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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안녕 경주

| 조회수 : 15,349 | 추천수 : 6
작성일 : 2019-04-02 08:02:38

1월 중 3월

3월 중 1월


어느 책 구절에서 본

요 며칠 이런 날씨입니다.


땅 밑에서 움틀거리는 나무뿌리를 눈에 보이지 않아도

느낌이 전해오는 강렬함

주눅이 들어 움찔할 때가 있습니다.

봄은 몸서리치게 찬란하지만 나는 가끔 봄날에 한없이 작아집니다.





입맛이 살짝 갈 때 머구(경상도)를 사 된장에 오물조물





집된장이라 짰습니다.^^





삼겹살에 싸먹기도 하고

파스타도 해먹었습니다.


--- 여기까지 키톡에 충실^^



경주를 떠나왔습니다. 며칠 전에.

먹고 사는 일이 경주에서는 당최 보이질 않기도 하고

자초한 고립에서 서서히 지쳐가는 즈음이기도 했어요.


살림도 단촐하고 가진 것도 별로없어 움직이는 일에

별 저항이 없습니다.


단지 여기에서 경주댁이라 불리던 그 이름이 빨리 끝나는 것에

미안하기도 하고 누군가 경주로 놀러오겠다는 약속에도 미안하고

그랬습니다.


그 사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증상이

제가 말을 느리게 한다는 겁니다. 좋게 말하면 차분한 거고

몰랐습니다.

혼자 지내면서 말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강아지들에게 하루 몇 백단어 정도 한 것말고는

아 이럴수가 있구나

좀 놀랬습니다.


나의 공부는 "사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사람이 나이기도 하고 나를 둘러싼 관계들 속에서 나와 당신들

50대 초반에 평생 살아야 할 에너지를 거의 다 쏟아낸 바람에

책으로 연명하고 퍼즐맞추듯 지나온 일에 이유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오로지 인정받고 싶고 그 분야에 권력을 쥐고 싶었던 그 이유가

무엇이였는지

왜 그 지점에 멈춰있는지

계속 질문을 내게 합니다.





바다가 적응이 느리지만 가끔 숲에 놀러 오는 고양이들 보고

산책길이 달라져 머뭇거리지만 그래도 똥도 잘 누고^^


이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갈 준비가 됐습니다.

재밋을 겁니다.^^



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원만세
    '19.4.2 8:20 AM

    응원합니다^^*

  • 고고
    '19.4.2 10:15 AM

    고맙습니다.^^

  • 2. 생활의발견
    '19.4.2 8:50 AM

    "글을 통해 나를 들여다본다..."는 "끌림"이 있지요.

  • 고고
    '19.4.2 10:16 AM

    세상에 읽을 책이 많다는 것과 들을 음악이 많다는 것이 저의 끌림입니다.^^

  • 3. 쑥과마눌
    '19.4.2 9:32 AM

    머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먼 나라인 이곳에서도 머위, 머위하며 타령을 했더니,
    누군가 검정비니루안에 머위 뿌리를 한 보따리 안겨 주더군요

    그래, 심어 놓고 일년
    올해 많이 많이 무척 많이 올라옵니다
    첫 순을 따서, 데쳐 먹고...또 기둘리고 있어요

    어디 있어도, 내 마음이 편하고, 내 주변이 외롭지 않는 곳이 천국이라지요
    화이팅 외치고 갑니다

  • 고고
    '19.4.2 10:19 AM

    큰 머구보다 지금 막 올라오는 새싹머구가 젤 맛있어요.

    길 위에 놓여있는 삶이라 흐르는대로 가야지요.

    고마워요.

  • 4. 햇빛은 쨍쨍
    '19.4.2 9:32 AM

    하...경주에 고고님 계시다는게...

    2년전 엄마 돌아가시고 피붙이들 박터지게 바닥근성 겨루기한후
    친정이 없어졌어요ㅠㅠ
    허허로움은 갱년기 면역결핍으로 나타나 아프고 가렵고 잠못자고
    멍뭉이랑 함께하는 고고님 일상이 보기엔 고고하니 의지가 되더라구요(뭔말인지..)
    박경리님의 에서 그속의 음식론에서 의지점을 찾은게지요.
    고고님의 어느 글에선가 게스트 방꾸밈을 본게 떠올라 여기에 가야겠다 굳혔더랬습니다.
    경주 가겠다고 쪽지글을 남겼어요.
    어머나~~제가 누군지 알고 망설임도 없이 그러라고 콜~하시더군요.

    겨울철이라..외며늘이라..직장인이라 ....설대목이라...엄마기일이라...그러다가
    덜컥 딸아이 결혼날짜가 바뜩하게잡혀버렸어요.

    마음이 어수선하고 약봉지 달고 살면서도 경주쪽으로 고개만 돌려도 좋았습니다.
    그저 콜~~해준 고고님 덕분입니다.
    마음으로 바다를 품고 있는것으로도 설레였어요.

    맑은 고고님. 감사해요~~!!
    소식 기다릴께요.

  • 햇빛은 쨍쨍
    '19.4.2 9:36 AM

    정정>>> 박경리님의 토지.

  • 고고
    '19.4.2 10:22 AM

    오늘 봄날이 쨍쨍합니다. 바람은 날카롭지만^^

    제가 고맙지요. 큰 일을 앞두고 맘이 바쁘시겠습니다.

    어디든 장소가 중요하겠습니까

    다 보내고 함 오십시요.

  • spoon
    '19.4.2 10:45 AM - 삭제된댓글

    어쩜그리 제 상황과 같은지...
    제가 쓴 줄 알았답니다
    다만...
    저는 3월말일에 퇴사했고 무작정 경주로 떠나려 했는데...;;;

  • 5. 햇빛은 쨍쨍
    '19.4.2 9:34 AM - 삭제된댓글

    추가 정정>>>박경리님의 토지에서.

  • 6. 그린파파야
    '19.4.2 9:47 AM

    고고님 어디서든 어느시간에서든 아이들과 행복하세요
    글에서 많은 것이 뭍어나고 많이 배웁니다.

  • 고고
    '19.4.2 10:25 AM

    바다가 오늘에서야 안정이 되나봐요.
    다른 녀석들은 오랫동안 저하고 지냈으니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고맙습니다.

  • 7. spoon
    '19.4.2 10:44 AM

    고고님 제가 벨 누를까봐 겅주 떠나신거 같은...;;;
    언제 어디에 계시건 응원 합니다

  • 고고
    '19.4.2 11:29 AM - 삭제된댓글

    하하하
    진작에 세 번 벨 누르시요. 우체부아저씨인줄 알고 나갔을 터인데
    응원, 고맙습니다.

  • 고고
    '19.4.2 11:30 AM

    하하하
    진작에 세 번 벨 누르시죠. 우체부아저씨인줄 알고 나갔을 터인데
    응원, 고맙습니다

  • 8. 김영재
    '19.4.2 12:06 PM - 삭제된댓글

    고고님 글을 공감 스럽게 잘 읽고 있습니다..^^
    어느 바닷가로 이사가셨는지 문득 궁금해서
    궁금해도 될까요 ~~` ^^*

  • 9. 마리스텔요셉
    '19.4.2 1:18 PM

    이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시는 고고님 삶을 기대해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요. ^^

  • 고고
    '19.4.3 7:17 AM

    예, 고맙습니다.

  • 10. 프리스카
    '19.4.2 4:45 PM - 삭제된댓글

    어디서 사시든
    그 무엇을 하시든
    늘 응원합니다.
    건강 챈기시고
    반려견들과 행복하게 사세요.^^

  • 11. 프리스카
    '19.4.2 4:46 PM

    어디서 사시든
    그 무엇을 하시든
    늘 응원합니다.
    건강 챙기시고
    반려견들과 행복하게 사세요.^^

  • 고고
    '19.4.3 7:18 AM

    마지막 하고 싶은 일을 천천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12. 초록하늘
    '19.4.2 5:23 PM

    저희 시댁에도 머위가 많이 나서
    봄이면 어머님이 잔뜩 따 주셨어요.
    머위 쌈싸먹음 참 맛있죠?

    세상과 떨어져서도 세상속에서도
    알차고 단단하게 지내실 고고님 응원합니다

  • 고고
    '19.4.3 7:19 AM

    적당히 오고가면서 재밋게 살려고 합니다.
    고마워요

  • 13. 상상훈련16
    '19.4.2 8:30 PM

    이 기회에 서울로 오세요

    가회가 더 많을꺼예요

    오세요

  • 고고
    '19.4.3 7:21 AM

    40대를 서울에서 보냈어요.
    가끔 그립지만 그 정도로 서울은 ㅎ

    지금 여기서 해보려구요. 감사^^

  • 14.
    '19.4.2 10:40 PM

    제목만 보고도 덜컥 했습니다.
    경주를 떠나신건 아니길 하면서 클릭했더니 ... 나쁜 예감은 틀리지가 않네요.

    고고님이 계실 황리단길 어느 곳을 막연히 나마 상상하며 언젠가는 한번은 뵐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저도 경주에 오래 있다가 떠나 온 사람이긴 하지만 사실 고고님께는 너무 심심하고 재미 없는 곳일 수도 있어요.
    이왕 새로운 곳으로 떠나셨다니 더 어울리는 곳에서 더 재미나게 사시길 응원합니다.

    종종 근황 알려주세요~~

  • 고고
    '19.4.3 7:25 AM

    나른한 경주가 좋았다가 지겨워서 나온 셈 ㅎㅎ

    나쁘지는 않아요. 살짝 머물다 온 시간이 좋았어요.

    입실장이 그리울 겁니다.

  • 15. 백만순이
    '19.4.3 11:36 AM

    계속 질문을 내게 합니다............저도 질문을 놓치않으며 나이들고 싶어요
    사람들 사이로 귀환도 환영합니다!

  • 고고
    '19.4.5 11:40 AM

    질문의 힘이 굉장합니다.^^

  • 16. 테디베어
    '19.4.3 5:45 PM

    경주를 떠나시고 새로운 삶에도 항상 화이팅하시구요~ 응원합니다.

  • 고고
    '19.4.5 11:40 AM

    응원 고맙습니다.

  • 17. 달개비
    '19.4.3 7:42 PM

    어머 고고님
    함 가겠노라 했는데 이리저리
    세월이 빨라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떠나셨군요.
    그럼 부산으로 귀환하신겁니꽈? ^^

  • 고고
    '19.4.5 11:45 AM

    근처까지 왔습니다. ㅎㅎ

    시간이 참 금방이죠

  • 18. 캔디
    '19.4.4 12:22 AM

    전 요즘ᆢ
    50대인 제가 스스로 은따가 됐는데 나름 좋으면서 외롭기도 하구 모 그렇네요
    그치만 혼자 사부작거리며 제가 하고싶은것을 하고 지냅니다
    여태껏 못해본것들이죠
    독서 티비선택해보기 영화감상 청소 물건 버리기 소소한 쇼핑 웹서핑 낮잠자기 피부관리
    제가 선택한것이기에 또 행복하구요
    가끔은 말도 좀 많이 하고싶은날이 있기도 하지만. 그냥 이렇게 지내내요


    고고님도 왠지 제 생활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을것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네요?????
    아닌가?
    지금의 고요를 방해받지 않고싶어요

    고고님의 글을 읽다보니

  • 고고
    '19.4.5 11:46 AM

    하루가 정말 후딱 갑니다.
    나름 규칙적인 생활을 즐기십시요.^^

  • 19. 캔디
    '19.4.4 12:24 AM

    댓글을 달고싶어졌어요
    고고님. 잘 지내셔요^^

  • 20. hoshidsh
    '19.4.4 1:22 AM

    우잉, 저 고고 님 계시는 경주 한번 꼭 가려 했는데.
    그래도 어디서든 고고 님 삶은 반짝반짝 빛날 것 같아요.
    바다 양, 어서 적응하고 다들 함께 더 좋은 곳에서
    새로운 날들을 함께 하기를 응원합니다!

  • 고고
    '19.4.5 11:47 AM

    하하
    경주에서 계모임할 걸 그랬습니다. ㅎ

    잘 적응하고 지냅니다. 고맙습니다.

  • 21. 나란
    '19.4.4 12:00 PM

    저희 집에서 지척에 계셨던 분 ㅎㅎ

    어쩌면 경주에서 오다가다 스쳤을수도 있었을 거 같기도 하고..^^

    쉬었다 가기는 좋은 곳이다 머물기에는 당치도 않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곳에서 저는 십 년 넘게 살고는 있습니다.

    언젠가 떠나야 할 때 잘 떠날 준비를 하면서~

    어느 곳에서든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

  • 고고
    '19.4.5 11:48 AM

    학청시절을 경주에서 보냈다면 공부 딥따 열심히 했을 겁니다.
    거기서 벗어나려고^^

    경주 낮은 산과 하늘이 그리울 겁니다.

  • 22. 향기로운
    '19.4.4 3:55 PM - 삭제된댓글

    고고님~
    어디서든 행복하시길요^^
    소식을 기다립니다

  • 고고
    '19.4.5 11:49 AM

    새로운 일 시작하면 종종 소식 전할게요.
    고맙습니다.

  • 23. 써니
    '19.4.8 9:31 AM - 삭제된댓글

    쉼없이 흐르는 눈물의 겨울.
    겨울잠 자듯 오도카니 생각만으로 보낸 겨우내내
    고고님 그 곳을 생각했습니다.

    그냥 무거운 발걸음으로 찾아가도
    따뜻한 차 한 잔 내어 주실 것같은

    봄에 가야지.. 봄에 가야지...
    했었어요.

    손끝에 내려앉은 흩날리리는 벚꽃잎하나 조차도 무거운 이 봄에
    훌쩍 한번 찾아뵐까 했는데...

    또 둥지를 옮기셨군요.
    서울에서 정녕 더 멀어지신 건가요...
    그렇게 다들 손닿을 수 없는 곳으로 멀어져만 가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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