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캠핑카 북미 대륙 횡단 여행 +허접 요리(6)

| 조회수 : 5,066 | 추천수 : 5
작성일 : 2021-04-02 09:10:44

또다시 새날이 밝았습니다 . 경치가 사는곳과는 다르니 보니 보는 재미가 있어 아침부터 서두르게 됩니다 . 이제 중독 수준입니다 . 창밖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지 않고 정지되있으면 급 지루해집니다 . 지나고 생각해보면 횡단을 다 못한다해도 쉬엄 쉬엄 여행을 했어야 했는데 40 여일의 시간밖에없고 꼭 대륙횡단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너무 무리해서 이동을 한감이 있습니다 .

어째틑 오늘도 길이 참으로 한가하군요 . 전 북미의 광활한 평지에 이렇게 시원하게 쭈욱 뻗어있는 길들이 참 좋더라구요 . 이런길을 거침없이 달리다보면 사이다를 한사발 들이킨듯이 속이 시원해지는듯해서요 .

야트막한 바위산들이 색깔이 조금씩 다른것이 신기하네요 .

좀달리다보니 조그만 시냇물이 나옵니다 . 계속 사막을 운전하다보니 물을본지 오래되서 급히 차를 세웁니다 .

가까히 가보니 맑은 시냇물이 아니라 거의 흑탕물 수준이네요 . 그래도 물이 너무 반가워 손도 씻고 발도 담가봅니다 .

허접한 물놀이를 끝내고 또 달려봅니다 . 

조금 더가니 하이킹을 할수있는 장소가 나오고 다른 차들 몇대도 길옆에 주차되 있네요 . 우리도 주차를 하고 냉동실에 있던 하드를 하나씩 물고 안내판을 들여다봅니다 . 

이런 더운지방을 여행할때 냉동실공간 넉넉히있는 캠핑카가 유용합니다 . 아이스크림 , 쭈주바 , 하드 , 얼음등등을 상시 구비하고 다니면서 더위를 식힐수 있으니 좋으네요 . 아이스박스에 가지고 다니다보면 얼음이 금방 다녹아서 물이 한강이 되기 십상인데 캠핑카 냉동실은 아주 돌뎅이처럼 모든걸 얼려주니 좋아요 .

날이 더워도 너무 더워서   100 미터도 못간거 같은데 물을 이렇게 입속으로 들이 붇고 싶을만큼 갈증이 납니다 .

 

간식은 못챙겨가도 꼭 물을 충분히 배낭에 넣고 다녀야겠더라구요 . 전 더무 덥고 길이 오르막길로 변해서 힘들어서 중도 포기하고 아이들과 남편만 정상까지 올라 갔다왔어요 . 너무 더우니 쉽게 지치더라구요 .

하이킹을 끝내고 다시 조금 가니 웬 무인 살구   과수원이 보이네요 .   주인도 없고 집도 없고 저울이 비치되있고   무게당 얼마라고 적혀있고 돈통이 있습니다 . 봉지는 없어서 그냥 대충 아무거나 차에 있던 그릇을 들고 다니며 살구를 따기 시작합니다 .

살구따는 장대에   바스켓을 장착하고 안에 스폰지까지 깔아놨네요 . 신박합니다 .

딸아이가   살구를 여러개따고 기뻐합니다 .

살구 무게를 재고 돈통에 돈을 투척하고   딴 살구를 가지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 살구를 운전석 옆에 놓고 온 식구가 달콤한 살구를 연신 먹으면서   갑니다 .

가다가 또 내려서 잠시 주위 풍경들을 돌아보며 휴식을 취합니다 .

이제 차가 또 산을 타고 올라가는것 같습니다 . 지대가 점점 높아지고 가다보니   꼭대기에 이런 전망대 같은곳이 나오고 신기하게도 갑자기 사막스런 분위기가 없어지고 주위가 초록이 됐네요 .  거기 표지판에 왜그런지 설명이 나왔는데 2 년전에 읽은거라 기억이 않납니다 .

어째튼 전망이 너무 좋습니다 .  

이른 저녁을 준비합니다 . 저녁이래봤자 아주 간소합니다 . 저를 빼고는 온식구가 먹는걸 그닥 즐겨하지 않는 편입니다 . 냄비밥을 하고 소고기 미역국을 끓여서 한끼 때웁니다 . 불 린미역에 참기름 , 작게 자른 소고기 , 마늘 , 간장 , 멸치액젓을넣어 달달 볶다가 물넣고 푸욱 끓이면 맛있는 미역국이 됩니다 .

저녁을 먹고 주위를 샅샅히 둘러보니 밤샘 주차 금지라는 표지판이 없습니다 . 오늘은 여기서 분독킹을 하는걸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 전망대다보니 다른차들도 올것   같아서 안전성과 조용함은 좀 떨어질듯 하지만 전망이 너무 좋고 무엇보다 운전자가 피곤하다고 하니 여기서 머무는것이 좋을듯합니다 .   또 밤이 늦으면 그 시간에 이 산중의 전망대를 올사람은 많지 않을것 같구요 .

활동적인 딸아이는 나와서 줄넘기를 하면서 운동을 합니다 .

여기서 머물기를 잘했습니다 . 참으로 멋진 석양이네요 . 사막 평지에서 봤던 석양과는 또다른 느낌입니다 . 

Alison (alison)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요리와 캠핑카 여행을 즐기는 50대 초반 직장 여성입니다. 사추기로 몹시 까칠해진 캐나다인 남편과, 십대 아이들 둘과 살아가고..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닝
    '21.4.2 9:21 AM

    덕분에 캠핑카 한구석에 살포시 앉아서 저도 같이 다니는 기분이네요.
    몸은 사무실에, 맘은 대륙횡단으로 ^^
    다음 편도 기대되요.

    이번 코로나 사태 전에 19년 여름, 번개처럼 갑자기 결정하고
    엄마 아버지 모시고 동유럽 다녀왔는데 지금 생각해도 어찌나 잘했던지 ㅎㅎㅎ

  • 2. Modesta
    '21.4.2 9:27 AM

    요즘 이 시리즈 덕분에 매일 힐링 받고 있어요. 이런 추억이 있으신게 부럽기도 하지만
    기억을 공유해주시니 저까지 행복하네요~

  • 3. 코스모스
    '21.4.2 10:33 AM

    딸아이의 줄넘기한 그곳은 평생을 잊지 못할거 같네요.

    멋진 여행후기 감사합니다.

  • 4. 나무늘보
    '21.4.2 12:06 PM

    새글 읽으러 매일 들어오네요^^
    감사합니다 ~

  • 5. 화니맘
    '21.4.2 12:28 PM

    어제 그제 꽉 막힌 도로를 열 몇시간 달리다 보니 탁 트인 북미대륙의
    풍광이 더욱 부러워집니다
    가족들 모두 평생 잊지못할 추억 부자가 되겠군요
    늘 꿈꾸던 일을 실행하는 Alisons님이 마냥 부러워요
    잘 보고 있답니다

  • 6. ria
    '21.4.2 12:29 PM

    시리즈 기다리는 애독자입니다~
    사진 참 감사해요!!^^

  • 7. 맑은 하늘
    '21.4.2 12:52 PM

    이 세상의 사람들 중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주 많이 부럽네요~ 글만 읽더라도 힐링되어 순식간에 읽었네요^^ 글까지 올려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 8.
    '21.4.2 1:49 PM

    '거기 표지판에 왜그런지 설명이 나왔는데 2 년전에 읽은거라 기억이 않납니다 ' 이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ㅎ.
    사진들을 보다보니 자연 앞에 한껏 겸손해 집니다. 엘리슨 님은 기억앞에 겸손해 지시는 듯요.
    미국 살구의 맛은 어떤가요? 여기까지 살구향이나고 입속에 살구즙이 터지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요? 여긴 살구 나올려면 멀었는데 ㅠㅠ

  • 9. 두들러
    '21.4.2 1:59 PM

    완결하시라고 응원드리는 마음으로 글마다 댓글답니다.^^
    용감하고 대단한 가족이십니다.
    가족간 두고두고 나눌 이야기거리를 만드신것이 제일 부럽고 좋아보입니다.

  • 10. 사실막내딸
    '21.4.2 2:51 PM

    Alison님
    글이 올라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부끄러워 댓글못다는 진심열혈독자입니다.
    미대륙횡단이 40만에 가능하구나 하며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끝까지 연재 해 주세요~ 꼭이요~

  • 11. wisdom
    '21.4.2 2:52 PM

    재가 나이가 들어갈 수록 정독능력이 떨어지는지
    2~3회까지 실시간 여행기인줄 알았어요 ㅎㅎㅎㅎ
    제 착각이 심했죠 ㅡㅡ
    가끔 글 속에 과거형이 있길래 아차싶어 1탄을 다시 읽었답니다
    2년전 여행을 시간순으로 정리도 참 잘 해주시고,
    지금 계속 여행하는 느낌이고, 저도 대리만족 되고 참 감사합니다.
    참 좋으네요.

  • 12. 명랑아가씨
    '21.4.2 4:10 PM

    '거기 표지판에 왜그런지 설명이 나왔는데 2 년전에 읽은거라 기억이 않납니다 ' 이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ㅎ 222222222222

    진짜 경치가 끝내줍니다!!! 사진도 예술이고!!!!
    앨리슨님 덕분에 저희도 눈호강 하지만, 앨리슨님도 이런 기회에 미국 횡단 캠핑 여행을 정리하실 수 있으니 서로 좋은 걸로 ㅎㅎㅎ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 13. 애주애린
    '21.4.2 4:29 PM

    여기까지 저도 잘 다녀온 느낌입니다.

    운동력 있는 글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 14. hoshidsh
    '21.4.2 6:20 PM

    진짜 너무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흥미진진해요.

  • 15. Harmony
    '21.4.2 10:09 PM

    시루떡같이 켜켜이 색색별로 펼쳐진 사암 병풍 산들, 정말 장관이네요.
    갑자기 나타난 숲은 혹 유타주의 Dixie National Forest (딕시 국유림) 아닐까요?
    전망대 꼭대기에서 분독킹 하고 미역국도 끓여 드시고
    광활한 그 대자연에서 따님이 줄넘기를 팡팡 뛰었다니~ 귀여워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요세미티나 콜로라도 강 위를 경비행기로 휙 돌아본 저로서는 이런 캠핑카 대륙횡단,
    정말 얼마나 재미날까 ~ 부럽습니다.
    가다 사드셨다는 살구도 그 뜨거운 사막에서 키워냈으니
    얼마나 맛이 달았을지 입안에 침이 다 고이네요.
    힘드시겠지만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곧 오세요^^

  • 16. 항상감사
    '21.4.3 1:19 AM

    고난주간이라 미디어금식하다가 오랫만에 82들어왔는데 두 편이나 새로운 여행기가 올라와있네요. 연재 감사드려요~ 다음편도 어서어서 올려주세요~

  • 17. 해피코코
    '21.4.4 12:21 AM

    반가워요 Alison 님.
    올려주시는 북미여행기 재밌게 잘 보고 있어요. 저도 오래전 아이들이 어릴때 한달동안 자동차로 북미대륙을 여행했었답니다.
    옛추억도 생각나고 다음편도 넘 기대가 되어요~^^

  • 18. Alison
    '21.4.4 2:07 AM

    늘 따스한 댓글들 감사드립니다. 힘내서 방금 7편 써서 업로드 했습니다 ㅎㅎ

  • 19. Alison
    '21.4.4 8:54 AM

    제닝님, 동유럽을 다녀오셨군요. 동유럽 너무 멋질것 같아요.
    Modesta님 이런 추억을 오래 간진하고 싶은데 나이가 들고 보니 기억이 자꾸 가물가물해저서 큰일입니다.
    코스모스님, 딸아이가 정말 이 가족 여행을 오래 즐겁게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나무늘보님, 제 여행기를 기다리신다니 감사합니다.
    화니맘님, 대륙횡단의 꿈을 실현하는데 20년이나 걸렸네요. 좀더 일찍할껄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운이 딸려서..ㅎㅎ
    Ria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맑은 하늘님, 감사합니다. 여행을 하면살수록 죽기전에 더많은 아름다운곳을 보고싶다는 욕심이 생기네요.
    꽁님, 저도 아무리 2년전일이지만 기억이 않나는게 어이가 없어요 ㅎㅎ
    두들러님 응원 감사드려요. 어린아이도 아닌데 이렇게 따스한 댓글들 달아주시면 더 힘이 납니다 ㅎㅎ
    사실 막내딸님, 감사합니다. 시작했으니 완결을 해야 할텐데 꽤가 나서 큰일입니다.
    Wisdom님, 제가 문체를 현재형으로 써서 좀 혼란스러우셨을 거예요. 사진들을 설명하는 식으로 쓰다보니 현재형으로 쓰게 됐어요.
    명랑아가씨님, 여행기를 쓰기가 가끔 꽤가 나고 힘들기도 한데 여행의 추억을 다시 더듬어보고 또 한국에 있는 저의 가족과도 기억을 나눌수 있으니 저한테도 좋은일 맞습니다 ㅎㅎ
    애주애린님, 감사합니다.
    Hoshidsh님, 흥미진진하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Harmony님, 딕시 국유림 맞아요. 사막경치가 갑자기 없어져서 깜놀했어요 ㅎㅎ 경비행기 투어도 너무 멋질것 같아요.
    항상감사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피코코님, 그동안 해피코코님의 아름다운 밥상사진보고 늘 감탄하던 숨은 독자입니다. 저도 그렇게 가족들한테 차려줘야지 하지만 실천이 않되네요. 해피코코님도 대륙횡단을 하셨다니 더욱 반갑습니다.

  • 20. 고고
    '21.4.7 4:12 PM

    댓글이 늦어 미안스럽습니다. 끙

    미역국에 살구
    게다가 저울과 바구니, 스폰지까지

    열심히 재밋게 잘 보고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0941 여긴 너무 거창해서 저같은 촌닭은 ㅠㅠ 47 김흥임 2024.01.21 12,817 3
40940 저도 떡국을 끓였어요. 22 챌시 2024.01.20 8,990 4
40939 저도 새해인사 드립니다. 28 스콜라 2024.01.15 9,094 3
40938 2024년 건강하세요 42 메이그린 2024.01.13 9,634 3
40937 167차 송년봉사후기 및 공지) 2023년 12월 LA갈비와 빨.. 29 행복나눔미소 2024.01.11 9,121 9
40936 청룡의 해 2024 34 ilovemath 2024.01.09 8,957 5
40935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신옌 콰이러! 신넨 오메데토 고자.. 36 소년공원 2024.01.09 7,176 4
40934 82회원님들~새해복 많이 받으소서~^^ 31 뮤즈82 2024.01.08 4,823 5
40933 오랫만에 왔습니다 26 Alison 2024.01.08 6,081 3
40932 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 26 주니엄마 2024.01.07 5,796 4
40931 사 먹은 음식, 두부전골 그리고... 9 진현 2024.01.07 6,559 4
40930 먹고 읽고 놀고 33 고고 2024.01.04 9,054 6
40929 일상밥상 22 강아지똥 2024.01.02 10,579 3
40928 토크가 문제 28 미라벨 2024.01.01 8,204 5
40927 82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 15 진현 2024.01.01 5,626 4
40926 2023년이 저물어가네요! 27 솔이엄마 2023.12.31 6,225 3
40925 얼마만인지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12 김명진 2023.12.31 5,312 3
40924 메리 크리스마스, 챌토리 왔어요 24 챌시 2023.12.25 8,956 5
40923 조용한 크리스마스 14 메이그린 2023.12.25 8,388 3
40922 겨울엔 김치만두죠^^ 19 Juliana7 2023.12.25 10,205 3
40921 내친김에 토하젓~~ 2 복남이네 2023.12.25 2,951 3
40920 이맘때 최고인 토하 그리고.. 23 복남이네 2023.12.24 7,105 3
40919 아름다운 것은 결국 사람이 빛내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18 소년공원 2023.12.24 6,732 7
40918 한겨울 화풀이 비비고 비비고...싸우어 크라프트^^ 16 Juliana7 2023.12.23 5,570 3
40917 도시락과 빵 등등 (사진 순서 막 뒤엉킴 ㅠㅠ) 10 고독은 나의 힘 2023.12.23 5,836 6
40916 동지팥죽과 9 강아지똥 2023.12.22 5,006 3
40915 미리 크리스마스!!! 11 디카페 2023.12.16 10,262 4
40914 추운날은 집에서 집콕 34 메이그린 2023.12.16 10,696 4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