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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여행 딸만 보냈어요

겁없는맘 조회수 : 941
작성일 : 2010-01-29 21:15:29
딸 둘만 동경여행 보내는 거 어떠냐고 글올렸던 아줌이에요.
댓글 많이 주셨어요.
보내라고 하신 분과
보내지 말라고 하신 분들의 도움말이 반반이었어요.
딸이 먼저 아이디어를 냈고
처음에는 제가 반대했지만
곰곰 생각하다가
딸 둘만 보내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겁없이 보냈습니다.

제가 하루나 이틀 뒤에 따라가려고도 계획했었는데
어린 딸 둘이서 삼박사일 동경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왔습니다.
우리 큰 딸이 공항 가는 차 안에서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 없어도 집 잘 지키고 잘 살 수 있어? 내가 엄마 때문에 걱정이야."
제가 얼마나 부족한 엄마인지 잘 아시겠지요? 부끄럽습니다.
부족한 엄마 밑에서 자란 딸이라서
어린 동생 잘 품어주고 바쁘고 약한 엄마 잘 지켜주고 잘 자란 것 같아서
눈물나게 고마웠습니다.

동경 여행 중에 위험한 곳도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위험하고 이상한 곳은 피해서 가고
고등학생들 대학생들이 가는 곳, 사람 많은 곳만 찾아다니면서 여행했다고 합니다.
용돈도 반 이상 절약해서 남겨 왔어요.
싸구려 선물도 많이 사왔더군요.
할머니 모자
아빠 헤어용품
엄마 아이샤도우....

어리버리한 엄마 밑에서 이렇게 착하고 반듯하게 잘 커준 딸이 있어서
삶에 작은 행복을 느낍니다.

저는....
딸이 유치원 때부터 시내버스 타는 법을 가르치고 그렇게 키웠어요.
제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출장가면 저 혼자서 유치원도 학교도(학교가 사립이어서 시내버스를 탔지요) 알아서 다녔고
조금 더 자라서 제가 퇴근이 늦으면 라면 삶아 먹고 동생 먹이고...
그렇게 험하게 키운 딸이라서
동경 여행도 믿고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미 입장에서 더 곱고 더 귀하게 키우고 싶었지만, 제가 아둥바둥 살아야 했기에
곱게 키우지 못했습니다.
어린 딸 험하게 혼자 내버리다시피 키운 딸이
이제 와서는 다 큰 자식으로 여행을 무사히 다녀와서
딸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IP : 220.118.xxx.19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29 9:23 PM (124.212.xxx.195)

    정말 예쁜 딸들이네요.
    님은 잘 못해주셨다고해도 따님들은 엄마사랑 듬뿍받고 자랐을것같아요.
    뭐,,, 같이시간만 보내줘야 사랑인가요?
    엄마의 진심은 아이들도 느낄수 있을텐데...
    분명 님이 아이들 잘 키우신거예요.

    제가 사는곳이 동경이예요.
    어린 따님 둘이서 뭘 보러 다녔을까요?
    따님들 여행기가 궁금하네요.^^

  • 2. 좋다.
    '10.1.29 9:23 PM (59.86.xxx.107)

    어머나....너무 기특하고 대견해요..
    전에글을 못읽었는데 애들이 몇살인가요?
    할머니 모자...아빠 헤어용품..엄마 아이쉐도우에서는 흐믓한 미소가 지어졌어요.
    애들 너무 귀엽고 대견해요...
    강하게 잘 키우셨네요..

  • 3. 11
    '10.1.29 9:26 PM (116.123.xxx.98)

    흐믓하시겠어요.
    저도 딸딸이 엄마이고 대학생들인데 항상 걱정이 되네요.
    험한 세상이지만 자식을 믿고 세상에 우뚝 설수 있도록 엄마 마음부터 강해지려고 해요.

  • 4. 저는
    '10.1.30 9:42 AM (61.38.xxx.69)

    말리라고 했는데 잘 다녀왔다니 고맙네요.
    여행기 여기다 올려보라고 하세요.
    글도 잘쓰겠는걸요.

  • 5. 대단하네요~
    '10.1.30 12:26 PM (121.163.xxx.34)

    전 대학생 아이들끼리 외국엔 보낼수 있어도 유치원생 아이 혼자 버스타는건 못시키겠던데..
    저도 대학생 시절에 배낭메고 해외여행다녀봐서인지 그건 쉬워보이네요.
    아마 원글님이 그 나이에 홀로 배낭여행 해보신 경험이 없으셔서 걱정되나봐요.
    일본정도면 한국보다 안전한곳이라 여자둘이 여행하기 편합니다.
    따님들 다 키우셔서 좋으시겠어요..부러워요~~~

  • 6. ㅣㅣ
    '10.3.31 12:07 PM (112.153.xxx.106)

    저도 저희 외동딸 그리 여행 보냈고 잘 놀고 돌아 왔어요 혼자 저는 4박5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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