 인상이 있는 초상화죠 ?
    아..이젠 그림 이야기들도 가물가물해질려고 해요...
    이를 어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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