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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하는 이유

... 조회수 : 1,094
작성일 : 2009-09-25 12:11:46
엊그제부터 계속 생각해봤습니다.
단 한가지라도 내가 살아야하는 이유가 있나.
단지 죽는것보단 사는게 낫지 않나-라는 거 빼고.
없네요. 3일을 생각했는데도.

겜방에 미쳐서 저녁이면 나갑니다.
초등생 아들이 둘이나 있는데도 바람쐬러 간다고 그렇게
매일밤 나갑니다. 일찍 들어오면 2시 늦으면 3-4시.
이젠 애들조차도 아빠 겜방가지? 하고 묻습니다.
그럴때마다 저한테 뭐라하네요.
애들한테 쓸데없는 소리해대서 애들이 그런다고.
저 정말이지 애들한테 쪽팔려서 한번도 겜방얘기 한적 없습니다.
맹세코 애들한테뿐 아니라 어느 누군한테도 해복적 없습니다.
낼모레면 마흔인 사람이 하루도 안빼고 그렇게 다닌다면
누가 믿을까요.

애들이 크면 달라질 줄 알았던건 제 크나큰 실수였지요.
멀쩡히 살아있는 아빠, 얼굴보는건 밥먹을때.
그나마도 숟가락 놓으면 침대에 누워 리모컨 조정
그것도 아니면 바람쐬러 간다고 나가버리고.
새벽이 되어야 들어옵니다.
어쩌다 쉬는 날이 되어서 애들이 아빠랑 어디 가고 싶다고 붙으면
짜증내며 옆에도 못오게 하고 하루종일 뒹굴거리고 잡니다.
피곤해 죽겠는데 쉬는날 제대로 쉬지도 못하게 한다고 짜증은 있는대로 다 내고.
그렇게 피곤하면서 겜방은 어찌 그리도 잘가고 날도 잘새냐고 하면
더 성질냅니다.

오죽하면 겜방 주인이랑 사귀냐고까지 했는데도 끄떡없고.
게임중독이라고 하면 자긴 나가서 돈도 벌어오는데 어떻게 중독이냐고
일하는데 지장있는거 아니지 않냐고 더 큰소리치네요.
월급...여기서 말하면 우습죠.
이렇게 생활하고 살아있는거 자체가 토픽감일테니.
그나마 손바닥만한 집도 대출금 끼어있고 .

애들 어려서 혼자서 하루종일 진이 빠져 죽을거 같았을때
정말 길가는 사람이라도 붙들고 울고 싶었을때 조차도
곁에 없었다지요.
그래도 참았어요. 그냥 나 하나 참으면 되니까.
말로 다스리는 것도, 싸우는 것도 너무너무 힘들어서.

82에서 가끔 돈벌어오는 기계라 생각한다는 글들.
너무 비참할거 같아서, 제가 봐도 애들이 아빠를 그리 생각할거같아서
애들 커가는거 안보이냐고, 내가 밖에서 나아온 자식들도 아니고
어쩌면 그리 무심할 수 있는지 정말 너무 속상하다고
애들한테 좀 잘하라고 신경 좀 써주라고 하면 한다는 말이
원래 애들은 그냥 크는거라네요.
요즘 누가 애들을 이렇게 키우냐고 뭐라하면
아빠들이 다 그렇지 얼마나 더 잘하냐고 싸움만 나고..

오죽하면 어린이날 밖에서 법먹으면서 애들 그릇에 고기놔주고 하니까
큰애가 아빠를 한참을 빤히 쳐다보다 한다는 말이
아빠 오늘은 어린이 날이니까 친절하게 해주는거야? 합니다.
애가 이렇게 느낄 정도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하는거 아닌가요.
쓸데없는 소리한다고 헛소리 좀 하지 말라고 핀잔을 주더군요.

애들은 지금 나이 먹도록
집에서 자기손으로 맘대로 컴퓨터 아예 켜보지도 못했습니다.
허긴 컴퓨터 사용해본게 손가락에 꼽을정도니.
그것도 내가 옆에서 지켜보고 시간재고.
TV 역시 항상 허락받고 시간재고 볼 정도니 말 다했지요.
정말 애들이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어제는 제 생일이었다지요.
생일 전날  새벽3시가 가까워 들어왔습니다.
회식을 했다던가 친구를 만났다던가 하면
차라리 그런가보다 하겠습니다.
오자마자 어.안잤네 하더니 조용..잠들었더군요.

어제 낮에도 전화한통 없었어요. 전화. 바라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돈떨어지면 왠일인가 싶을 정도로 살가운 목소리로 전화하니까.
딱 그때뿐이니까.
그래도 퇴근해서 오면 뭐라 한마디쯤은 할 줄 알았습니다.
내가 너무 과분한건가요.
너무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아서 짜증 좀 부렸더니
또 침대에 기어들어가서 안나오더라구요.
내 이 집구석 나갈때 저놈의 tv랑 침대 박살내버리고 말껍니다.
있는 찬밥에 김치에 밥차려줬더니 애들이 불러내도 꼼짝안하고
기어이 애들이 끌고 나와 밥먹고

저는 밥 생각도 없고 엎어져서 핸드폰으로 게임하는데 자꾸 깐죽거리더군요.
친구가 케익을 만들어줘서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그거 먹자고.
너무 속상해서 정말 눈물이 나오는걸 어쩌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랬더니 한다는 말, 도대체 뭘 받고 싶어서 그거 못받아서 울기까지 하냐고.
됐으니까 신경쓰지 말고 앞으로 니가 겜방에 살림을 차리든
들어오든 말든 신경쓰지 않을테니까 너도 나한테 신경끊으라고 하고
내가 왜 태어나서 이꼴저꼴 다보고 사는지 나도 답답하니까 건들이지 말라고
했더니 말 그렇게 한다고 성질을 있는대로 내길래
진작에 갈시간 됐는데 못가서 열뻗히냐고 얼렁 나가라고 했더니
괜히 성질난척 이방저방 다니더니 나가네요.

저 그상태로 그냥 잤습니다.
케익먹자고 조르는 애들 목소리가 가물가물 들리는데도
그냥 잠들어버렸습니다.
다른때는 새벽에 들어오는 기척에 한번씩 깼는데 전혀 안깨고.

새벽에 일어나보니 먹은 밥상 그대로, 애들은 애들대로 뒹굴거리다 잔 흔적..
아침부터 또 펑펑 울어버렸네요.
애들은 눈뜨자마자 밥안먹겠다고 케익먹고 싶다하고
그래서 케익 한조각에 우유 한컵씩 주고 학교 보내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라디오 듣다 또 울고.
82에 들어와 어제가 대통령님도 생신이었고..
어느분이 상차려 놓은거 보고
또 울고.
그냥 눈물이 자꾸 나요.
바보처럼.
지금도 그렇고.

정말이지
나 없으면 이런 아빠랑 살아야하는
애들이 불쌍해서 애들 때문에라도 살아야 한다면
애들이 큰 다음엔 무슨 낙으로 살까요.
애들 키우며 애들땜에도 재정적으로도 이 인간때문에도 너무 힘들어
정말 스트레스로 죽을거 같아서 조금 크면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혼자 그렇게 위로를 하며 어떡해든 살아야겠다고 맘을 다졌고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있기는 한건데. 참..

철없어야 하는 애들이 생일 선물 사주겠다고
그간 모아둔 용돈갖고 나간다는거 말리고 마음만 받겠다고 했는데
뭐가됐든 뭔가 받아도 그거 어제를 평생 기억하게 할 물건이 되어버릴거 같고..해서
그냥 그랬네요. 애들은 심각한 분위기 대충 눈치채고 더 안조르고 넘어가줬는데

이젠 애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밖엔 안드네요.
어쩌다 이런 부모를 만나서 이렇게밖엔 못사니.
손 귀한 집에 태어났더라면 아들이라고 사랑받고 이쁨받고
하고 싶은거 다 하며 귀하게 자랐을텐데.
너희는 어쩌다 내 몸에, 이 집구석에 태어나 이런 대접밖에 못받고
이모양 이꼴로 사는거니..하는 생각뿐이고..
그렇네요.
막막해요.
산다는게.


IP : 116.46.xxx.1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란실리오
    '09.9.25 12:20 PM (121.157.xxx.246)

    살아야 하는 이유는 아주 많겠지만,

    일단..두 명의 아드님도 살아야할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 2. ....
    '09.9.25 12:24 PM (218.232.xxx.230)

    경제력해결능력되시거든 차라리 아이둘 데리고 그곳을 벗어나버리세요
    그러면 살아야할 이유들이 많아질듯 하니 말입니다

  • 3. ....
    '09.9.25 12:25 PM (211.238.xxx.27)

    원글님, 힘내십시오.
    사셔야 하는 이유 있습니다.
    만약 원글님이 이 세상에 안계시게 된다면 원글님의 애들은 지금 보다 몇 만배는 더 불쌍해지지 않겠어요? 마음을 더욱 강하게 다잡으시고 애들을 보시면서라도 힘내시고 용기갖고 사시면 좋겠요. 힘드실땐 이곳에다가 넋두리하시면서요. (남편께서 뭐가 소중한지를 모르시네요 정말...)

  • 4. ...
    '09.9.25 12:28 PM (220.117.xxx.208)

    힘내세요.. 곁에 아이들이 있으니...

  • 5. 에휴..
    '09.9.25 12:42 PM (59.6.xxx.99)

    많이 힘드시겠네요.
    원글님.. 종교가 있으신지..
    저는 우연한 기회에 불교TV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보다가 (저는 종교는 없었어요)
    스님말씀이 제 마음에 와 닿아서 스님이 쓰신 책도 사보았는데요..
    원글님과 같이 힘들어 하는 사례가 여럿 있었습니다.
    혹 원글님도 도움이 되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정토회사이트에 가시면 정토TV에 즉문즉설 강연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원글님이 마음에 드는제목의 강연 좀 들어보시는 것은 어떨지..
    회원가입도 안해도 그냥 볼 수 있더라구요.
    저는 많은 도움이 되었거든요.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보세요. 맘이 아프네요..

  • 6. 자립을
    '09.9.25 12:44 PM (115.178.xxx.253)

    계획하세요. 남편이 돈 벌어오면 최소로 쓰시고 저축하세요.
    그리고 아이들이 지금 몇살인지 모르지만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면 좀 길게, 초등학생이라면
    짧게 잡고 계획을 세우세요.
    게임방에 가는 시간도 기록해두시고, 게임방에 간 증거들도 모아두세요.
    준비가 되면 이혼하세요. 정말 맘같아서는 미리 준비해서 남편이 출근한 사이에
    집 이사해버리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게 쉽지 않지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잇도록 원글님 직장도 준비하세요.
    저런 아빠 밑에서 계속 크는거 아이들도 불행입니다. 남편이 변화되면 같이 살고
    안그럼 이혼하겠다는 계획으로 준비를 해보세요..
    제가 다 아이들이 불쌍하고 원글님이 불쌍합니다.
    힘내세요. 원글님이 힘내시고 준비하셔야 아이들과 원글님이 살 수 있습니다.

  • 7. ..
    '09.9.25 2:04 PM (210.219.xxx.76)

    원글님! 정신 차리세요.
    현실을 직시하시고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서 사세요.
    남편은 원글님이 뭐라고 해도 바뀌지 않아요.
    원글님 행복과 생활의 중심을 남편에서 아이와 자신으로 돌려 놓으세요.
    누구보다도 자신을 위해서 정신 바짝 차리고
    사셔야 합니다!

    힘내세요. 할 수 있습니다!

  • 8. ...
    '09.9.25 2:11 PM (116.46.xxx.14)

    댓글님들..너무 감사합니다.
    십년을 봐왔는데 변화는 무리겠고. 제가 변해야겠지요.
    이제 저도 제 시간을 가지고 독하게 맘먹으려고 합니다.
    누구말대로 돈 벌어오는 기계라 생각하고 저녁밥먹고
    또 출근했다 생각하면 덜 신경쓰일것 같고. 그렇네요.

    갑자기 생각났는데
    얼마전엔 저 정말 이런말 입밖으로 낸건 태어나서 처음인데
    너무너무 마음이 외롭고 쓸쓸하다고, 같이 있어도 혼자 있는거 같다고
    했더니 한다는말..스트레스 받아서 그런가보다고 푹자라고 하더니
    나 나갔다올께~어여자..하더군요...
    죽어서도 잊지 않을겁니다. 이런 대접 받은거.
    차근차근 잘 준비해서 우리한테(아이들과 제가 우리라는 단어를 쓰면
    니네끼리 우리냐며 꼭 한마디해요. 오죽하면 이리됐을까.)
    이런 대접한거 후회하게 만들어 줄꺼예요. 그러려구요.
    자기 스트레스 풀겠다고 우리 스트레스 준거..
    백만 곱하기로 한꺼번에 스트레스 왕창 줄꺼구요.
    꼭 그렇게할꺼예요. 감사해요.

    나이롱 비슷한 기독교인인데 즉문즉설..그거 봤더니 좋네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내용이지만 제대로 지키지 못하니 이러고 살겠지요.
    좋은 사이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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