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친구 때문에 섭섭하시다는 분 글 읽으면서
제 친구 생각이 나서 그냥 적어봅니다.
부산에서 같은 여고 나왔구요, 대학 때 단짝 친구였어요.
제가 교생실습 나갔을 때
하루는 교문을 나서는데 친구가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그때 유행이 교생실습하면 남자친구가 찾아가고 뭐 그랬거든요.
교수님 돌아가셔서 문상 간다고 부산 내려가니
자기는 낮에 문상 갔다 왔으면서도
차 끌고 그 밤중에 역에 저 마중 나왔다
문상 한번 더하고 제 집까지 바래다주었어요.
일본에 1년 연수 가게 되었다고
순전히 제 얼굴 본다고 비행기 타고 올라와서 케이티엑스 타고 내려갔구요.
제 둘째 여동생 결혼식 하루 뒤에 결혼했는데요
예식장 가니 아무리 안 받는다고 해도 봉투를 세 개 줍니다.
하나는 여동생 부조, 하나는 차비(동생 결혼 때문에 어차피 내려와야 했는데...), 하나는 친구들 밥값,
첫째 여동생 결혼식 때는 친구 시아버님이 임종 앞두고 있었거든요.
꼭 오고 싶다고, 난 올 필요 없다고 결혼식장도 안 알려줬는데
세상에 자기가 못 온다고 친정엄마가 부조 들고 오셨더라구요ㅠㅠ
가끔 서울에 출장 올 때가 있는데
보통은 회사에서 잠깐 나가서 점심시간에 만나거든요.
그럴 땐 꼭 우리 회사 사람들 줄 쿠키 같은 걸 한 상자 맛있는 걸로 사 들고 옵니다.
그냥 생각나는 것만 몇 가지 적었는데도 이 정도네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친구는 한마디로 말해서 안심이 됩니다.
아무리 연락을 안 하거나
몇 년을 못 보고 살아도
어느 날 전화 한 통 했을 때
내 마음 받아주고 최후까지 친구로서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그냥 들게 하는 친구입니다.
저도 제가 베푼 것에 비해 못 받는 일도 많고
배신당했다는 기분 느낄 때도 많지만
이런 베프 하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세상에 이런 친구 하나 있다는 거 참 마음 든든한 일인 것 같아서 자랑질 좀 해봤습니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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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친구도 있어요
제 친구 이야기 조회수 : 1,374
작성일 : 2008-11-08 13:53:50
IP : 58.121.xxx.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정말
'08.11.8 1:59 PM (119.67.xxx.139)든든한 친구를 두셨군요...^^
2. 그 친구에
'08.11.8 2:09 PM (122.37.xxx.43)걸맞는 우정을 가꿔나가세요.
아니면 반대로 그 친구가 글 올릴 수도 있지요.3. 음...
'08.11.8 4:07 PM (58.142.xxx.70)읽는 내내 마음이 참 따뜻하네요.
맞아요. 정말 친한 친구는 일년에 한두번 만나도 아니 몇년만에 만나도 서로 믿음이 전해집니다.
내 소중한 친구들 얼굴이 떠오르네요. 보고싶다.4. .
'08.11.8 7:47 PM (211.215.xxx.136)부럽네요...
나도 이제사 그런 친구가 되고 싶은데..세월이 너무 흘러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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