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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독교회는 어떻게 타락의 길을 걷게 되었는가?

회색인 조회수 : 310
작성일 : 2009-05-31 02:42:55
한동안 접속하면서도 자게에는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게시물들을 읽다보니 이런 부분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서 잠깐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미리 밝혀두지만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그런 제가 굳이 이런 선정적인 제목까지 써가며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일종의 오해를 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에는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너무 큰 나머지 그 말도 채 들어보기 전에 '개독 꺼져~'하는 감정적 대응이 먼저 나오는 것을 왕왕 보며 이는 일종의 오해가 아닌가 싶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선 이후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반한나라당 정서나 반기득권적 정서를 갖고 있는 분들이 더욱 기독교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과 증오를 드러내는 것을 보며 이 오래된, 뿌리깊은 증오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들어, 노무현 전대통령님의 서거와 함께 이 이유를 알 수 없는 기독교 증오심이 조금씩 더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이런 글을 쓰게 됐습니다.
고민은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이를 위해 많은 자료들을 찾아다니다보니... 그만 저부터도 한숨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숨은 한숨이고 조금씩이나마 현재 세상이 갖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오해는 어떻게든 풀어야 했기에...


우리 나라의 기독교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선교사가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자생적 교회가 먼저 생겨난 상당히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후에, 3.1 만세운동 전후를 기점으로 국민 계몽 운동과 독립운동에도 많은 부분 기여를 했었고 일제 역시 이런 우리 민족의 기독교에 대해 상당히 껄끄러워 했던 것 또한 역사적인 사실이기도 합니다.

또한 기독교는 현재 우리 사회가 품고있는 커다란 성장동력 - 문맹타파와 여성의 사회적 지위 격상 운동, 교육, 언론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 분야에 걸쳐 많은 공헌을 했던 것 또한 사실이지만 세상에 만연한 기독교에 대한 뿌리깊은 증오심은 이 모든 역사적 사실마저 비하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먼저 우리 나라의 언론의 발전 동력에 관한 부분은,

지금은 친일친미수구기득권 나팔수로 전락한 조선 일보와 동아 일보가 민족정론지로 그 이름을 내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 나라에는 "죠션 크리스도인 회보", "협성회 회보", "그리스도 신문", "대한 크리스도인 회보" 등 많은 기독교 언론지들이 상당히 활발한 활동을 하며 구습타파와 남녀평등 문제, 민족의 독립문제, 보다 차원높은 교육, 교회의 교회다움 등 민족 정론지로서의 역할을 감당해 내며 그 자리를 잡아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만열 교수의 "한국 기독교와 역사 의식"이란 저서에 인용된 당시 기독교 언론들의 활동상들을 보면 지금의 기독교가 과연 그 당시 우리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받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20년대 "대한 크리스도인 회보"의 사설 한 구절을 인용해보자면,

"...저간에 우리 교를 칭탁하여 세를 규합하고 이에 없이 사는 자들을 압제 하는 일이 잦은데 이는 예수 앞에 부끄러운 일이라..."

이는 교회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일침을 가한 사설로 단지 같은 교회 교인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세를 규합하여 약한 세를 압제하는 일에 대한 냉엄한 일침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대선전에 "대통령 선거에 이명박 안찍으면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릴꺼야..." 교인들 모아놓고 소리치던 21세기 한국의 대형교회 유명 목사님의 말도 안되는 발언이 유튜브 싸이트에 그 동영상이 게제되고 지금까지 세상 사람들의 커다란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현재의 실정을 상기하자면...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땅의 복음화를 위해 목숨을 버렸던 우리 믿음의 선조들의 피를 배신해도 유분수지...

이단(異端)이란 사전적 의미로 끝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규정하는 일은 삼위일체를 부정하거나,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의미를 부정하거나, 자신을 하나님으로 스스로 여기는 행위들입니다.
위의 예로 든 그 교회와 그 목사님은 이단은 커녕 한국 기독교계에서 꽤나 유명하고 입지전적인 부분마저 갖고 있는 분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분을 이단이라고 규정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을 기준으로볼 때 생명책에서 기록을 지우고 마는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자문해 보면 과연 이것이 이단적인지 아닌지 누구라도 답은 바로 알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이런 기독교는 일제의 문화정책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신사참배라는 새로운 위기를 맞습니다.
결국 주류 기독교는 신사참배를 용인했고 이에 끝까지 항거한 기독교는 비주류로 갈리게 됩니다.
그러던 것이 해방을 맞고 6.25를 지나보내고 한국기독교는 또 한번 커다란 전환을 맞게 됩니다.
바로 계속 정치권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세력과 교회는 정치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세력이 부딛히며 서로 갈라지게 되는데 이 때를 기점으로 당시 주류 기독교 세력이 또 한번 나뉘게 되어 지금의 "한기총"으로 대표되는 기독교 세력이 그 힘을 계승하게 되면서 지금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탄이 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정적으로 전두환이 지난 1980년 5월, 광주에서 2,000여명이나 되는 무고한 국민들을 때려죽이고 정권을 찬탈한 직후, 유명한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너도나도 청와대로 달려가 그 전두환 각하를 위하여 기도하고 나발을 불어댄 통에 피흘리며 민주화를 염원하던 국민들의 가슴에 구멍도 크게 하나 뚫어 놓기도 했습니다.
과연 이 때, 유대 왕 다윗에게 자기 부하 장수를 죽음에까지 몰아가며 그의 아내와 간통한 일에 대해 일침을 가했던 나단 선지자를 상기했던 분들이 있었을까요?
적어도 이 일은 기독교회의 신사참배만큼이나 패악한 짓이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 이후, 기득권 세력이 돈으로 돈을 버는 시대가 활짝 열렸고, 한 때 교회는 돈 많은 부자들을 위한 기도처로 비치기도 했는데, 어느샌가 그들의 자본주의 논리마저 철저히 배우며 큰 자식 역할을 톡톡히 하더니 지난 대선, 이명박을 앞세운 수구주의자들이 그 교회의 힘을 등에 업고 정권을 잡기에 이르렀습니다.


자, 여기서 왜 우리 나라의 기독교가 이렇게까지 변질되고 타락했나 조금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 나라의 기독교는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의 영향을 처음부터 많이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정치적, 신학적으로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미국의 주류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전천년주의를 따릅니다.
(이는 신학적인 개념으로 현재 미국과 우리 나라와의 관계, 그리고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이 개념은 성경에서 해석해낸 기존의 전천년주의와도 조금은 다른데요,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하기전 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져서 주님이 재림하시기 전, 천년왕국 기간이 되므로 그 시점에 맞춰 이미 천년왕국은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고 이해하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목회하는 많은 한국인 목사님들이 가끔씩 우리 나라에 들어올적마다 이 교회, 저 교회 쫓아다니며 설교를 하는데... 최근에 가장 많은 레파토리가 부시 2세와 관련된 설교였습니다.
즉, 부시 2세는 신실한 기독교인이요, 그 주위에 일곱명씩이나 되는 목회자가 멘토로써 있기 때문에 오늘날 미국이 이토록 초강대국이고 부시는 하나님의 뜻대로 잘하는 짓이다...하고 설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의문점이 드는 것은,
왜 소문난 국제깡패 미쿡이, 대통령 주변에 모자쓴 일곱난장이같은 목사들이 즐비한데 그런 깡패짓이나 하는가?
목사란 깡패 양성 직업인가?
하나님의 뜻이란 국제깡패를 만드는 것인가?
이 말도 안되는 의문에 대한 답이 바로 "전천년주의"라는 신학적 입장인 것입니다.

전천년주의의 그네들의 신학적 해석은,
하나님이 보호하시는 미국의 강력한 힘으로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확산하고 그 정신을 심어서 주님이 재림하시기전까지 세계를 리드하며 천년왕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낳은 것이란 얘깁니다.


* 부시 행정부의 총칼을 앞세운 민주주의 확산이란 거짓말을 믿을 미국인은 이제 아무도 없다.
- 노엄 촘스키(NYT. Syndicate, 2003.3.)

* 미국은 습관처럼 일부 국가를 불량국가로 비난하지만 많은 나라의 눈에는 오히려 미국이 불량한 초강대국으로 비친다. 즉, 미국은 그들의 사회에 유일하게 위협적인 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 새뮤얼 헌팅턴(Foreign Affairs, 1999)

* 부시와 체니 그리고 럼스펠드를 비롯한 그들의 동료들은 "제국주의적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달리 말하면 미국에 견줄만한 경쟁 국가가 없는, 어떤 국가나 연합국도 세계의 리더이자 보호자인 미국에 감히 도전할 수 없는 일극체제(unipola world)를 꿈꾸는 것이다.
- 존 아이켄베리(Foreign Affairs, 2002)


그런데 아이러니칼 하게도...
우리 나라의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후천년주의"를 따릅니다.

후천년주의란,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하시기 이전까지는 공중권세 잡은 자, 즉 마귀의 지배하에 놓인 세상이 항상 불안하고 분쟁과 죽음의 공포속에 살아가지만 주님이 재림함과 동시에 이런 고난은 물러가고 그때부터 천년왕국이 실현된다는 신학적 입장입니다.

이런 극단의 신학적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정치적으로는, 우리 나라의 기독교는 미국의 기독교가 설파하는, 미국에 의한 정의로 요구하는 질서에 야합한 실정입니다.
또한 자본주의 논리에 교회 스스로가 굴종해 들어가 권력과 돈을 탐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기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부끄러운 자화상 때문에 한 때 인터넷상에서의 종교적 논쟁에 환멸을 느낀적도 있었지만...
이 기독교회의 타락상 때문에 많은 분들이 덮어놓고 개독개독~ 하는 모습을 보며 적어도 기독교회의 원래 모습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오해만큼은 풀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독교회는 결국 사람이 모이는 곳이고 그 모인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는 예배보다는,
'내가 예수를 믿고 복을 받는다는데... 그럼... 돈을 더 많이 벌게 해달라고, 권력을 달라고, 세상의 온갖 좋은 것들만 달라고 빌어야 겠다...' 고 생각하는 순간, 그 교회와 예배는 이미 하나님과도 기독교의 기본 정신과도 영영 멀어지는 불행한 것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적어도, 기독교의 정신은, 사람들을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의미는 남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내 생명을 아낌없는 희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중에 기독교인도 계실 것이고,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 분들도 계실 것이며, 또한 기독교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최소한 기독교회의 원래 모습과 그 정신에 대해서만큼은 오해를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스스로 한국의 기독교를 대표한다고 하는 교회들과 목사님들 중에 정말 제가 보기에도 양심에 화인맞아 타락한것 같은 분들이 앞서서 나오는 모습들이 보이긴 해도... 그런 분들과는 다르게 기독교회의 원래 모습과 그 정신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교회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에 대해서도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교회가 세상속에서 같이 호흡하며 존재하는 진짜 의미는 상처받고 외롭고 지친 사람들을 품어주기 위해서라고 저는 믿습니다.

아직은 적지만, 또한 작지만, 바로 이런 교회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백년전, 우리 나라에서 처음 사람들에게 암울한 사회의 빛으로 서기 시작했던 기독교 복음화는 그렇게 작고, 적은 수가 모여 진실로 기도함으로 시작되었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기독교인분들께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그 옛날 우리 믿음의 선조들이 목숨처럼 중히 여겼던 기독교인으로서의 긍지를 조금만이라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돈 앞에서, 불의한 권력 앞에서, 과연 잘못된 일을 똑바로 지적하며 회개를 촉구할 수 있는가...

역사적으로 봐도, 교회는 교회답지 않을 때도 세상으로부터 비난받지만, 교회가 교회다울 때도 때로 핍박을 받기도 합니다.
교회가 교회다울 때 비난 받는다면, 차라리 그렇다면 영광스럽겠습니다.
요즘처럼 교회가 교회답지 못해 비난받는 일이란 무척 수치스럽고 굴욕적입니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들에서 진정 예수 앞에 부끄러운 일은 없었는가.


참고 :
한국 기독교와 역사의식 - 이만열
한국 교회의 역사 - 서정민
불량국가 - 노엄 촘스키
우리가 모르는 미국, 그리고 세계 - 노엄 촘스키
IP : 119.71.xxx.7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되는대로
    '09.5.31 10:15 AM (221.144.xxx.44)

    개독들이 없어지게 기독인들에게 기대가 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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