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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자살이 아니다. 자결이다.

쥐덫 조회수 : 327
작성일 : 2009-05-28 22:03:38
옮겨옵니다


노무현은 자살이 아니다. 자결이다. | 이야기속으로
2009.05.24 04:31
덤덤하게(kinochung)
  
http://cafe.naver.com/5thcinematoghter3/198  ..

오늘 이른 아침, 노무현이 자살했다. 낮에 무심코 인터넷을 켰다가 알게 된 소식에 가슴이 먹먹하고 뭔가가 무너지는 듯했다. 진정 승부사이긴 승부사이다. 자신의 몸을 던짐으로써 마지막 판돈을 걸고 뱃팅을 하다니...졌다 정말. 결과적으로 검찰과 이명박 정부는 완전히 엿을 먹었다. 하이에나 떼와 적군들에 휩싸인 우두머리가 홀로 말을 타고 나가 장렬히 화살 세례를 맞고 죽음으로서 (그것도 자살이다) 수세에 몰린 아군의 사기와 정당성을 드높이는 것 같다. (화랑 사다함과 관창...잔다르크...가께 무샤...등의 이미지가 스쳐간다)

이 후폭풍은 이명박 정권의 발목을 끝까지 잡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정권은 어떤 식으로든 원죄를 진 것이며, 후세에 용서받기 힘들 것이다. 물론 노무현에게 허물이 있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법적인 절차를 지키며 법의 형평성을 유지하며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치 보복적인 검찰과 언론의 공세는 마녀 사냥을 방불케 했고, 진보세력을 포함한 국민 모두는 한 인간의 몰락을 지켜보며 손가락질 하거나 방관할 따름이었다. 이 사회는 민주화 세력의 실패에 대한 죄값을 뒤집어 쓸 희생양이 분명 필요했고, 그것이 바로 노무현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 모든 사태가 자존심 강한 한 개인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아울러 연일 미친듯이 날 뛴 보수 언론들은 그것이 자신들과 절대 화해하지 않은 노무현에 대한 원한의 발로에서였다 한들 절대 정당화될 순 없을 것이다. 보수 언론 관계자 그 누구도 다친 사람,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노무현은 죽었기 때문이다.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지 않고 마치 용산 참사처럼 토끼몰이를 해서 결국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을 죽인 것이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함으로써.

이 모든 게 마치 조선시대의 사화를 보는 듯하다. 주리를 트는 고문과 몽둥이 찜질, 참수 등만 없을 뿐이지 검찰은 의금부에 다름없다. 새로운 권력의 시녀인 이들은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신생 권력의 욕망을 등에 업고, 또한 자기 조직 스스로를 위한 사회적 권력을 ‘엄정함’이라는 명목으로 쟁취하기 위해 구정권 세력의 씨를 말리기로 작정했다. 그 과정에서 권력을 잃은 자의 주변 인물들, 가족들은 족족 끌려가 죄를 고하라고 자백을 강요당하였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법은 없으니 머지않아 이 세력들은 모두 멸문지화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에 대한 구정권 수장의 마지막 카드는...다름아닌 스스로의 생을 끊는 자살!! 이런 스토리는 조선 시대에나 있을 법한데 바로 우리들 눈 앞에서 오늘 아침 일어난 것이다. 최첨단 현대를 산다고 하지만 권력이란, 정치란, 인간이란 달라진 게 무엇이던가?

자살의 이유는 자신의 정치적 윤리적 정당성을 주장하는 목적에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가족들이 당하는 것이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어서였을 수도 있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아내와 자식들이 끌려가 문초를 당하고 모욕을 당하는 것들이 너무 괴로웠을 것이다. (물론 동료와 친구들도 그렇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 결국 자신의 몸을 던지는 것만이, 이 모든 것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는 해결책임을 알고 대도박을 벌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수사는 허무한 종결 선언을 내면서 곧바로 끝나 버렸다. 노무현 한명을 노린 표적수사였음이 역설적으로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한국 사회의 미개한 후진성과 비정함, 더러운 정치판을 이렇게 역설적으로 드러내준 퍼포먼스만으로도 노무현은 5년간 대통령 업무보다 더 큰 역할을 일거에 해냈으며 우리의 치부를 만천하에 까발리며 엄청난 충격파를 한국 사회에 던져주게 되었다. 그의 몇 가지 과오와 늘 구설수에 올랐던 (보수 언론들에 의해 과장된) 직선적인 스타일도 모두 일거에 파묻힐 정도로 그 파장과 교훈은 거대하고 지속적일 것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암살이 아니라 자살로 생을 마감한 케이스는 금세기 들어 정말 전대미문의 사건인 것이다. 그것이 순간적인 충동이었든 아니든, 그가 남긴 유서는 한 인간의 고통과 결단과 외로움을 보여줌으로써 정치니, 진보니, 보수니, 개혁이니 하는 모든 것들을 다 먼지처럼 같잖게 만든다. 그는 대통령 임기 도중 극심한 보수층의 저항 속에 다분히 우왕좌왕 했지만 결국 자신의 목숨을 던져 자신 생의 가치를 실천한 ‘일관성’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비록 뒤늦게나마 허물이 있으면 솔직히 사죄하는 용기를 보여주었고, 또한 자신의 한 몸뚱아리를 글자 그대로 내던져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나아가 자신에게 등을 돌린 이 땅의 민주 세력들까지 구하는 놀라운 반전을 일구어 냈다. 생각해보라.... 만약 노무현이 검찰과 현 정부의 계획대로 구속되어 수감되었다면 이 땅의 진보세력들은 어찌되었을까를. 그 자괴감과 치욕, 정체성 상실은 한국 현대사의 모든 값비싼 희생과 저항 정신을 일거에 날려버렸을 것이며, 그저 잘 살고 잘 먹게 해준다는 구호만으로 대통령에 뽑힌 전과 14범 기업인을 중심으로한 보수 세력들은 감동적인 천하 통일을 이루었을 것이다. 현재 민주세력의 지리멸렬함으로 볼 때 결국 그들은 일본 자민당 마냥 대대손손 수십년간 집권하며 한국의 미래를 일방적인 방향으로 몰고 갔을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어쩌면 북한과의 극단적인 갈등을 불러와 결국 우리는 머지않아 엄청난 민족 비극을 겪게 되었을 수도 있다. 오늘 새벽 노무현이 그러한 모든 것을 염두에 둔 채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리진 않았겠지만, 그는 살아서보다 죽어서 더 의미있는 존재가 되었고, 그의 생은 숨겨져 있던 클라이막스로 비로소 치달으며 그 일관성과 의미를 완성하게 되었다. 이렇게 볼 때 노무현의 마지막은 분명 수치감과 실패에 좌절한 한 개인의 극단적 자기 파괴행위만은 결코 아닌 것이며, 그렇기에 그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자결’로 불러짐이 더 옳을 것이다.
[출처] 노무현은 자살이 아니다. 자결이다. (2008 시네마투게더_정윤철 감독님의 방) |작성자 덤덤하게

IP : 119.70.xxx.11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자결
    '09.5.28 10:06 PM (88.67.xxx.64)

    이제부턴 자살이란 단어 안쓰겠습니다.

  • 2. 그래서 운명
    '09.5.28 10:20 PM (211.226.xxx.141)

    그래서 '운명'이라 하신 걸까요? 자살과 자결은 분명 다르지요.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했다면, 우리가 좀 더 현명했다면 하는 자괴감이 너무 큽니다.

  • 3. 안전거래
    '09.5.28 10:34 PM (220.76.xxx.51)

    제 생각과 너무도 똑같네요.
    글표현이 넘 없는지라 이렇게 장렬한 문체를 보이지 못해 안타까웠는데요.
    정말 설득력있게 역사관의 맥락으로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노대통령님은 이땅의 큰 줄기를 바꿔주실 위인으로 역사는 기억하실것입니다.
    이기회를 헛되지않게 민주화를 되찾는 계기가 되어야 할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역당은 지역당의 한계를 넘지못하도록 투표되어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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