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저도 참 사람들과 못 어울리는 사람인 듯...

개인주의아낙 조회수 : 4,064
작성일 : 2009-01-25 00:16:58
맏며느리, 남편과 아이들도 셋이나 있고. 결혼 생활 10년째예요.
지금 거실에서는 시부모님, 시동생네 부부 2쌍, 잠 안자고 있는 어린 아들 놈, 남편...이렇게 있어요.
화투를 치고 있죠.  간간히 웃음 소리도 들리고...
시댁식구들은 참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이예요.  제가 특별히 좋아할 것도 싫어할 것도 없는...

오늘 저희집에 모인 가족들 저녁해서 먹이고 이렇게 어두운 밤에 모니터 켜놓고 웹서핑을 하고 있네요.
그냥 사춘기때부터 그랬던거 같아요.  식구들하고 별다른 얘기하지 않고 혼자 지내는게 더 좋았었죠.
친정부모님들의 불화가 끊이질 않았던 시절이라, 저나 제 오빠나 남동생은 모두 쥐죽은 듯, 그냥 조용히
숨쉬면서 상처받고 자랐죠.  

서로 물어보지 않는 이상 일상에 대해 말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 이상 서로에게 관심없고, 부모님의 방치아래
혼자 성장해왔던거 같아요.
그래서인지 사람들 앞에 나서는거 싫고, 친척들 만나기도 싫고..친구도 한 두명 만나서 얘기하고 영화보고
하는게 더 좋았고, 여럿이 놀러가거나 놀았던 기억은 없는거 같아요.

지금 남편은, 아마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도 솔로인 친구들과 어울리며 지냈을거 같아요.
아이를 낳는것도, 시부모를 모시는 것도 제 인생에선 그다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거였는데,
남편과의 결혼후에 그렇게 살고 있네요.

가끔 너무 숨막힐때가 있어요.
내 가족, 내 자식이지만...
그냥 이렇게 혼자있는 시간이 더 좋네요.
그래도 맏며느리인데, 사람들에게 정치적인 웃음이라도 날려야하는게 아니가 싶은 생각도 들고...
명절이라고 날씨도 굳은데 굳이 만나려고 필사적이 되어야하는건지...
아마 이 집에서 저만 이런거 같아요.  모두들 즐거워하는데...

제가 너무 이기적인가요?
IP : 125.178.xxx.140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자!
    '09.1.25 12:20 AM (118.217.xxx.214)

    그냥 여러 이유(성향, 성장배경)으로 그런 타입이신거지 이기적인 거는 아니신거 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혼자 있는게 좋을 때가 많아요. 그런데요 그게 곁에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지 싶네요. 아무도 없다면 몹시 외롭겠죠 뭐.
    그냥 명절에는 내가 내가 아니여~~~하시며 보내세요. 평소에는 자기 생활 많이 하시구요.
    이 밤에 제가 왜이리 수다가 많은지... ^^

  • 2. 개인주의아낙
    '09.1.25 12:24 AM (125.178.xxx.140)

    아자! 님 댓글 읽고 마음이 풀리는 미소가 입가에 도네요.
    명절에는 내가 내가 아니여~ 그게 정답인 듯...
    그렇지만, 어린 아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혼자의 시간을 갖는다는건 한동안 힘들거 같아요.
    이 나이에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는 저도 참 한심스러운 듯...

  • 3. 아니요...
    '09.1.25 12:32 AM (125.139.xxx.77)

    저도 어머니랑 살아봐서 그 심정 잘알아요. 식구들 모두 모였을때 또 하나의 섬이 있는 느낌~
    오늘 문득 들었던 생각이 어릴때부터 내 방 하나 갖고 싶었는데 결혼해서까지도 아이들은 자기 방이 있는데 나는 내 방이 없다...우리 방만 있다...세상에나 어릴때 꿈을 낼모레 50을 바라보는 데도 이루지 못했다 싶어 혼자 서글펐어요. 힘있게 명절 보내세요.

  • 4. 후후
    '09.1.25 1:09 AM (58.143.xxx.144)

    오우, 멋집니다!
    이기적인건 아니고 단지 개인적인거죠.
    무리지어 어울려야 맛인가요, 혼자 노는것도 나름의 정취가 있잖아요.
    이런 나는 이상하고 이질적인게 아닌가,, 생각치 마시고 즐겁게 지내세요^^
    저 역시 무리지어 노는것보단 혼자 책읽고 영화 보는게 더 즐거울때가 종종 있어서 이해가 갑니다.

  • 5. 저두요..
    '09.1.25 2:20 AM (123.98.xxx.185)

    100% 동감이요....
    숨막히는거 같아요...

  • 6. 저두,,
    '09.1.25 4:40 AM (119.201.xxx.6)

    그래요,,
    그래서 결혼을해야하나, 고민도하는데,,
    그래도,,해야되는건 해야되는거라서,,^^;;

  • 7. 바람
    '09.1.25 5:54 AM (118.92.xxx.252)

    그래도 같이 어울려 볼려고 노력 해 보세요
    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셔야지 마음을 열수 있습니다
    더 나이 드시면 우울증 오실까봐 조언 드립니다

  • 8. 쪼야
    '09.1.25 7:24 AM (125.130.xxx.157)

    저랑 많은게 비슷하네요
    전 결혼생활 올해로 25년째 접어들었습니다
    성격 잘 나아지지 않더군요
    가난했고 힘들었어도 남편 성격이 워낙 밝아서 영향을 좀 받긴 했지만
    같이 살고있는 시어머님과 별로 좋질 않아요
    그분이 나쁘기보다 워낙 나랑 성격이 달라서..
    우리나라에선 아랫사람이 지고 살아야 하는거잖아요
    지금 아이들이 다 커서 둘다 군대에 가있고
    남편과는 주말부부인지라 늘 시어머님과 같이 생활하는데
    정말 숨이 막혀 죽을것 같아요
    남들이 겉으로 보기엔 너무 조용하고 평범한 생활인데....

  • 9. 그냥
    '09.1.25 7:30 AM (119.207.xxx.45)

    결론만 먼저 얘기하자면 절대 이기적아니고 단지 개인적일 뿐이고 (요새 유행말마따나) 아주 잘 살고 계시는거네요
    전 5학년 4반에 결혼생활26년째 장손의며느리 남편 딸 아들 이렇게 살고 있는데 제가 계속 그렇게 살고 있네요
    저희는 둘다 순 서울산(요샌 산지를 확실히 밝히는게 대세라서 ㅋㅋ)이고
    게다가 시어머니가 넘 세련되셔서 (진심으로 언제 기회있음 아니 염장지른다는 소리만 안하신다면 우리 시어머니 소개 시리즈로 할 용의 있네요) 신정을 쇠고 구정엔 할일 없어 그냥 무작정 인터넷만 하고 쉬고 있어요 (이것도 오늘 시골가야할 분들에겐 염장지르는 것이지만 )
    2001년 부터는 신정쇠고 구정엔 각자 여행가는 아니면 그동안 못했던일 하는걸로 잡았어요
    그래서 우리집은 계속 여행가다가 남편이 이번엔 집에서 푹쉬자고 그래서 그냥 쉬고 있네요
    딸은 작년에 취직( 졸업하고 곧바로 은행에 취직 이것도 언제 자녀에 대해서 논할때 교육관 얘기할께요) 해서 너무 피곤한지 자고 있어요 (언제 일어날지 모르지만 ...)
    하여간 자기 할일 확실히 하고 그냥 단지 어울리지 못하는건 절대 이기적이 아니라는거..
    또 큰며느리는 말을 많이 하는것 보다 듣는쪽이 더 처세를 잘 하는거라 생각되네요
    이건 26년 아무탈없이 살아온 제 경험이네요
    그리고 늙어갈수록 자기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 10. 결혼
    '09.1.25 8:19 AM (121.159.xxx.71)

    결혼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입니다.
    그런 관계 보다 혼자 있기를 더욱 좋아했다면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 했죠.
    님 같은 분들이 결혼하게 되면 본인은 물론이요, 관계를 맺는 사람들도 불행해 질 수 있습니다.

    님의 그런 태도와 삶의 방식은 결혼 전에는 '개인주의'라 할 수 있겠지만 결혼을 하고 난 후에는 '이기주의'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님께서 '이기주의자'여서가 아니라 새롭게 형성된 '관계'로 인해 관계된 사람들에게 '이기주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한 이기주의적 상황은 '관계'의 축소나 단절로 이어질 수 있고, 님의 건강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식의 변화를 통해 삶의 태도를 변화 시키는 노력을 기울여 보세요.
    가령 무의탁 노인이나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면서, 즉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노력을 통해 세계관과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나를 버릴 때 나를 찾을 수 있습니다.

  • 11. 아니요
    '09.1.25 10:29 AM (218.237.xxx.187)

    뭐 그냥 보통 아줌마신데요 뭐. ^^
    (아줌마란, 건강하고 열심히 사는 어른 여자라는 의미로요.)
    잘 하고 계신 거에요.
    다만, 어릴 적 상처를 많이 보듬어 주세요.
    그 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직면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후에는
    글 쓴 분이 얼마나 멋진 여자고, 얼마나 멋진 부인이고, 엄마인지
    확신하게 되실 거에요.
    이기적일까? 이상한 걸까? 우울한 걸까? 이런 갈등 없이요.
    지금 그대로 완벽하고, 지금 그대로 아름다우십니다.
    걱정 마시고 힘 내세요!

  • 12. 화사한
    '09.1.25 11:23 AM (222.106.xxx.192)

    아마 타고난 성격유형이 에니어그램 5번이라서 그런지도 몰라요..^^
    한번 검색에서 에니어그램 5번을 찾아보세요 . 타고난 성격유형은 번호가 바뀌지 않죠 .
    조절되는거죠 .

  • 13. 저도 그런 사람..
    '09.1.25 2:21 PM (58.142.xxx.70)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해요.
    말하지 않고 혼자서 생각하고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좋아해요.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습니다. 그냥 그 모습이 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혼자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 뿐입니다.
    그걸 꼭 고쳐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원글님이 집에 다른 친지분들을 못오게 하신 것도 아니고...
    타인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만이 좋은 건 아니잖아요.
    각자 자신이 편하고 좋아하는 모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을 위해 잠시 위장을 할 필요는 있으나 그런 성격 자체가 문제가 있지는 않아요.
    본인이 편한 모습 자체를 즐기세요.

  • 14. caffreys
    '09.1.25 3:38 PM (210.121.xxx.171)

    위장할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얼마나 신경쓰이는지....

  • 15. 저또한..
    '09.1.25 8:22 PM (219.240.xxx.47)

    저도 조금 비슷한거 같은데요...
    저도 제성격에 대해 고민 많이 했는데..언젠가 MBTI 검사를 받고 제가 INTP형 인간이란걸 알고 별로 고민안하게 되었어요.. 그냥 원래 그런 성향이구나..그러고 주변 사람들이랑 다르다는걸 인정하고 그냥 누가 이상한게 아니라고 생각안하고 잘지내려고 노력하고 그래요...단점이 어떤 부분에선 장점도 될수 있구요..

    INTP 특성 - 우리나라에 3.3% 전세계 1%
    행동하기 보다 책을 통해서 배운다. (책중독)
    높은 직관력으로 통찰하는 재능과 지적관심이 많다
    조용하고 말이 없으나 자기의 관심 분야에서는 말을 많이 한다
    정서표현이 별로 없어 친해지기 전에는 이해하기 어렵다
    기분이나 감정도 생각을 통해서 한다
    지나치게 지적이고 추상적이며 설명이 너무 이론적이다
    타인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
    생각은 창의적인데 실천이 부족하다
    조직이나 단계, 계통 등에 약하다
    충동적이다
    매뉴얼 보기 싫어한다
    정장을 싫어한다
    패션감각이 둔하다
    뻔한 이야기나 서론이 긴 것 참기 어렵다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은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꼭 필요한 것 아니면 잊어버린다. (건망증)
    머릿속에 있다가 막판에 후다닥 일 처리를 한다
    남들 좋아하는 연예인, 악세사리 등에 관심 없다
    추리소설 좋아한다
    잡담 모임 후에는 허무감을 느낀다
    공상과 상상속에 있을 때가 많다

  • 16. 윗님 방가!
    '09.1.25 8:59 PM (125.143.xxx.34)

    저도 INTP..말씀하신거 거의 다 맞고.. 근데 저는 패션에도 관심많고 감각 뛰어난 편..
    인증해야 할라나?^^ 조직에 약한거 정말 동감..특히 상사와의 회식자리는 쥐약..
    사소한 거 기억 못해 할일을 꼭 적어놔야 돼요. 달력이 빽빽..
    뭔 일이든 마감시간이 되야 다다다다..능률이 올라요...
    고리타분하고 구태의연한 거 질색..흐흐..재밌네요.

  • 17. 하하
    '09.1.25 10:02 PM (61.255.xxx.245)

    이거 저도 우리나라 3.3 퍼센트에 드는 건가요 ~ 첨인데요 이런 극소수에 들어보는 거..^^

  • 18. 전 가끔
    '09.1.26 12:18 AM (211.193.xxx.191)

    화장실문을 잠궈요... 혼자있고 싶어서요 그리고 불도 가끔꺼요 그렇게 삼십분정도 아무생각없이 있어요 그럼 기분이 풀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3659 너희가 누구인지 그 때 알았다! 3 리치코바 2009/01/24 484
433658 명절이라고 다들 들뜬 분위기인데 마음만 아파와요. 9 명절 2009/01/24 1,272
433657 가치에 의한 외교를 주문했다면서요? 3 오바마 2009/01/24 397
433656 미네르바팀에 前정권 인사 들어있다? 6 나도 미네르.. 2009/01/24 1,057
433655 곰팡이 나고 방바닥에 물도 고이고... 빌라입니다. 2 물이 줄줄 2009/01/24 720
433654 의료사고라 하긴 뭣하지만.. 3 여쭤봅니다... 2009/01/24 845
433653 선물 좀 받아봤으면... 3 사랑이 식었.. 2009/01/24 621
433652 뭘 선택해야 할지 구성좀 알려주세요 2 윤선생 영어.. 2009/01/24 397
433651 뱀꿈 좀 아시는분.. 12 뱀꿈 2009/01/24 1,546
433650 저도 좋은 시어머니자랑 7 ^^ 2009/01/24 1,470
433649 호박고구마 언제까지 제철인가요? 2 먹고싶다 2009/01/24 871
433648 코스트코에서 헨켈 칼 파나요..?? 1 헨켈 2009/01/24 576
433647 안오는게 도와주는거야.... 15 명절 2009/01/24 3,995
433646 밥국그릇 뭘로 쓰시나요? 12 코닝반대 2009/01/24 1,416
433645 직장다니는 조카도 세배돈 주나요? 10 세배돈 2009/01/24 1,239
433644 코스트코에서 사지 말아야 할 물건은? 34 슝~ 2009/01/24 5,255
433643 음악분수대 많이 시끄럽나요? 2 궁그미 2009/01/24 370
433642 청, 뜨거운 감자 김석기 뱉으려다 삼킬 모양 5 ... 2009/01/24 710
433641 큰형님댁에서 처음 제사를 지내는데... 5 내미 2009/01/24 1,019
433640 (꼭 좀..)애가 넘어져 이마 봉합는데요, 흉터문의 6 연고 2009/01/24 4,691
433639 뽀빠이 ~~~~~~~~~~구해줘요 2 올리브 2009/01/24 357
433638 게으름의 지존.. 3 운전면허갱신.. 2009/01/24 611
433637 실시간 눈 예보드립니다~~ 12 여긴 당진입.. 2009/01/24 966
433636 오징어와 새우를 다져서 부침개를 하려다가 - 질문좀드려요 6 음식 2009/01/24 1,025
433635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3 아버지.. 2009/01/24 914
433634 사촌간~~ 7 ㅡ.ㅡ 2009/01/24 1,116
433633 덕산스파캐슬 저렴하게 가는방법 1 스파캐슬 2009/01/24 1,936
433632 ●경찰 철거민 기적적 동시착각 ㅎㅎㅎ 3 그들의 실체.. 2009/01/24 757
433631 혹시 옥션라이프 카드 가지신 분 계세요? 2 wordpa.. 2009/01/24 383
433630 천안두정동에 사진관... 제가 너무 과민한건가요? 2 하늘엔스튜디.. 2009/01/24 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