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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넘은 남자분들은 밥 손수 안차려드시나요? 2 ㅜㅜ

.. 조회수 : 876
작성일 : 2008-12-31 11:01:54
아버진 제가 어렸을때부터 나름 젊은아빠, 말이 통하는 아빠를 지향해오신 분입니다.
제가 대학가면 같이 나이트가자고 하셨고,
지금도 할얘기가 있으면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대화하길 원하십니다.
여기까진 아버지 생각이시고...
나머지 가족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 안한다는게 문제긴 하지요 ^^;
오히려 반대에요.
삼겹살에 소주한잔, 혹은 생맥주 마시자고 하시는 날은
대화를 나누는 날이 아닌, 아버지가 자식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를 몽땅 다 하는 날입니다.
쌍방대화는 없고, 일방적인 훈계죠.
어머니는 이걸 아시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자릴 안만들려고 하시지만,
아버지는 가족들이 모여 대화하는 자리를 못만들게 한다고 화를 내시곤 하세요^^;

지난번에 매일 아버지 저녁을 차려드려야하는 처지라고 글을 쓴 적이 있어요.
처음엔 어머니가 와서 차려드렸었어요.
그리고 술자리 마련하신 아버지... 제가 차려드리길 원하시더군요.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30분 일찍 퇴근하시니까, 집에 도착하자마자 드시고 싶었던거죠.
그래서 차려드렸어요. 국 데우고 밑반찬 꺼내드리는 식으로요.
하지만 그때부터 자꾸 드시고싶은게 늘어납니다.
처음엔 된장찌개가 최고니까, 그때 그때 된장찌개라도 보글보글 끓이라고 하시더니,
얼마지나지않아 된장찌개는 시들해지고, 돼지고기 김치찌개, 청국장, 닭매운탕, 감자탕 등등등...
계속 해드렸어요. 82cook 검색해서 매일 메뉴 바꿔가면서...
하지만 제가 주부가아니라서 선툰지라 여러가지 반찬은 못해드렸죠.
다시 술자리 마련하신 아버지
뒷정리까지 싹 하라고 하십니다.
아버지가 드신후에 어머니가 퇴근하셔서 저녁드시고 설거지등 뒷정리를 하셨었거든요.
근데 다 큰딸이 있는데, 엄마가 설거지하는걸 보기 싫으시다며 설거지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했죠. 차례차례 들어오는 가족들 뒷정리 하다보면 몇시간이 지나가요.

요즘 아버지가 자꾸 체중이 준다고 언질을 주십니다.
그리고 그저께 또 소주한잔 하자고 하시네요.
내용을 들어보니...
밥맛이 없다. 그래서인지 체중이 줄어든다.
그런데 반찬 이것저것 한상 차려주는 밥집에 갔더니 잘 먹히더라...
요즘 그리운게 뭐냐면, 가정식 상차림이다.
찌개 끓이고, 생선굽고, 이것저것 반찬해서 한상차린... 그런게 먹고싶다.
티비에서 드라마에서보니 다른집들은 그렇게 차려먹더라...........................

아버지 퇴직하시고, 어머니 작은 가게 시작하셨어요.
아버지도 다시 소일거리 하시지만 경기가 어려우니 가게도 잘 안되고, 집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매일 다른반찬 해드리는것도 없는 형편에 잘해드린다고 생각하는데...
진수성찬을 바라시네요.

평소 티비드라마에 나오는 착한 딸처럼 저도 그렇게 되길 원하시는 아버지...

아버지는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아버지 아니시면서... 흑ㅜㅜ


IP : 222.233.xxx.21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08.12.31 11:25 AM (210.180.xxx.126)

    주욱 읽다보니 님 아버님이 가정식 백반이 그리운게 아니라 따뜻한 마나님의 손길이 그리운 황제병 환자 인것 같습니다.
    원글님이 아무리 잘 차려드려도 어머니가 안해드리면 만족 못하실겁니다.

    술자리에서 원글님 불만은 얘기하지 않으셨나요?
    날 잡아서 아빠에게 머리꼭대기까지 불만이 쌓여 폭발직전이라고 선포하시고 원글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남의 아빠라도 참 너무하시네.
    다른 부모들은 결혼하면 실컷할텐데 하면서 손에 물도 안묻히게 한다는데...

  • 2. 에휴...
    '08.12.31 11:34 AM (211.210.xxx.62)

    저도 그 심정 알것 같아요.
    주변에 말 늘어 놓는 사람 있어서요.
    들어주다보면 대여섯시간은 너끈히 혼자서 말하고 흥분하고 사람 괴롭히죠.
    아버님이 제가 생각하는 그런 분이시라면
    그 고통은 정말 이루 말 할 수 없을거에요.
    비위를 맞춰줘도 불만 안맞춰도 불만
    뭔가 사소한것도 꼬투리로 잡히면 늘어지는 말들...

    단순히 집안일이 힘들어서라기보다 그런점이 힘들고 지치시는거죠?
    결혼을 하면 그래도 가끔 보니 숨이 트이는데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라 두고두고 마음 쓰이죠.
    어쩌겠어요 천륜인것을...

  • 3. ....
    '08.12.31 11:39 AM (211.187.xxx.53)

    님은 현재 나이가 ?독립을 해버려야 그 그늘 벗어나지않을까요 ?

  • 4. ?
    '08.12.31 11:41 AM (211.243.xxx.231)

    원글님은 직장 안다니세요? 어떻게 그렇게 매일 저녁 반찬 새로해서 저녁 차려드릴수가 있는지..
    직장 안다니신다면 아버지 저녁식사 준비나 뒷처리 정도는 하실만한 일인것 같긴 한데..
    만일 직장도 다니시는데 아버지가 그런 요구를 하신다면 그건 좀 너무하신것 같네요.
    그리고 어쨌거나 티비에서 나오는 그런 상차림? ㅎㅎㅎ 아버지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셨나봐요.
    에휴님 말씀처럼 술자리에서 원글님 불만도 좀 얘기해 보세요.

  • 5. 원글
    '08.12.31 12:09 PM (222.233.xxx.212)

    지금은 직장 그만두고, 시험 준비중이에요. 하지만 학교다니던 직장 다니던, 공부하던 마찬가지에요.
    불안정한 직장 그만두고 공부하는 것도 아버지가 적극 지지하신 일이었고요.
    아무래도 딸만있고, 제가 맏딸이라서인지, 안정적인 직장 갖길 원하시더라고요. 동생한테는 안그러시는데...
    어머니의 손길이 그리우신건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제가 82cook에서 레시피보고 이것저것 해드리니 엄마보다는 더 낫다고 하시거든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도 또 불만이 있고...
    그냥 욕심이 끝이 없으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불만을 정식으로 얘기하면, 충격받으신듯한 표정과 함께, 고개를 푹 숙이시고, 그럼 내가 할말없다 하시며, 일주일동안 말도 안하시고,
    온갖 근심을 끌어안은 표정을 하시며, 다시 술자리 마련하시고, 결국 저를 KO패 하게 만드세요ㅜㅜ
    목소리 큰사람이 이기는 것처럼...
    뭐 이건 해결책도 없어요. 부모자식간에 아무래도 자식이 약자니까요.
    그냥 이렇게 익명게시판에다가 끄적거리며, 속을 풀어놓을 뿐...
    일이 더 커지기 때문에 가족들은 아예 술자리에서 입도뻥긋 안해요.

    에휴...님 말씀이 맞아요. 아버지가 딱 그런 타입이세요. 저도 처음엔 즐겁게 아버지 저녁 차려드렸었거든요. 근데 해도해도 만족을 못하시고, 불만이 있으시니, 스트레스가 쌓여갑니다.ㅜㅜ

  • 6. 정말
    '08.12.31 1:02 PM (116.126.xxx.236)

    그렇게 먹는것에 목숨거는사람 너무 싫어요.

    원글님이 차마 하지못하는말 제가 대신 해드립니다.

    보글보글 된장찌개, 갓구운생선, 윤기자르르한 김, 갓꺼낸 김치 등등.. 요리학원다니며 직접 차려드세욧~~.

  • 7. gjdj
    '08.12.31 1:03 PM (125.186.xxx.3)

    읽는 제가 다 스트레스 쌓이네요. 뭡니까. 정 그렇게 못마땅하면 직접 차려드세욧.
    아버지, 저도 지금 스트레스 쌓여 미치겠어요! 라고 하시면 안되나요?

  • 8. 그냥
    '08.12.31 1:14 PM (211.204.xxx.84)

    손 딱 놓으시면 안될까요?
    제 생각으로는, 그렇게 하루 서너 시간씩 밥 차리고 치우고 해서는 무슨 공부인지 몰라도
    제대로 하기는 어려우실 것 같은데..
    그냥 한 말씀 하세요..
    그래도 어지간하면 차려드리려고 했는데
    아버지 께서 어차피 내 솜씨로는 만족을 못하시는 것 같다..
    최대한 하느라고 했는데, 아버지 마음만 상하시니 도리어 죄송하다.
    그러고는 그냥 손 딱 놓으세요.
    어차피 원글님이 안 하셔도 어머님이 나중에 오셔서 차려드리는 거라면,
    원글님은 그 시간에 차라리 공부를 더 하는 게 효도예요.
    도서관 같은 데 매일 가셔서 점심, 저녁 다 도서관에서 드시고 늦게늦게 오세요.

  • 9. 독립만세...
    '08.12.31 1:26 PM (61.255.xxx.45)

    원글님의 목표가 우선 임니다 ,아버님 식단 문제로 신경 쓰고
    시간을 빼앗기면 답이 안 나옵니다,아버님이 원하시는 방송 식단은
    여러 사람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 못 하시네요, 집에서
    살림만 하는 사람도 쉽지 않습니다,어머님과 의논 해 보세요.요새 60 이면 청춘 이세요
    지병이 없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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