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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딸이 쓴 생일편지

딸맘 조회수 : 727
작성일 : 2008-11-27 12:00:09
정말 공부를 안하는 고1딸이 있습니다..
전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으면 점수에 맞춰 대학을 보내지 않을겁니다..
걱정입니다..
2년이 지나면 직업을 구해야 할텐데.. 아무것도 안하는 딸을 보면 속이 터집니다..
고1학기때까지만해도 공갈협박에 달래보기도 하고 정말 안해본게 없습니다..
학원도 여기저기 다 보내봤구요 과외도 시켰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공부하기 싫다는딸 ..그래 학원도 다니기 싫다면 그만둬라 그 대신 니가 어른이 됐을때 그때 더 잡아주기 그랬냐고 원망이나 하지 말아라 하고 각서까지 받아뒀습니다..
이제까지 학원에 같다 바친 몇천만원이 아깝습니다..
마지막으로 부탁했습니다..
니가 언제든지 뭘 배우고 싶다면 뭐든 딱 한번만 가르쳐 주겠다..
그리고 니가 시집갈때 니가 모와둔 돈 만큼 주겠다..
그러니 자랑스런 딸은 못되더라도 부끄러운 딸은 되지 말아달라구요..
딸아이를 보고 있자나 걱정입니다..
학벌도 자격증도 없이 뭘 해서 돈을 벌어 세상을 해쳐 나갈지..
전 딸이니까 시집만 잘 가면 돼! 이런 생각하지 않습니다..
잘난 남편은 아니더라고 서로 사랑하며 동등하게 당당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제 욕심이겠죠..
이런 딸이 몇년만에 제 생일날 편지를 썼습니다..
어버이날에도 편지를 쓰지 않는 딸이었습니다..


서론생략..
지금까지 엄마 속 엄청 썩였잖아....지금도 썩이고 있지만 ㅠㅠ 그래도 필요한것도 잘 사주고 나한테 들어가는 돈도 제때 잘 내줘서 정말 고마워..내가 점점 덜 속썩이도록 노력할께!!
맨날 엄마가 나보고 엄마랑 같이 살기 싫지 하잖아 .. 세상에 누가 자기 엄마랑 사는것 싫어하겠어..
공부도 안하고 엄마가 볼때 못마땅한 점이 많지만 행실은 절대 나쁘지 않고 엄마한테 자랑스럽진 않아도 창피하지 않는 딸이 될수있게 노력할께..
오늘은 엄마 생일이잔아 ㅎㅎ 지금까지 한번도 제대로 된 선물을 주지 못한게 미안해 ㅠㅠ
내가 커서 돈벌때 꼭!! 제대로 된 멋진 선물 사줄께ㅠㅠㅠ
그리고 엄마는 겉으로 볼땐 엄청 건강하고 천하무적인거처럼 보이는데 속은 되게 약한거 같애..
건강 좀 챙기구..오래오래 살아야지 ㅋㅋ
나는 다른 애들보다 더 행복하고 편하고 안정적이고 무엇보다 엄마아빠가 안싸우는 가정에서 태어난게 너무너무 좋아..점점 더 우리가족이 건강하고 화목했으면 좋겠구 엄마 오늘 만큼은 엄마 생일이니깐 전혀 스트레스 받지 않고 근심걱정도 잊어버리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ㅋㅋ
엄마가 100번째 맞을 생일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
지금처렁 나랑 동생이 속 썩여도 너무 미워하지 말고 사랑해줘..


울컥하더라구요..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교복,체육복,가방,신발빼고는 사준게 없고 정말 미울때는 버스비도 안줬는데요..
걸어서 20~30분 거리거든요..
수업료 나올때마다 돈 아깝다고 잔소리 했고 수련회 꼭 가야하냐고 또 잔소리 했고 공부도 안하는데 보충수업료 꼭 내야하냐고 또 잔소리했고...
잔소리 하면서 엄마랑 살기 힘들지라고 또 잔소리했고..

글을 쓰다보니 제가 심했네요...
그렇지만 현실로 돌아가면 또 잔소리하고 또 잔소리 하겠죠...ㅠㅠㅠ
공부는 안하지만 제딸 아직까지는 바르게 자란것 맞죠????

긴글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IP : 221.140.xxx.8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찡
    '08.11.27 12:38 PM (125.180.xxx.147)

    그래도 속깊은 딸입니다
    지금은 성적이 전부지만 다크고나면 일부가 될겁니다

  • 2. 더도말고
    '08.11.27 12:39 PM (59.18.xxx.171)

    초6학년 우리딸이 고등학생이 됐을때 저정도만 되어도 좋겠네요. 부끄럽지 않은딸이 되겠다는것으로 만족하세요. 저도 님과 같은 교육관을 갖고 있어요. 공부도 못하는 애 허접한 지방대 가서 일년에 천만원 넘는 등록금 낭비할 뜻 없습니다. 그럴돈 있음 우리 노후준비 하는게 먼훗날 애한테 좋은일하는걸거 같아요.

  • 3. 저도 고1맘
    '08.11.27 12:49 PM (211.57.xxx.106)

    제딸도 님 따님과 같은 나이 같은 학년이네요. 말로 하면 부족해요. 일단 한숨 ㅍㅍ. 철없기는 매한가지구요. 공부도 자길 위해서 하는게 아니라 엄마를 위해서래요. 안하면 쫓겨나거나 미움 받을거라구요. 지금은 과외 열심히 하는데 돈만 드는것 같아 살짝 아까운 시점이랍니다. 그래도 끊지 못하는 이 소심한 엄마,,,,, 맨날 잔소리한다고 엄마가 밉다는 큰딸. 제 딸은 님 따님처럼 속이 깊진 못해요. 전 그런딸 두신 엄마가 부러워요. 건강한 가정 같아서 부럽기만 하네요. 님 생신 축하드려요....

  • 4. ..
    '08.11.27 1:34 PM (222.109.xxx.228)

    속이 깊은 딸이네요... 저는 초등맘인데 제 딸하고 똑같아서 한두번 포기 하고 싶은게 아니예요..
    저는 화가 나면 밥을 안주는 못난 엄마이구요... 그래도 내 뱃속으로 낳은 자식이니 보듬어줘야죠..

  • 5. @@
    '08.11.27 2:57 PM (121.55.xxx.218)

    저도 고1 아들을 둔 엄마예요.
    저 역시 원글님처럼 아들한테 잔소리쟁이에 불과한 엄마인데요.
    원글님 딸 마음이 예쁘게 잘 자랐네요.

    울아들 고딩이 되고선 야자하고 학원갔다오면 11시에 지쳐서 들어오는 아들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앞서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맘을 고쳐먹고 맘에 안들어도 "울아들 힘들지? 이제 2년몇개월 남았으니 조금만 고생하자" 하면 울아들 입이 귀에 붙어요.
    그렇게 1학년을 거의 보내게 되었네요.
    그러다보니 스스로도 변하려고 하는게 눈에 보여서 조금씩 책임감을 느끼는거 같았어요.
    칭찬 많이 해 주세요. 저도 아직도 젤로 힘든게 칭찬이지만 노력중이에요.
    우리 같이 아이들에게 칭찬으로 힘을 주자구요.

  • 6. .
    '08.11.27 4:34 PM (119.203.xxx.66)

    공부만 뚝 떼어놓고 보면
    정말 예쁜 따님이네요.
    원글님 제발 공부를 마음 속에서 내려 놓으세요.
    심성이 너무 예쁜딸 엄마가 걱정하는것 보다 훨씬 더 잘살거옝.
    딸 없는 저 너무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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