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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사는 사람이 좀 이상한데요.

이상 조회수 : 3,930
작성일 : 2009-08-26 22:57:24
제목 그대로에요.

같이 사는 친구가 지내면 지낼수록 영 좀 이상해서요.

처음 만났을 땐 그냥 사람좋고 허술한 타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겉으로 보면 부유한 부모님을 두고 걱정없이 사는 사람이구요.

그런데 지낼수록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ㅜㅜ

저도 사회성이 부족하고 친구가 별로 없는 편이지만

이 친구는 사회성이 부족하기보다 좀 "이상"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구요.

남에게 공감하는 능력이라든가 배려하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아예 없는 것 같아요.

같이 있으면 외계인하고 있는 것처럼 어딘가 어색하고 편하게 접점을 찾기가 어려워요.

정확하게 어떤지 묘사하기가 어렵네요. 예를 들면 그다지 안지 오래되지도 않은 저에게 쉴틈없이 자기 이야기를 하죠. 그 이야기란게 일상 얘기도 아니고, 자기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에요.

그 힘든 이야기란건 대부분 6개월전 헤어진 남자친구 이야기인데요. 그걸 레퍼토리만 바꿔서 계속 해요. 걔가 나빴다고 한동안 그러다가 아니다 자기가 나빴다고 한동안 그러다가, 랜드마크포럼 (무슨 자기계발, 셀프헬프 같은 코스같아요) 인가에 다녀와서는 다 자기 잘못이며 과거의 잘못을 모두 청산해야 한다고 그 전 남자친구의 부모님, 누나, 둘째 형의 여자친구, 맏형의 부인에게 메일을 써서 보내고 전화를 하고...

제가 그건 좀 아니지 않나 하고 조심스레 말하니까 단호하게 이건 과거의 일을 청산하는 과정이고 좋은 거래요. ㅡㅡ;; 아마 1-2주 후면 또 다른 레퍼토리를 들고 올 거에요. 몇 번 보진 않았지만 그 남자친구란 사람이 영 별로였는데, 이젠 그 남자가 왜 끝냈는지 이해가 갈 정도에요.

그렇게 자기 얘기만 죽 하다가 제가 할 말이 없어져 조용히 있으면 갑자기 활짝! 웃으면서 "요즘 행복해?" 뭐 이런 엉뚱하고 곤란한 질문을 해요.

(그게 아니면 저에 대한 건 아무 것도 묻지 않아요. 대화가 자연스러운 대화가 아니라 그냥 자기 얘기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듯 계속 똑같은 힘들단 얘기를 반복해요.)

그리고 남에게 사과해야 할 일을 계속 만들어요. 그게 큰게 아니라 작은 일들인데요. 예를 들면 자기 이야기만 계속 하는 것, 남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 초대해놓고 얼마 안 지나 피곤하다고 가라는 것, 약속해놓고 전화 안 받는 것 (전 남자친구때문에 공황을 겪고 있었다고 해명하더라구요) 이런 누구나 한 번쯤은 할 만한 사소한 결례들이요. 그리고는 바로 내 이야기만 해서 미안,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사과를 해요.

문제는 그런 사소한 결례들을 수도 없이 많이 반복해서 저지른다는 거죠. 그리곤 그때마다 바로 또 사과하고..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또 다른 결례되는 행동을 하고.. 또 바로 사과하고.. 그게 수없이 반복됩니다. 하루에 이 친구와 보는 2시간 남짓한 동안 최소 5-10번은 그런 사과를 듣게 될 정도에요. 사과할 일이란 걸 알면 애초부터 왜 사과할 짓을 계속 반복반복하는지, 그냥 생각없이 아무렇게나 행동해버리고 사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인지... ㅜㅜ

이 친구가 자기도 이걸 알고 있어요. 남의 입장을 배려하는 능력이 원래 정말 부족하다고,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알고 지내는 사람도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 많지만 친구는 없고, 사람들과 관계를 지속하지 못하는 이유가 대부분 사람들이 자기를 이상하게 여긴대요. 자기가 제일 싫고 두려운 게 그런 식으로 사람들이 자기를 멀리하고 떠나가는 거랍니다... 그런데 겪어보니 정말 사람들이 그럴만하겠다 싶을만큼 그래요 사람이..

이 친구가 알고 지낸다는 사람 둘을 만난적이 있는데, 그 둘 역시 제게는 좀 거부감이 들만큼 역시 비슷하게 묘하게 이상했어요.. 멀쩡한 것 같으면서도 뭔가 어색하고 이상해요. 그런데 이 친구는 전혀 그 사람들이 이상한 걸 못 느껴요.

지금 이걸 쓰면서도 제가 이상해진 느낌이에요. ㅡㅡ;; 이런 사람 겪어보신 분 계세요? 같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ㅜㅜ 저는 되도록 돕고 싶은데, 솔직하게 제가 느끼는 점들을 말하고 정신과에 가보라고 권유해줘야 하나요?
IP : 58.173.xxx.4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약간 헌댁
    '09.8.26 11:12 PM (124.53.xxx.16)

    글 읽으니 제 친구중 한명이 생각나는데요.
    그 아이도 끊임없이 자기 얘기하면서 툭하면 친구들에게 사과하고... 늘 뭔가 불안해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애가 있었는데요. 병원 갔다가 우울증 판정 받았었어요.
    원글님 동거인도 비슷한 거 아닐까요?

  • 2. ...
    '09.8.26 11:14 PM (211.49.xxx.110)

    병원에 가봐야 할것 같은데요......

  • 3. 약간 헌댁님
    '09.8.26 11:23 PM (58.173.xxx.42)

    친구분은 병원다니고선 괜찮아졌나요?

  • 4. 약간 헌댁
    '09.8.26 11:28 PM (124.53.xxx.16)

    그 증상 보인게 고등학교 3학년때이구요. 몇년후에 우연히 만났을 때는 예전에 그런 증상 싹 없어지고 너무나 평범해져있었어요. 상처될까봐 자세하게 물어보진 못했구요.
    들리는 얘기로는 지금은 아무 이상없이 잘 산다고 하네요.

  • 5. ,,,
    '09.8.26 11:45 PM (99.230.xxx.197)

    꼭 같이 살아야 하는것 아니면 마음 통하는 편한 사람이랑 사세요.

  • 6. ..
    '09.8.26 11:52 PM (116.39.xxx.218)

    같이사는분 어릴적 제모습같아요. ^ ^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그랬던것 같아요.
    애들이 이상하다고 하고 저도 그원인을 몰랐고 느낌으로만 생각했는데
    약간헌댁님이 말씀한게 맞는것 같아요.
    우울증.... 정서적으로 안정이 안되서 그랬던것같은데
    지금도 친정엄마를 많이 원망해요.
    원글님 같이사는분도 뭔가 문제가 있어보이네요. 그분이 안쓰럽네요.

  • 7. 치료요
    '09.8.27 12:21 AM (121.135.xxx.212)

    아. 제가 아는 분의 증세랑 비슷한데, 치료 받아야 합니다. 그냥 두시면 더 악화될 수 있어요. 가능하다면, 그 분의 부모님께 알리는 게 좋을 듯.

  • 8. 읽다보니
    '09.8.27 12:38 AM (210.106.xxx.19)

    제 주위에도 저런분 계신데,
    어릴때 엄마가 돈벌이에 급급하다보니 자기를 친척집에 한달마다 돌려가며 살게했다하더라구요. 한달은 큰이모네 다음달은 작은이모네, 그다음달은 삼촌네...이런식으로 초등생활을 보냈다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엄마랑 애착관계도 형성이 안되있고, 정서가 불안하고
    같이 있으면 아주 정신이 하나없어요.
    말은 끊임없이 하는데 서로 공감하면서 주고받는 말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밑도끝도 없는
    자기얘기만 계속 해요.
    그리고 외롭다는 말을 자주하고요..
    정서불안에 우울증에 외로움도 깊은것 같았어요.
    안타까워서 자주 만나주고는 하는데 만나면서도 내가 왜 이말을 계속 들어주어야 하지?
    이런생각 하곤합니다.

  • 9.
    '09.8.27 12:45 AM (121.151.xxx.149)

    제 친구가 이혼하고 저런식으로 몇년을살았습니다
    정말 이해할수없었어요
    제가 저러니까 이혼하지 하는생각도 들기도했어요
    하지만 자신이 그상황을 받아들이고 나니 멀쩡하게 다시 삶을 살더군요

    아직 헤어진지 6개월이라고하니 아직 힘들어서 그럴수도있어요
    그래도 님이 많이 힘들고 지치면 이제그만 헤어져서 나오는것이 좋지않을까합니다
    형편이안되면 조금 무시하고 그친구는 그친구대로 님은 님대로사는것도 좋겠지요

  • 10. 병원 치료요함
    '09.8.27 1:18 AM (222.98.xxx.175)

    친구의 친구가 그랬지요. 병원치료 받다가 좋아지니까 본인이 그냥 그만 뒀느데 어느날 새벽에 전화해서 나즈막한 목소리로 제게 저주를 퍼붓더군요. 자다깨서 얼마나 놀랐는지...소름이 좌악 끼치더군요.
    아침에 생각해보니 왜 얼굴밖에 모르는 내게 그러는지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요즘 아는 사람들에게 새벽에 전화 좍 돌리는 중이라고 미치겠다고합니다.
    다시 병원다니면서 약 먹으면서 좋아져서 그런 일이 없어지긴 했느데...치료하세요. 안그러면 어느날 발작 일으킬지 몰라요.

  • 11. 댓글에
    '09.8.27 8:30 AM (112.149.xxx.12)

    그녀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앞으로 해야할 것에 관해서 이렇게 소상하게 나오다니.
    댓글들의 날카로움 이란.....

    댓글들 다 맞는 말 이구요.

    더이상 그녀와 얽히지 마세요. 님까지 미쳐버립니다. 하루빨리 헤어지세요.

  • 12. 원글
    '09.8.27 9:31 AM (58.173.xxx.42)

    윗님.. 이 친구도 어느날 밤이랑 아침 날 잡아서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 좍 돌렸대요. 그걸 밝은 표정으로 얘기해요. 왜 그랬냐고 물으니 과거정리 어쩌고 하는 이해가지 않는 소리를 했어요.

    과거에 부모님이 자길 좀 때렸다고 이야기해요. 그런데 현재 부모님 또 다른 친척들과도 너무 사이좋고 가깝게 지내요. 조금만 힘들어도 부풀려 과장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아서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모르겠어요.

    이사온지 이제 이 주 남짓인데 어휴.

  • 13. ...
    '09.8.27 3:55 PM (211.49.xxx.110)

    단순한 우울증은 아닌것 같아요 원글님 마지막에 쓰신거 하지마세요
    그 친구는 지금 정상이 아니라 원글님 말 안들을거고 ...

    당장 치료가 시급한데 그건 그 가족이 알아서 해야지 남이 나설 수 없어요....

  • 14. 친구면,,,
    '09.8.27 10:32 PM (61.252.xxx.240)

    부부도 아니고 헤어지세요

  • 15. ㅎㅎ
    '09.8.27 10:52 PM (121.152.xxx.127)

    그런 사람 있습니다.
    전 회사생활하면서 두 사람을 겪어 봤는데요..(각각 다른 회사에서 한사람씩)
    특징을 보면 정도차이는 있지만, 두사람 모두 조증과 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더군요..
    업무이야기 할때도 본인의 이야기만 하고 본인만 늘 힘들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욕을 하고 다는다고 늘 주위를 살피는 경우였습니다.
    업무를 1:1로 가르쳐주다가, 혹은 일적으로 묻다가 별일 아닌것에 도리어 화를 내는데 늘 화내는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기분이 좋아질때면 장소불문하고 흥얼거리며 지나치게 반갑게 인사하는데..다들 어이없어 하지요.
    특히, 남들 1-2시간이면 해치울 일을 한나절 혹은 하루종일 붙잡고 있고, 자신은 주어진 일이 너무 많다며 늘 힘들어 합니다.
    같이 일하는 파트너가 그 중 한사람이었는데..결국 함께 일한지 3개월만에 제가 쓰러지고,
    더이상 얽히기 싫어서 1년만에 그 회사를 나와버렸습니다..지금도 잘한일로 생각할 정도입니다.
    두번째 사람은 업무적으로 문제가 너무 많이 발생하여 결국 해고되었구요.
    두사람 모두에게 대화로 풀어보려고도 노력도 많이 했었네요.

    이런 사람들은 주변에서 대화하고 노력하는 것에 그닥 효과가 없습니다.
    가족이 아닌다음에야 친구나 동료로서얽히지 않는 것이 최상이더군요.
    원글님도 빨리 헤어지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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