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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괴문자, 그 이후..
이 글도 길겠네요.
불행 중 다행으로...아이의 친한 친구도 아니었고, 같은 학교 아이들 중에도 없었습니다.
같은 영어학원 다니는 아이였네요.
정말 겉보기엔 멀쩡한 아이였고, 성적도 좋고 욕심도 많은 모범생스타일인 아이.
아직 초등 2학년들이다보니, 저희 아이랑 같은 방향 셔틀을 타면서 친해져 서로 핸드폰 번호도 주고받고, 내릴때보면 둘이 옆자리에 앉아 재잘거리다 내리는 좋은 사이였어요.
한달 전쯤, 셔틀 타려고 줄 서는데, 저희 아이랑 서로 먼저 왔다고 티격거렸다는 얘길들었어요. 그리고 그 아이아 저희 아이 머리를 잡아당겨서 기분이 나빴다는...넌 어쨌냐니까, 그냥 무시해줬다고 하기에, 워낙 겁많은 성격이니 뭐라 대들지도 못하고 하지말란 말도 못했나보다 했었거든요.
그리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는데, 그게 시작이었네요.
그 뒤로도 저희 아이 머리를 가끔 때리고, 수업시간에 노려보기도 하고...그랬다나봐요.
그러다, 기사아저씨한테도 한번 혼나고, 원장선생님한테도 혼난 모양인데, 그때 첫 문자를 보낸 것 같아요.
전 그때는 그애일거란 생각은 전혀 못했고, 아이가 겁을 많이 내기에 누가 못된 장난쳤나보다고 그냥 넘겼던건데..
'야, 김**, 너 죽을래?'
이래서, 그냥 같은 반 장난꾸러기 남자애들 중에서 누가 장난쳤겠거니..한거죠.
아이에게도 그 아이랑 잘 지내보라고, 간식도 싸보내고 해서 그냥 잘 지내는 줄만 알았지, 계속 그 아이가 저희 아이를 미워하고 있었는지는 몰랐거든요.
저희 아이도, 가끔 물어보면, 그냥 별일없이 지낸다고, 오늘은 간식도 나눠먹고 얘기도 했다거나..이러기에 좀 서먹해도 잘 지내는 줄 알았어요. 아이들 그냥 티격태격한거니까, 내용도 별일 아니었고..
그리고 그런 엄청난 문자들이 차례로 온겁니다.
베란다에서 밀어버린다느니, 동생이랑 같이 칼로 목을 잘라버린다느니 하는 무서운 말들에, 욕에..
어쨌든, 저희 아이에겐 누가 그랬다는 말 안하고, 남편하고 정말 고민 엄청했어요.
그나마 친한 친구 중에서 그랬던게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면서요.
오늘 남편이 학원에서 원장과, 담임교사, 그 아이엄마랑 만났습니다.
얘길 들으니...그 엄마, 너무 충격을 받은 듯 하구요.
원장과 담임교사 역시, 할 말을 잃었고..
평소에 욕심많고 활달한 아이고 수업시간에 적극적인 아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런 일을 벌였으니..
그 엄마가, 너무 미안해하면서 저희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겠다고 했다네요.
남편이,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없고, 그냥 같은 학원을 다니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학교도 다르고 사는 동네도 다르니 학원만 달리 다니면 마주칠 일 없으니, 그렇게 그냥 앞으로 안 마주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구요.
나중에 원장이 그 아이 불러서, 자백을 받고, 많이 혼냈나봐요. 앞으로 이런 일 벌이면 정말 경찰이 올거라고. 김**엄마아빠가, 이번만 용서해준다 해서 경찰까지 안 부른거니까 다시 그러지 말라구요.
그리고 그 아이는 학원을 그만두기로 했답니다.
친한 아이였거나, 같은 학교 아이였다면 또 다른 방법을 써야했을지도 모르겠고..
만약 그 집 부모들이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면 또 달라졌겠지만요.
그나마 학원 아이인데다, 사는 곳도 워낙 멀어서, 이 정도로 일이 끝났습니다.
저희 아이에게는, 그 아이가 그랬다는 말은 아직 못했어요. 그냥 경찰아저씨들이 범인을 잡았는데, 이 동네 애도 아니고 우리 학교 아이도 아닌데, 우연히 건너건너 친구한테 전화번호 몇개 듣고 적어서 장난쳤다고. 너한테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아이들한테도 그랬고, 걔는 네 얼굴도 모른다 했어요. 너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한테까지 그래서,그 아이들 엄마아빠들도 죄다 신고해서 같이 잡아서 혼내줬다구요.
그 말 듣더니, 완전 안심하고 신나하더라구요.
잘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황망해 하는 그 아이 엄마에게, 정신과치료를 권한다거나, 따끔하게 혼을 내줘야 한다거나..하는 말도 해주기 좀 그렇고.
어쨌든, 저희 집은 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아이도 이제 시간이 좀 더 가면 다 잊고 아무렇지도 않아질텐데, 그 집은 당분간 지옥이겠다 싶어요.
그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그런 괴물같은 모습을 갖고 있다는 것에 얼마나 마음이 지옥일까 싶고, 그 아이 역시..첨엔 괘씸하기만 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뭐가 그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나 싶어서 좀 안되었다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며칠사이에 별별 생각을 다 하다보니, 그간 의심했던 몇몇 아이들한테 미안해집니다.
그 아이가, 제발 자기안에 있는 악마를 내보내고, 또래 아이들처럼 지낼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1. ..
'10.5.5 1:29 AM (116.120.xxx.215)그전 글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참 마무리 잘 하신 것 같아요.
아이도 그렇게 모르고 넘어가는게 좋을 것 같구요..
다들 현명하게 마무리 잘 하신 것 같아서 보기 좋지만, 한편으론 아이를 키울땐 이렇게까지 현명해야 하구나....부담도 생기네요^^2. ㅇㅇ
'10.5.5 1:43 AM (221.140.xxx.185)전글 읽고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했었는데 그래도 해결이 되어서 다행이네요.
그리고 친한 친구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에요.
하지만 초등학교 2학년짜리 너무나도 어린 아이가 그런 문자를 상습적으로 보냈다는 사실이 정말 무섭네요.
그 아이 부모님도 자신의 아이가 그런 짓을 했다니 얼마나 당혹스럽고 두려울까요.
휴우-
고생하셨어요.3. 그 나이면
'10.5.5 2:09 AM (121.135.xxx.213)혼자 지어냈을리는 없고... 아이가 어디서 보고 들은걸 쓴걸텐데요.
참 끔찍하고 안타깝습니다. ㅠㅠ
원글님도 고생 많이 하셨네요. (토닥토닥~~~)
뉴스에 OECD국중에 우리나라 아이들이 제일 행복하지 않다고 나왔다죠.
게다가 바로 바로 윗등수의 나라와도 엄청난 차이로 벌어져서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공부와 외모로 인한 스트레스가 초등학생부터 엄청나니... OTL
요즘 세상은 아이들도 이렇게 괴물을 만드나봅니다.4. 다행,,,
'10.5.5 6:23 AM (119.64.xxx.121)원만히 해결되었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그 아이부모도 이제라도 자기 자식에대해 알게되었으니 다행일지도 몰라요.
이제 원글님 아이마음의 상처만 아물면 더 바랄게 없겠네요.5. 다행2
'10.5.5 9:09 AM (210.94.xxx.96)무엇보다 아이가 안심하고 신나했다는 말씀에 저도 휴..하고 마음이 놓여요. 지난 글 읽고 아이가 받은 충격, 상처가 깊고 오래가지 않을까 걱정되었거든요.
6. 주변에,
'10.5.5 9:42 AM (117.53.xxx.246)성인임에도 더한경우의 사람을 셋이나 겪어서요. (대학교,회사,친척 다다른 경우)
그들은 매우 못됬다가 아니고 정신이 아프다 에요.
사람들은 겉모습이 말짱하면 멀쩡한사람이 왜저러냐고 하는데, 몸이 아픈것처럼 정신이 아픈경우가 있거든요.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받으면 나아질수있는데 너무 안타깝네요.7. 원글입니다
'10.5.5 9:13 PM (125.186.xxx.11)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는, 어린이날을 전후해서 기쁜일만 있다면서 아주 편안해 합니다.
오늘 실컷 놀고 잠든 아이를 보니, 저도 많이 편해졌어요.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정말 행복한 세상이겠죠.
그렇게 만들어가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 다시 한번 해보게 되었습니다.8. 휴우
'10.5.6 2:51 PM (123.248.xxx.155)저도 그 때 댓글달고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정말 다행이고 원글님 참 잘하신 것 같아요.
앞으로 그런일없이 아이들 잘 지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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