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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에 대한 글을 읽다가 제 경험담도 올려봅니다.

운좋은 여자 조회수 : 2,772
작성일 : 2010-12-04 00:52:47
http://djuna.cine21.com/xe/board/1291207
카타르 왕자 사진 보러 갔다가 본 글입니다.
'성추행당한 여성이 왜 그 즉시 강하게 저항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경험담 ' 이라는 제목의 글인데
한국에서 대중교통 이용하고 골목길 다녀본 여자치고 저런 사소한(?)  성추행 안당해본 여자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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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링크 글 읽다가 제가 겪은 일도 생각나서 써봅니다.

전 키도 작고 워낙 나이보다 어려보여서 중고등학교때 버스 안에서 불쾌한 경험이 다행히 없었습니다.
중학생만 되어도 키 크고 성숙한 아이들은 버스 안에서 불쾌한 경험 한 두번씩은 겪기 마련이었던 만원버스 시절이었거든요.
하긴 뭐 버스안에서 뿐이겠어요. 학교 선생들도 그러는 판에...

그러다 대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좌석버스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명동 미도파 앞에서 사람들 거의 다 내리고(종점)  다시 좌악 타는데
제 옆좌석에 아주 말끔하게 생긴 양복 차림의 젊은 직장인이 앉았어요.
정말 외모는 어디 소개팅에서 만나면 호감 갈 정도로 괜찮았어요.
당시 인기 있던 모연예인 닮았고 양복도 말쑥하고 나이도 저랑 별로 차이 안날듯 젊은 남자였어요.

이 사람이 양복 상의를 자기 무릎에 놓더군요.
당시 여름이었으니 뭐 이상하게 생각 안하죠.
근데 이상한 느낌이 자꾸 드는데 딱 꼬집어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더라구요.
뭔가 내 허벅지에 서늘한 느낌이 든다는 정도.
이상해서 이 남자 손을 보면 제 쪽으로 향한 손은 양복 상의 위에 가지런히 있어요.
그러니 또.  설마 아니겠지.. 내가 이상한 거야.. 자꾸 그렇게 생각이 되고.
사실 그때까지도 전 '설마 사람이 ' '사람이 그럴 리가 있나' 라는 생각만 했네요.
그럼에도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몇번이나 자리를 고쳐 앉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보기도 했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못잡고 (손이 옷위에 얌전히 있는 게 보이니까)
거의 1시간을 그러고 간 거 같아요.
천호대교 건널 쯤에 그냥 계속 불쾌한 기분이 들어서 갑자기 발칵 화를 냈습니다.
딱히 뭔가 증거를 잡은 건 아닌데 이건 아니다 싶어서요. (20년 전이라 기억도 좀 가물가물합니다)

막 제가 뭐라고 하니 그 미친놈이 나지막히 한다디 합디다
"미안해"
그 순간 진짜 열 뻗쳐서
뭐 미안해? 야! 니가 나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뭐? 미안해?
어휴 내가 바보지 내가 바보야 (사람이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죠)
막 해대고 아직도 몇 정거장 남았는데 내리려고 일어났어요.
일어나선 들고 있던 화일로 머리통을 갈겨주고 싶었는데 꾹 참았습니다.
그렇게 했다가 그 미친놈이 나를 욕하고 때려도 정말 말려줄 사람 하나 없다는 생각에요.
근데 사람들이 내리는데 그놈도 일어나더군요.
그래서 안내리고 다시 앞쪽에 앉았어요.
다행히 그놈은 내렸고 전 집에 오자마자 가족들한테 막 그이야기 했네요.

그러고 나니 정신이 좀 드는데
내가 거기서 그놈한테 쏴주지 못했다면 정말 홧병 걸렸겠다 싶더군요.
다행히 전 그놈한테 막 쏴주고 집에 와서 식구들에게 제가 겪은 이야기를
막 풀어놓아서 트라우마는 없이 지나간 거 같아요.

근데 정말이지 그때 그 놈이 저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 저 아직도 모르겠어요.
뭔가 서늘한 게 내 허벅지에 닿은 느낌은 드는데 저 치마 긴 거 입고 있었어요.
무릎아래 10 센티 이상 내려가는  플레어 스커트였어요.
그 놈 왼손은 분명 자기 양복 위에 있었는데 오른손으로 뭔 짓을 했으려나.
뭔가 차가운 게 허벅지에 닿은 느낌인데 움직임은 없었고요.

그래도 이 경험 때문에 또 하나의 성추행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일로 '설마 사람이 그럴 리가' 라는 제 순진한 생각을 벗었습니다.
사람처럼 보인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고 내가 불편하다고 느낀다면
내 직감을 믿고 바로 불편함을 항의해야 한다는 거요.

공교롭게 한 일주일쯤 지나 똑같은 좌석버스 안에서 이번엔 좀 추레한 아저씨가
옆에 앉았는데 서류가방을 무릎 위에 올려놓더라구요.
저 당연히 바짝 긴장하죠.
근데 이 아저씨 서류가방이 제 무릎 위까지 침범하네요.
바로 느낌이 오더군요. 저 불편한 기색을 계속 비췄어요.
그럼 좀 조심하는듯 하다가 다시 그러길래 제가 용기내서
아저씨 옆사람 생각도 하셔야죠  톡 쏴붙였더니 그 아저씨 아무말도 못하고
바로 다음 정류장에 내렸어요.역시 제 직감이 맞았던 겁니다.
미도파 앞에서 좌석 탄 사람들 거의 한 시간 씩은 타고 갑니다.
근데 그 아저씨는 시청 좀 지나서 바로 내렸어요.
미도파 앞에서 좌석 탄 사람이 시청 좀 지나서 내릴거면
아예 그 버스 안타고 걸어가면 되거든요.

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40년 넘게 살며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 여자인가 새삼 느낍니다.
그냥 운이 좋아서 저 정도로 지나간 거 뿐이라는 거죠.

그 후 좌석버스 탈 때 빈자리 가능한한 안앉았어요.
저 창가 자리에 앉아 가는 거 참 좋아했는데 그냥 여자 옆자리 골라 앉아갔지요.
미도파 앞이 종점이라 다 내리고 다시 우르르 타는 거라 자리 앉아 가려면
그냥 빨리 타서 빈자리 앉았는데 좀 늦게 타서 여자 옆자리 앉아가는 노하우까지 익힌 거죠.
IP : 121.130.xxx.4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운좋은 여자
    '10.12.4 12:53 AM (121.130.xxx.42)

    http://djuna.cine21.com/xe/board/1291207

  • 2. ㄹㄹ
    '10.12.4 1:00 AM (122.36.xxx.41)

    첫번째 그남자가 어찌했다는건가요? 손으로 님 다리를 만진건가요?차가운느씸이란게뭔지;;
    님쪽손은 자켓위에 있었담서요. 제가 이해력이 딸리나봅니다. ㅠ
    저는 경기도오는 버스였는데 제옆에 앉은 아저씨가 자위비슷하게하는거까지봤어요.
    대학땐데 아직도 떠올리면 토나와요. ㅠ

  • 3. 운좋은 여자
    '10.12.4 1:05 AM (121.130.xxx.42)

    제가 왼쪽에 앉고 그 남자가 제 오른쪽에 앉아있었어요.
    그 남자 왼손은 자기 양복 상의 위에 있었구요.
    반대편 손이 오른 손을 양복 밑에 숨기고 계속 제 허벅지에 대고 갔던 게 아닌가 싶어요.
    나이도 젊고 겉보기엔 번듯한 직장인이니 대범하게 추행한 건 아닌 거 같아요.
    사실 당시 제 모습이 여리여리하고 대학 신입생처럼 보여 소심한 추행범이 만만하게 봤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지가 어떻게 하든 아무말 못하고 당할 것 같은.
    그러니 비록 미련해서 한 시간을 그러고 갔지만 (내가 이상한거야 자책도 하며)
    막판에 막 쏴주고 어따대고 반말이냐 해댄것만도 속 시원합니다.

  • 4. 생생하게
    '10.12.4 3:31 AM (124.61.xxx.78)

    전 운좋게 학생때 변태를 단 한번도 본적도 만난적도 없었어요.
    다 커서 이십대 중반에 언어폭력 당한걸 아직도 단어까지 생생하게 다 기억하네요.
    평상시처럼 운동하러 가다가 빌딩 앞에서 야쿠르트를 한봉지 샀어요. 밝은 초저녁.
    그리고 그 헬스장에 올라가려는데 말쑥한 50대 아저씨가 짠하고 튀어나오더군요.
    바로 반말로 "나 여기 ** 사무실 사장이야." 이렇게 소개를 하니까... 아, 네... 이러고 웃고 말았죠.
    이게 실수였나요? 멀쩡하게 생긴 양반이 그 뒤에 한 말이 참 가관.
    "왜 야쿠르트 샀어? 그거 먹으면 생리 잘 나오니? 내가 니 찌찌 좀 빨아줄까?"
    한 5초만에 외운듯이 다다다~~~ 말하는데 그 말듣고 충격받고 창피해서 바로 도망쳤어요. ㅠㅠ
    싱글거리며 농담이라고 던지는데... 그 모멸감에 한동안 운동이고 뭐고 작파했다는.

  • 5. 성추행
    '10.12.4 4:26 AM (180.230.xxx.93)

    당해본 사람 여기도 한 명 있내요.
    전 중1 서울오는 기차안에서 서 있다가
    교복 입고 있었는데 옆 지퍼를 열고 손이 팬티안으로 쑤욱 ~
    그땐 몰랐어요...뭔일인지..생리대를 차고 있었는데 ..지금도 안 잊혀지내요.
    꼼짝 못 했다는 것...과 기분이 안 좋았다는 것..
    그리당했으면 그방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제가 엉덩이가 통통한데
    아이둘 좌석에 앉히고 전 서 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왼쪽을 보니까 아줌마가 가방을 들고서계시길래 가방으로 찌른 줄 알고 가만히 있었는데...또...이상해서...
    획 돌아봤더니...50대 아저씨 바바리 입고.. 세워서..나에게...꽥...기겁했더니...
    버스가 서자 바로 내리더군요.
    나이가 먹었어도 님처럼 고함한 번 제대로 못 쳤답니다.
    지금 성질 같아서는 잡아 뽑아 버려도 시원찮을 것 같은데...이렇게 기분드~런 기억이 있답니다.

  • 6. 저도하나
    '10.12.4 5:51 AM (70.53.xxx.174)

    때는 1981년 좀 쌀쌀한 날씨였는데....
    아침 일찍 전철을 타고 역곡에서 청량리까지 갈 일이 있었어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당시 1호선은 초 만원이어서
    손도 맘대로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어디서 부터 내 뒤에 남자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 좁은데서
    아침부터 씩씩거리고 있더라구요.....

    그때는 그게 뭘 하는건지도 몰랐구 (내나이 19살) 왜 내 몸에다 붙이고 씩씩대는지
    혹시나 아픈건지 그러면서도 뒤로 돌아서서 뭐라고 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ㅠㅠ

    남영역쯤 가니까 한가해지고 서울역 가니까 사람이 더 빠지고
    시청역 종로역을 지나니 전철은 한가해서 사람들이 없는데도
    이사람은 내 뒤에서 씩씩거리고 ㅠㅠㅠ

    어떻게 어디서 그 사람이 멈췄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내 몸에다 몸을 붙이고 헐떡거리던 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ㅠㅠㅠ

    나이 50이 되어가는 지금 그런 놈이 있으면
    확 째려보고 발로 한번 뻥 차겠지만 그 때는 정말 뭔지도 모르고 당했네요
    그때 그기분 이사람 내 뒤에서 뭐하는걸까??
    왜 씩씩대는걸까??

  • 7. 미친손
    '10.12.4 9:05 AM (61.79.xxx.62)

    저만큼 평생 씻지 못할 오욕으로 남는 성추행이 있을까요?
    중학때 그 당시 만원버스는 정말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죠.
    사람들 몸은 온통 남녀 상관없이 포개져서 숨도 못 쉴 정도였는데요.
    성추행 있으니 항상 긴장하고 타곤 했는데..
    이상한 것이었어요.뭔가 내게 어떻게 하는데..일반적인 추행을 하는게 아니라..
    어떤 손인지 뭔지가 자꾸 내 엉덩이를 간질이는 거에요.
    긁도록 간지르는게 아니고 하여튼 최면 거는 듯한 이상한 간질임을 어떤 뭔가가 자꾸 하는거에요.몸을 비틀고 피하려고 해도 상황이 힘들었고..
    너무 기막혀서 참다 참다..소리를 질렀어요.
    그 순간 차마 멈췄는데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벌써 학교 내리는 정거장이더군요.
    씩씩거리며 내리는데..오 마이 갓! 제 옆에 우리 학교 국사 선생님이 같이 내리더군요.
    아마 제가 빽 하던 소리를 들었을거에요.얼마나 창피하던지..!
    그 이상한 간질음과 학교 샘을 대면햇던 그 순간..평생 못 잊고 있어요..!!

  • 8. 00
    '10.12.4 7:48 PM (112.154.xxx.173)

    저도 좌석버스 타면 꼭 여자 앉은 자리 골라 통로 쪽에 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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