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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웅박 팔자라고

뒤웅박 조회수 : 2,156
작성일 : 2008-11-07 00:13:08
제 딸에게 말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고요.

대신 독립적이고 사람으로 현명하게 짝을 잘 만나기를 바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입니다.

저보다 별로 똑똑한 것 같지도, 이쁜 것 같지도 않은 여자가

빛나는 얼굴로 환하게 자기 남편의 직업과 일을 말할 때 저 참 많이 아픕니다.



물론 아직 제가 수양이 부족해서, 진짜 귀한 것이 무언지 몰라서일 수도 있어요.



결혼하고 나서 제대로 된 직업없이

휴가 한번 데려가 준 적 없고

그저 텔레비전 보고 밥 먹고 자는 것이 꿈이자 낙인 남편 때문에 많이 아파요.




물론 자기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남편도 힘들겠죠.

시댁 식구들 제 눈치 보느라 여념이 없구요.



그런데 모임에서 경쟁하듯 남편자랑하는 틈에 있다보면 서글퍼지고 기가 팍 죽어요.

가끔 젊은 시절 약게 굴어 이러저러한 남편을 얻었다는 글을 82에서 읽게 되면 나는 대체 뭐했나, 공부 잘하면 뭐하나 그런 자괴감도 들어요.


아름답다는 말 종종 듣고

최고의 교육을 받았으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데

어째서 저는 이럴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려요.



부모님, 특히 아버지에게 학대에 가까운 대접을 받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남 앞에서 어떤 주제건 자랑하지 않을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자랑하기 좋아하는 분들, 부러울 때도 많지만, 뭔가 열등감있어 보여 딱해 보일 때도 있어요.

안개가 자욱해서인가, 마음이 뒤숭숭해 몇자 적다가 그만 울고 말았네요.





IP : 121.131.xxx.16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로얄 코펜하겐
    '08.11.7 12:26 AM (121.176.xxx.98)

    우선.. 힘내세요.
    최악의 경우엔 이혼까지도 갈수 있겠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지요..

  • 2. 에고...
    '08.11.7 12:33 AM (116.37.xxx.76)

    남편님이 티비보고 놀기만 한다고요??
    잠시 웅크리고 있는게 아니라, 노력할 수 있는데 않하는 거라면..
    그건 평생 웬수짐덩어리가 아닐까요?-_-


    제 가까운 분 남편이 평생을 놀고 먹더라구요.
    지금 50후반되는데.
    결혼초에 드문드문 일하던것이.
    그도 오래못가고 결국 다 작파하고는.40대에 잠깐2년 일한것말고는
    평생 놀고먹고 낚시다니고.
    쳐 드러누어 리모콘운전만.디립다 하는 사이..

    아내님은 자식 키우느라 예식장일에.식당일 마다않고
    관절 다 무너져가면서 일하면서 키우다가
    아들 제대하고,딸 고교졸업시키고 이혼했어요.

    그러고도 식당일 하는데요. 애들 결혼시키고 노후에 쓸거래요.
    젠장.ㅠ

    아이가 있는것 같으시니.. 참..;;
    만성화 되기전에 채찍을 들고 일을 시키세요.
    채찍에 당근을 매달으시던가... 뾰족바늘을 매다시던가..

    희망과 기대가 번번히 좌절이 되어가는 사이 사람이 썩어가요.-_-
    얼른 채찍을 준비하세요~ +_+ 메스를 들고 대수술을 하셔야...ㅠ

  • 3. **
    '08.11.7 12:43 AM (222.119.xxx.228)

    아버지께 학대에 가까운 대접을 님이 받으셨단 이야기 인가요?
    그렇다면 님 잘못이 아니라 그게 원인일 수 있어요. 심리학자들 상담에 의하면
    유년시절 상처때문에 배우자를 선택할 때 자기가 꼭 필요한 존재이길 원하는 감정이 아주 크다고 합니다.
    자연히 정상적으로 경제활동 하면서 님을 보호하는 배우자 보다
    자신이 돌봐야할 배우자를 자기도 모르게 선택하고 그게 아니다는 걸 알면서도 거기서 주는 위안때문에 유지한다고 하네요.
    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님은 충분히 사랑받고 사랑하며 살 자격이 있으신 분이에요.

  • 4. 뒤웅박
    '08.11.7 12:46 AM (121.131.xxx.165)

    에효, 따뜻하게 다독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존심때문에 솔직하게 말한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더 병이 깊었나 봅니다.

    물론 저의 남편도 장점 참 많아요.

    그렇지만,,,,,

    이래서 참 아팠다는 거지요.

    저는 이혼할 생각은 없어요.

    하늘이 내린 짝이라고 생각하고

    어쨌거나 금쪽같은 아이의 아빠이고요.

    남편 역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답니다.

    헤헤, 한데 6년 넘게 일없이 다른 준비만 하다보니 저도 많이 지쳤나 봅니다.

  • 5. 뒤웅박
    '08.11.7 12:51 AM (121.131.xxx.165)

    네, **님!

    저도 듣고 읽어서 잘 알고 있지요.

    그러니까, 딸 둔 아버지의 역할이 참 중요합니다.

    자기가 귀한 사람이고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라고 각인되도록 충분히 사랑해주고 보살펴 줘야할 것 같아요.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친구들은 보면 하나같이 자신감있고 중심이 잘 잡혀 있더라고요.

    관심가져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이렇게 어둡고 구질구질한 이야기 누구와 터놓고 하겠어요?

  • 6. ...
    '08.11.7 12:56 AM (220.117.xxx.22)

    지인중에 첨에 만났을때는 서로 엇비슷한 환경에
    소소한 생활얘기 나누며 평범한 서민으로서지내다가...
    얼마지나지 않아 그댁 남편이 쭉쭉 자~알 뻗어나가니
    말그대로 그녀의 얼굴에서 빛이나고 환해지는 것이
    하루가 다르더라구요...
    같이 다니던 마트도 언젠가부터 백화점으로만 향하고
    사람들과 교류할 때에도 목소리에서 자신감과 여유가
    느껴지고 일상에 찌들었던 모습에서 점점 업그레이드가
    되는 걸 지켜보니...
    새삼 경제적인 풍요로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더군요...나이들수록 더 그렇겠죠...
    하지만 원글님,, 인생은 길어요~ 누가 압니까,, 기막힌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같이 힘내자구요~^^

  • 7. 아버지 사랑
    '08.11.7 8:18 AM (58.140.xxx.11)

    받고자란 여자가 나중에 사랑과 정성을 줄 남편감을 고르지요.
    학대 받았다고 하니까,,....그래서 남편감을 잘 못 골랐구나. 싶네요.
    똑똑한 여자 일수록 자신이 잘 하니까 고만고만한 남자 골라가서 더 힘들게 산다고,,,,,떨어지는 여자일수록 남자 능력을 고르니까 더 잘 산다고,,,,,여대 교수님이 그러시더군요.

  • 8. 아버지
    '08.11.7 9:27 AM (219.250.xxx.75)

    에게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면,...평생 대접 이란게 뭔지 모르고 자기 가치를
    모른 채 삽니다. 공부 잘하고... 이런거 아무 소용없게 되죠. 자기 가치와 대접을 아는거,,,
    님이 평생 염두에 두고 스스로 찾아 나가셨음 합니다. 이혼을 하네 마네는 .. 부차적인 문제죠.
    자기 가치를 찾아내세요. 훌륭하지 못한 아버지를 두어 평생 고생하는.1인.

  • 9. 저도
    '08.11.7 11:41 AM (211.186.xxx.43)

    제팔자도 뒤웅박팔자입니다.
    결혼 전까진 부러울것 없었는데 결혼 십년지난 지금 친구들 사이에선 불쌍한..남자 잘못만나 고생하는 친구가 되버렸습니다.
    넘 부끄러워서 친구들도 잘 안만납니다.
    저 결혼 전까진 친구들한테 돈도 절대 빌린적 없고 뭐 먹으러 가도 제가 계산 한적 많았고 뒤떨어지는것도 하나 없었어요.
    얼굴도 예뻤고 성격도 참했는데...
    지금 저도 저보다 못해보이는 여자들이 좋은 아파트에 아이들 부러울것없이 키우는거 보면 늘 생각합니다.
    여자 팔자 뒤웅박 맞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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