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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던져주세요...아빠 칠순인데 모르고 지나버렸어요, 어떡하죠

아빠미안해요 조회수 : 1,697
작성일 : 2009-06-07 22:37:08


먼저, 돌 맞을 각오하고 씁니다.

너무 어리석고 모자란 딸이예요, 저란 인간이...

아니, 마구 꾸짖어주세요.

지금 마구 쳐울고있지만 더 야단맞아도 싼 거 같아요... ㅠ.ㅠ



지난주말이 아빠 생신이었거든요.

그날 남편이랑 같이 가서 식사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회사일 때문에 시간이 안 되어서

당일날 아침에 둘이 같이 전화만 드리고 다음주에 찾아뵙겠다 했죠.

그게 오늘이었어요. 낮엔 결혼식 있으시다 해서 저녁에 가겠다고.

어제 남편 나갈 때 내일 친정 가는 거 알지?? 하니까

허걱 하더니만, 회사 일이 또 너무 많아서 시간이 안 난다는 겁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 하고 있었더니만

적반하장 격으로 그럼 내가 무슨 수를 써도 시간이 안 되는데 그런 표정 하고있음 어쩌란 말이냐 하고

화를 내며 출근해버렸어요.

난 이번주에 자기네집 제사도 치르고

그쪽 아프신 친척분 병문안까지 같이 다녀왔는데

어쩌면 저럴 수가 있나 싶어서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어제 새벽에도 안 들어오는데 연락도 안하고

오늘도 나가는데 이불 뒤집어쓰고 모른척 했습니다.



근데 어차피 약속한 날인데 서운하실 듯 해서 저만 찾아갔어요.

말은 안 하지만 서운해하시죠. 혼자 갔으니까.

나가서 외식을 하다가 울 시어머님 환갑이 올해시네 하고 얘기가 나와서

아빠도 칠순이 내년이잖아?? 했더니

아 글쎄, 지난주가 칠순이셨다는 겁니다.

네에.. 돌 맞을께요. 칠순도 환갑처럼 치르는 줄 알았어요.

환갑은 61세에 치르니까 칠순도 그렇게 하는 줄 알았어요.

너무너무 어이가 없고 스스로가 밉고 화나고 기가 막히더라구요.

아니, 울 엄마도 그렇지, 살짝 귀띔해주면 좋았을 걸,

오늘 니네들 왔다가면 내일 전화해주려고 그랬다나....



하지만 잘못은 무조건 저에게 있는 거지요. 잘 알아보지도 않고.

실은 엄마아빠 환갑 때도 그냥 지나갔거든요.

아빠 환갑 때는 제가 백수 처지라 뭐 어떻게 해드릴 형편도 아니었고,

엄마 환갑 때는 식사대접하긴 했는데 환갑인지는 몰랐답니다.

마침 그 해에 제가 모시고 여행을 다녀와서 울 엄마는 그게 환갑여행이지뭐 하십니다만.

이리저리 모자란 불효녀입니다.



너무 당황하고 미안해서

친지들, 친구분들 모시고 식사하자니까 싫다십니다.

그런 거 싫다고 하십니다.

전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한이 맺힐 것 같아서 해드리고 싶은데요.

커다란 잔치라고 생각하지 말고

깨끗하고 너무 비싸지 않은 부페에서 제일 친한 분들만 모시고 하자니까 싫대요.

사람들 불러서 번잡하게 하고싶지 않으시다는데요.

엄마는 그렇게 하자고 하시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께 여쭤보고 싶은 건요,

요즘도 칠순을 그렇게 성대하게 하는 분위긴지,

제가 생각하는 대로 식사 대접 정도로 하는 게 폐는 아니겠죠??

그리고 엄마가 아까 얼핏 제주도 여행 얘기하시던데,

보통 여행 정도로 칠순 잔치를 대신하는 집도 많은가요??

너무 당황해서 검색해보았더니

1. 칠순잔치 2. 여행 3. 잔치+여행

이런 옵션 중에서 골라서들 한다고 하던데요. 맞나요??

만약 아빠가 너무 부담스러우시면

나중에 남편이랑 간단하게 식사대접 좋은 데서 하고

돈 드려서 제주도 여행 보내드리는 정도도 괜찮을래나요??? ?




남편 때문에 화나고,

스스로에게 너무 화나고,

아빠 칠순잔치 때 결국 손주 한 명 안겨드리지 못하는 게 또 화나고...

그냥 눈물만 펑펑 나는,.... 불효녀입니다.


IP : 220.117.xxx.104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6.7 10:47 PM (119.196.xxx.9)

    해 드리세요..한이 될수도 있습니다. 어른들..기다려 주시지 않아요.
    칠순은 꼭 챙겨 드리세요.

    안하신다 하지만 자식이 예쁘게 준비하면 다 좋아 하십니다.

    무리해서 라도 해 드리시길요..
    남편탓 마세요..님이 자식 이잖아요.
    지금 이라도 유연하게 대처 하시길^^

  • 2. 아빠미안해요
    '09.6.7 10:49 PM (220.117.xxx.104)

    남편에게는 평소의 자세가 서운했던 거구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난 훌륭한 며느리까지는 아니지만 의무를 다 하는데 평소에 정말 친정에 전화 한 통 안 해주는 남편... 그거 한 통이면 울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런 게 좀 쌓여있었는데 이번에 확 불거져서 속이 좀 상했어요.

    일단 식사대접을 제대로 해드리는 게 낫겠죠?? 어디서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 3. 으잉??
    '09.6.7 11:07 PM (125.190.xxx.48)

    칠순이..저도 당연히 71세인줄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요??
    허걱...
    아직 멀었지만,,저도 큰일낼 뻔 했네요..

  • 4. 저희도..
    '09.6.7 11:09 PM (125.191.xxx.58)

    얼마전에 아빠 칠순이셨어요. 엄마, 아빠께 친지들 모시고 식사라도 하시려면 봄부터 미리 예약을 해놓아야 한다고 말씀들 드려도 극구 사양하시면서 번잡스러워서 싫다고 하시더라고요...
    한 서너번 얘기했는데 싫다고 하셔서 저희는 그냥 여행갈 때 보태쓰시라고 300 만원 봉투에 넣어드렸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었고요, (남편한텐 200만원 드렸다고 했음) 그런데 결국 저희 외가 쪽 친지들 20명 정도와 교외 한정식집에서 식사하시고 작은아버지 등 친가쪽 식구들과도 고깃집에서 식사하셨구요, 친지들 식사 대접은 엄마, 아빠가 알아서 주관하시더라구요. 외가쪽 식대 계산은 저희 남편이 하고요... 근데 울 아빠도 잔치 안 해드려서 서운하셨으려나... 원글님 생각처럼 좋은 데서 식사 한번 하시고 봉투드리면 부모님께서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 5. 허걱
    '09.6.7 11:27 PM (124.51.xxx.8)

    저도 칠순도 그렇게 하는건줄 알았는데.. 너무 몰랐네요..
    어차피 지나간거 잔치그렇게 원하지 않으시면 그돈으로 두분 좋은곳에 여행보내드리세요.
    식구들끼리 같이 갈수있음 날짜맞춰봐서 같이 가셔도 좋을듯하구요..

  • 6. ..
    '09.6.7 11:44 PM (125.177.xxx.13)

    친정부모님이 점잖으신 분들이신가 봐요.
    전 작년에 아버지 칠순 치르고도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올해가 71세 칠순이신데 어떡하나 하다가 언니한테 놀림받았다는...ㅠㅜ
    아줌마들 기억력이 다 그렇죠 머...
    여행 보내드리시면 좋겠네요. 잔치는 날짜가 지나서 좀 그렇고.. 부모님도 그런 것 원하시는 성품이 아니신 것 같고...
    여행 기왕이면 같이 다녀오시면 더 좋을 듯 해요. 더 애틋하지 않으실까요?

  • 7. 아빠미안해요
    '09.6.8 12:00 AM (220.117.xxx.104)

    그게, 아빠가 잔치 원하지 않는 이유가요...
    내가 이 나이 먹도록 뭐 하나 한 거 있냐고.. 뭐 내세울 만하게 성공한 것도 아니고..
    그러시더라구요.
    울 아빠, 택시 운전하시거든요. 평생.
    그렇게 내세울 만한 직업은 아니지만 부끄러운 직업도 아닌데
    모아놓은 돈도 별로 없고, 나이 드시니까 아빠 인생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으셨나봐요.

    그런 말씀 들으니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요..
    그 자리에서는 "에이, 딸이 잘났잖아!!!"하고 애교부리고 지나갔지만,
    아빠 칠순도 못 챙기는 딸이 잘나긴요... 눈물만 나요.

  • 8. ....
    '09.6.8 8:28 AM (58.122.xxx.229)

    살아계신 어른 생신잔치는 지나서는 안하는거라 하지요 .그정도 말씀없으신 어른들이라면
    그런일에 연연하지 않으신 성격들이신가봅니다 .
    칠순잔치를 새삼스레 해드리긴 그렇고 자제분들 뭉쳐 가족사진 한장 남기시고
    여행이나 보내드리면 어떨까 싶네요

  • 9. 저는 생각이
    '09.6.8 9:39 AM (121.166.xxx.236)

    좀 다른데요..
    나이 드실수록 어린아이랑 같아서 남들 다 하는거 자식들이 안 챙겨주면 은근 섭섭해 하신답니다. 말로는 안 하신다고 해도 속으로는 바라실지도 몰라요...어쩌면 칠순이신거 자식이
    미리 안 챙겨서 벌써 섭섭해 하셔서 그런실수도 있구요.,,
    어른들이 나가서 할 이야기가 자식들 자랑 아닙니까..우리 아들이 우리 딸이 이렇게
    해줬더라...은근 비교하십니다....
    이미 지났지만 그냥 넘어가시면 원글님도 계속 마음에 남아있어서 불편하실거예요.
    가까운 분들만이라고 초대해서 식사대접 해드리고 제주도 여행이라고
    보내드리세요...
    어른들 돌아가시면 이런거 제대로 안 챙긴거 두고두고 마음이 아파요...

  • 10. 저희
    '09.6.8 11:50 AM (123.214.xxx.141)

    부모님은 환갑잔치 대신 친척들 모시고 (가족까지 이십여분) 한정식집에서 식사했구요, 형제끼리 돈모아서 평생 소원이시던 유럽 여행 보내드렸어요..
    부모님이 한살 차이시라 엄마는 좀 서운해도 두분 환갑 동시에 해드리는 셈 했구요..
    요즘엔 가족끼리 간단히 식사하고 여행 보내드리는 걸로 대신하기도 하던데요..

  • 11. 당신 원하시는 대로
    '09.6.8 1:51 PM (222.236.xxx.175)

    저희 시댁 매달 돈모아서 꽤 많이 모았는데 시숙이 한강에 배 빌려서 잔치를 하겠다더군요
    엄청난 돈이 들어가지요...(효자들이라..)
    어른들이 싫다고 하시더군요
    남 좋은 일에 왜 그렇게 써야 하느냐구요
    '잔치에 손님이 많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버려~~'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신세져서 같이 밥 한 번 먹었으면 싶으신 분 리스트를 같이 작성하시구요
    예약 님이 하시구요
    그렇게 신경써서 몇 명이 되었든 같이 식사 하시면 좋아하시지 않으실까요?
    형편 되신다면 여행이라도 보내드리시구요~

  • 12. 아빠미안해요
    '09.6.8 2:27 PM (220.117.xxx.104)

    댓글 남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저도 지금 여러가지로 생각이 복잡하네요. 다 지나서 식사초대하면 어르신들이 오히려 흉보실까 두렵기도 하고, 그래도 해야지 싶기도 하고. 어제 새벽에 남편 돌아왔는데, 남편은 그냥 우리끼리 식사대접 좋은 데서 하고 여행 보내드리자고 하네요. 간밤에 크리넥스 한 통 다 썼네요. 머리아프고 속상하고...

  • 13.
    '09.6.8 5:47 PM (116.123.xxx.121)

    죄송하지만 자녀가 원글님 하나뿐인가봐요.
    그렇다면 친정부모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자괴감, 상실감이 드는거죠.
    원글님도 전했다시피, 이 나이먹도록 해 놓은게 하나도 없고, 자식이라곤 꼴랑 딸하나 있는데
    역시 딸은 자식도 아니니 바라지도 못하는거죠.
    아들이라면 어디 그런가요?
    며느리가 신경써서 챙겼겠죠. 속마음으로는 지 자식도 안챙기는걸 왜 남의 자식더러 챙기라고
    하냐면서 욕을 마구 퍼댔겠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아들 아들하는거구요.
    그런이유로 주변분들께서 원글님 부모님이 칠순을 못하고 넘어가신거 알게 돼도
    이해해줄겁니다. ( 딸밖에 못둔 처지를...)

    잔치에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그런게 아닙니다.
    비관하는거죠. 내 주제에 무슨 잔치씩이나~.........이런 생각

  • 14. 아빠미안해요
    '09.6.9 11:31 AM (220.117.xxx.104)

    윗님, 맞아요. 안 그래도 그런 마음 있으신 거 다 아는데.. 딸이라서 전화도 자주 못한다는 얘기 듣고 얼마나 황당했던지. 근데도 제가 제대로 못 했으니 얼마나 속이 상하겠어요. 비관하는거죠. 내 주제에 무슨 잔치씩이나~ 그게 딱 맞는 진단인 거 같네요.. 속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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