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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버스 타면.. 학생들 가방 들어주나요?

무쇠아가 조회수 : 154
작성일 : 2011-02-08 09:54:58
대중교통 이용 안한지도 오래지만,
도통 학생들과 시간대가 안맞아서 같이 타본적이 없어요..

예전에 저 다닐땐 (약 20년전) 무조건 앉은 분께서 여지없이
"가방 줄래?"  "들어줄까?" 하시면서 손을 내밀었거든요..
그럼 저도 고개 숙이며 살포시 무릎팍에 얹혀 놓았는데.
요즘도 그렇게 들어주나요?
다들.. 도보로 통학 하나... 통 버스에서 보질 못하네요..

일화로..
학교 끝나고 친구네 집에 놀러를 갔어요.
그 친구 아빠가 낚시를 좋아 하셔서 그 전날도
빨간 큰 다라이에 적어도 50센치 족히 될만한.. 비늘이 거의 오백원 수준으로 박힌
잉어를 저에게 선물로 주시는 거에요...-0-;;
뭐.. 뽑기로 뽑은 야바위 설탕잉어도 아니고..
저랑 잉어양은 벌쩍 뛰면서 거절 못하고  "아,,네..감사 합니다..." 하고
아디다스 검은색 책가방에 비닐봉다리 로 싼 잉어공주를 모시고 버스를 탔죠..
좌석이 꽉 차서.. 어느 아자씨 앞으로 당첨되서 서있는데.
순리 대로 또.. 제 가방을 모신다잖습니까...
흑.. 그래서 도리 대로.. 잉어공주가 생매장 된 가방을 무릎 위에 얹여 드렸죠.
전 당연히.. 그 잉어공주님께 질식사 판정 을 감히 내리고
안구 라도 손수 감겨 줄껄.. 하고 순진무구한 여고생 얼굴을 하고 서있었고....
아디다스 검은색 나의 가방이 순간, 삼색선이 자꾸 움직이는 겁니다.
버스가 몹시도 흔들리는 구나 싶었죠. 가방이 꿈틀 될때 마다 운전기사님을 매섭게 쳐다봤죠.
가방 들어준 아저씨가.. 자꾸 가방 한 번,, 저를 한번씩 번갈아 올려다 보는 겁니다.
'가방이 무겁나?' .. '내릴때가 되셧나?' .. 나도 눈 한 번 마주쳐 드릴깝? 하고..
앉을 준비로 교복을 매만지며 내려다 보았죠..
크흑.....
아저씨 얼굴엔.. 아디다스 삼색선 보다 좀더 굵은 주름이 가로질러져 질색 되어 계시더라구요.
순간,, 뭐가 잘못 되었구나 느껴졌지요..
내 아디다스 검은색 책가방은 잉어공주님의 반미치광이 지뢀이 났더라구요..
숨통이 끊어질줄만 알았죠.. 적어도 내 아디다스 검은색 가방에서 이십분은 지났을 텐데.
그녀는 물속에서만 살줄 알았죠..
아저씬 말도 못하고 그 꿈틀거림을 온 몸으로 느끼시고 계셨더라구요.. 순진 하시게...
왜...왜.. 여고생 책가방 에서.. 생명체가 느껴질까.. 라고 하셨겠죠..
목에는 교복 리본 까지 묶여진 .. 단발머리 여고생 아디다스 검은색 책가방 에서
알수 없는 .. 그 꿈틀 거리는 정체가 뭘까 하셨겠죠. ㅋㅋㅋ
그때 그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는데, 서로 그 짧은 3초 시간에
많은 잠언이 오고 갔습니다.ㅎㅎㅎ
' 학생,, 이 아디다스 검은색 가방안에.. 뭔가가 날뛰고 있네........'
'아저씨, 저 그런 학생 아닙니다... 오해세요.... 뉴스속보감 아닙니다...' 라고.
저는 그냥.. 새색시 같이 홍조를 띤 볼탱이로 급속히 만들어 웃어 보였지요..
아저씨 눈엔... 그냥 단정히 단발머리만 한.. 미저리 아줌마 같았을 거지만.ㅋㅋ
그렇게 목적지 정류장 인지 모르겠지만.. 일어 서시더라구요...
어정쩡..하게 .. 구부정한 자세로..말이죠.
그제서야, "아.... 저... 잉어가......... " 뭔말 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읊조리 리긴 했는데.
그냥.. 제가 잉여인간 이 되어버린.. 그때 그 사건.


집에 오는 내내.. 내게 어부바 한 잉어공주님은 계속 날뛰고 계셨습니다.
가셨구나.. 하면 꿈틀... 이제 가셨겠구나.. 하면 쿨럭 거렸어요.
정말 힘 좋고, 싱싱한 공주님..
엄마한테 내보이자, 얼마나 좋아 하시던지.. 바로 곰솥에 안치 되고..
펄펄 끓여서 보름 내내.. 보약처럼 드셨답니다.
오는 내내..웃기고, 미저리 된 기분 이였지만, 친구 아버지 덕분에 엄마 기력을 회복 하셨어여~~!!

암튼,, 버스를 타면.
그때 서로 들어주고 받아주던 하던 인정이 생각 나면서.
잉어공주님도 항상 같이 떠올라요..^^
IP : 110.8.xxx.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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