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연
그 때가 제가 국민학교 졸업하던 해 가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루는 밭에 가서 일을 하고 오후 일찍 집에 가는데
동네 입구 한쪽에 있는 작은집 모시밭에서
우리동네서 내려다 보이는 아래 동네에 있는
방앗간 집 작은 딸 **가 서성거리고 있었습니다.
저 여자가 왜 저기 있을까? 하는 단순한 의문을 가지고 지나쳐 집에 갔는데
집에 가자 중학교를 마치고 2 년 째 집에서 농사일을 돕고 있던
위로 둘 째 형이며
9남 1녀 중 5 째인 *하형이
“*하야!
너 올 때 걸음막에 *치네 방앗간 *자 있디?“ 하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새집 모시밭에 있던데!“ 하고 대답하자
*하형의 말이
“지금도 있는지 보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형의 말이라 할 수 없이 *자가 있는지 다시 나가보니
그 사이 *자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아
집에 가 *하형에게
“*자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턴데”하고 말하자
“그래?”하고는 끝났습니다.
그 때 그 일이 무슨 일이었는지
그리고 *하형과 *자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관심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는데
훗날 *하형이 전주로 고등학교 진학을 한 후 였는지
아니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학 후 군대에 있던 시절인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하형이 두고 간 일기장을 보고서
그 때 *하형과 *자 사이에 썸씽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썸씽이래봐야
시골의 사춘기 소년과 소녀의 풋사랑(?)이거나
단순한 연정이었겠지만 말입니다.
그후 얼마되지 않아서
*하형과 *치네 방앗간에 나락 방아를 찌러 갔는데
*자의 어머니께써 나를 보시더니
“이리 오라“며 손짓해 부르시기에 가까이 가니
“*하형이랑 같이 왔느냐?”고 물으시어
“같이 왔다”고 대답하자
“*하형더러 내가 좀 보자고 한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하형에게 가서
“형!
*자 어머니가 형 좀 보자고 하시던데!“ 하고 말을 전하자
*하형은 일을 내게 맡기고는 *자 어머니를 만나러 갔습니다.
무슨 일인가 궁금해 멀찍이 뒤를 따라 가봤더니
*자네 펌프가 있는 샘에서 *자 어머니가 형에게 무슨 말씀인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흐른 뒤
형이 두고 간 일기장을 보고서
그 때 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은 당시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입학시험 공부를 하던 형이
집의 사정이 어려워 책을 살 돈이 없자
당시 애인인지
아니면 친구인지 사귀고 있던 *자에게
책을 살 돈을 빌려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는데
형의 편지가 *자 어머니한테 들어 갔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자 어머니가 형을 불러
“어떻게 남의 처녀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하느냐?“며
다시는 *자를 만나지도 말고 편지도 보내지 말라고 하신 것 이었습니다.
당시 우리집은 몰락해 끼니도 어려운 형편이었는데
인근에서는 부자로 알려진 *자 어머니 생각에
빈털터리 선비집 아들은 사윗감으로 도무지 마뜩치 않으셨던 모양입니다.
그후 형은 전주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를 졸업하고
공기업에 입사해 간부로 퇴직했으며
아들 역시 서울대와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27살 나이에 셤성연구소에 년봉 1억의 과장으로 발탁되었습니다.
어쩌다가 그 때 *하형과 *치네 방앗간 집 둘 째 딸 *자가 인연이 되어 맺어졌더라면
어찌 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는 혼자서 실소를 하고는 합니다.
훗날 *자는 1 년 선배인 친척 형과 결혼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후의 일은 알지 못합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참으로 있기는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것이 사람의 인연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인연이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은데
정말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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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해남사는 농부 조회수 : 583
작성일 : 2009-07-13 00:28:21
IP : 211.223.xxx.19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음..
'09.7.13 12:43 AM (121.134.xxx.150)*이 많아서 읽기 불편해요..ㅡㅜ
2. .
'09.7.13 1:37 AM (119.203.xxx.189)글게 가명으로 처리하시지~ ^^*
사람의 인연은 있다고 생각해요~3. 심하게
'09.7.13 9:28 AM (122.254.xxx.139)불편하네요. 가명으로 처리하시지~2222222
4. ㅎㅎ
'09.7.13 11:34 AM (122.43.xxx.9)크게 어렵지 않아요.^^
원글님의 형이 좋아했던(서로 좋아해서 썸씽이 있었던)
방아간집 처자가 있었는데,
원글님 집이 가난해서 그 처자의 엄마가 탐탁치 않아했어요.
결국 그 처자는 원글님의 친척뻘되는 형과 결혼했다고 합니다.
근데... 처자랑 교제하는 걸 반대당했던 그 형은
(당시 중학교도 못마치고 집에서 농사일을 돕고 있었는데...)
그후 전고에 서울대를 졸업하고 공기업 간부로 퇴직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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