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저는 친정에 가고 싶어도 못가요..

슬퍼요... 조회수 : 1,315
작성일 : 2009-01-27 15:01:30
저는 친정에 가고 싶어도 못갑니다. 명절만 되면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시집살이 하는 것도 아니에요. 시부모님은 백점 만점에 구십오점은 되실. ... 훌륭한 분들이니까요..

남편이 저 만삭 즈음해서  바람을 피웠습니다. 거의 돌 때 즈음 해서 알았으니 거의 1년을 그랬죠...

상대 여자가 제 차 와이퍼에 구구절절 편지를 끼워놓고 가서 알게 됐네요... 친정 부모님 시부모님도 알게 되셨고... 간신히 봉합이 됐네요....

문제는 친정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가 제 남편을 아직까지 용서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불어 제 시댁이라는 집안 자체를 용서하시지 않네요...

친정아버지... 아마 대한민국에서 자존심이 가장 센 분이실 겁니다. 자의식도 너무 강하시고, 완전 별 볼일 없는 집안 멋지게 일으키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형제들과 사이가 틀어졌고... 여전히 동생들을 용서하지 않으셔서 집안 분위기가 안좋습니다. 어찌됐든 아들 둘 딸 하나...자식 셋 모두 전문직으로 키우셨습니다. 속 사정을 모르는 남들이 보면 너무 부러워하는 집안이에요.

어렸을 때는 가난했지만,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아버지 사업도 잘됐고, 상당히 여유있게 살았네요...

그 후 아버지가 주식투자 실패로 10억 가까운 돈을 날리셨고(당신 고집 때문이었죠)... IMF 여파로 사업도 어려워지게 됐어요. 제가 결혼할 즈음에 아버지 사업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셨어요. 평소의 아버지 성격이라면 자식 결혼시키는데 당신이 주도권을 잡고 좌지우지 하셨어야 하는데, 돈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시고 저희 시부모님의 의견이 대부분 반영된 거창한 결혼식을 했네요. 이때 아버지 마음이 너무 많이 상하셨나봅니다. 그리고 평소에 성격이 칼같고 주변 사람들을 툭툭 내치는 아빠 때문에, 시부모님 하객이 1000명이면 저희집 하객은 300명 정도... 그것도 대부분 엄마 손님이셨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사위가 바람을피웠으니 친정아버지가 용서를 하지 않으시는겁니다. 아얘 자식교육 잘못시킨 시댁을 싸그리 잡아서 용서하지 않으세요. 저희 시부모님이 아버지 앞에서 석고대죄해야 용서 할까 말까라고 하십니다. 아마도 제 결혼식때 맘 상했던 것 까지 합쳐져서 그러신 것 같습니다.

당사자인 제가 다 용서했는데 아버지와는 상관 없는 일인가 봅니다. 친정 어머니는 올 초에 사위를 용서하셨는데, 이 때문에 친정집이 난리가 났었구요... 아버지는 다 제가 엄마한테 그릇된 조언을 해서 '여자가 밖으로 돌고(친정 엄마의 뒤늦은 대학 공부) 딸이 그릇된 조언을 해서 엄마가 저렇게 쉽게 용서를 했다는...' 말도 안되는 말씀을 하시구요... 어느날 구구절절히 저한테 직접 이메일을 보내셨더군요. 너는 부모 속 끓게 하고 시집간 출가외인이니 친정일이나, 기타 친정식구(오빠, 동생등..)일에는 참견하지 말라고... 그릇된 조언 해서 엄마 들쑤시지 말라고... 나는 내 가족한테 그런식으로 가르치지 않았다고... 시부모님이 석고대죄해야만 그 집안을 인정하고 네 신랑을 인정해주겠다는 등... 친정아버지는 엄마 핸드폰 통화 내역, 집 전화 내역까지 다 들춰서 저랑 통화한 내용이 있으면 이때 무.슨 얘기한거냐고 거의 취조를 하셨더군요... 그런 내용도 이메일이 구구절절히 써서 보내셨더군요...(같은 가족끼리 이게 무슨 짓인지...)

이런 메일이 온 후 부터 친정에 가질 못하고 있습니다. 친정아버지께 연락도 안드리구요. 친정엄마한테도 아빠 눈치 보느라 거의 전화를 못하네요. 이 메일이 오기 전까지는 남편은 빼놓고라도 일년에 두세번은 친정에 다녀왔거든요... 저는 저희 시부모님 석고대죄 시키고 싶은 맘 털끝만치도 없습니다. 아들이 잘못한거지 무슨 시부모님 잘못입니까.... 저희 시댁 인정 못하고, 사위 인정 못하면 이혼이라도 하란 말인가요. 딸 이혼녀 만들어야 속 편하시답니까?

물론 원인제공한 제 남편이 제일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남편의바람 때문에 제일 힘들었던 사람은 바로 저구요... 그런 제가  다 용서했는데, 성격이 칼 같은 자존심 센 저희 친정아버지가 용서를 못하시네요. 지금 저희 가정은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친정아버지만 저희 집의 행복을 인정하지 못하실 뿐...

그놈의 사과가 뭔지... 석고대죄가 뭔지...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계속 친정과의 연락을 끊어야 하는지... 무엇보다 아이가 외갓집의 존재를 모를까봐... 그게 마음에 너무 많이 걸립니다.

명절때마다 아빠의 성격 탓에 찾아주는 사람 하나 없을 친정집을 생각하면 맘 아플 뿐입니다.이 칼 같은 자존심 센 저희 친정아버지가 용서를 못하시네요. 지금 저희 가정은 그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단단해져있는데, 친정 아버지 때문에 너무 힘드네요...
IP : 125.152.xxx.22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1.27 3:11 PM (121.165.xxx.33)

    맘이 아프시겠어요. 아버님이 자존감이 대단하신가봐요.
    사실 친정에서는 사위가 한번쯤 바람을피워도 딸 이혼녀 만들바에 '남자들 한번쯤은 그럴수도있다'하며 넘어가려는 경향이 있잖아요. 딸이 파경을 하느니 차라리 한번쯤은 눈감아줘라하는..
    당신들 속마음이야 어떻든 간에 대부분은 그럴거에요.
    원글님 시부모님을 석고대죄시키겠다는건 좀 억지같아요.
    혹시 남편은 처가에 용서를 구했나요?
    잘 해결이 되어야할텐데,,속시원한 답변을 못드려서..

  • 2. 저는
    '09.1.27 3:12 PM (218.238.xxx.164)

    부모님이 이혼소송중여요
    그래서 못가요..
    아빠는 혼자계시고. 엄마는 삼촌집에 계시고
    아빠가 여자가 생겨서 그렇게 된거라..
    저희도 아빠랑은 소원하게 되고..

    저도 무지 속상해요
    게다가 우리 조카들은..할머니 할아버지 너무 좋아하는데
    왜 세배하러 안가느냐고 울고 불고 떼써서
    울 언니도 눈물바람으로 전화하고..

    에효..
    이러나 저러나 명절이 싫어요

    화목한 집안이면 명절아니래도 자주 만나고 화목할거고
    아니면 명절떄도 썰렁할것이고.

  • 3. 기다림
    '09.1.27 9:49 PM (121.170.xxx.190)

    일단은 친정 아버지 화 풀리실 때까지 기다리셔야 할것같아요.
    저희 친정 부모님도 정말 자존감이 높으시거든요.
    자식에게 굽히는 법이 여간해선 없는 정말 어려운 부모님이죠.
    그런 분들 자식으로 30여년을 살아보니
    화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같아요.
    많이 힘드시겠지만... 친정 어머니하고만이라도 왕래 하시면서
    기다리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힘내세요!!

  • 4. 참...
    '09.1.29 2:15 PM (219.250.xxx.121)

    원글님 아버지 ... 자존심이 센게 아니라..
    인격에 문제가 있으신겁니다.
    자기 자신 밖에는 모르시는 분인데다
    어머니한테 하는 행동은 병적이기까지 하군요.
    원글님은 평생 그 속에서 살아서 객관화가 안되서
    그 심각성을 제대로 모르시는 듯 합니다.
    그분은 자기 밖에 모르는, 병적인 뮤아적 자기중심성
    이 아주 지독한 분입니다. 치료가 필요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3899 서울에 가족모임 할 만한 고기집 소개해 주세요 2 칠순 2009/01/26 433
433898 (병원 부탁)턱이 덜그럭거리고 빠질듯합니다. 9 꽃돼지 2009/01/26 697
433897 오늘 월요일인데 글이 없어서요. 요요님대신 2009/01/26 329
433896 방금 용산 참사 현장에 다녀 왔습니다. 3 느림멋쟁이 2009/01/26 607
433895 마음이 따뜻해질만한 영화 한편 추천 부탁드려요.. 9 자유 2009/01/26 1,307
433894 이혼한 형님과 어떻게들 지내시나요 12 혹시 2009/01/26 4,551
433893 기초생활수급자 질문여~~ 5 자식 2009/01/26 848
433892 아리따야키 사고 싶은데... 후회할까요? 14 자취생 2009/01/26 1,708
433891 등업은 언제 이루어지나요? 2 .. 2009/01/26 312
433890 이 땅에 끔찍한 역사가 반복되길 원하십니까? 3 좋은 글 퍼.. 2009/01/26 536
433889 쌀국수도 소면처럼 활용해도 될까요? 4 궁금.. 2009/01/26 792
433888 밑에 사과 깎는 얘기 보다가.. 다들 사과 껍질 깎아서 드세요? 9 레이첼 2009/01/26 1,317
433887 환율전쟁(G-2) 시작 & 금융위기에서 <일본엔화>가 강세인이유 [27] 1 좋은 글 퍼.. 2009/01/26 2,045
433886 유리그릇을 마련하고싶은데 좋은사이트 알려주세요 3 사고파요 2009/01/26 401
433885 한국경제회생을 위한 3대 키워드(초딩버젼) 2 좋은 글 퍼.. 2009/01/26 546
433884 튀김을 부침용가루로 했더니 눅눅하네요? 원래 그런가요? 11 튀김 2009/01/26 1,029
433883 시어머님이 수세미 꿀에 담근걸 주셨는데 원래 이런가요? 4 알려주세요 2009/01/26 704
433882 저녁 뭐 드셨어요? 5 꼬르륵.. 2009/01/26 834
433881 아기 낳을때 양가에서 도움받는게 당연한건가요? 21 궁금 2009/01/26 1,543
433880 아기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엄마 아닌가요? 12 아기엄마 2009/01/26 1,271
433879 돌 지난 아기.. 음식에 간 어떻게 하나요? 2 afadf 2009/01/26 537
433878 오늘 아침드라마 <하얀거짓말> 했나요? 2 할일없는이 2009/01/26 1,214
433877 정말 이걸 계속 참아야 하는건지요? 54 답답... 2009/01/26 7,867
433876 방금 용산에 다녀왔습니다. 5 ... 2009/01/26 696
433875 미혼처자... 아가들이랑 어떻게 놀아줘야 할 지... 1 어려워요. 2009/01/26 942
433874 생후 50일된 아가.. 어떻게 놀아줘야하는건지요.. 6 진짜 2009/01/26 663
433873 제가 너무 속이 좁은가요? 34 후.. 2009/01/26 4,672
433872 독일의 유명한 보석브랜드는 ? 5 ... 2009/01/26 1,106
433871 생리 후 출혈..조언 부탁드려요 5 무서워요 2009/01/26 856
433870 라디오21 생방송중입니다.. 지형 2009/01/26 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