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이 마중을 나갔다가..

오지라퍼 조회수 : 578
작성일 : 2009-02-25 16:28:02
아이가 유치원에서 올 시간이 되어 아파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평소보다 버스가 늦어 10분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는데요..

길건너에서 한 할머님이 돌 정도 되는 잠든 아기를 안고 4살, 10살쯤 되보이는 아이 둘을 데리고 제쪽으로 오시더라구요.
건너편에서 손녀들한테 붕어빵을 사주시고 오신듯 아이들은 다 붕어빵을 먹고 있었어요.
큰아이가 영어학원을 가는 시간인지 학원 가방을 메고 제 주위에서 버스를 기다리기 시작했고요.

그런데 할머니가 어린 애들 데리고 붕어빵을 사러갈 시간을 넉넉히 계산하시느라 일찍 나오신건지
저처럼 버스가 늦는건지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는 안오고..
잠든 돌쟁이 아가를 안은 할머니께서 힘이 드시는지 동생들 데리고 먼저 들어갈테니
기다렸다가 버스 오면 타고 가라고 큰애한테 얘기하셨어요.
돌쟁이어도 잠들면 얼마나 무거운지 안아본 사람은 다 아시죠? 안면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좀 안아주고 싶더라구요.
암튼 그 애는 같이 기다렸다가 자기 버스 타면 그때 가라고 할머니 사정은 전혀 관심밖이더군요.

할머니가 누차 애가 잠들줄 모르고 유모차를 안가져와서 안고 있으려니 힘들다,
집에 올라가서 베란다에서 차타고 가는거 봐주마,
핸드폰으로 전화하마..(그 아이 핸드폰도 가지고 있었음)
아무리 이런저런 말로 설득해도 그애는 같이 기다려주는것도 못해주냐고 서운타 하는데
뭐 저런 이기적인 종자가 다있는지 옆에서 지켜보는 제가다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노무 학원버스는 왜 그렇게 안오는지 실갱이 하는 중에도 오질 않아서
할머니가 이젠 정말 들어가야겠다 하니 애가 울면서 나 혼자 갈꺼니까 빨리가!
안받을꺼니까 전화도 하지 마!! 이런 식으로 소리를 지르는 상황이 됐어요.
할머니도 화가 나셨는지 그래 혼자가라 하면서 그대로 들어가셨어요.

남은 아이는 뭐가 그렇게 분한지 혼자남아 훌쩍이며 씩씩대고 있는데..
그 아이는 아마 자기는 잘못한것 하나없고 할머니가 너무한 거고, 세상에서 제일 밉고, 어떻게 하면 할머니한테 복수를 하는게 될까 생각하고 있을것만 같았어요.

암튼 좀 있다가 제아이가 도착해서 데리고 들어오자니 그 할머니가 여전히 아기는 안은채로 단지안에 있는 화단에 걸터 앉으셔서는 큰손녀를 지켜보고 계시더군요.

가방보니 이 동네에서 좀 알아주는 비싼 학원이더만 그 아이 부모는 뭐하느라 할머니한테 아이 셋을 맡겼는지 몰라도 영어교육보다 인성교육좀 시켜야겠단 생각이 들대요.
요즘 너무나 흉흉한 세상이라 아이한테 핸드폰도 걸어주고 할머니한테는 학원가는것까지 꼭꼭 배웅해주라고 당부했는지 어쨌는지 몰라도 아이가 혼자 몇분 기다리는걸 그렇게나 억울해하는것도 잘 이해가 안가구요.

자랑은 아니지만 제 아이는 7살부터 혼자 유치원이니 태권도니 셔틀타러 혼자서도 잘 다니거든요. 나이어린 동생이 있어서 매번 같이 다녀주기가 어렵다는 핑계로요.
그런데 그 할머니에겐 손가는 어린 아이가 둘이나 되니 10살쯤 됐으면 할머니가 힘안들게 도와줘도 모자를 판에 자기 봐달라고 어리광이나 피우니 말예요.

단순한 오지랖에서가 아니라 그렇게 오냐오냐 하며 이기적인 아이들로 키우는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있을수 있는거니까 가능하다면 남의 집 아이라도 참견좀 하고 싶을때가 많은데.. 오늘 특히 그렇네요.
IP : 114.206.xxx.19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2.25 6:53 PM (211.204.xxx.207)

    읽는저도 속상하네요...ㅠㅠ

    참...원글님이 괜한 오지랖이라 생각하시는것처럼..저도 맘이 그렇네요..
    젊은사람도 버거운데 아이3이라니...
    무슨 사정이야 있겠지만...

    우리시대 부모님들...너무 마음아프네요...

    엄마가 전업맘이든 직장맘이든...아이를 바르게 키우면좋겠어요
    직접못키운다고 무조건 오냐오냐...이건 아닌데...
    저도 아직 아이들 6,8살이고.,,,직장다니느라 남의손 빌어키웠지만...
    엄마직장다녀 그런단 소리 안들을려고 더 엄하게 하기도하는데...

    에효.......우리나라 보육의 수준을 원망해야하는건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3087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5 익명이요 2004/05/17 1,076
283086 집에서 키우는 허브로 허브차 마시기! 릴렉스샵 2004/05/17 926
283085 이런분 계신가요.. 12 익명 2004/05/17 1,575
283084 십년만에 소개팅 17 겨란 2004/05/17 1,594
283083 착한 며느리 콤플렉스 때문에--프로폴리스 18 강금희 2004/05/17 1,912
283082 집을 비워놓고 매매 해도 되나요? 3 flour 2004/05/17 973
283081 이 글좀 찾아주세요... 2 지윤마미.... 2004/05/17 881
283080 숨은그림 찾기 6 yorizz.. 2004/05/17 906
283079 분당에서 월세 구하실 분 계세요? 2 풀향기 2004/05/17 932
283078 퇴임후 기운없어진 시아버지 12 깜찌기 펭 2004/05/17 1,111
283077 곱게 살아야 합니다. ^^ 16 키세스 2004/05/17 1,781
283076 당신을 위하여 1 귀여운 토끼.. 2004/05/17 889
283075 시어머님이 차려 주신 며느리 생일상 5 메이퀸 2004/05/17 1,394
283074 집안에 두면 좋지 않은 35가지란 글을 본후.... 4 칼리오페 2004/05/17 1,596
283073 알뜰한 신랑 4 라떼 2004/05/16 1,223
283072 우리 남편도 너무 얄미워요. 10 덩달아 익명.. 2004/05/16 1,567
283071 이런 남편 미워요 13 창피해서익명.. 2004/05/16 1,972
283070 안부 전하기. 5 Ellie 2004/05/16 899
283069 남편자랑 16 뚜벅이 2004/05/16 1,405
283068 2월생인 아이는 7세입학이 규정? 7 벚꽃 2004/05/16 902
283067 제가 좋아하는 책 11 봄나물 2004/05/16 1,148
283066 여러분의 조언을 기다리며(육아문제) 5 진맘 2004/05/16 901
283065 내 얼굴 책임지기... 25 몬나니 2004/05/16 1,568
283064 어린이 미술 만들기 미술교재만드는 알바 하실선생님 구함 이슬비 2004/05/16 902
283063 여자 미대생 방학아르바이트 5명 구함 깜찍한 그림 잘그리는분 1 이슬비 2004/05/16 960
283062 운을 부르는 인테리어에 대한 게시글을 찾습니다. 2 버들개지 2004/05/16 891
283061 내일이면 수학여행을!! 2 깊은숲 2004/05/16 886
283060 지금 ebs 에서 하는 영화 1 Green .. 2004/05/15 883
283059 일일 방문자 초과로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4 champl.. 2004/05/15 901
283058 혜경쌤에 대하여... 11 유령 2004/05/15 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