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엄마가 보고 싶어요.

미래소녀 조회수 : 386
작성일 : 2009-05-21 13:22:27
엄마가 병원에 누워 계신 지 벌써 1년 6개월째가 되어가네요.
작년 1월 엄마는 뇌출혈로 쓰러지고 두 차례 수술한 후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옮겨다니시면서 입원해 계십니다.

현재는 의식이 명료치 않아서 아들딸도 못 알아 보시고, 말도 못하시고
당연히 입으로 식사도 못하고 거동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몇 개월 전에는 상태가 호전되어서 말도 중얼중얼 하시고
죽도 떠 드시고 했는데 다시 한 번 호되게 앓으시더니 말을 잃고 다시 코로 유동식을 드시고 계십니다.

어떻게 1년하고도 반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예요.
그 동안 아빠는 병원에서 쪽잠을 자며 엄마를 간호하셨고
오빠와 저는 주말에 번갈아가며 엄마를 돌봤습니다.

엄마는 참 결정적인 순간에 쓰러지셨어요.
오빠는 이제 장가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저는 외국으로 나갈 예정이었는데
엄마가 쓰러지시고 오빠는 그동안 벌어뒀던 돈을 병원비로 모두 쓰고 있고
저도 포기하고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한동안 마음을 잡지 못했죠.
원망하는 마음은 없지만 만약에 엄마가 쓰러지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됐을까
가끔 상상하기만 합니다. 뭐 그래봤자이지만요.


비가 오고 다른 집에서 밥하는 소리가 들리면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져요.
물론 병원에 가면 엄마 얼굴은 볼 수 있지만 예전처럼 말하고 이것저것 챙겨주시고 잔소리 같아도 이렇게 저렇게 계속 얘기하는 엄마가 그립습니다.

이제 상황을 받아들이고 예전의 엄마를 그리워하기보다
누워있는 엄마를 잘 돌봐드리자라고 다짐을 하는데
매일매일 가슴 한켠이 묵직한 게 머리가 복잡해요.


엄마는 참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호떡장사도 하셨고, 간병사로 일하기도 하셨고... 생활력 없는 아버지 만나서
한평생 일만 하다 저렇게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너무 불쌍하고,
화도 나고 미안하기도 하고 참 가슴이 아픕니다.

엄마가 쓰러지고 난 후에 직장을 한 번 옮겼는데
새 직장에는 이런 상황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웃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기도 점점 힘이 들어요.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 것을 먹으면 병원에 있는 엄마 아빠 생각에 미안해지고
어디를 놀러간다거나 즐거운 일을 도모하는 것이 너무 죄책감이 들고요.

이럴 때일수록 더욱 열심히 일하고 밝게 살아야 하는데!
오늘처럼 비가 오고 마음이 꿉꿉해지면 자꾸 엄마가 보고 싶어져요.

아... 예전의 엄마를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IP : 118.33.xxx.16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ㅜㅜ
    '09.5.21 1:41 PM (121.131.xxx.70)

    친정엄마가 평생을 일만하시고 고생많이하시다가
    작년봄에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그러다가 6개월간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너무너무 마음이 아파요
    병원에 계실때 자주가세요

  • 2. 힘내삼
    '09.5.21 2:04 PM (122.36.xxx.37)

    맘이 아프네요.
    어설픈 위로밖에 안될 것 같지만 힘내시라는 말씀 드릴게요.

    효녀효자신데, 더 이상 맘 아픈 일 없이 복받으실거라 믿어요.
    힘내세요 홧팅 ^^

  • 3. 나리맘
    '09.5.21 3:45 PM (76.169.xxx.147)

    맘이 저도 많이 아프네요
    힘내세요

  • 4. #
    '09.5.21 4:33 PM (59.9.xxx.169)

    기운내세요..
    힘드시겠지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6430 닥스 핸드백요... 3 닥스 핸드백.. 2006/08/12 1,205
316429 뽀로로 숲속마을 저렴하게 갈 수 있는 방법아시나요? 4 뽀로로 2006/08/12 550
316428 아이가 목감기로 고생하는데 지나가는 약사님이나 의사선생님 도움주세요 5 목감기 2006/08/12 384
316427 요금 면제되는 아이라도 둘이면 어린이요금을 내야하나요? 10 이상해 2006/08/12 1,194
316426 동향 4층 vs 남향 2층 15 투표해주세요.. 2006/08/12 1,613
316425 남자벨트 어디꺼가 괜찮은가요?(면세점에서 구입할경우) 7 고민 2006/08/12 668
316424 하혈이 심하면.. 3 ** 2006/08/12 671
316423 호텔 패키지 추천 해 주세요~ 2 생일 보름 .. 2006/08/12 1,149
316422 5리터짜리 쓰레기봉투 어디서 파나요? 3 급구 2006/08/12 657
316421 압구정에 20개월 아이 다닐만한 곳? 1 어린이집 2006/08/12 317
316420 산부인과에서요... 4 산부인과.... 2006/08/12 785
316419 30대 중반이 준비할수있는 든든한 시험은 뭐가있을까요? 5 독신 2006/08/12 2,070
316418 리볼빙 결제에 대해 좀 알려주세요 7 Help M.. 2006/08/12 455
316417 신용카드 어떤거 쓰시나요??^^ 8 카드 2006/08/12 1,478
316416 스피드 먹거리 질문이요....... 5 궁금이 2006/08/12 702
316415 이제 갖백일지난 아가 엄마에요. 너무 답답해요. 도와주세요. 13 백일맘 2006/08/12 1,244
316414 이마트나 롯데마트 포인트 적립질문 2 ㅇㅇ 2006/08/12 959
316413 서해안해수욕장추천좀해주세요~몽산포 혹시갔다오신분계시나요?? 4 서해안 2006/08/12 866
316412 상주경천대 수영장 가보신분계신가요 1 더워 2006/08/12 119
316411 15개월 아기 하루에 어느정도 생우유 먹나요? 4 승범짱 2006/08/12 488
316410 둘쨰 이름을 지어놨는데요 한자정할때요 1 둘째 2006/08/12 241
316409 서울역에서 대접할 일이 있어요. 5 2006/08/12 706
316408 빈혈 같은데 산부인과에서 아무 말이 없네요.. 4 검사 2006/08/12 369
316407 수가구 신청 4 전기세 2006/08/12 657
316406 깻잎이 빈혈에 4 좋다네요. 2006/08/12 1,060
316405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요. 9 궁금이 2006/08/12 1,077
316404 핸드폰이 드뎌 맛이 갔어요 2 싸게. 2006/08/12 506
316403 내차 가지고 운전연수 받을수 있나요? 7 내차 2006/08/12 861
316402 제주도 여행권 어떤가요? 3 2006/08/12 449
316401 분양권 전매시 중계 수수료 5 ........ 2006/08/12 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