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의 초중고등학교는 지난 주에 벌써 개학을 했어요.
새 학년이 시작되어 고등학생이 된 둘리양은 걸어서 학교를 가고, 이번 주 목요일에 기숙사로 들어가는 코난군은 이제 더이상 이 시간에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느긋함을 즐기고 있습니다.
코난군의 친구들 중에는 벌써 기숙사 입주를 해서 집을 떠나간 아이들도 제법 있어요.
신인수 님네 장남도 그 중 한 명이었죠.
각기 다른 대학으로 헤어지기 전에 두 가족이 저희 집에 모여서 함께 식사를 했어요.
사과 양파 미소된장을 넣고 만든 샐러드 드레싱이 맛있게 잘 된 날이었어요.
돼지 등갈비를 간장 양념으로 조린 것도 아이들이 잘 먹었어요.
저를 알고 명왕성을 아시는 분들은 다 아는 주주엄마!
두 집의 딸들이 고등학생이 되는 걸 축하하자며 저희 가족을 초대해 주었어요.
일하느라 바쁜 주주엄마라서 몇 가지는 직접 요리하고 몇 가지는 음식점에서 사와서 맛있는 저녁 밥상을 차려주었어요.
위 사진 맨 윗줄 왼쪽에서 두 번째 빨간색 음식은... ㅎㅎㅎ
알고보니 라스베가스에 여행갔다가 먹어본 떡볶이를 주주엄마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요리한 것이었어요 :-)
낙지와 새우가 주재료이고 채소가 좀 들어 있었고 간간이 얇게 썬 가래떡이 한 두 개 보이더라구요.
중국요리에 가래떡을 넣었네? 했더니 원래는 손가락처럼 얇고 긴 떡을 넣어야 하는데 그걸 못구해서 대신 이렇게 생긴 것을 넣은거라며, 원래 요리보다 해산물을 "조금" 더 넣었다며...
알고보니 그게 바로 떡볶이!
늘 키가 작아서 스스로에게 불만이었던 주주가 그새 훌쩍 키가 컸어요.
두 여고생들은 식사 후에 둘이서 속닥속닥 놀고 코난군은 이제 대학생이니 어른들과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늘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희집은 전기밥솥에 밥을 한 다음 따로 담아서 냉장 냉동 보관 같은 것을 하지 않고 밥솥에 그대로 보온을 해두어요.
밥이 오래되면 누렇게 변하는 게 싫어서 얼려두고 싶기도 하지만, 남편이 밥솥에 항상 바로 퍼먹을 수 있는 밥이 있는 걸 선호하거든요.
라면 하나 끓여먹고 남은 국물을 보며 밥을 좀 말아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바로 밥을 말아 먹어야지, 그럴 때마다 냉동실에 얼려둔 밥을 꺼내서 전자렌지에 돌리고 하는 것이 좀 귀찮은가봐요.
그래서 요즘은 밥을 해두었다가 색이 변할 것 같다 싶으면 후라이팬에 넣고 누룽지를 만들어요.
그런데 이 날은 누룽지 말고도 이런 것도 만들었어요.
밥을 물과 함께 끓여서 핸드블렌더로 갈았어요.
바로,
상추물김치를 만들기 위해서였죠.
지난 번 한국 방문에서 배운 김치인데, 상추로 물김치를 만들면 흐물흐물해져서 이상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날려버린 새로운 김치였어요.
상추 뿐만 아니라 오이도 들어가는 물김치인데, 제가 샐러드로 가장 좋아하고 많이 먹는 채소 두 가지가 바로 로메인 상추와 오이랍니다.
그래서 집에 재료가 구비되어 있었죠.
봉지에 담긴 색색깔의 고추는 색이 예쁜데다 세일도 하길래 한 봉지 사봤어요.
반으로 갈라보니 씨가 하나도 안들어 있어서 손질이 아주 편하네요.
맛을 보니 매운 맛은 하나도 없고. 단맛이 강했어요.
고추 특유의 향도 하나도 없어서 눈감고 먹으면 그냥 달콤하고 아삭한 과일같은 맛이었어요.
물김치에 단 맛을 추가하면 전반적인 맛에 도움이 될 것 같고 색도 예뻐서 잘게 썰어서 준비하고, 오이는 엄지 손가락 길이로 썰어서 끓는 소금물을 부어서 잠시 절였어요.
끓여서 갈아놓은 밥물에다,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늘 두고 사용하는 김치 양념을 풀어주었어요.
물김치 양념이니까 물을 좀 더 추가했는데, 저는 뜨거운 밥물이 빨리 식으라고 물 대신 얼음을 넣었어요.
김치를 보관할 통에 상추 오이 고추를 넣고, 그 위에 양념물을 부었어요.
제게 이 김치를 가르쳐주신 분이 하시는 걸 보니, 양념을 체에 한 번 걸러서 넣으시더군요.
그렇게 하니 김치국물이 깔끔해서 좋았어요.
상온에 하루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는대요.
그냥 김치처럼 먹어도 맛있고, 소면을 삶아서 말아 먹으면 그 맛이 아주 기똥차다고 해요.
오늘 저녁에 국수 삶아서 해먹으려구요 :-)
겉절이나 샐러드로만 먹는 줄 알았던 상추를 물김치로 만들어 먹는 법을 가르쳐주신 그 분께 감사 드리고, 또 배운 것은 널리 나누는 것이 미덕이라 여겨서 여기에 소개해 드립니다.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