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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사랑은 好雨知時節하셨나요...

라일락84 조회수 : 884
작성일 : 2009-10-16 18:00:19
전 허진호 감독의 영화에 늘 마음이 흔들려요.
‘봄날은 간다’에서 은수와 상우가 녹음하던 바람부는 대나무밭의 풍경처럼요.

늘 영화가 화제에서 벗어날때쯤 보게되는 편인데 맘 먹고 호우시절은 좀 챙겨봤어요.
또 마음속에 고인 접시물이 출렁출렁이에요^^

정우성이 너무 비상식적으로 미남이고 조금 느끼하게 보여 평소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好雨時節에선 참 매력적이네요.
너무 까탈스럽지도 않고 너무 고지식한 것도 아닌 것이
알렉스같이 배려가 몸에 배인 친절남은 아니지만
거칠지 않으면서도 남자답고 낙관적인...
한 마디로 좀 젠틀해요.

영화 초반부 두 연인은 좀 느끼하게 전개되는 편이긴 한데
중간이후부터는 허진호 감독 영화답게
군더더기없이 스토리를 쫘악 빼 주고
캐릭터들 쿨하고 그렇죠.

두보초당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청두의 봄과 그곳에서 숨쉬는 사람들의 활기 자체가 참 싱그럽구요. 쓰촨성(사천)의 지진이 휩쓸고간 아직도 부분부분 폐허인 도시에서 사람들은 또 그렇게 사천음식을 먹고  거리에 모여 춤을 추고 사랑을 하고 그렇게 살아가네요.

허진호감독은 여배우에게 있는 젊음날의 싱그러움, 깨끗함 이런걸 참 잘 끌어내는 감독인것 같아요. 심은하는 말할 것도 없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영애도 <봄날은 간다>에선 어쩌면 어리석은듯 하지만 그녀의 한계가 나의 한계인듯 한 동안 제 마음을 후벼팠었고
<외출>의 손예진은 가냘퍼도 배용준보다 더 원숙했고
죽음의 그림자를 껴안고 요양원에서 가쁜 숨을 쉬면 살아가는 <행복>의 임수정마져  부박하게 도시를 떠도는 황정민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자기 삶에 참 당당했죠.
여기서 고원원은 캐릭터상  전작의 여배우들에 비해 수동적이랄 수 있고 그녀의 상처가 심도있게 전달되지는 못하지만 배우가 가지고 있는 풍부한 감성을 청초하고 내추럴한 자태에 잘 실어 전달하더군요. 자신의 청춘이 아름답게 투영된 괜찮은 필모그래피를 하나 갖게 된 것 그 인생 참 부러웠어요.

이 나이가 되어서 사랑에도 용감해 보지 못하고 인생의 분루도 잘 모르고 그저 일신의 안온함만을 쫓아다닌것 같아 너른 가을하늘보고 한숨 쬐금 쉽니다.

다시 태어나진 않겠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전 정말 사랑에 용감해지고 싶어요. 내게 주어진 일에 후회없이 열정을 바쳐보구요.

그래도 좋은 비는 때를 알아 내리는거죠^^
행복한 사랑이 무모한 열정은 아닌거겠죠.

여러분의 사랑은 好雨知時節하셨나요...
IP : 118.222.xxx.3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09.10.16 6:03 PM (221.149.xxx.151)

    이번주 일요일에 남편과 같이 보기로 했어요.

    결혼할 때는 그렇다고 믿었던 것 같구요.

    요 며칠동안은 그래봤자지... 그랬던 것 같고...

    지금은 그냥 최선을 다하자... 그런 맘이구요.

    님의 글을 읽어보니 더 기대가 되네요.

    저는 정우성을 그냥 잘생긴 광고모델 정도로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그 사람 영화는 놈놈놈 말고는 본 게 없더라구요.

    저보다 남자 배우를 더 아끼는 남편과 가서 그의 매력을 함 찾아보겠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2. 메이(고원원)와
    '09.10.16 6:14 PM (121.169.xxx.197)

    그들이 만난 5월... 참 세심하다 싶었어요. 메이가 상큼하고 날씬한 미인인 것 이상으로 양심이 깊은 착한 여자라는 사실에 더 감동받았습니다.

  • 3. 라일락84
    '09.10.16 6:14 PM (118.222.xxx.36)

    ㅋ 약간 캐주얼하게 양복입고 두보초당앞에서 고원원을 기다리는 정우성
    여기선 밴애플렉 닮았어요.
    다리는 더 길고 얼굴은 더 해사하고... 한 스타일 하죠.
    정우성에 대한 기대는 없었는데
    동물원의 팬더와 두보초당의 대나무숲과 함께 가장 인상적인 피사체였어요 ^^

  • 4. 호우시절
    '09.10.16 6:36 PM (124.49.xxx.171)

    님 글을 참 부럽게 잘 쓰시네요.
    보면서 고개 끄덕끄덕 거려져요.
    호우시절 본지 일주일 되었는데, 아직도
    정우성에서 못 헤어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시시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두 주인공의 영어 발음도 우습다 할 수 있겠지만,
    제겐 주인공들의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영화였어요.
    오늘도 호우시절 홈피들어가서 정우성 감상하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
    앞으로 허진호 감독 작품도 관심 많이 갈거같아요.
    원래 봉감독 팬이었는데. ^^

  • 5. 근 16년만에
    '09.10.16 7:14 PM (122.37.xxx.197)

    정우성의 인물값을 제대로 느꼈어요..(아마 영어땜에 모국어 발음 연기 의 미숙함이 묻혔다는..)
    호텔 키쓰씬에서 음향과 음악을 모두 죽이고
    현장음 생생하게 촬영해서 보는동안 부끄러웠어요..(지대로 몰입하더군요...두 분 배우..)
    오늘 인터뷰보니 몇 시간 동안 그 장면만 찍었다는...
    대나무 뒤에 키쓰씬 너무 근사했고..
    자전거 타는 마지막과 정우성이 메이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엔딩이라 해피하더군요..
    멜로로 쓰기엔 적당한 장소가 아니었는데
    두 사람의 아름다운 얼굴과 몸이 그 배경을 대신하더군요..깔끔한 영화..
    학교때 두보 시를 좋아햇는데 다시 찾아 읽어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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