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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오빠는용산철거민입니다

기린 조회수 : 1,253
작성일 : 2009-01-21 19:22:17
아래글은 다음 아고라에서 어느 여자분이 쓴글을 옮겨온것입니다


저희 오빠는 용산 철거민 입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그렇게 표현하더군요..철거민..

한겨레 신문인가..거기서만 '시민'이라는 표현을 쓰구요.

네, 저희 오빠는 용산시장에서 이십년 넘게 장사해온, 지금은 철거민 입니다.

아고라는 좀 덜하지만 각종 포털과 신문에서는 "무리한 요구""떼법""불법시위""폭력시위가 참사를 불러.."이런 글들이 보이는군요.. 물론 욕심많은 것들아 잘 *졌다..라는 글도 있긴하지만..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은 극히 일부일꺼라고 생각하고..(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권리도 없으면서 욕심을 부리면서 난동을 부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좀 계신 것 같습니다..



이런 글을 가족이 쓰면서 객관적일 수도 없고. 제가 이런 글을 올려보질 않아 제 생각을 잘 정리해서 말씀드릴 수 있을까 우려도 되지만 옆에서 지켜보고 생각한 바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지금 시위하는 분들은 조그맣게 좌판처럼 뻥튀기 장사하시는 분들도 있고 번듯한 갈비집 사장님이셨던 분들도 있습니다. 회사를 다니다가 퇴직하시고 동태찌게집을 차리신 분도 있고, 오래동안 고깃집하시다가 최근 많은 비용을 들여서 호프집을 개업한 분들도 있습니다.(이 번에 돌아가신 분입니다.) 이 분들이 말도 안되게,평균 수입억대의 땅값을 받은 집주인들처럼.권리금처럼 억대를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보상가 책정과 재개발 기간중에 장사할 수 있는 임시거처를 마련해달라는 것입니다. 이게 많이 무리한 요구 일까요? 아니 무리한 요구더라도. 테러 진압하듯이 그렇게 진압을 했어야 할까요.



저희 오빠의 경우는, 전세금을 빼서 용산에 방딸린 가계를 하나 얻어서 새로 시작했습니다.(집주인이 잘 아는 분이고 오랫동안 장사하던 자리라 보증금은  적게하고 비용은  인테리어비용으로 많이 들었습니다.모자라서 빚도 좀 내구요) 마지막에 모든 걸 걸고 시작한 가계였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장사가 잘되어 이제 오빠가 되려나보다 하고 식구들 모두 기뻐했습니다..이제 터 잡고 장사하려는데  너무 급속히 진행되는 재개발로 이전해야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희 오빠 가계는 용산시장에서 잘되는 편에 속했고 (하루 매출이 잘되면 50~40, 안되면 20~30정도.) 면적도 작은 편이 아니였는데 보상금 이전비용 합쳐서 이천만원 좀 안되는 금액이 나온걸로 알고 있습니다.

혹, 저 금액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가게에 들어간 비용과 매출을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보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이렇게 급하게 이천만원이라는 돈을 가지고 서울시내 어디에서 장사를 할 수 있을까요?  그건 당신들 사정이니 알 바 없고 법대로 나가 달라구요? 그럼 세입자들한테 협박하고 영업방해하는 용역깡패들은 합법적인 건가요? 살해협박까지 받으면서도 절박하게 거기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사람의 심정을 아시나요? 용역이 세입자들한테 갖은 횡포 불법행위를 부려도 눈에 안보이던 경찰이 철거민들이 시위하자 바로 특공대를 투입하시는군요.



남의 일 같으시죠? 오빠 일 닥치긴 전에 저도 남의 일인 지 알았습니다.

하지만 요즘같은때에 저도 남편이 언제 퇴직할지도 모르고 먹고살려면 나도 어쩌면 가게라도 차려야 할텐데 서울시내가 재개발 천지인 나라에서 어디에서 가게를 해야할까요..이런 일 나는 안당하리라는 보장 있습니까? 개발 논리에 밀려서 돈없는 사람은 호소할때도 없고, 법으로도 보호 받지 못하는데 대체 법대로 하라는 사람들은 뭡니까? 당신들 같으면 거액이 들어간 가게를 두고 몇백만원 몇천만원의 보상비들고 법이 이러니까 할 수 없지 하고 나오겠습니까?



저의 오빠도. 늦은 나이에 얻게된 6살짜리 딸래미가 있는 가장만 아니라면..포기하고 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철거현장의 분위기..란 정말 공포스럽고 스산하거든요..

저도 오빠 보러 몇번갔다가 다녀오면 제 마음이우울하고 괴로워져서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가면 뭘하나 괴롭기만 하지하고 발걸음을 끊었습니다..여전히 마음이 괴롭기만 하지 도와줄 방법은 없네요..단지 무리한 보상금 요구와 폭력시위로 저렇게 되었다는 각종 기사와 글들을 봐서 이런 글을 올립니다. 어제 촛불시위도 진압이 장난이 아니였다죠. 누구를 위한 사회 안정이고 누굴위한 경찰입니까..사회가 불안하고 힘들 수록 없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거 아닌가요.








IP : 121.147.xxx.8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 압니다
    '09.1.21 8:24 PM (119.196.xxx.24)

    말씀 안 하셔도 다 압니다. 설이니 다들 고향에 가면 일파만파로 퍼질겁니다. 올케와 조카 잘 챙겨주시고 최대한 마음 편하게 버티시기 바랍니다. 안타깝네요. ㅠ.ㅠ.

  • 2. ..
    '09.1.21 8:38 PM (118.223.xxx.154)

    아니요..아직도 이 일이 왜 생겼는지 모르는 사람
    주변에 많습니다...인터넷안하고 있으면
    정말 모릅니다..그러니..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나와는 별개의 일로 생각합니다..
    이제는 국민이 나서야 합니다..
    인터넷만 두들겨선 안됩니다..
    다시 정신차리고 힘을 내야 겠습니다.
    50대이지만 몸관리 잘해서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해야 겠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세대에 끝내야 합니다.

  • 3. ,
    '09.1.21 9:24 PM (220.122.xxx.155)

    이런 글은 많이 읽어야 하는데...

  • 4. 로얄 코펜하겐
    '09.1.21 9:38 PM (59.4.xxx.207)

    그렇지요.. 퇴직한 후 마땅히 할것이 없을땐 장사를 할수밖에 없는데
    있는돈 없는돈 다 끌어모아서 겨우 점포 하나 냈는데
    갑자기 재개발 한다고 보상도 제대로 안해주면서 막무가내로 나가라고 한다면
    화염병 들지 않을 사람이 없을겁니다.
    답답해요.. 삼사십대도 정년퇴직하는 한국에서 이걸 왜 자신의 일이라고 느끼지 못하는지.

  • 5. .
    '09.1.21 9:44 PM (222.110.xxx.137)

    안타깝습니다.

  • 6. 언론에서
    '09.1.21 9:51 PM (58.229.xxx.130)

    좀 다뤄줬으면 좋겠어요.
    왜 장사만 하던 아무것도 모르던 그 분들이 화염병까지 들 수 밖에
    없었는지를 방송에서 논평이라도 좀 보내주면 안 됩니까?
    권력에 기생해 나오는 기사라곤 철거민이 말도 안되는 "떼"를 쓰고
    시민에게도 위협하는 화염병 드는 데모꾼으로 몰아가는 게 넘 속상하네요.
    정말 우리 모두의 일이 될 수도 있는데 내 일 아니라고 모르는 척 하는
    국민들 많습니다.
    전단지라도 뿌리든가 광고를 하든가 어떻게든 이런 사실을 많은 분들이
    알 수 있게 해야 해요.

  • 7. 쟈크라깡
    '09.1.21 11:00 PM (118.32.xxx.160)

    맞아요. 고용이 불안한 요즘 직장에서 나오면 다 자영업 하는데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일이지요.
    삶의 터전,생계가 달린 일인데 어떻게 쉽게 포기가 되겠어요.
    정말 정말 이해하고 가슴깊이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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