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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봉하에 갔었습니다.

비를머금은바람 조회수 : 922
작성일 : 2009-05-27 10:13:53
밤 11시나 12시 경이면
봉하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뜸해질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30분만에 후딱 분향 마치고 귀가할수 있을줄 알았어요.

그런데 왠걸.....

11시가 넘은 그 밤에도 셔틀관광버스는 조문객들을 꾸역꾸역 실어나르고 있었고
차를 공장지대 한켠에 주차한것만해도 다행으로 생각하고
봉하마을 앞 논을 따라간 도로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분향하기 위한 줄이 이미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2시간 넘게 5걸음 가고 30초 쉬고, 5걸음 가고 30초 쉬고....

밤 12시가 넘은 시각에 조문객들이 천천히 걸어가는 양 옆에서
자원봉사자 분들이 생수 주고 빵이랑 두유랑 캔커피도 주고...

저와 함께 간 이웃 7명은 봉하에 음식이 모자라다 해서
우리끼리라도 음복주라도 하자 해서 막걸리와 음식들 잔뜩 준비해서
무겁게 이고지고 갔었습니다.

대체 이 시간에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왔단 말인가요.
그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어제 왔다고 합니다.
아마...오늘은 더더 많은 조문객들이 봉하를 찾아올 것 같습니다.
밤 11시 경에 봉하에 도착해서 1시반 가까이 되서야 분향을 할수 있었습니다.

너무 사람들이 많으니까 이제는 거의 100명 단위로 끊어서 분향소에 입장시킵디다.
분향소지만 인원이 너무 많으니 향을 사를수도 절을 올릴수도 없고 국화꽃을 올리고 잠시 묵념했습니다.

상주들 중에 안희정 권해효 명계남님 을 뵈었습니다.
다들 많이들 우시고 초췌한 모습이었습니다.
노통 따님이랑 사위도 계셨다는데 저는 못 보았습니다.
밤 2시가 넘도록 조문객들께 서서 인사하고......상주들 의지 하나로 버티시는 것 같았습니다.

분향소 옆에 있는 천막에 가지고 온 음식들을 풀고 음복주를 나눠마셨습니다.
봉하에서 슬픔을 함께 나눌 이웃들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밤도 늦었고 줄을 오래 서서 피곤한 탓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습니다.
집에 애들끼리 자고 있었고.
다시 걸어서 돌아나와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새벽 3시.
꼬박 5시간 걸렸습니다.
차라리 오후나 이른 저녁에 도착하면 덜 기다린다고 합니다.

눈물은 안 났습니다.
창원의 두곳의 분향소에도 갔는데
봉하에 가고 안 가고는 제게 큰 의미는 없습니다.
노통 생각날때마다 집에서 향을 피우면서 풀어진 맘 추스리려 애쓰고 있습니다.

그 늦은 밤에도
무심한 조문객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수백통의 생수통의 물을 버리고 재활용하던 봉사자들.
타지 말씨를 쓰는 네 가족.....한 아이는 완전 잠이 들어 아빠가 업고 좀 큰 아이는 엄마가 달래고.
옆에 같이 줄 서서 가는데 애도 어른도 짜증 한번 안 내고 농담해가면서 2시간 넘는 기다림을 감당하더이다.
조문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그 늦은 시간에 길가에 타다남은 초와 쓰레기를 주워담는 어린아이와 가족들.......조문만 마치고 달아나는 우리가 미안할 지경이었습니다.

어제 오늘 보니까 타살설이 뉴스에 나오던데요.
저에게 자살설과 타살설의 차이는
많이 많이 나쁜 넘과 좀 더 많이 많이 나쁜 넘.......딱 고 차이일 뿐입니다.
애초에 대통령으로 인정을 안 했었고 온갖 치졸한 짓은 다 했던 이들이고
그분 성품엔 자살도 사실은 타살과 진배없었기 때문에.

어제 봉하에 도착해서 그 시각에 너무도 많은 조문객들을 보고 신랑이 한마디 합디다.
이명박이 이 많은 사람들 보면 무서워하겠다.....
무서운걸 아는 넘이면, 애초에 그 지랄들 안 하지.....

하여간 그 인간들은 전혀 기대가 안 됩디다.

하지만 봉하의 조문객들을 실제로 보니
29일날.....개네들 자칫 잘못하다간 골로 가겠습디다.


IP : 125.184.xxx.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5.27 10:16 AM (58.148.xxx.82)

    저같이 통작은 아줌마는
    봉하마을에 외상으로 물건을 넣어주고 있다는
    오늘 아침 기사를 보고
    그 장례비용도 마련하기 힘드실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분들이 그런 분이셨으니까요,
    우리 다시 모금 운동이라도 해야할 것같아요.

  • 2. 수고하셨습니다
    '09.5.27 10:17 AM (121.151.xxx.149)

    일요일날 봉하에 다녀왔습니다
    아직도 많이아프고 힘들고 답답합니다
    지역 분향소도 다녀오고 했지만
    사실 너무아픕니다

    자살과 타설

    많이 나쁜놈과 좀더 많이나쁜놈 그차이일뿐이라는것
    동감합니다

    오늘도 눈물이 흐르네요

  • 3. 서울에서
    '09.5.27 10:21 AM (116.39.xxx.201)

    일요일 저녁6시에 출발해서 봉하에 갔다가, 월요일 아침 7시에 집에 도착했어요.
    노사모카페에서 카풀해서 갔다왔는데, 그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막상 도착하니 실감이 나지않아 눈물도 나지 않더군요.
    갔다왔다는거 하나만으로 마음을 추스르려 하는데, 참 시간이 더할수록 슬픔은 깊어갑니다.

  • 4. phua
    '09.5.27 10:22 AM (218.237.xxx.119)

    개네들 자칫 잘못하다간 골로 가겠습디다... 가 아니고
    골로 보내야죠... 영원히.

  • 5. 토요일날
    '09.5.27 10:26 AM (121.155.xxx.30)

    저는 이번주 토요일에 봉하에 다녀올려구요,,,,그래도 한번은 다녀와야 마음이 좀 편해질꺼같아서요,,,

  • 6. 자원봉사자분들
    '09.5.27 10:45 AM (58.121.xxx.205)

    많이 힘드실것같죠...
    전 그냥 지켜보는데도 진이 다 빠지네요.
    오시는 분들이 쓰레기 같은거 신경 써 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 7. 봉하마을 물품
    '09.5.27 11:02 AM (115.93.xxx.170)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오늘 밤 퇴근후 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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