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초2 딸아이 자신에 대한 느낌

어제기분좋았던일 조회수 : 325
작성일 : 2008-11-27 00:29:59
어제 아이가 학교에서 얇은 노트급의 조사서같은걸 가져왔더군요
충남에서 하는건지 천안에서 하는건지 암튼 아이에 대한 자세한 인적사항과 부모에 대한 꼬치꼬치 질문으로 이루어진거였어요

작성하면서 보니 ADHD에 대한 어떤 경향같은걸 알아보려는거 아닌가 싶더라구요
그리고 조사서를 살펴보고 발달상의 문제가 되는 아이군과 정상으로 보이는 아이군을 선별하여
좀 더 자세하고 광범위한 조사를 한다고, 조사대상이 되면 찬성하겠냐는 문항도 포함해서요

몇가지 아이에게 직접 묻고 작성해야 하는 것이 있고,
맨뒤에는 아이가 직접 작성하면 더 좋은 문항이 있었는데, 그게 주로 아이의 느낌에 대한 얘기더군요
직접 하겠다해서 볼펜 넘겨주고 다른 일 하다가 나중에 작성한걸 보고 뿌듯해졌습니다
자세히 기억이 안나지만, 평소 자신에 대한 느낌, 자신감, 자존감 그런걸 볼 수 있는 것 같았거든요

'나는 대체로 무슨 일이든 잘 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대부분의 일을 잘 한다고 느낀다'
'나는 공부를 잘 하는 편이다'
'나는 친구가 몇 있지만, 좀 더 많이 사귀고 싶어한다'
'나는 내 외모가 만족스럽다'
등등....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했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이것도 못하냐'는 마음과 '그거면 충분해'라는 마음이 공존해서
사실 괜히 혼란만 심어주는거 아닐까 심경 복잡한 적도 많았는데, 어쨌든 잘 가고있나보다 싶더라구요
이 아이는 공부를 잘 하는 편이라고 얘기하기에는 조금 아닌 것 같고,
외모는 아빠를 지대로 판박이로 박았는데 스스로 자기에게 만족스럽다하니 참 고맙네요
(아빠가 나름 괜찮다면 요런 얘기 안하겠지요 ^^;)

그리고 동시에 아이와 거의 비슷한 나이였을 때
내가 못생겨서 거울이 보기 싫다며 거울을 정면으로 보지 못했던 제 어린시절도 스쳤습니다
그때 나는 공부도 꽤 잘한다고 얘기할 수 있었고, 얼굴도 못생겼다 소리 듣지 않을 정도였는데도 말예요
자세한 나의 느낌은 기억 안나지만, 거의 평생을 두고 내가 괜찮다고 느껴본적이 없었던게 새삼 떠올랐어요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제 스스로에 대한 느낌이 많이많이 좋아졌는데
제가 그래도 하나뿐인 딸은 그럭저럭 잘 키우나보다 싶어서 진짜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서른이 넘으면서 저의 모토였던 '조상신으로부터의 대물림을 끊는다'가 제 눈에 결과로 보이는 느낌이었달까요
제 어린시절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지지 않길 바랐던 걸 조금 이룬거 같아서 뿌듯하네요
IP : 116.40.xxx.143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3342 연애할 때 애인이 불러줬던 호칭이 뭐였어요? 17 호칭 2008/11/26 1,944
    253341 고구마 유기농으로 드세요? 11 먹거리 2008/11/26 891
    253340 대형마트의 결단을보면서 둘엄마 2008/11/26 289
    253339 옛날사진 얼룩뺄수있는법 아시는분계신지... 4 재원맘 2008/11/26 225
    253338 MBC뉴스 데스크 클로징 멘트 4 노총각 2008/11/26 1,449
    253337 선물로 파시미나를 받았는데, 너무 넓어서 목에 두르기는 좀 부담스럽네요 3 파시미나 2008/11/26 779
    253336 이명박의 승리? 18 조심조심 2008/11/26 1,158
    253335 구본홍 어젯밤 기습 출근 7 노총각 2008/11/26 387
    253334 에스알 홀딩스에 대해서... 에스알 2008/11/26 1,330
    253333 미스테리와 코미디를 같이본다. 1 우리나라 국.. 2008/11/26 155
    253332 코스트코에 여자애들 드레스 든 상자 있나요? fory20.. 2008/11/26 212
    253331 차기 대통령 만들기 11 맘에 와닿는.. 2008/11/26 899
    253330 헉! 도시가스 요금이!!!!! 5 도시가스요금.. 2008/11/26 1,468
    253329 마산합성동터미널에서 대우백화점 가려면?? 2 마산대우백화.. 2008/11/26 151
    253328 부동산중개소 선택이 중요한가요?(전세) 4 궁금 2008/11/26 441
    253327 근일 면세점 다녀오신 분 계신가요?? 4 흠.,.. 2008/11/26 550
    253326 정말 사실인가요??노건평 김해건물~ 12 노건평이웃 2008/11/26 1,549
    253325 혹시 뮤지컬배우 엄기준이란 배우를 아시나요?? 13 부끄부끄 2008/11/26 1,521
    253324 연말세금공제용 개인연금펀드 해지해야할까요? 1 연말정산 2008/11/26 520
    253323 몇일전 코스트코에서 미국산 소고기설문했다는 글 찾아주시면 .. 10 cathy 2008/11/26 372
    253322 어린이 로션 추천해주세요~ 5 겨울 2008/11/26 734
    253321 미니노트북(넷북)을 위한 카드타입 USB메모리 출시 우석기 2008/11/26 185
    253320 휴~~장사하기 힘들어요. (편지내용수정부탁...) 14 수퍼 2008/11/26 1,085
    253319 남편이 우편함에서 갖고온 메모에... 5 속상해서 2008/11/26 1,969
    253318 발효빵 쉽게 잘 나와있는 책 있나요? 2 왕초보 2008/11/26 260
    253317 36살.. 짧은 반바지 입으면 흉할까요? 9 주부.. 2008/11/26 979
    253316 결혼상대를 잘 고를 수 있는 기준은? 19 결혼 생활 .. 2008/11/26 1,790
    253315 은행이 많은데 어떻게 해먹어야 할까요? 7 은행 2008/11/26 467
    253314 QSA 프로그램, 그 정체에 대해서 PD 수첩에 알려달라고 하고 싶네요. 3 ... 2008/11/26 280
    253313 아까 일산 베이킹 라미띠에 전화번호 물어보신분 2 생각나서 2008/11/26 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