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버섯따는 이야기..

이야기 조회수 : 289
작성일 : 2009-11-24 17:06:29
소설을 읽다보면
가을날 바구니를 들고
산으로 올라가서 버섯을 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나오곤 해요.

글자라는 것은 참 오묘하기도 하지요
한자 한자  한단어  한문장 ...읽다보면
어느새 나는  그 낙엽냄새 나무냄새에 물든
산 속에서  탐스런 버섯을 따고 있으니까요.


그렇죠?


버섯 따보셨어요?
공장에서 재배되는 새송이랄지,  팽이랄지,  느타리같은 거 말고
가을날 산속에서 부지런히 올라오는 버섯이요.


가장 풍요로운 계절이지만
수확기가  끝나고나면 온갖 빛으로 화려했던 들도 산도
초라하기 그지 없고
그때쯤이면 아이들은  그냥저냥 마을회관 앞에서
숨박꼭질이나  , 비석치기 같은 놀이로
시간을 보내곤 했어요.


저는 또래들과 잘 놀기도 했지만
혼자서 밭에도 돌아다니고    산에도 돌아다니고
그러면서 놀곤 했는데
예전에 오지마을에 살땐  엄마를 따라 갔던지
할머니를 따라 갔던건지 모르겠지만
싸리버섯을 따러 산에 가서  색색이 싸리 버섯을 따다가
버섯 나물을 해먹던 기억도 나고요.


싸리버섯이 참 쫄깃쫄깃 하잖아요.
그 흔하디 흔한 싸리 버섯도 이젠 보기가 힘들어지고..


이사온 집의 뒷편엔 또 누구네의 밭이 있었는데
밭가에 있는 감나무에선 늦가을에서 초겨울쯤이 되면
갈색 감나무버섯이 몽글몽글 올라오기도 했어요.
감나무라고 다 감나무버섯이 나오는 건 아니었는데
그 감나무에선 감나무버섯이 제법 많이 올라오곤 했지요.


바구니를 들고가서  몽글몽글 올라온 감나무버섯을 따다가
물에 담궈서 미끌미끌한 걸 씻어내고
쌀뜨물넣은 된장에 넣어 끓이면 맛있던 감나무 버섯.


어느날은 그 옆 밭둑 밑으로   걸어가다 보니
죽은 느티나무였는지 그 안쪽에서 야생느타리 버섯도
한움큼 따다 먹은 적이 있었어요.


자연에서 나오는 걸 따러 다니고
뽁뽁 따서 바구니에 넣을때면
왜그렇게 행복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그 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거든요.


어느 어느 산속 낙엽속에선
가을이면 버섯향기가 진동하겠죠?

IP : 218.147.xxx.2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의 글에서
    '09.11.25 12:56 PM (211.40.xxx.58)

    가을날 버섯향기가 아무리 진동한다해도
    님의 글 속 향기 보단 못할거 같은데요

    매번 이야기 잘 읽고 있습니다.

  • 2.
    '09.11.25 1:37 PM (211.195.xxx.20)

    말도 안돼요
    제 글 기억하고 읽고 계시다니..ㅎㅎ
    너무 감사한데요.^^;
    수다 떨었지만 그 수다에 답변을 해주시니
    정말 행복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2779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도 띵해요 도와주세요 3 .. 2009/11/24 495
502778 수업거부 5일째 입니다. 7 약대생 2009/11/24 907
502777 복잡한 고민상담한 글들 후기도 올려놓으면 안되나요? 후기가 궁금.. 2009/11/24 244
502776 우리말 장음, 단음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뭘까요? 3 국어 2009/11/24 506
502775 한나라당, 암기력은 좋은데 응용력은 영… 1 세우실 2009/11/24 219
502774 한국생활의 초보에요. 보이스피싱 어떻게 대처하나요? 7 aka 2009/11/24 361
502773 아들 태어난 시를 모르다니... 15 무자격부모 2009/11/24 1,739
502772 전세 재계약을 위한 절차를 알려주세요 4 전세 2009/11/24 508
502771 (컴앞대기)네소머신 에센자 or 시티즈 or 시트즈&밀크 or 중에서 어떤걸로 살까요? 9 네소머신 2009/11/24 826
502770 워킹화 추천 부탁드려요. 워킹화13만원짜리 광고를 봤는데.. 워킹화 2009/11/24 1,280
502769 혹시 남편의 뒷조사(?) 할수 있는 방법 있을까요??? 3 남편아 2009/11/24 1,124
502768 학원같이 다니는 2학년언니가 몇평이냐고 물었대요. 7 ^^ 2009/11/24 1,133
502767 아이침대매트리스 .. 2009/11/24 379
502766 초등 2학년 (만 8세가 안되었어요) 여아 가슴이 조금 나왔네요. 성조숙증 검사는 어느 병.. 2 음.. 2009/11/24 1,681
502765 참맛느타리버섯.. 4 주부 2009/11/24 484
502764 소고기 장조림할때 통후추를 꼭 넣어야 할까요? 3 장조림 2009/11/24 1,102
502763 자기주도 학습법 가르치는 캠프추천해주세요 2 중3엄마 2009/11/24 795
502762 원정출산자들의 뇌구조 15 2009/11/24 1,670
502761 솔라 26센티 10리터 휘슬러 2009/11/24 323
502760 세종시·4대강만 있나, 슈퍼이슈에 갇힌 정국 1 세우실 2009/11/24 182
502759 20개월아가신종플루예방접종괜찮을까요?? 2 의윤 2009/11/24 327
502758 학습 사이트가 생각이 안나네요.. 4 궁금 2009/11/24 515
502757 그냥.. 괜히 자랑하고 싶어서요.. 헤헤- 8 전생에 나는.. 2009/11/24 1,215
502756 제가 민감한건지 좀 봐주세요 6 질문 2009/11/24 722
502755 술집갔다고 다 고백(?)하는 남편 21 ^^ 2009/11/24 2,179
502754 덜 힘든 곳은 어디일까요?공군? 7 군대중 2009/11/24 585
502753 김밥 두줄 20분만에 먹어면 빠른건가요? 11 궁금 2009/11/24 1,137
502752 한경희스팀청소기가 있는데 이걸 그냥 밀대처럼 쓸수 있을라나요?? 2 한경희스팀 2009/11/24 456
502751 요즘날씨에 베란다에 2 콩콩콩 2009/11/24 437
502750 농협에서 절임배추를 샀는데 3 ㄷㄷ 2009/11/24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