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4월, 가족을 위한 밥상과 우리를 위한 밥상 & 아직 부치지 못한 이벤트 선물

| 조회수 : 20,457 | 추천수 : 5
작성일 : 2017-04-09 23:22:59

82식구님들,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

저도 일하랴 밥해먹으랴 가끔씩 엄마 대신 아부지 봐드리랴

 친정을 오가면서 정신없이 살았어요.  


아, 그래서 제가 아직까지 이벤트 선물을 부치지 못했답니다...ㅠㅠ

선물 기다리시는 분들, 정말 죄송해요. 책만 보내드렸으면 벌써 보냈을텐데

제가 괜히 수제카드를 보내드린다고 해서 ㅎㅎ

카드 제작이 아직 끝나지 않아 못 보내고 있답니다. (허접한 카드입니다ㅠㅠ)

4월 안에는 반드시! 보내드린다고 말씀드리면서,

솔이네 3, 4월 밥해먹고 산 이야기 전해볼께요.

--------------------------------------------------------------------

올해 고딩이 된 큰아이가 아침밥을 잘 안먹고 가요.

그래서 가끔씩 소고기국에 당면을 넣고 끓여서 후루룩 먹고 가게 한답니다.

양지를 사다가 푹 끓여서 고기를 찢고, 국간장이랑 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에

불린 당면을 넣고 끓여서 후추 조금 뿌리고 송송 썬 대파를 얹어주면 끝이에요.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니까 하교가 늦는데, 학원 가기전에 꼭 간식을 먹고 가야겠더라구요.

일하는 엄마라 아이들 하교시간에 집에 있지는 못하지만, 출근하면서 간식은 챙겨놓는 편이에요.

어느 날은 유통기한 날짜가 임박한 핫케이크 가루에 우유와 달걀을 투입해서

핫케이크 간식으로 소생시키고, 토마토에 꿀을 넣고 갈아서 간식을 준비했어요.




어느 날은 슬라이스햄, 달걀프라이, 치즈, 상추, 양파, 저민 사과를 켜켜이 쌓아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아직 가격이 내려가지않은 달걀도 넉넉히 삶아놓았어요.

아이들 염장 지르는 메시지도 함께요. ㅎㅎㅎㅎ



유부초밥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간식 중에 하나지요. 살이 단단한 토마토에 꿀도 뿌려놓구요.



아이들도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고, 저도 퇴근을 하면

서둘러서 저녁밥상을 차립니다.

아, 이날은 신경을 많이 썼나봐요. 오이에 칼집을 내고 곤약을 막 꽜어요!! ^^




고기를 좋아하는 자슥들을 위해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달걀찜을 준비했네요.

숙주나물과 시금치나물은 삼일 정도 두고 먹어도 괜찮겠죠? ^^




며칠 전에 제가 순대볶음을 만들었는데 너무 맛있게 된 거에요.

그래서 친한 동네 동생한테 순대볶음 사진을 보냈더니, 자기도 정말 먹고 싶다면서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구요. 만드는 법이야 인터넷에 다 있는데요. ^^

그래서 친한 이웃들 네 명이랑 같이 장을 보고 한 집에 모여서 재료를 다듬고

제가 순대볶음을 만드는 시연을 하고, 맛을 보고 막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래서 그날 저녁 친한 이웃들의 저녁반찬은 순대볶음이었다지요... ^^




지지난 주에는 친정엄마가 봄김치를 담을 껀데 와서 같이 하자고,

혼자 하기는 힘에 부치신다고 하셔서, 주말이라 푹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엄마 말씀을 거역할 수가 없어 서둘러서 지하철을 타고 친정에 갔더니

엄마가 벌써 이렇게 김치를 다 담가 놓으셨어요. 하...성격 엄청 급한 울엄마...

성격도 급하고, 큰딸 고생하는 것도 못보는 울엄마입니다.




치타무늬 바지 입으신 우리의 장여사, 손이 안 보일 정도의 빠른 속도로

큰 딸에게 줄 깍두기를 비닐봉지에 퍼옮기고 계십니다.



친정엄마에게 얻어온 깍두기는 여럿이 나누어 먹었어요.

안타깝게도 친한 동네 친구의 친정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뇌출혈로 쓰러지셨거든요.

친정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일산에서 분당까지 정신없이 왔다갔다하는 친구에게

친정엄마가 싸주신 깍두기와 제가 만든 몇가지 반찬을 전해주었어요.  


들깨시래기국, 두부콩나물찜, 감자샐러드, 오이생채, 깍두기 이렇게 해서요.




어제, 반찬을 맛있게 먹었다며 친구가 등갈비를 듬뿍 사다주고 갔어요.

하아... 이럴 때 제일 난감해요. 괜히 부담준 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 친구의 마음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등갈비로 짭짤달콤한 등갈비찜을 만들었어요. ^^

사과, 파프리카, 양파, 생강, 마늘, 청양고추에 물을 넣어 갈고,

거기에 진간장, 후추, 매실, 설탕, 참기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었어요.  



등갈비는 핏물을 빼놓았다가 뜨거운 물에 한번 데치고,

깨끗이 씻어서 준비한 양념에 30분쯤 재워놨다가 물을 붓고 40분쯤 끓여주었어요.

간이 좀 센 듯해서 무도 숭덩숭덩 썰어넣어 함께 익혔더니 푹 무른 것이 참 맛있었어요.

제가 친구에게 마음을 담아 보낸 소박한 반찬들이, 친구의 마음이 담긴 푸짐한 등갈비찜으로 돌아왔네요.

어머님, 얼른 완쾌하시길...




동네에서 등뼈를 세일하길래 한봉지 사가지고 와서,

등갈비찜처럼 달콤짭짤하게 졸였더니 아이들이 너무 잘먹었어요. (뭔들....)

등뼈찜도 등갈비찜과 만드는 과정과 양념은 비슷한데 좀더 익혀주셔야 해요.




얼갈이가 한단에 천원이라 안 살 수 없어서 한단을 사다가 물김치 만들고




오이 열 개에 1980원이라고 하니 안 살 수가 없어서 오이깍두기도 만들었어요.




가족들을 위해 밥 해대는 일, 시간 맞춰 아이들 간식 챙기는 일,

밥지옥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힘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밥과 국, 반찬을 상 위에 차려놓고 가족들과 둘러앉아 맛있게 먹을 때는

그 수고로움이 조금 보상받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4월은 여러 의미에서 기다림과 간절함이 가득한 달이네요.

아직 돌아오지 못한 분들, 하루빨리 돌아오셔서

아프지만 반갑게 만나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플럼스카페
    '17.4.9 11:43 PM

    1등 놀이 오랜만에 하고파요.
    밥지옥이라시지만 맛난 밥지옥이네요^^*
    항상 글보면서 이모저모 많이 배우고 갑니다.
    행복하세요^^*(마무리 어렵...ㅎㅎ)

  • 솔이엄마
    '17.4.14 9:59 PM

    플럼스카페님~♡
    예전에 키톡이 호황이었을때는 저도 댓글 1등 해보려고 노력했었어요~^^
    다시 그런 날이 왔으면 하고 바래봐용~
    언제나 마무리는 어렵죠? ^^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 2. 콩도령
    '17.4.10 9:40 AM

    언제나 멋지십니다!!! 입짧은 아들녀석이 맨날 아침 먹기를 힘들어 해서 뭘 줘야 하나 고민인데 쇠고기국 당면은 정말 굳 아이디어!~~~ 밥은 싫어하고 국수는 좋아하거든요 ㅎ
    솔이엄마님 글은 항상 따뜻합니다 ^^

  • 솔이엄마
    '17.4.14 10:01 PM

    콩도령님~♡
    입이 짧다는게 무슨 뜻인가여~~^^
    저희집엔 입 짧은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한달 식비가 넘 많이 드네요ㅠㅠ
    칭찬 감사해요.^^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 3. 토비
    '17.4.10 9:42 AM

    이벤트 당첨의 주역 토비입니당.^^
    솔이엄마님~ 부담 갖지 마시고 천천히 쉬엄쉬엄 이쁜 벚꽃이랑 봄맞이 즐기시며 하셔요.

    기다리는 시간도 설레고 즐겁습니다.
    \\(^ㅇ^)//

  • 솔이엄마
    '17.4.14 10:03 PM

    맞아요 맞아요~ 이벤트 당첨의 주인공이신 토비님~♡
    아이들 둘이 고등학교, 중학교에 각각 진학하고,
    제 일도 많아져서 요즘 너무 바빴어요ㅜㅜ
    다들 바쁘게 사시는데 저만 바쁜 척 하는 것 같아서 쑥스럽기도 하네요~^^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 4. 동이마미
    '17.4.10 11:15 AM

    늘 감탄하며 보고 있습니다
    정말 부지런하고 솜씨 좋으신 것 같아요

  • 솔이엄마
    '17.4.14 10:05 PM

    동이마미님~♡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남자 셋이랑 열심히 살아보려고 애쓰고 있긴 하지요ㅎ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5. 목성공주
    '17.4.10 11:52 AM

    보면서 감탄이 절로 나네요.
    아직 사이비 주부라 그런지 부럽기도 합니다.
    순대볶음 레시피 좀 풀어 주시면 안 될런지요?

  • 6. 영양주부
    '17.4.10 1:10 PM

    아앙~
    저도 아침 식단 고민인 직장맘인데요
    갈비탕생각이 나는 당면국수 좋네요 ^^
    국에 넣은 고기도 잘안먹는 딸들이라..
    전 소잡뼈를 사다 저녁에 고아서 내일 아침에 줘봐야겠네요
    감사요~!!@@@@

  • 7. 재키
    '17.4.10 1:35 PM

    감사합니다! 솔이어머니!
    잔잔하게 정이 흐르는 이야기 잘 읽었답니다.

  • 8. 오드리햅번
    '17.4.10 5:11 PM

    직장 다니며 아침에 오후 간식까지 준비하시고 ㅜㅜ 요즘 힘들어 간편하게 먹자 하며 사는데 다시 심기일전합니다

  • 9. 행복나눔미소
    '17.4.10 5:37 PM

    아침에 일찍 나가는 아들한테 소고기국에 당면넣어 해줘야겠어요^^

  • 10. 샤라라
    '17.4.10 6:11 PM - 삭제된댓글

    눈호강 감사합니다.^^

    우리큰애는 아침에 아예 몇십분 더 자겠다고 아침밥 싸가지고가서 교실에서 먹어요. ㅠㅠ
    김치볶음밥 싸준날 반 애 하나가 어디서 김치찌개 냄새난다고 하더래요. 맨날 샌드위치만 싸줘서 미안해서 밥 싸줬더니 냄새가 심하게 났나봐요.

    사진들보니깐 내 손이 곰손 이구나...반성하고 좀 더 알차게 아침밥을 만들어줘야겠다고 다짐합니다.

  • 11. 포도주
    '17.4.10 8:56 PM

    요리 정말 잘 하시네요. 마음도 넓고 ㅎㅎ

    엄마의 이런 마음과 음식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정말 잘 클 것 같아요.

  • 12. 소년공원
    '17.4.10 11:45 PM - 삭제된댓글

    퇴근하고 애들과 함께 집에 들어서자마자 저녁밥 만들어 먹이려면 화장실 가고싶은 것도 참아가며 정신없이 서둘러야 하죠.
    그 와중에 배고픈 애들은 군것질을 꺼내 먹으려 하고...
    그거 먹지 말고 조금만 기다리라며 잔소리도 해야 하고...
    애들 학교에서 있었던 일 이야기도 들어주어야 하고...

    솔이엄마 님 저녁밥상에 제가 마구 감정이입 하고 있어요 ㅎㅎㅎ

    얼갈이 배추가 한 단에 천 원이고 오이가 열 개에 이천 원이라면, 정말이지 저도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해도 알살 수 없을 것 같아요 :-)
    그런데 사다놓고 안만들고 냉장고에서 말린다는 건 비밀...
    (한 달 전에 물김치 담으려고 한인마켓 갔다가 사온 배추 한 포기랑 무 한 개가 아직도 냉장고에 있어요 ㅋㅋㅋ)

  • 13. 소년공원
    '17.4.10 11:46 PM

    퇴근하고 애들과 함께 집에 들어서자마자 저녁밥 만들어 먹이려면 화장실 가고싶은 것도 참아가며 정신없이 서둘러야 하죠.
    그 와중에 배고픈 애들은 군것질을 꺼내 먹으려 하고...
    그거 먹지 말고 조금만 기다리라며 잔소리도 해야 하고...
    애들 학교에서 있었던 일 이야기도 들어주어야 하고...

    솔이엄마 님 저녁밥상에 제가 마구 감정이입 하고 있어요 ㅎㅎㅎ

    얼갈이 배추가 한 단에 천 원이고 오이가 열 개에 이천 원이라면, 정말이지 저도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해도 안살 수 없을 것 같아요 :-)
    그런데 사다놓고 안만들고 냉장고에서 말린다는 건 비밀...
    (한 달 전에 물김치 담으려고 한인마켓 갔다가 사온 배추 한 포기랑 무 한 개가 아직도 냉장고에 있어요 ㅋㅋㅋ)

  • 14. 휴가첫날
    '17.4.11 12:21 AM

    순대볶음 레시피 알려주세요, 정말 짱!!!!

  • 15. 코코2014
    '17.4.11 12:44 AM

    이전부터 글 봐왔는데....
    존경합니다아~~

    저희 큰아이도 올해 고1 됐는데... 제 손으로 정성들여 밥 차려주는 게 일주일에 두세번도 채 안되나봐요ㅠ아이도 새벽같이 나갔다가 한밤중에 들어오고....저도 일을 하는데 출퇴근이 불규칙한지라...
    (사실은 저도 나이들수록 점점 게을러져 끼니를 대충대충 때우는 모드로 바뀐 탓도 있고요)

    소고기국에 당면~~조만간 해줘야겠어요..제 아들도 잘 먹을 것 같아요~~

  • 16. 티라미수
    '17.4.11 9:27 AM

    우와~~~ 글씨체 너무 예쁘시네요.
    요리도 잘하시고 손이 보배세요^^

  • 17. 예쁜솔
    '17.4.11 12:17 PM

    간절히 옆집으로 이사가고 싶어요~~~
    가끔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ㅋㅋ
    어디 사시는데 오이가 그렇게 쌉니까?
    조금 전에 마트 다녀왔는데 5개에 1980원이드만...
    점심에 반찬도 없는데
    솔이맘님 글을 반찬 삼아 생오이 고추장 찍어
    건강식이라고 우기며 먹으려구요...맞죠?

  • 18. 설레이는아침
    '17.4.12 8:01 AM - 삭제된댓글

    우와 사랑이 가득한 집 이네요~ 글씨체도 진짜 예쁘고 귀여우세요

  • 19. 수분
    '17.4.12 9:01 AM

    다 먹어보고싶어요^^

    얼갈이 물김치 레시피 궁금해요!!

    김치종류른 어려워하는데
    물김치 보니 꼭 만들어보고 싶어요~~

  • 20. 즐거운혼밥녀
    '17.4.12 9:50 AM

    글씨체 배우고 싶어져요 ㅎㅎ

  • 21. 마뜨료쉬까
    '17.4.12 2:16 PM

    와 정말 모두 먹고싶은 음식들이예요!!!
    정성이 느껴지는 밥상입니다:)

  • 22. 아도라블
    '17.4.13 4:45 AM - 삭제된댓글

    솔이엄마님 글을 읽으면
    저 학창시절이 떠올라요
    하루종일 저희 먹을걸 만들고 준비했던 우리엄마
    그때의 엄마 나이가 되었지만 저는 만들어줄 자식이 없네요 ㅎㅎㅎ

  • 23. 뉴플리머스
    '17.4.13 12:24 PM

    직장생활 하면서 이 많은걸 다 만드시는 거에요?존경스럽네요..불쌍한 우리 아이들.ㅠㅠ

  • 24. 우물밖
    '17.4.15 9:27 PM

    항상 글 보면서 행복하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감동받고 교훈받고 많이 배워 갑니다.
    특히 어머님 대단하신분 같으세요.
    그 연세에 음식하시며 아버님 돌보시고
    아마 솔이맘님이 그 유전자를 받으셔서 부지런하시고 긍정적이신것 같아요.
    그런 모습보면서 전 항상 다짐한답니다.
    저도 아이들한테 그런 엄마가 되기를 글 종종 올려 주세요

  • 25. 헝글강냉
    '17.4.16 1:42 PM

    친정어머님 김치가 너무 부럽네요~!!
    (울엄마 제가 김치담으면 달라고 하시는 ㅋ)
    음식들도 언제나 정겹고 맛깔스러워 보여요 거기다 직장까지 다니신다니 이 모든걸 언제 다 하시는지 ㄷ ㄷ ㄷ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첫글을 남겨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