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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은 우리엄마

큰아들 조회수 : 2,116
작성일 : 2008-11-29 22:32:10
우선 제가 이곳에 글을 적는 이유는
여기는 다른 곳들 보다 우리 '어머니'들이 많이 계시고
그래서 제가 답답한 속을 털어놨을 때 위로가 되는 또는 따끔한 조언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입니다.
글이 꽤 길어질 것 같은데 미리 양해의 말씀을 구해봅니다.^^;

제가 벌써 나이가 서른이니 저희 부모님의 결혼생활도 30년이 다 됐네요.
저희 어머니는 조용한 성격에 화초 가꾸는걸 좋아하시는 굉장히 정적인 분입니다. 다른 활동적인 어머니들 처럼 벨리댄스나 에어로빅 같은 것은 생각도 못하시는 분이죠. 어머니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는지 제가 전부 이야기 한다면 아마 '아.. 저사람은 무슨 재미로 살까?' 이러실겁니다.


반면에 아버지는 집에 계시는걸 굉장히 따분해 하시고 놀기 좋아시는 활동적인 분입니다.
쉬는날 집에 계시면 빨리 밥먹고 나가서 놀 생각으로 안절부절하시는게 눈에 보입니다. 나가시면 아버지 친구분이 하시는 사무실에서 아저씨들 끼리 모여 고스톱이나 웃고 떠들면서 노시는거 밖에 없지만 그게 아버지께는 오락이고 재미인거 같아 이해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이렇게 상반되는 두분이 만나 사셔서 그런지 제가 어릴적 부터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예상들 하시겠지만 아버지에게 여자문제가 생겼죠. 저의 어린시절..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떻게 그런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은 일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충격으로 남은 것은..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우리집 마루에서 아버지와 제가 아는 아줌마가 함께 이불을 깔고 누워있던 모습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옷을 벗고 누워있던건 아니고 그냥 같이 잠을 자고 일어난 부스스한 모습..


어린 마음에도 '이상하다.. 왜 우리 아빠가 친한 아줌마랑 같이 누워있을까.. 엄마는 이걸 알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그 아줌마가 엄청 미웠던 생각이 나네요. 그 당시 어머니도 직장에 나가셔서 맞벌이 하실 때인데 그 어린 마음에도 '내가 이걸 엄마한테 이야기하면 엄마가 많이 속상하실텐데..' 이런 생각도 들고

그 아줌마와의 친분도 그동안 있어왔고 (참고로 그 아줌마는 과부였고 아들과 딸들이 많아서 그 집에 우리 가족이 놀러가면 형,누나들이 예뻐해주고 재미있게 놀아주는 그런 관계였습니다. 처음에 어떻게 알게된 관계인지는 어릴적이라 궁금하지도 않았고 생각도 잘 나지않습니다.) 충격을 받을 엄마를 생각나서 그랬는지 저는 엄마에게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꼬맹이가 그냥 지나는 말로 무심코 이야기할 법도 한데.. 훨씬 어릴적 부터 그런 상황들을 겪어왔던 터라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았던 걸 생각해보면 참 씁쓸하기도 하고 그만큼 아버지가 원망스럽습니다. 제가 다섯살 때는 어떤 아줌마가 식칼을 들고 집에 들어와서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난동을 피워서 경찰들이 막 오고 그랬던 기억도 있죠.

정확한 이유는 제가 워낙 어려서 잘 모르지만.. 뻔하죠. 아버지가 안만나준다고 했거나 아님 다른 거짓말한게 들통나서 그랬던거 같은데.. 암튼 그래서 우리 집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했던 기억부터  온통 아슬아슬한 기억으로 가득한 어린시절 이었습니다.

만약에 저 같았으면 이혼했을겁니다. 어린 자식이 둘이나 있는 여자 혼자서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막막했을까 싶기도 하다가 그 나가서 바람피는 괴씸한 남편만 생각하면 배신감에라도 안살았을거 같은데..
저희 어머니는 지금 까지 살고 계십니다.

그럼 나이가 드시고 이제 자식들도 다 큰 지금 마음잡고 어머니한테 잘하면서 사셔도 시원찮을 판인데
여전히 아버지는 밖에서 다른 아줌마를 만나는 것 같고 집은 그냥 밥먹고 티비보고 잠자는 곳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잘못사는건데.. 그렇게 30년을 살아오신 어머니가 불쌍해 죽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집안의 부끄러운 일을 이곳에 적는 이유는 답답함도 있겠지만
자식으로서 어떻게 하는게 어머니나 아버지를 위해서 좋은 일일까 이것이 정말 고민스러워서
어머님들께 조언을 좀 얻고싶어서 적어본겁니다.

아마 이렇게 말씀하실거 같네요.. 어머니를 위하는건 좋은데 그런 못된 아버지는 왜 위하냐..
근데 그게 자식된 입장에서 좀 힘이듭니다. 자식들에게는 못된 아버지는 아니셨고 잘못하면 잘되라고 매질도하시고 잘가르치려고 노력도 하셨던 그냥 다른 아버지들 처럼 평범한 아버지셨는데..

어머니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고 답답해지고 미칠거 같습니다. 당장이라도 이혼하시라고 하고싶은데 어머니는 그렇게 밖으로만 도시는 아버지를 그래도 의지하고 사시는거같고.. 집에 일찍 들어오시는 날에 거실에 누워 tv를 보는 아버지 옆에 누워서 아버지 팔을 붙잡고 주무시는 어머니를 볼때마다 가슴이 무너집니다.

아버지가 밖에서 만나는 다른 여자는 제가 보진 못했지만.. 그냥 알꺼같습니다.
말도 잘하고 농담도 하며 때론 톡쏘아 붙이기도하고 애교도 부릴줄 아는 그런 사람이겠지요..
하지만 바꿔서 생각해보면 엄마가 그런 여자분이었다면 우리 아버지랑은 30년은 고사하고 3년도 못살았을겁니다.

오늘은 핸드폰을 집에 두고 놀러 나가셨는데.. 벨이 울려 어머니가 받으시니 그냥 끊는 전화가 왔다고 제 방에 와서 말씀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늘 그랬던 것처럼 "뭐 잘못건 전화겠지.." 이랬다가
두번이나 같은 번호로 전화가 왔었다는 말에 울컥 화가났습니다.

저 같으면.. 제가 엄마였으면 당장 전화해서 누구냐..이거 내 남편 전화긴데 왜 기분나쁘게 전화해서 끊냐..
이렇게 따질거 같은데..

어머니는 두려우신가 봅니다. 여자일까봐..
답답해서 미치겠습니다 정말.. 아버지와 툭터놓고 이야기 한번 한다는게 계속 미뤄지기만 합니다.
솔직히 저도 두렵습니다. 이 그나마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는 평화가 깨져서
어머니가 그래도 의지하시는 아버지를 잃고 혼자 더 외롭게 되시면 어쩌나 걱정이 됩니다.

자식들이 있지않냐.. 우리가 잘 하면된다.. 물론 이렇게 생각은 하지만
자식들이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고, 저렇게 남편 같지 않은 남편을 그래도 의지하시는 어머니가 답답하기도하고 불쌍하기도합니다.

만약 제가 딸이었다면 다르게 생각이 들까요? 아들이라서 남자라서 그래도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드는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IP : 218.52.xxx.40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08.11.29 10:45 PM (124.111.xxx.150)

    그래도 원글님께선 아들이시면서도 어머니를 사랑하고 위하시는 마음이 고맙네요..
    그 긴 세월동안 바깥으로 나도는 남편을 그래도 의지하시고 사신다면... 아마도 속으로는 이혼하시고 싶은 마음이 골백번도 더 들지만 자식때문에 못하시는 것과 혼자된다는 것의 두려움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정말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날잡아서 원글님께서 어릴때부터 느꼈던 마음들과 지금의 심정을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하다... 라고 말씀드리고 어머니의 마음은 어떤지 터놓고 여쭤보시면 어떨까요?
    사람은 나이가 들 수록 외로움을 더 많이 탄다고 하더군요..
    그 복잡하신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으랴만은...
    맛있는 식사라도 어머니와 함께 하면서 넌지시 한 번 여쭤보세요..

  • 2. 만약
    '08.11.29 10:49 PM (218.49.xxx.224)

    엄마된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아들이 내편(엄마)이 되어주면 남편 그런꼴 안보고 당장 끝낼것 같네요.
    엄마도 분명 아버지의 그런부분 아실것 같아요.그러나 자식들땜에 참고 사시는것 같은데요.
    어떤 여자가 그런걸 못느끼며 살아갈까요?

    남편과의 분란으로 아이들한테 피해가 가거나 가정이 파탄나서
    애들 앞길 장애될까봐 엄마가 참고 사시는 것 같아요.
    그런 엄마를 무시하고 그걸 적절히 이용하며 그렇게 사시는 아버지가 나쁜거죠.

    아들이 크면 아버지들이 엄마들한테 함부로 못한다는데 그집 아버진 아들 눈치도 안보이나보네요.
    아들의 태도여하에 따라 아버지가 달라질거 같아요.

    엄마들은 그런경우 애들땜에 그냥 참으며 사는거죠.
    속마음도 과연 그럴까요?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실까요? 너무 가여우시네요.

  • 3. 저라면
    '08.11.29 11:09 PM (121.129.xxx.238)

    어머니께 허심탄회하게 여쭤보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도 말씀드리구요. 각자 원하는 게 뭔지 아는 게 순서일 듯합니다.

  • 4.
    '08.11.29 11:12 PM (222.233.xxx.141)

    아버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어 보셨으면 합니다
    남자끼리 통하는 게 있을거같아요
    나이들수록 자식들 다 필요없다...부부지간이 제일이다...어머님께 잘해드려야 한다
    난 아버지가 지난날의 한 일을 알고있다...
    자식 부끄러워서라도 자제하지 않을까요?

    어머님이 아시면 충격이 크실것같네요ㅠㅠ

  • 5. 어휴
    '08.11.29 11:20 PM (124.111.xxx.224)

    어머니한테는 내색 안하심이 좋을 듯 하네요.
    전화 건 같은 것도 어머니가 아시면서 그러시는 것 같아요.
    내 아이한테 보여주기 싫은 모습이라 그런 식으로 넘어갔는데
    위로해준다고 아는체하면 자존심 되게 상하실 것 같아요.
    그냥 내가 남편복은 없어도 자식복은 있구나 싶게 잘해드리고
    아버지께 말씀을 잘 드리심이 좋을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의 기억 같은 거랑 지금의 심정 말씀드리면
    아버지도 충격 좀 받으시고 반성하실 것 같은데...

  • 6. 저같음,,,
    '08.11.29 11:28 PM (119.201.xxx.6)

    그냥,,,말안할거같애요,,
    그렇게 계속 살아오셧기 때문에,,, 님이 나서서,,, 그런말씀드리면,,
    어머니 아버지 겸연쩍어하실것같습니다,,
    그냥,,, 어머님께서 크게 맘상해하시지않는다면,,전 그냥 두고볼거같아요,,,

  • 7. .
    '08.11.29 11:29 PM (61.66.xxx.98)

    어머니께서 자존심도 강하시고...
    아버지도 사랑하시고...
    이혼을 해서 자식에게 불이익이 갈까 걱정하시는 것도 있고...
    (솔직히 아버지가 난봉꾼이라 이혼했다면 어느 딸가진 집에서 사돈맺고 싶겠어요?)
    습관적인 바람은 안고쳐지던데요.
    원글님께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싶네요.
    나중에 며느리 들어와서 며느리알까 창피하다 싶으시면 자제를 좀 하실라나?

    윗분 말씀대로 어머니께 내가 남편복은 없어도 자식복은 있구나.
    내 희생이 헛되지 않았구나...그렇게 느껴지시도록 잘해드리시고...
    재밌는 일들을 찾아드리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 8. .
    '08.11.29 11:44 PM (61.66.xxx.98)

    그리고 원칙적으로
    부부문제는 부부만이 안다고...
    아버지 어머니사이는 두분이 해결하실 문제지
    자식이 끼어들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 싶습니다.
    그냥 어머니께서 먼저 도움을 청하시는게 아니라면 아버지 바람 문제는 모른척 하시고
    원글님 자신의 생활에 충실하세요.
    부모님 문제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으시고 고민하시는 듯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어쨌거나 부모님 팔자지요.
    원글님께서는 어쩔 수 없는....

  • 9. 큰아들
    '08.11.30 12:08 AM (218.52.xxx.40)

    여러분들께서 긴 글도 읽어주시고 조언도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현실적인 조언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네요.

    저는 제가 뭔가 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던거 같은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수도 있겠군요 정말.

    부모님을 보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를 잘못 선택하면 어떻게 살게되는지.. 평생 고생을 어떤식으로 하게 되는건지
    이런 걸 느끼면서 사는게 참 마음아프고 불행하단 생각이 드네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면서
    어머니께 잃어버린 인생을 찾아드리려면
    정말 더 열심히 잘해드려야겠지요..

    그런데 정말 자식이 부부관계에 끼어들면 좀 그럴까요?
    솔직히 딱 중간 입장이라기 보다는 아버지가 그동안 해왔던 그리고 지금도 하고있는 일들을 알기 때문에 어머니 쪽으로 많이 마음이 기울어 있는건 사실이거든요.
    정말 바보같은 우리엄마.. 그냥 사시게 두는게 나을까요?

  • 10. 에휴...
    '08.11.30 1:11 AM (124.111.xxx.150)

    윗님들 중에는 부부일은 부부만이 안다고 부부가 해결해야 한다고도 하시는데요..
    물론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자식이 왜 자식인가요?
    부부일이기도 하지만 자식입장에선 내 부모의 일이기도 합니다.
    원글님 글 중에 어머니께서... 아버님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두 번이나 아무 말 없이 끊었다고 하시면서 잘못걸린 전화겠지... 하셨다고 그랬잖아요?
    저는... 그래요... 제 생각에는 그게 일종의 어머니께서 아드님께 어떤 신호를 보내신건 아닌지 싶어요.. 전적으로 그냥 제 느낌에요..
    그때 만약 제가 원글님 상황이고 원글님이였다면(물론 저는 딸이니 그렇겠지만)... 뭐냐... 누군데 전화해서 말도 않고 끊냐... 같은 번호였냐... 내가 걸어서 누구냐고 확인해봐야겠다.... 그러면서 제가 아버지에 대한 그런 사실들을 알고 있고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표현했을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상한 마음을 내비칠 곳이 없어서 그동안 얼마나 혼자 힘드셨겠어요?
    아무리 부부의 일이라도 자식이 간섭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원글님 아버님께서 어떤 성격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저 같으면 아버지께 경고하겠습니다.
    원글님의 가족분위기와 개개인의 성격이 어떠신지는 모르겠어서 딱히 객관적인 도움의 말씀은 못드리겠지만... 만약 저라면 가만히 있지는 않을겁니다.

  • 11. 제가 생각하기에는
    '08.11.30 6:17 AM (69.151.xxx.255)

    아버지와 한판 엎여? 한다고 생각해요.
    그나이 되시도록 부끄러운지 모르고...그러고 사시다니..정말 한심합니다.

    아마 아들은 모른다 생각하고 그러시는데
    알고있다는걸 확실히 알려야 합니다.
    아들인 내가 그러고 살아도되겠냐 물어보고
    부끄러운줄 알으시라고-물론 이말은 넌지시-

    어머님에게 미안하다고
    이제 아버지 안봐도 되겠냐 물어보고 향방을 정하겠습니다.
    왜 자식이 다 알고있는데
    부모라고 그 더러운 꼴을 다 보고 있어야 합니까?

  • 12. 우선
    '08.11.30 8:19 AM (124.54.xxx.70)

    아드님이 어머님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신다니..제가 다 고맙네요..
    어머님은 아마도 아드님때문에 참고 사신것이 많을듯 합니다. 아드님이 ' 엄마의 힘듬을 나도 약간 알고있고 도와주고싶다' 는 지금의 마음을 어머님께 넌지시 표현해봄은 어떨까요? 어머님께 믿음과 용기를 주시게 될지도..
    아버님과는.. 제가 딸이라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아버님의 잘못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제와서 사죄하고 변하라고 하기엔..아버님도 너무 만성화되신듯 하구요..

  • 13. 황혼이혼당할라
    '08.11.30 12:38 PM (218.49.xxx.224)

    저 위에 댓글단 사람인데요.같은시대의 엄마로서 제입장에서 솔직히 말한다면 아들이 엄마편이 되어주세요. 엄마와 깊은 대화나누시고 엄마가 정말 원하시는게 뭔지 아셨음해요.제가 그런입장이고 제 자식들이 엄마에게 힘이 된다면 자식들과 합세해서 남편 버릇 고쳐서 같이 살거나 그렇지 못하다면 자식들 결혼 다시키면 그때가서 황혼이혼이라도 하겠어요.평생 속을 썪고 산 이유는 자식들때문일거고 결혼다 시킨후에 이젠 얼마남지않은 여생일지라도 그렇게 살것 같아요.

    제 자식이라면 전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해서 고쳐지든지 아니면 앞으로는 엄마 속썩이면 앞으로 아버지 안보겠다든가 하면 자식이기는 부모없다고 아버지가 많이 수그러 질것 같은데요.

    물론 처음엔 안먹히겠지만 자식과 부인이 편이되면 입지가 불안해지겠죠.
    어쨋든 어떤 상황이라도 엄마편이 되어주셔서 남편복 없지만
    자식보고 참은보람 있다고 여기도록 힘을 써 주세요.

    그래야 아버지도 늙어서 황혼이혼 안당하고 자식들도 마음편하게 살수있을겁니다.
    옛말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내린다는 말 틀린것 아니라는거 명심하시구요.
    그 정적이고 조용하신 엄마가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몰라도 절대 바보는 아님을 아셔야해요.

  • 14. 큰아들
    '08.11.30 2:44 PM (218.52.xxx.40)

    다시 여러분들께서 댓글을 주셨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잠이 안와 뒤척였더니 머리가 다 아픕니다.. 저는 끝까지 어머니 편입니다. 그리고 정적이고 온화하신 우리 엄마를 사랑하구요.

    그런데 아버지 문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억지로 만들고 싶지가 않아요..
    어머니가 구걸하는거 같은 느낌이 자꾸 들어서요. 자식들이랑 한편이 되어서 '엄마 사랑안해주면 아버지 져버리겠다' 이게 두려워서 어머니를 사랑하는 척 하는거 보는게 싫습니다.

    조만간 어머니 모시고 나가서 맛있는거 먹으면서 어머니 속마음을 한 번 여쭤봐야겠어요.
    시커멓게 타버렸을거 같은 어머니 가슴에 정말 힘이 되어드리고 싶은데.. 괜히 더 어지럽혀 드리게되는건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자존심 상하시지 않게 지혜롭게 말씀드려야 할텐데..^^;
    댓글 주신 모든 분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15. 코스모스
    '08.11.30 5:33 PM (218.54.xxx.171)

    우리 아들도 원글님처럼 속깊고 올바른 청년으로 자랐음 하는 간절한 바람이네요

  • 16. 지진맘
    '08.11.30 9:34 PM (219.250.xxx.64)

    음... 이건 원글님 경우와는 아무 상관없는 얘기이겠지만...
    제가 들은 얘기중 기억 남는거 하나. 평생 바람질을 했던 아버지,
    당시 고등학교를 막 졸업했던 아들...'아버지는 그 분이랑 사세요. 저는 엄마랑
    살겠습니다' 하는 말로 평생 계속되던 바람질이 끝났다는 ... 얘기를 들은적 있어요.
    아들의 힘이랄까, 커가는 자식의 힘이랄까, 세대교체의 힘이랄까... 암튼 잊혀지지 않네요.

  • 17. ,,,
    '08.12.1 12:30 AM (220.117.xxx.68)

    글을 읽다보니
    원글님 마음이 얼마나 무거울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최소한 부모라면 자식마음에 무거운 돌덩이 얹어주는 일은 하지 말고 살아야지 싶어요
    다 성장한 자식이 자기자신이 살아야할 세상의 문제만으로도 얼마나 힘들텐데
    거기다가 부모문제까지 얹어주어선 안될거 같네요
    원글님
    어머님께 힘을 좀 실어주셔요
    아버지가 느끼실 정도로 어머님께 잘 하시고
    자식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엄마의 편이 되어줄거라는 믿음도
    어머님께 드리시구요

  • 18. 자식이 무서워서
    '08.12.1 11:50 AM (222.98.xxx.175)

    원글님 나이가 어느 정도 되셨으니 이젠 말씀이 먹히실겁니다.
    어머님 일단 모시고 마음속 말씀을 들으시고 그 뒤 행동을 결정하세요.
    원글님이 딱 무게 잡고 아버지 모시고 말씀드리면 길길이 날뛰실지 모르지만 냉정하게 대처해보세요.
    나이가 들수록 자식이 무섭다고 합니다. 왠만하면 말 들으실걸요.

  • 19. 총각님
    '08.12.9 3:19 PM (222.106.xxx.201)

    자식만큼 부모를 겸손하게 만드는 존재도 없습니다
    님 성품은 어머님의 성품을 닮아서인지 온유하고 참을성 많고 어지시네요
    그런 좋은 성품을 아버님은 계속 악용하시고 사시구요
    이젠 반기를 들 때가 왔습니다.아버님도 그런 비정상적인 삶 속에서 진정한 기쁨을 얻지
    못하셨을 겁니다. 아드님께서 마음 다잡고 아버님께 경고하세요
    어린시절 목격한 불륜현장까지..지금껏 얼마나 맘 아프게 살아왔는지도요
    더 이상은 가족에게 상처주지 말라고..이제는 참고 있지만 않겠다고요
    아버님도 아마 깨닫게 될 겁니다.
    제 남편도 저 때문이 아니라 제 딸 때문에 변하더라구요.
    어머님이 용기 없어서 당하고 사신 것 이제는 아드님이 나서서 해결해 주시길
    의분은 옳은 겁니다! 불의를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도 죄입니다 부디 용기를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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