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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보다 며느리가 낫다고 하는 친정아버지

서운해 조회수 : 1,676
작성일 : 2009-12-21 22:02:42
저희 친정은 아들이 없어서 며느리가 없죠.

더구나 여동생은 멀리 떨어져 살고 여동생 부부가 둘다 본인 가족외에는 좋게 말하면 쿨한 편이고 다르게 말하면 냉정한 편이라(부부가 닮았어요) 저희 부모님 곁에는 저와 제 신랑만 있습니다.

근데 침정엄마가 아퍼서 거동을 못하세요. 그래서 병원에 계시고 아빠 혼자 사시는데, 거의 매일 병원에 들리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벌써 몇년째이니 아빠도 많이 힘들고 답답하리라 생각됩니다.

저희 부부는 맞벌이 인데, 저는 한달에 1-2번 출장도 가고 야근도 많이 하고...엄마가 아픈이후로는 주말에는 되도록 일을 안하려고 주중에 밤을 새더라도 일을 끝내는 편입니다.

지난 몇년간 저희 부부는 주말이면 하루는 병원에 들려 엄마 식사도 챙기고 세수도 씻기고 그러다 옵니다. 그게 사실 일주일에 하루고 한달이면 많아야 4번정도이니 별거 아니게 들리기도 하고 아빠입장에서는 서운하기도 하겠지만, 한두달도 아니고 제가 집에 있는 전업주부도 아닌바에야 주말에 집안일도 챙기고 반나절은 병원 방문하는 일이라면 사실 주말이 바쁩니다.

그리고 저흰 아기가 안 생겨 병원애 다니며 홀몬치료며 이것저것 합니다. 그러니 주말에 내 병원 다니랴 엄마한테 들리랴, 시댁도 들려봐야지...장도 봐나야지..그러길 몇년째입니다.

제가 병원 다닐때 가끔은 시술도 하느라 엄마한테 들리지 못할때도 있고, 출장가 있어서 없을때도 있으니 사실 한달에 평균 4번이 안되기도 하겠네요.

그래도 일년에 한두번 와보는 동생몫까지 한다고 하는데....

엄마 병원가면 다들 나이드신 분들이 심심하셔서 그런지 딸이 낫네 며느리가 낫네 그런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제가 엄마한테 하는거 보면 다들 딸이 났다고 하시는데 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럽니다.

근데, 가끔 아빠가 항상 그런 말이 오고갈때면 며느리가 났다고 하는겁니다.

아빠한테는 외로우실까봐 거의 매일 전화를 한번 내지는 두번 하는데, 오늘은 저녁때 먹을 것도 없고 춥기도 하고 늘어져서 있으면서 전화드렸더니 저보고 하시는 말씀이

며느리가 훨씬 났다고 하는 겁니다. 왜냐면 며느리는 다른 사람들 이목도 있어서 의무감으로라도 잘하는 데 딸들은 의무감이 없어 잘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요즘 누가 의무감으로 잘하나요? 다 사람마다 다르겠지요...그랬더니 ........아니라고 하시면서 며느리가 훨씬 잘한다고 그러는데.....

며느리가 없어서 일까요? 아빠는 제가 며느리였다면 아마 직장도 그만두거나 아니면 직장을 다녀도 주말내내 병원 살꺼라고 생각하시는것 같아요. 아빠도 모시면서......

근데, 사실 어느 며느리가 그것도 직장 다니는 며느리가 주말내내 시어머니를 책임지고 병원 수발을 들거라고 생각하시는지....그럼 집안 일은 언제 하는지.....

아빠는 지금 일이 없으셔서, 사실 연세가 있기도 하지만, 병원 가셔서 한시간 정도 있다가 친구들과 놀러 다니십니다.

제 월급의 1/3정도는 신랑 알게 모르게 친정에 갑니다. 아빠 용돈에, 때되면 쇼핑 좋아하는 아빠땜에 옷도 사드리고......

아빠는 며느리라면 엄마도 다 책임지고 아빠도 엄마 건강할때처럼 다 알아서 해주겠지 하고 환상을 품고 계시나 봅니다.

아빠 환상을 만족시키려면, 직장일 하면서 아빠 집안일도 다 챙기고 음식이면 옷, 살림....엄마 병원 뒷 치다거리도 하고....아빠는 엄마 건강할때처럼 다니시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지금도 전 아빠 집에 인터넷 쇼핑으로 장을 봐서 보냅니다. 소소한거야 못하지만 한달에 3-4번은 기본적으로 야채, 과일, 고기류는 제가 장을 봐서 보내드리면 도우미 아주머니가 오셔셔 음식 준비 해줍니다. 저도 인터넷으로 장 볼때도 많은데, 그럴때마다 두 집 장을 봐서 보냅니다.

이렇게 두 집 신경쓰고 또 엄마 병원다니며 간병인들 간식까지 챙기는데...전 정말 엄마가 가엽고 안쓰럽고 그냥 죄송하고 미안한 맘에 해왔는데

오늘 아빠가 저리 말씀하시니 기운이 싹 빠지면서....저도 여동생처럼 제 가족, 즉 남편과 저, 만 생각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항상 친정이 우선이라 신랑하고 싸운 적도 많은데....내가 뭘 얻었는지.....

시간이 없으니 제발 편하게 있으면서 임신하도록 노력하라는 의사말도 그냥저냥 해결되겠지 하면서 했는데...

그렇게 병원 다니면 엄마가 맘에 걸리고 또 며느리가 났다는 아빠 말도 맘에 걸리고....

아빠 말에 모른척 하기에는 엄마가 안되서 그럴 수도 없고......

저도 사실 남들처럼 신랑과 둘이 아닌 아이들이 있는 가족을 꾸미고 싶은데...남들처럼 임신이 쉬우면 뭐가 걱정일까 싶지만...........엄마가 건강하다면 그래도 임신안되는 거 같이 걱정해주고 같이 울어주고 할텐데....내 병원 다니라고 응원도 해줄 것 같은데...

오늘 이리 저리 심난하고 복잡해서 위로 받고 싶어서 글 올려요.



IP : 58.142.xxx.1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허허
    '09.12.21 10:13 PM (180.69.xxx.46)

    친정아버님이 뭘 모르셔도 한참을 모르십니다.
    며느리가 더 낫다고요?
    물론 나은 사람도 있긴 있겠죠만, 제가 병원생활 많이 해봐서 아는데요.
    간병인 쓰는 며느리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 !!
    전업인 며느리라도 그렇고요.
    암튼 며느리살이를 한번 당해보셔야 친정아버님이 정신번쩍 드실듯

  • 2. ....
    '09.12.21 10:18 PM (116.126.xxx.54)

    친정아부지..진짜 좀 이해가 안가시네요...
    저도 요즘 며느리고...
    그냥 동네 아짐들하고 모여서 수다떨때..
    이런 이야기 나온 적 있었는데...
    요즘에 시부모 병간호를 누가...하냐고...
    절대 못한다고 거품 무는 애 엄마 부터...
    그냥 적당히 간병인 쓰면서 하지 하는 엄마부터...
    그랬으면 그랬지...
    내가 꼭 시어머님 병간호 해야지 하는 엄마..절대 못봤는데요...
    친정아부지..좀 이해가 안가셔요......
    정말 어디서 그런 이야길 들으셨는지요...

  • 3. 섭섭
    '09.12.21 10:19 PM (121.167.xxx.66)

    아들없음을 한탄하시는거예요. 며느리도 며느리 나름인데 아들이 없으신 아버지는 며느리에 대한 환상이 있으신가보네요. 우리이웃에 어떤 아저씨는 딸만 둘인데 정년퇴직하시고 집에 있으면서 잘때마다 마누라를 걷어찬데요. 아들도 못낳은*이라고 왜 사는가 몰러요, 그 아줌마
    그 간큰 아저씨 황혼이혼 안당할지..
    원래 남이 가진거 없으면 그게 더 크게 보이는법 님이 섭하더라도 이해하세요.

  • 4. 에공~
    '09.12.21 10:21 PM (220.88.xxx.254)

    제가 노인병원에 봉사하러 가면 다 딸들이 입원시키고 병문안 옵니다.
    원글님 지치고 힘든데 아버님 말씀이 많이 섭섭하겠어요.
    근데 나이든 분들이 생각보다 이기적이예요.
    젊어서 다 감당이 되는줄 알더라구요.
    아버님 말에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나이들면 그러려니 하고 흘려버리세요.
    그나저나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겠네요.

  • 5. .
    '09.12.21 10:33 PM (110.8.xxx.231)

    부디 원글님 자신을 위해 사세요.
    내삶에 집중하시고, 부모에게 칭찬을 받는 착한아이로 살지마세요.
    나이 먹고 늙었다고 모두 지혜로운건 아니에요.
    아버지는 나이든 어린아이인거죠.
    자식에게 의지하고싶은걸 저런식으로 어리광부리는거랍니다.
    아버지말 귀담아듣지 않아도 됩니다.

  • 6. ...
    '09.12.21 11:20 PM (121.140.xxx.230)

    저는 시누이 6명에 며느리는 저 하나입니다.
    시어머니 요양원에 계시는데
    제가 제일 가까운지라 1주일에 한 번씩 가지요.
    요양원에서 보면 며느리들 안옵니다.
    저는 희안한 존재구요...
    그냥 딸들이 제일 많이 오고 아들도 가끔 오고...며느리가 있으면서도 안오던데요.

    아버님이 며느리가 없으시니 하시는 말씀입니다.
    남의 것은 뭐든지 커 보이고 좋아 보이고 부럽고...그런거죠.

  • 7. ,,,
    '09.12.21 11:27 PM (99.230.xxx.197)

    죄송한 말씀인데 님 아버님 마인드가 유아적인 것 같습니다.

    님도 필요 이상으로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마세요.
    님 마음의 상처만 커지겠습니다 그려...

  • 8. 아버님보다
    '09.12.22 3:45 AM (24.111.xxx.147)

    저는 동생이 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동생분 행동은 쿨이 아니라 못된 딸이라고 생각됩니다.
    엄마가 거동도 못해서 주욱 입원해 계시고
    늙으신 아버지 혼자 사시는데 일년에 1~2번 오는게 말이 됩니까?
    혹시 외국에 사는 거라면 몰라도....

    동생분이 자주 오지는 못하더라도
    아버지한테 전화도 자주 하고, 용돈도 가끔 부쳐드리라고 하세요.
    그게 돈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아버지 기운 내시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동생분 만나서 한 번 혼을 내시던가 잔소리를 하시던가 하세요.

  • 9. 나눠서
    '09.12.22 9:12 AM (192.249.xxx.227)

    하세요. 몸축나요. 님이 힘들면 힘들다고 쉬세요. 아버지가 뭐라고 하면 눈물바람에 애도 안생기고
    친정에 하는 만큼 시댁에 못해서 둘이 사이 힘들다고 하세요. 그러고 주말에 님을 위해 격주로 하세요.돈은 동생한테 전화해서 이제 반반씩 하자고 하세요. 너무 많이 하려고 하지 마세요.
    아버지도 계신데 왜 님이 다하세요. 받는 사람들은몰라요. 늘 받아와서요..
    좀 더 님을 위해서, 님이랑 가족을 위해서 사세요. 너무 친정위하면 좋은남편이라도 맘 멀어져요.
    동생이 못오면 돈이라도 딱 반으로 하세요. 아버지 그러시면 집으로 도우미 부르고 장보고 하는거 한동안 끊으세요. 아들 없어 서운하시면 딸없으면 어떤지도 느껴보시라고.
    님이 해 주시니까 아버지도 놀러다니시고 하잖아요.
    언제까지 벌어서 친정에 그렇게 부으실꺼예요? 그거 아무도 안알아줍디다..

  • 10.
    '09.12.22 2:35 PM (98.110.xxx.99)

    매를 버는 아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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