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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말을 어디서 배우는 걸까요
30개월에도 엄마, 아빠 겨우 하는 수준에 그나마도 하루에 한두번이나 할까.
지금 45개월인데 말 잘해요.
물론 정말 말 잘하는 또래들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저랑은 무리없이 의사소통 되니까요.
어제 낮에 제가 밖에 놀러나가자고 하긴 했는데, 졸음이 몰려와서 책 들여다 본다고 잠깐 보다가 잠이 들었나봐요.
한 30분 정도 자고 있어난 것 같은데, 저녁 준비해야 해서 바로 못나가고...
나 : "엄마가 밖에서 놀자고 하고 잠들어버려서 속상했지?"
아들 : "속상한 건 아니고, 실망했어."
실망... 실망... 실망...
처음 들었어요.
어떻게 저런 말을 배워서 적재적소에 쓰는지, 너무 귀엽고 신기해요.
얼마 전에는 결혼 후 처음 멀리사는 선배집에 놀러갔는데, 그 집 아이도 40개월 쯤 역시 말 늦고 과묵한 아들녀석.
편식을 많이 한다길래, 밥 먹다가 제 아들에게 동생한테 채소가 맛있다고 알려주자고 했어요.
제 아들이 양파며 무, 당근... 물김치에 든 거 평소보다 더 잘 먹으면서 뽀로로 야채송을 불러줬어요.
'동글동글 양파를 소개합니다. 영양만점 양파는~'
저랑 제 아들, 선배까지 셋이 뮤지컬을 하고 하고 났더니, 선배 아들녀석 조용히 포크로 고기반찬 찍으면서
'동글동글 양파는 먹기 싫어~'
ㅎㅎㅎ
저 지금 남편과 아이 시어머니에게 보내놓고 맥주 한잔 했습니다.
시어머니와 남편의 끈끈한 관계 때문에, 지금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 집 나가도 남편한테 아쉬울 게 없어요.
속이 터질 것 같아서 요즘 매일 같이 낮에 맥주 한잔씩 마세요.
그래도 귀여운 자식놈 봐서 올해까지는 참아보기로 했습니다.
친정엄마가 자식 때문에 산다 소리하는 거 너무 싫었는데, 지금은 제가 이렇네요.
그래도 혼자 살 준비 되기 전까지는 못나가요.
어머님~ 그리 사시면 벌 받아요..
다음 주부터는 일찍 준비해서 주말마다 애 데리고 산에라도 가야겠어요.
1. ==
'10.9.5 2:52 PM (211.207.xxx.10)그래도 속상하시다고 술을 의존하시면 나중에 위험해지기도 해요.
속상하셔도 애기보고 좀 지내시다보면 무디어져서 살게 되는거같아요.
우리 다 비슷하지 않나요?2. ㅎ
'10.9.5 2:58 PM (118.216.xxx.241)우리아들 20개월인데
꽃. 기차.엄마아빠 (따로 안불르고 이렇게 꼭 붙여서 불러요..엄마아빠둘다있을때 울게되면 꼭 엄마아빠..하면서 울어요..평상시 따로 부를때 거의 없고요..)언제쯤 말문이 트일지...물. 찌찌(찌찌라고할땐 자기찌찌를 만지면서) 가끔가다 조아..뭐에요.여보세요..등등 하는데 거의 안하고 거의 꽃하고 기차만 부르짖어요..3. ㅎㅎㅎ
'10.9.5 3:01 PM (115.23.xxx.240)저도 무뎌지고 싶은데... 시아버지도 모시고 있고... 시어머니는 성질나면 죽는다고 쇼하시는 분이라 일상으로 잘 무뎌지지가 않네요.
요즘은 어떻게든 아이 하나 더 낳아야 하나 생각도 자주 들어요.
전 2년 정도 터울로 아이 둘을 원했는데, 남편이 거부해서(애 낳고 부터 아예 잠자리까지 거부하더군요. 지금은 거의 섹스리스) 하나만 키우는데...
제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애를 원해도 못낳고, 애만 키우면서 알콩달콩 살지도 못하고, 5년동안 남편 번 것 만큼 시어머니가 가져가셨고, 시어머니가 자기 성질 못이겨 난리치면 내 탓이고, 남편은 점점 더 싸늘하고... 아, 일주일 전에는 카드도 빼앗아갔어요.
당장은 맥주라도 한잔해야지 어쩌겠습니까. 하하하.4. ...
'10.9.5 10:00 PM (175.115.xxx.111)효자남편 정말 힘들고 짜증납니다..
공감200%
정말 저도 애땜에 삽니다.
울아들은 43개월인데 요즘 ' 완벽하게' 란 단어를 어디서 배웠는데..
그 단어 써먹을 생각만 하더리다.
아빠가 화장실갔다오니 ' 아빠~ 완벽하게 쉬햇어?"
저녁 밥 다 먹으니 " 완벽하게 다 먹었군..."
아빠 퇴근하면 " 아빠.. 완벽하게 회사갔다왔어?"5. 저희
'10.9.5 11:04 PM (211.212.xxx.97)37개월인 큰아들은..제가 둘째인 9개월 동생에게 밥먹일때 본인이 동생한테 말해요..마지막으로 한 숟가락만 더 먹자...자..착하지~....(제가 큰아이에게 밥먹일때 하던 말투를 그대로 따라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