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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삭히다 가끔씩 분노가 치밀어요

간장에서 메주로. 조회수 : 1,152
작성일 : 2010-10-17 20:49:10
한참 지난 일인데도 가끔씩 떠올라서 막 혼자 분노가 치밀 때가 종종 있어요.

그 대상은 가족, 친구, 회사 동료 등 다양하구요..이러다 나중에 미칠거 같기도 하고 늙어서는 근심걱정에 쌓인 얼굴로 바뀔 것 같아요.

홀로 외국에 나와 직장생할한지 7년.

저희 집 경제상황이 그리 여유롭진 않아 종종 크게 보태드렸어요.

별 이해타산없이요..그게 총 액수로 얼만지도 모르겠네요.

한국에 갈 때마다 간혹 입금해 드리거나...

전 여기 와서 정말 집에서 보태준게 하나도 없어요.

아니 그런거에 서운해하거나 그러지도 않았어요.사회인이고 제가 독립해서 사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현재 부모님과 동생이 같이 살고 있고 올초쯤 새아파트로 이사를 했어요.

전 그 때도 아마 부모님 침대사시는데 보태라고 돈백정도 드렸고 텔레비전도 바꿔 드렸어요.

부모님 침대는 안사시고 동생방 가구가 예쁜걸로 다 바뀌어 있더라구요..(이것도 가서 볼 땐 좋았는데 나는 가구도 변변치않게 여기서 그지같이 살고 있는거 보면...괜히 화가 나고 심술이 나고)

어느날 회사에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어요..저희집에선 이제 전화도 자주 안하세요..연중행사정도??

뭐 메신저로 매일같이 인사를 하기때문이긴 하지만...

아무튼 너무 반갑고 기뻐서 회사 밖으로 나가서 방방 뛰면서 받았더니 제가 전에 적립식 펀드에 묶어 놓았던 돈 150여만원을 식탁 사는데 쓰면 안되냐는 거였어요.

그 땐 흔쾌히..당연히...오케이했지요.

소위 말하는 장녀 컴플렉스가 좀 심하죠?

저도 요새 깨닫고 있는 중이네요...

한번은 한국에 갔을 땐데 마트에 가서 장을 봤어요..제가 가져갈 것들이요.

김이랑 과자.라면 정도였을거예요..짐 무거운거 싫어서 많이 안가져가거든요.

집에서 먹을거리까지 한 7-8만원 가량 나왔나??엄마가 계산하시면서 "너가 돈줘도 다 이런 걸로 들어가"이러시는데 전 정말 우리엄마 맞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좀 서러워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꾹 참았지만요..

그 날부터는 마트에서 계산해주신거 후하게 쳐서 현금으로 드리고 옵니다.

그 흔한 반찬, 부식거리 한번 안보내주세요..아마 보내는 값이 많이 들어서 그럴지도..

가끔(일이년에 한번) 여기 오실 땐 잔뜩 가져오지만 오실 때도 솔직히 비상금 하나 없이 오세요..

동생도 마찮가지고..동생이 돈 벌면서부터는 조금 아주 조금 보태긴 하지만...이런저런 것들이 쌓여 어깨가 무거워요.

어느날은 또 웬일로 너 이번 연말에 안나와?하시기에..어쩐 일인가..빈말로도 오란말 안하더니..싶었는데 제가 부은 청약으로 아파트(살고 있는 곳과 별개)를 대출받았다며 싸인해야한다시네요.

앞뒤 설명도 없이요..아빠가 평생을 한량스타일에 돈만 까먹고 사신지라 저희 엄마 초특급짠순이세요.

그러면서 저희 키우시고 아파트도 사시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드린 돈도 다 허투로 쓰신게 아니라 가계에 보태신거구요..그래서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목돈 생길 때마다 드렸는데...

얼떨결에 가서 싸인을 했습니다..엄만 부자라도 된 듯 너무 좋아하셨어요.

제가 모았던 적금 등과 대출로 제 명의 아파트를 구입한건데...그 때부터 또 갑자기 대출 이자를 저보고 다달이 갚으시라네요.

저랑 상의끝에 아파트를 산거면 저도 충분히 납득합니다만...너무나 돌연이었어요.

그리고 지금 아파트 값은 하향세라죠..원금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와요.언제 다 갚나 싶어서..

나도 이제 제가 사는 곳에서도 돈 좀 모으며 비상금도 만들며 살아야지 했었는데...지금 그 대출이자 갚고 있는지 만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동생도 비빌 언덕 하나없고 남들 부모는 어떻고 저떻고 하길래..이러던 애가 아닌데..그리고 나도 그런 생각했었으니깐 싶어 안쓰러워 2년째 연금보험 매달 20만원씩 들어주고 있구요.

요즘와서 드는 생각..나는 내 앞가림은 하나도 못하고 뭐하고 있나 싶어요.

여기서 좋은거 보면 식구들거 사서 바로 보내주고 또 악세사리(심지어 플라티나에 다이아몬드) 선물받아서 동생 빌려주면..어느날 잃어버리고 없고 sk2세트로 선물받아 평생 비싼 화장품은 커녕 싼 것도 제대로 못발라본 엄마 갖다주니 어느날은 쓰던거 줬다 그러시고..(완전 새거였음)

정말 가끔씩 불쑥 불쑥 요런 사건들이 떠오르며 마음을 어지럽히고 분노 게이지가 상승을 해요.

그렇다고 가족에게 사랑을 못느끼는건 아니예요. 부모님과 동생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다고는 생각해요.

근데 엊그제인가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락요..사실은 그게 아닌거 아닐까? 사랑받는다는건 나만의 착각 아닐까..하는 생각..

갑자기 저 아래 다이아몬드 반지 얘기 읽고 내 속에 감쳐놨던 이 모든 것들이 폭발해서 또 혼자 분노에 휩싸였네요.

한두번도 아니고 가끔 이러는데....이 말고도 친구나 직장상사(사장)한테 받은 상처들때문에도 가끔 이러는데...이걸 어쩌면 좋지요??

그래더 이렇게 글로 한번 쓰니깐 마음이 정리된 기분이 드네요.
IP : 122.27.xxx.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ㄴㅁ
    '10.10.17 8:58 PM (115.126.xxx.83)

    부모와의 관계가 해소되지 않고 쌓이니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반복되는 겁니다..

    문제는 효녀병이죠...특히 한국인들의 죄책감....
    할 만큼 했으니...그만 하세요..
    이제부터 나만을 위해서 사세요...
    님이 부모한테 건강한 애정을 듬뿍 받고 살았다면...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부모를 돕지는 않을 겁니다..

  • 2.
    '10.10.17 9:13 PM (221.151.xxx.168)

    윗님 글 보고 알았네요. 효녀병이란것.
    저는 외국생활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미덕으로 은근히 강요하는 희생이라든가 효같은것이 악덕임을 깨달았어요. (악덕이라 하면 지나친가요?) 암튼 님은 너무 많이 주기만 하는것 같아요. 어머님이 상의도 없이 아파트 싸인하게 하신건 정말 경우가 아니지요. 실망스러웠겠네요. 이젠 스스로를 위해서 사세요.

  • 3. =
    '10.10.17 9:28 PM (211.207.xxx.10)

    주고받는것도 습성이 되더라구요.
    이제라도 좀 멈추시고 본인 미래를 생각하세요.
    병드시면 나중에 본인 후회입니다.
    할말 하시고 즐기시고 다니시고 드세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그 영화도 보시구요.

    효녀병
    저는 25세이후 때려쳤더니 편하더라구요.
    그거때문에 내가 병들뻔 했어요.

  • 4. 원글
    '10.10.17 11:51 PM (122.27.xxx.4)

    답변 모두 감사드려요.
    피가 되고 살이 되네요..몇시간동안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이게 몇시간 갖고는 해결될 문제는 결코 아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감쳐두고만 있던 회색기억들을 당당히 마주한 것같네요. 겁쟁이인 저에겐 이것또한 큰 한걸음이 아니었을지..
    어떤 식으로 지금과 다르게 살아갈지 더 고민해봐야겠어요.
    첫 댓글님 말씀처럼 가족과의 관계가 이러다보니 사회에서도 점점 관계들이 꼬여가는거 같아요.
    원래는 성격좋다 이 말 진짜 많이 들었는데...지금은 웃고 있는 내가 난지 무표정한 내가 난지 나를 더 모르겠는 상태예요.
    감사합니다. 그 영화도 꼭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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