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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위 얼굴

유리성 조회수 : 239
작성일 : 2008-11-19 11:11:07
너무 좋은 글이 있어 퍼왔습니다.
이철우(전 국회의원)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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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진보적인 미국 보수적인 미국은 없습니다. 미합중국이 있을 뿐입니다. 흑인의 미국, 백인의 미국, 라틴계의 미국, 아시아계의 미국이 아니라 미합중국입니다” 이 말은 정권을 내 준지 4년째 되던 민주당 흔들리는 미국의 흑인대통령후보 오바마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행한 기조연설입니다.

이 연설에는 진보적이라고 자타가 인정하고 마이너리티인 흑인이며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온 오바마가 온몸으로 느끼는 미국에 대한 자신의 심정이 녹아 있습니다. 진보적 흑인이 미국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경우의 수가  만들어 졌기에 오바마는 당선되었지만 그 경우의 수 중에도 보수와 백인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불가능 한 일이기 때문에 그는 모든 차이를 미합중국 국민으로 통합해야 할 절실함을 느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오바마는 4 년후 보란 듯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8년 부시정권의 보수 우파적 일방주의에 대한 회의와 유례없는 경제위기가 팍스 아메리카 체제의 심각한  위기의식을 불러오고 오바마를 선택하게 했습니다. 흑백 인종 이념 따위를 앞세워 논쟁 할 만큼 한가롭지 못한 미국의 현실을 오바마는 꿰뚫고 있었고 미국인들은 이에 화답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진보의 승리이며 미국은 위기의 순간에 합리적 이성을 발휘해 자신을 구했다고 극찬을 합니다.

그러나 오바마가 과연 대중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이것은 미국 백인들의 유보된 평가이며 언제든지 혹독한 반동을 전제하고 있음을 우리는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멀리 테르미도르에서 가까이는 노무현 정권에서 충분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대중의 욕망을 미합중국이라는 포장용기에 담은 것입니다. 오바마는 이를 이렇게 표현 합니다. “우리 모두는 성조기에 충성을 맹세하고 미합중국을 지키는 미국인입니다.”

이 대목에서 왠지 섬뜩함을 느끼지 않으십니까? 사실 이 말은 부시의 버전입니다. 이 대목은 백인을 안심시키는 말이라는 걸 오바마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미국의 위기와 정체 즉 200년 미국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불안감 앞에서 한가한 차별 놀음을 할 겨를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를 두고 온갖 찬사를 보내며 서로 오바마와 자신을 일치시키려 애쓰는 촌극도 적지 않았습니다. 위기 탈출을 위한 선택이 진보인가? 오바마는 미국의 위기를 진보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까? 우리의 눈길을 머물게 하는 곳은 바로 이곳입니다.

역사는 진보하는가? 그냥 우연한 현실인가? 아니면 종말을 향해가는 알 수 없는 오늘의 연속인가? 이런 질문의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어쩌면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 더 치열한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명박 정부와 그 지지자들은 ‘경제를 살리자’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면서 정권을 되찾았습니다. 지금 한국의 보수우파들은 개혁을 외치고 있습니다. 공기업 언론 교육 정부조직 등 사람을 바꾸고 남북관계를 거의 완벽한 단절로 만들고 있습니다. 촛불로 타오르던 아우성도 마지막 불꽃이었는지 한국사회는 아무런 감흥이 없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정권과 우파들은 “집에 불이나면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며 관심을 호소 하지만 국민들은 냉담 합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호는 대중의 욕망에 엄청난 기대감을 주었지만 그보다 더 큰 실망으로 되받았고 그 욕망은 좌절로 변했습니다. 이제 탓은 우리만의 어려움이 아니라는 것과 좌파에게 돌아 갈 것입니다. 이전 정권에서 유지됐던 남북관계 경제운용 사회분위기 그 밖의 많은 가치들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이를 두고 많은 논객들이 이 시대를 반동이라 합니다. 결국 우리는 ‘잃어버린 10년’ 이후에 반동의 시기를 살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천민자본주의와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형성된 기득권을 유지하기위해 역사를 퇴보시키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반대쪽에서는 물론 개혁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위기가 깊어질수록 이념 갈등 지역 갈등이 격화되는 나라인 반면 미국은 위기 앞에서 인종과 이념을 초월하여 단결하는 우수한 나라인가? 진보진영은 깊은 좌절을 하고 있습니다. 그 좌절감은 “이 나라가 어디까지 망가지는지 두고 보자” 다망가지고 나서야 보수우파는 진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자조 섞인 말로 좌절을 확인합니다. 그들의 이런 생각의 이면에는 한국의 보수 우파들은 그들의 한계로 인하여 대중의 욕망을 채워줄 수 없다는 확신이 전제 되어 있습니다. 물론 권불 10년입니다. 지금의 선거체제가 유지 된다면 5 년후도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집권을 연장하기 위해 그들의 방식대로 많은 무리수를 둘 것입니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한길은 그들의 약속과 희망대로 ‘747’비행을 하며 대중의 환호를 받는 길입니다. 나머지 한길은 반대진영의 저항과 반대도 미미한데도 제힘에 겨워 스스로 무너지는 치욕스런 결말입니다. 愚問이지만 둘 중에 하나를 점치라면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할 것입니까?

그래도 보수 우파들의 생각은 분명하다는데 그 장점이 있습니다. 경제정책은 성장을 통한 분배, 교육정책은 확실하고 처절한 경쟁을 통하여 생존한 인재양성 남북관계는 북한의 고립과 붕괴를 통한 통일 (또 다른 말은 상호주의) 내부의 정치적 반대세력은 철저히 친북좌파로 몰아 괴멸시켜 보수 우파의 지속가능한 집권을 연장하는 아주 분명한 전략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진보세력은 우왕좌왕 그 자체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고 상대방에 대한 신뢰는 더더욱 없습니다. 위대한 리더를 갈구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좌절감만 더해 갑니다. 사실 이런 상황이 이명박 정부는 더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세상사는 손뼉이 마주쳐야 재미있는 법인데 그저 ‘잘하나 보자’ ‘그러면 그렇지’ 하며 고개 푹 숙이고 냉소만을 보내는 상대를 보고 있으면 권력의 속성상 화나는 일 아니겠습니까? 사실 야당의 건강한 반대는 좋은 여당을 만드는  파트너 쉽 입니다. 지난 10년간 불건전한 야당을 지독하게 경험한 지금의 야당은 아예 그보다 더 한 모욕을 주고 있는 듯합니다.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 이런 식으로 조롱하며 외면합니다.

일방주의로 나아가라고 모든 길을 다 터주었는데도 못 나가는 이명박 정부가 야당이 발목잡기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할 때면 소심함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보수 우파와 이명박 정권의 국민통합은 이미 불가능 하다고 판명이 난 듯 합니다. 마치 부시가 그랬던 것처럼 아무리 오바마와 비슷하다고 우겨도 사람들은 부시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여기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제 분명한 것은 자신의 갈 길을 선명히 보여준 보수 우파에게 변화를 말하는 것은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차라리 야당과 진보주의자들의 새로운 각성이 필요 할 때입니다. 지난 10년간 참 좋은 기회를 부여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진보주의자들은 이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모든 면에서 보수와 진보가 5:5의 균형을 이루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는데 어쩌겠습니까? 진보세력이 정권은 잡았지만 오히려 그들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10년이 되어버린 현실을 직시 할 때입니다.

이제 남쪽의 반공 극우 이념도 북쪽의 주체의 사회주의도 아닌 보편적 korea의 이념과 가치를 정돈해야 할 때이며 우리는 충분한 능력도 있습니다. 이 작업에는 ‘큰 바위 얼굴’이 필요합니다. 각자 자신이 처한 곳에서 큰 비전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할 때입니다.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만 바라지 말고 내가 과연 내가 속한 집단의 큰 바위 얼굴이라는 자각이 필요합니다. 반공 극우와 주체의 사회주의를 극복하고 통일 된 korea로 나아가야하는 분명한 지향이 있는 사람은 어디서나 포용의 리더 쉽을 발휘하는 큰 바위 얼굴이 될 수 있습니다. ‘큰  바위 얼굴’의 진정한 메시지는 기다리는 자입니다. 막연한 기다림이 아니라 큰 바위 얼굴과 같은 분명한 상을 가진 사람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분명한 목표를 좌절하지 않고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자신이 그 큰 바위얼굴을 닮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입니다.

4 년후 우리도 “진보적인 한국 보수적인 한국은 없습니다. 경상도의 한국 전라도의 한국 평안도의 한국 함경도의 한국이 아니라 ‘통일 korea' 입니다” 라고 외치는 이런 후보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반공 극우와 주체의 사회주의 진영 모두로부터 공격을 받는 것은 감수해야겠지만 그래도 이것은 korea가 풀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진보의 키워드입니다. 그것만이 눌려왔던 소중한 가치들을 약동하게 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믿는 신마저도 왜곡시키는 이 분단체제의 시험이 우리뿐 아니라 인류사에도 절대적 영향이 있음을 놓쳐선 않됩니다.

현실은 반공극우와 주체의 사회주의가 여전히 대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부정하는 자에게는 가차 없이 주사파라거나 매국노라는 낙인을 아주 손쉽게 찍어댑니다. 그러나 이 양 극단이 아닌 곳에서 통일 korea의 큰 바위 얼굴은 나올 것입니다.

바로 당신이 그 큰 바위 얼굴입니다.

2008년 11월 17일
경기북도 한탄강가에서 이철우


IP : 221.165.xxx.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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